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14)
“어째서 네가···?”
마테오는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차석인 카야가 난입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정황상 이안과 손을 잡은 게 분명했다. 즉, 그녀는 적.
대항하긴 하겠지만, 카야가 가진 강한 마력 앞에서 승부의 결과는 너무나도 뻔해 보였다.
“마테오, 에이미는 어딨어?”
어느새 이안은 마테오에게 다다라 있었다.
그러나 마테오는 그에게 힐끔 눈길만 줄 뿐, 공격하진 못했다.
카야가 자신을 경계하고 있으므로. 섣불리 움직였다간 폐창고를 지배하고 있는 카야의 바람이 자신을 맹렬하게 덮칠 것이다.
식은땀이 한 줄기 마테오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대답해.”
척─.
이안은 목검으로 마테오를 겨누며 위협적으로 말했다.
하찮다고 여기고 있는 남자, 자신이 싫어하는 귀족이 목검을 들이대자.
마테오는 발끈해 눈이 돌아갔다.
“감히 내게 명령하지···!”
드르르르르륵─!
마테오가 이안을 향해 바위 마법을 휘두르려는 순간.
얼음의 벽이 지면에서 튀어나와 둘 사이를 가로막았다.
「빙벽 (얼음 속성, ★4)」
마테오는 공격인 줄 알고 깜짝 놀라 얼른 뒤로 후퇴했다.
그는 얼음 마법 시전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카야가 마테오를 향해 가리키고 있는 완드에는 연푸른빛 마법진이 생겨나 있었다. [빙벽]의 술식이었다.
“대답하세요.”
[빙벽]이 푸른빛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카야의 바람마저 마테오를 위협한다.
그녀가 있는 이상 마테오는 무엇도 할 수 없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이안 페어리테일에게 한 방 먹이는 것조차도.
위기 상황.
마테오는 침을 꿀꺽 삼켰다.
“……?”
그 순간.
폐창고 한가운데서 기이하고 불길한 마나의 기운이 엄습했다.
카야, 마테오, 이안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그쪽으로 돌아갔다.
대뜸 경보를 울리는 생존본능.
폐창고 가운데, 검은 마나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한곳으로 밀집된다.
[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스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검은 마나는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며, 머리가 두 개 달린 기이한 생명체로 변화했다.
3m는 될 법한 큰 신장. 회갈색 빛깔의 피부.
눈가가 광대뼈 옆으로 튀어나온 외형은 마치 귀상어 같았다. 검은 거적때기를 입고 있는 몸은 상체가 극도로 짧고,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길어 흐느적거렸다.
양팔은 상어의 지느러미 형태였다. 그 길이는 발끝까지 이를 정도였다.
두 머리는 쉰 목소리로 ‘샤아아아아’, ‘스으으으으’ 거리고 있었다. 그 흉흉한 생명체를 눈에 담은 학생들은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저, 저건 뭐야···?”
그들은 그 기이한 생물의 정체를 단숨에 짐작했다.
“마족···?”
저건··· 자연재해로 여겨지는 존재, ‘마족’이었다.
[샤아아아아─!] [스으으으으─!]돌연, 머리 두 개 달린 상어 마족이 이안과 마테오를 향해 포효했다.
마족의 발밑에 푸른빛 마법진이 생겨나더니.
심해를 연상시키는 거무스름한 물의 고리가 피어올랐다.
물의 고리는 단숨에 파도의 형태가 되어, 학생들에게 위력적으로 날아들었다.
「파도 전개 (물 속성, ★6)」 + 「흑수(黑水) (물 속성, ★5)」 =
────────「검은 파도 (물 속성)」
푸우우우우우우─────!!
“읏!”
카야는 재빨리 자신과 기절해 있는 마테오 부하들을 향해 [빙벽]을 전개했고.
마테오는 [암벽]을 만들어 강력하게 날아드는 파도를 막아 내려 했으나.
그 방어 마법들은 [검은 파도] 한 방에 허무하게 박살 나 버렸다.
반면에 방어 마법을 쓸 줄 몰랐던 이안은 미리 챙겨 왔던 검에 빛 속성 마나를 실어 휘두르는 게 고작이었다.
“끄헉!”
[빙벽]은 최후의 순간까지 지켜낼 대상을 지켜내는 데 성공. [암벽]은 허무하게 박살 나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이안의 검기도 마족의 [검은 파도]를 미처 몰아내지 못했다.
이안과 마테오는 몸 안에 무언가가 터지는 것 같은 충격을 느끼며, 함께 파도에 휩쓸렸다.
[검은 파도]는 거친 기세로 폐창고의 벽까지 박살 내며 그들을 숲에 내동댕이쳤다.바닥을 뒹굴다가 나무에 턱, 부딪쳐 버린 두 사람.
맑은 검은빛 물이 가라앉고.
두 남자는 물에 빠진 생쥐 꼴로 축 늘어졌다.
“괜찮아요?!”
카야는 다급히 이안과 마테오를 향해 소리쳤지만, 그들을 신경쓸 겨를 없이 마족에게로 다시 눈길을 돌려야 했다.
이 위급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저 위험한 존재를 쓰러뜨려야만 하니까.
[샤아아아아─!] [스으으으으─!]한 번 더, 검은 물의 고리가 마족 주위로 떠 올랐다.
마테오는 입에서 물과 피를 토해냈다. 저 공격을 피하고 싶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암벽]도 저 강력한 마법 앞에선 무의미할 테지.
허무한 최후였다.
대뜸, 에이미 할로웨이를 납치하고 이안을 쓰러뜨려 귀족을 위협하려던 계획이 떠오르고.
패거리 회의 때 은근히 느껴졌던 가슴속 작은 욱신거림이 짙어졌다.
몰아치는 회의감 속에서, 마테오는 고개를 숙였다.
“뭐 하고 있어?”
앞에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 마테오는 고개를 들었다.
흑발을 가진 남자가, 자기 앞에 서서 목검을 들고 마족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안 페어리테일···.”
“나한테 지켜지기 싫으면 빨리 일어나라. 내 몸뚱이 하나 지키기도 벅차니까.”
이안의 말을 마테오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를 괴롭히려던 자신을 방패로 쓰든가, 도망치는 편이 자연스러운 흐름 아닌가? 귀족이란 자못 그런 존재잖아.
그런데 오히려 지켜 주겠다니. 그것도 적이었던 자신을?
페어리테일 자작가의 차남이 그런 선택지를 떠올린다는 발상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애초에 자신을 지켜낼 힘조차 없는 녀석이다.
하지만 마테오는 그런 이안의 등을 바라보며 가슴속이 옥죄어 오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사실, 모든 귀족이 평민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그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단지 외면하고 있었을 뿐.
평민이자 가정부인 부모가 귀족 저택에서 욕설을 듣고 괴롭힘 당하는 광경을 목격한 후로,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었기에.
“…….”
마테오는 팔을 앞으로 뻗어 바위 마나를 흘려보냈다.
이안 앞에 단단한 바위의 벽이 형성되었다.
「암벽 (바위 속성, ★4)」
“너···?”
깜짝 놀란 이안은 고개를 뒤로 돌려 마테오를 쳐다보았다.
대화를 나눌 틈은 없었다. 이어서 두 번째 [검은 파도]가 그들을 덮쳤다.
푸우우우우우우───!!
카야는 자신과 마테오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다시 [빙벽]을 만들고 [돌풍]으로 대항하려 했으나.
그녀의 마법으로는 [검은 파도]의 기세를 꺾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격류. 그러나 속도는 대포처럼 빨랐다.
“끄윽!!”
“꺄악!”
카야를 지키던 [빙벽]과 이안과 마테오를 지키던 [암벽]은 또 한 차례 박살 났다.
그 충격파로 카야의 몸은 뒤로 날아갔다.
물임에도 불구하고, 흡사 거대한 망치가 들이닥치는 압박감이었다.
마테오가 기대고 있던 나무는 박살 났고, 그와 이안은 한 번 더 파도에 휩쓸려 한동안 숲을 나뒹굴었다.
이안은 끝내 정신을 잃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악을 써서 가까스로 일어나 마테오를 지켰던 것이었다.
마테오는 각혈하며 힘없이 뜬눈으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온몸이 축축했다. 고개를 들 힘이 나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그저 진흙탕만이 보일 뿐이었다.
“으으으···.”
한편, 카야는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자비 없이 떠오르는 검은 물의 고리. 세 번째 [검은 파도]가 오려 하고 있었다.
마족은 그들에게 대항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
이내, [검은 파도]가 카야와 기절해 있는 이안, 마테오를 향해 또다시 날아들고.
카야는 그 찰나의 순간, 죽음을 직감했다.
“……!”
그때.
공기가 가라앉았다.
모든 것을 얼어 붙일 듯, 차갑고도 압도적인 기초 원소 마법이 전장을 휘감았다.
카야의 두 눈은 휘둥그레졌다.
「얼음 생성 (얼음 속성, ★1)」
차라라라라라락──!!
눈 한번 깜박일 새에, 날아오던 [검은 파도]가 얼어 버렸다. 그 마법은 기세가 꺾이고, 마치 조형물 같은 형태가 돼 있었다.
깜짝 놀란 카야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시린 한기 속,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만 같은 광경이 시야에 내비쳤다.
“비켜, 카야.”
“···아.”
서리처럼 차가우며, 빙하보다도 무거운 목소리.
생존의 기쁨이 카야를 덮쳐왔다.
그녀는 얼른 자기 뒤로 다가온 남자 쪽을 돌아보았다.
청은색 머리칼, 핏빛 눈동자. 메르헨 아카데미 마법학부 1학년 교복을 입고 있는 남자.
카야는 안도감을 담아 그의 이름을 외쳤다.
“아이작 님!”
* * *
아니, 이게 뭔 일인데.
뭔 일이냐고···.
[ 침잠의 오르페 ]Lv : 110
종족 : 마족
속성 : 어둠, 물
위험도 : 상
폐창고에 오자마자 나는 식겁할 수밖에 없었다.
처참히 박살 나 있는 폐창고의 모습. 그 안엔 마족이 이미 튀어나와 있었다.
아직 하늘에 노을빛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빨라도 너무 빠르잖아!
‘카야는 왜 여기 있어···?’
카야가 어쩌다 여기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침잠의 오르페는 그녀의 강력한 마력을 느끼고 예상보다 일찍 나타난 듯 보였다.
정사대로라면 이안과 마테오가 싸울 때, 마테오의 마력을 느끼고 나왔어야 했는데.
‘와, 이거 진짜 엿 될 뻔했네···.’
하마터면 때를 놓칠 뻔했다. 조금만 더 여유 부렸어도 이안은 벌써 뒤졌을 테고, 이 세상은 배드 엔딩을 맞이했을 터.
원래 계획대로라면 마법 위장복을 입고, 마족을 처치하고 도망칠 셈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범상치 않게 돌아감을 직감하고, 마법 위장복을 입을 틈도 없이 달려온 것이었다.
‘아무튼 배드 엔딩은 넘어갔고.’
그나마 다행인 건 이안과 마테오는 진흙탕 한가운데서 같이 쓰러져 있다는 점.
둘이 저리 붙어 있다는 건, 이안이 마테오를 지켜 주려는 상황 자체가 만들어지긴 했었단 의미다.
상황이 틀어지긴 했어도, 어떻게든 원했던 대로는 됐다. 이제 수습할 차례.
남은 일은 하나다.
[ 상태 ]이름 : 아이작
Lv : (130)
성별 : 남
학년 : 1
칭호 : 신입생
마력량 : (35990) / (36000)
– 마력 회복 속도(A-)
– 체력(A)
– 근력(A+)
– 지력(C-)
– 정신력(S)
오르페와 싸우려는 의지를 품은 순간부터, [멸악자] 특성이 발동되어 레벨과 능력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얼음 생성]만으로 놈의 [검은 파도]를 얼리는 것도 가능했다. 레벨도, 원소 상성도 내 쪽이 우위. 놈을 쉽게 처치할 수 있을 것이다.곧바로 얼음을 풀었다. 얼어 있던 [검은 파도]는 검푸른 빛 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날렸다.
[샤아아아?] [스으으으?]침잠의 오르페는 의문스러운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어째 이안과 마테오가 있는 방향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그들 쪽을 힐끔 곁눈질하니, 마테오가 믿기지 않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 기절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마테오는 입이 무거우니까, 알아서 입막음시키면 될 일이다.
“치유 마법, 다룰 줄 알아?”
“네? 아, 네!”
카야가 치유 마법을 쓸 줄 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물어보면서 확인 작업을 걸쳤다. 내가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의혹을 갖게 했다간 괜히 머리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마테오의 부하들은 무사해 보이니, 이안과 마테오 쪽으로 턱짓했다.
“저쪽으로 가서, 내가 마족 쓰러뜨리면 곧바로 저놈들 치유해.”
“알겠습니다!”
카야는 자기 몸에 바람 마법을 실어 그들 쪽으로 날아갔다.
다음, 나는 오르페에게 다가갔다.
이제 범위가 꽤 큰 마법들이 오고 갈 거다. 다른 녀석들이 휩쓸리지 않게 해야 했다.
나는 마력을 휘감은 검지를 가볍게 휘저었다.
그러자 카야, 이안, 마테오, 마테오의 부하들에게 반투명한 얼음 장막이 씌워졌다.
“이건···.”
카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안과 마테오한테 가는 도중에 멈춰 선 모양이었다.
이건 단순한 [얼음 장막]보다 마나의 농도가 훨씬 짙다.
「빙결 차단막 (얼음 속성, ★6)」
시전자의 얼음 속성 마법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 주는 보호막. 내가 설령 9성급 마법을 쓰더라도, 저 [빙결 차단막]만 있으면 무사하다.
“아이작 님, 어쩌시려고···?”
카야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어쩌긴 어째. 마족을 처치해야지.
[샤아아아아아아─!] [스으으으으으으─!]오르페가 포효하자, 내 밑에 커다란 푸른빛 마법진이 생겨났다. 마치 바다의 색처럼 새파란빛의 궤적이었다.
‘벌써 [용오름] 패턴?’
오르페는 HP가 50% 미만으로 내려가면 [용오름]을 사용한다. 30% 미만이 되면 [용오름]에 [흑수]를 입혀 최후의 발악을 한다.
그 필살기를 곧바로 사용하려는 걸 보니, 아무래도 놈은 나한테 겁을 먹은 듯 보였다.
어느덧 물의 마나가 생겨나 내 주위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그 크기는 단숨에 비대해져, 거대한 회오리의 형태가 되어갔다.
물과 어둠이 결합한, 거무스름한 빛깔의 물회오리였다.
「용오름 (물 속성, ★6)」 + 「흑수 (물 속성, ★5)」 =
─────────「흑룡 승천 (물 속성)」
휘우우우우우우우우─────!!
물의 감옥이 단숨에 조여 온다.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
회오리는 폐창고 지붕을 가볍게 날려 버리고 하늘로 이어졌다.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 회오리에 휩쓸리면 나도 하늘로 솟구치게 될 터.
그 와중에 격한 수압에 숨 쉴 틈조차 없이 온몸이 찢겨지는 고통을 느끼며 질식사하겠지. 오르페의 [용오름] 패턴에 당하면 그리된다. 특히 [흑룡 승천]은 그 위력이 비교가 안 된다.
하늘에 맞닿은 검은 회오리.
이토록 거대한 면적을 가졌으면서도 빠르게 회전하는 강력한 물의 마나를 얼리는 건, 단순한 [얼음 생성]만으론 어려울 거다.
하지만 내겐 [얼음 생성]보다도 강력한 스킬이 있으니 괜찮겠지.
가볍게 손을 뻗어, 마력을 그득하게 흘렸다.
검푸른빛을 흩뿌리는 마나가 단숨에 퍼져나간다.
────────「흑빙(黑氷) (얼음 속성, ★5)」
차라라라라라라라라락─────!!!
물회오리가, 삽시간에 얼어붙었다.
하늘로 치솟아 있는 거대한 얼음 기둥.
나는 곧바로 [흑룡 승천]을 얼린 얼음 마나를 풀었다.
쩌저저저저저저적─!
바벨탑처럼 치솟아 있는 검은 얼음 기둥은 깨져가면서, 대량의 검푸른빛 가루가 되어 하늘로 역행했다.
[흑룡 승천]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제야 보이는 오르페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나는 오르페에게 가까이 다가가 손바닥을 편 오른손을 내밀었다.
차가운 마나를 흘려보내며 응축시키자, 오른손 앞에 연푸른빛 마법진이 생겨났다.
[샤아아아아아아아아···!] [스으으으으으으으으···!]오르페는 도망칠 수 없었다.
[흑빙]을 썼을 때 오르페가 있는 쪽 지면도 얼린 탓이었다.다리가 굳게 얼어 있어서 움직이지 못할 거다.
“끝내자.”
나는 응축시켜놨던 차가운 마나를 터뜨렸다.
동시에, 빙결이 쇄도했다.
─────────────「빙결 폭발 (얼음 속성, ★5)」
콰아아아아아아아─────!!!
폭발적으로 튀어나온 빙결이 오르페를 덮치고, 폐창고를 뚫으며, 조세나 숲을 거칠게 가로질렀다.
그 크기는 갈수록 커져가며, 거대한 빙괴의 형상이 되어갔다.
차가운 바람이 난잡하게 휘몰아쳤다. 폐창고는 꽁꽁 얼어 버렸고 내 한숨엔 희뿌연 냉기가 흘러나왔다.
반면에 다른 학생들은 [빙결 차단막] 덕분에 마법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이내 빙괴는 단숨에 깨져가고, 푸른빛 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샤아아아아아···.] [스으으으으으···.]오르페는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보라색 피를 흘렸고.
그대로 나자빠지더니, 잿빛 가루가 되어 소멸했다.
툭─.
오르페가 사라진 자리에 작은 고리 하나가 떨어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얼핏 봤으면 못 알아챘겠지만, 처치 보상을 알고 있던 나는 이미 의식하고 있었기에 문제없이 알아차릴 수 있었다.
‘심해 고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