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125)
하준의 말에 정적이 흘렀다.
장 찌오둥은 순간 뭘 잘못 들었나 싶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뜨기 시작했고 이주아와 이 한 교관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하준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이주희는 상황이 재밌었는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조신하게 웃기 시작했다.
“푸후훗.”
“어······, 언니?”
“김하준이 잘 말했군. 원래 저런 놈은 확실하게 말해둬야 안 들러붙으니까 말이지.”
곧이어 장 찌오둥의 눈동자가 점차 좁혀지며 하준을 노려보았다.
아무리 보아도 말투로 보았을 때 그렇게 말한 거 같지 않은데······.
장 찌오둥은 신경질적으로 하준에게 따지듯 말했다.
“이봐, 정말 그렇게 말했다고?”
“내가 네 번역기냐? 지랄 떨지 말고 대련이나 해라.”
“······.”
사납게 뱉은 하준의 말에 순간 놈이 벙찐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준은 그런 놈을 향해 턱짓으로 대련장을 가리켰다.
대련장에는 이미 준비를 마친 한시영이 담담한 표정으로 장 찌오둥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보지.”
장 찌오둥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하준을 노려보고 이내 이주아에게 나중에 대화하자는 말을 남긴 채 다시 한시영이 있는 대련장 안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대련이 시작되나 싶어 하준은 벤치에 다시 앉아 팝콘을 와그작- 먹기 시작했다.
* * *
장 찌오둥이 대련장에 들어가자 드디어 대련이 시작됐다.
한시영은 목검을 가운데에 겨누며 정중한 자세를 취했고 장 찌오둥은 흔히 무협 영화에 나올 법한 낮은 자세를 취하며 대련을 준비했다.
뭐, 마력이 생기고 초능력이 사용되는 세계이다 보니 흔히 무협 영화에 나오는 무술을 마력 혹은 어빌리티와 응용하여 현실에서도 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때 준비를 끝낸 장 찌오둥이 오만한 썩소를 보이며 한시영에게 말했다.
“네가 한시영이지? 네 소문은 잘 들었어. 그 검왕의 제자라고 했던가?”
“······?”
당연히 중국어였다.
한시영은 알아듣지 못 할 말을 내뱉는 놈을 보며 의아하다는 듯 눈썹을 비틀었다.
그리고 이해를 못 해도 상관없다는 듯이 놈이 말을 이어서 내뱉기 시작했다.
“근데 목검이라······, 대련이라 해도 진심으로 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그 말과 함께 심판을 맡은 이 한 교관이 쫙 핀 손을 위로 들었다 아래로 내리며 대련을 시작했다.
“시작!”
“내 말을 못 알아들었어도 상관없어. 어차피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을 테니까. 진검을 안 든 걸 후회하게 꾸엑!”
후웅! 빠각!
비웃는 표정으로 무어라 말하고 있던 놈의 말이 끊어졌다.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움직인 한시영이 놈의 코앞에 접근해 그대로 목검의 면으로 놈의 머리를 후려친 것이다.
잔기술도 없는 단순한 후려치기였으나 그 힘의 방향 그대로 놈이 왼쪽으로 한 바퀴 돌더니 꼴사납게 바닥에 엎어졌다.
“크헉! 끄으으······.”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시영은 덤덤한 아니, 조금 한심한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진 그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중국팀에 있던 코치는 조금 빡친 얼굴로 장 찌오둥을 노려보고 있었으며, 같은 팀의 중국 생도들 또한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이런 일이 한두 번 있던 것이 아닌 모양이다.
한시영의 말이 이어졌다.
“대련 고맙다.”
한시영 나름의 예의 있는 대처법이었다.
일단 대련답지도 않은 대련이었지만.
그리고 그 한국 팀에 있던 모두도 조금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고.
“푸핫!”
단, 혼자서 폭소를 터트리는 하준을 빼고.
* * *
장 찌오둥은 바닥에 엎어지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푸핫!”
그러다가 유일하게 들려온 웃음소리에 그가 분노하며 으득- 이를 갈기 시작했다.
장 찌오둥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고 폭소를 하며 벤치에서 팝콘을 먹고 있던 하준을 바라보다 다시 대련장 밖으로 나가려던 한시영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크윽······, 이 빌어먹을 놈이.”
그리고 대련장 밖으로 나오려던 한시영은 고개를 돌려 일어선 놈을 보고 다시 그의 앞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현재 한시영의 생각은 단순했다.
그저 놈이 일어섰기에 아직 대련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하준의 웃음소리와 더불어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자빠트리고 한심한 표정을 지은 한시영 때문일까?
순간 한시영을 바라보는 놈의 눈동자에 살기가 맺히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다시 일어선 장 찌오둥을 향해 누군가가 말한 것은.
“장 찌오둥.”
입을 연 것은 중국 팀의 한 소녀였다.
검붉은 머리의 붉은 눈을 한 소녀.
날카로운 눈동자와 왼쪽 눈 밑에 눈물점이 있는 소녀였다.
중국 팀 대표 중 한 명이며 중국 길드 1위 패왕 길드의 길드 장 딸 리첸이라는 소녀였다. 그녀는 장 찌오둥을 노려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돌아와.”
“하지만!”
순간 그녀의 몸에서 검붉은 마력이 피어올랐다.
그 모습을 본 장 찌오둥이 으득- 이를 갈며 별수 없이 중국 팀 벤치로 돌아갔다.
그가 돌아간 것을 보고 한시영 또한 목검을 거두고 다시 한국 팀 벤치로 돌아왔다.
그리고 장 찌오둥은 벤치에 돌아오자마자 그녀에게 신경질적으로 입을 열었다.
“방심했던 거야! 제대로 하면 놈을 이길 수 있었어!”
그 말에 벤치에 앉아 있던 리첸은 다리를 꼬며 차가운 눈동자로 그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마력이 장 찌오둥의 몸을 옭아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 찌오둥 또한 마력을 끌어올렸고 서로의 마력이 맞붙어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파지직-
“너······, 누구한테 성질부리는 건지는 인지하고 있어?”
그 말에 장 찌오둥은 혀를 차며 먼저 마력을 거두었다.
일단 저렇게 보여도 중국 패왕 길드의 딸이니 함부로 건들기는 힘들었다.
“한시영과 붙고 싶다고 해서 양보해줬더니······, 하는 짓거리가 가관이네?”
“······.”
“지는 건 상관없어. 단순한 대련이든 본 경기에서든 말이지. 근데 헛짓거리를 하고 패배해서 팀의 명예를 깎아내리네?”
그녀는 매서운 눈동자로 장 찌오둥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장 찌오둥은 인상을 구기며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노려볼 뿐이었다.
곧이어 한숨을 내쉰 그녀는 피곤한 얼굴로 손을 내저을 뿐이었다.
“다음에도 헛짓거리하면 죽인다. 꺼져.”
그리 말하는 장 찌오둥이었지만, 눈동자를 보니 아직 분노가 삭이지 않은 모양이다. 이유야 뭐······, 대충 알 거 같았다.
아직도 한국 팀 벤치에 앉아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으니까.
장 찌오둥은 고개를 돌려 살기가 짙은 눈동자로 하준과 한시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편으로 리첸은 흥미로운 눈동자로 한국팀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 아직도 폭소를 터트리고 있는 소년을.
‘저놈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이미 한국팀에 선발 멤버를 이미 알고 있는 그녀이기에 다른 나머지 한 명의 소년에게 시선이 가는 그녀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통역사로 온 생도라고 생각했지만 하는 행동을 보니 그리 보이지는 않았다.
* * *
“자, 그럼 이어서 대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상황이 정리된 것을 확인한 이 한 교관이 말했다.
이 한 교관의 말에 따라 대련은 이어졌다.
정확히 마지막 대련을 남긴 채 2승 2패로 마지막 대련으로 승자가 가려지는 상황이었다. 뭐, 그래봤자 본 경기도 아니고 단순한 대련이었지만.
마지막 대련은 한국 팀의 이주희와 리첸의 대련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대련이기에 본 실력을 그리고 어빌리티도 숨긴 채 시작된 대련이었으나, 대련의 결과는 이 한을 포함해 모두가 감탄할 만한 무승부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둘은 만족스러운 대련을 끝냈는지 좋은 미소로 악수를 나누며 대화했다.
“좋은 승부였어.”
“좋은 승부였다네요.”
“그래.”
“그렇다고 말하네.”
그리고 어쩌다 보니 하준은 그 중심에 서서 통역을 하고 있었다.
이주희의 부탁으로 일단 그녀의 말을 통역해주고 있던 것이다.
물론 번역기 마도구를 이주희에게 빌려줘도 되지만 딱히 통역까지 귀찮아할 정도로 하준은 귀차니즘이 심한 건 아니었다.
“저기 그런데 당신?”
그렇게 서로의 악수를 마치고 각자의 벤치로 돌아가려 할 때 갑자기 중국 팀의 리첸이 하준을 향해 말을 걸었다.
“응?”
“당신은 누구야? 보아하니 선발 멤버는 아닌 거 같은데?”
“통역산데?”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온 대답이었다.
너무도 대답이 빨라 순간 리첸도 진짜로 통역사인가? 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그녀가 관심을 가지려는 것이 성가셔서 나온 대답이기도 했다.
그리고 하준의 말에 잠시 벙찐 표정을 짓던 그녀가 묘한 표정으로 하준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는 짓이나 깡으로 봤을 때 단순한 통역사는 아닌 거 같은데······.
“흠······, 너 초인이지?”
“아니.”
“나중에 시간 되면 대련 한 번 해줄 수 있어?”
요염한 미소로 하준의 말을 깔끔하게 무시하며 부탁하는 리첸이었지만, 돌아온 것은 똥을 씹은 거 같은 오만상의 표정이었다.
막상 하준의 오만상에도 리첸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그때였다.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뜨이기 시작했다.
“김하준, 밥 먹으러 가자.”
“예. 갈게요.”
이 한 교관으로 인해 눈앞에 소년의 이름을 들은 것이다.
하준은 이 한 교관의 말에 별 말없이 한국 팀을 따라 대련장을 떠났고 리첸은 잠시 방금 들은 소년의 이름을 되새기기 시작했다.
“김하준······.”
김하준.
한국에 거주하는 괴물 같은 힘을 가진 영웅에 가장 유력한 생도.
이름을 들은 순간 그녀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 * *
한편 하준은 식사를 마치고 다시 일레인이 있는 미국 팀 훈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하니 리암을 포함해 이사벨라가 분주하게 준비 운동을 하는 것이 보였다. 하준은 그런 리암을 향해 다가갔고 하준의 시선을 느낀 일레인과 리암, 이사벨라가 하준을 바라보며 인사했다.
“아! 오빠!”
“응? 언제 왔어?”
“방금, 그것보다 여기도 다른 팀이랑 대련이라도 해?”
“어, 맞아. 중국 팀에서 요청을 해왔거든.”
“······?”
중국 팀, 뭔가 참 열심히도 준비하네.
하준은 마침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이곳에 몇 시간은 더 있어야 할 거 같고 대련 구경은 하준이 봤을 때 의외로 재밌었으니 말이다.
“구경해도 되지?”
“어, 뭐 상관없어.”
“그럼 잠시만 나갔다 온다.”
그 말과 함께 잠시 훈련장을 나온 하준은 곧장 매점으로 향했다.
재밌는 구경거리에는 먹거리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준은 매점에서 간단한 팝콘과 콜라를 사 들고 다시 훈련장에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와 보니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혹시 대련 끝나고 시간 있어?”
“어······, 저 그게······.”
장 찌오둥 이놈이 일레인에게 수작을 부리고 있었다.
얘는 한 시간 전에도 이주아에게 수작을 부리던 놈이 참 한결같이 방탕하네.
하준은 장 찌오둥의 뒤를 향해 걸어갔다.
그대로 놈의 뒤에 섰을 때 놈의 가랑이를 향해 있는 힘껏 발차기를 했다.
빡!
“끄억!”
곧이어 그곳에서 전해지는 고통에 놈은 거기를 부여잡고 옆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하준은 그런 놈을 내려다보며 미간을 찌푸리곤 입을 열었다.
“이게 뒤지려고 아랫도리 관리를 못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