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225)
〈 225화 〉 앨리스 토벌전 – 막간 (4)
* * *
황실 마차는 연륙교를 지나 수도 브얀스로 향했다.
마차 안. 카를로스 황제는 세월을 다 산 사람처럼 허무한 표정이었다.
“맙소사….”
이성을 되찾은 카를로스 황제는 이마를 턱 짚었다.
스노우화이트가 빙제와 엮였으리라고는 조금도 기대하지 않았다.
냉정한 이야기로, 화이트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에 야망도 없고 사실상 미모 말고는 특출난 구석도 없는 아이니까.
아카데미에서 무녀나 성녀와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을지는 몰라도.
안목이 부족한 그 애가 빙제를 먼저 알아보고 친해졌으리란 생각은 티끌 만큼도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미 빙제와 부둥켜안을 수 있는 사이였단 말인가…!’
충격적이었다.
딸인 스노우화이트가… 사람들 앞에서 빙제를 껴안으며 애절하게 울부짖는 모습이 도저히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더구나 빙제는 화이트의 포옹에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았다.
누구라도 두 사람이 벌써 상당한 친근감을 쌓은 관계, 혹은 그 이상임을 짐작할 수 있었으리라.
화이트가 소중히 여기는 시계를 어떻게 빙제가 가지고 있었는지, 그 의문이 풀렸다. 두 사람은 그 정도로 친했던 것이었다.
카를로스 황제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주먹을 꽉 거머쥐더니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속으로 비장하게 소리쳤다.
‘장하다, 스노우화이트…!’
빙제와 의논했던 것과, 화이트가 그와 연인 관계가 된다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어여쁜 딸 화이트가 외간남자 품으로 떠나는 건 상상만 해도 가슴이 아렸지만, 빙제라면 넙죽 받아들여야 할 사윗감이 틀림없었다.
나이, 외모, 지위, 능력. 모두 더할 나위 없이 출중하며, 황국조차 못 건드리는 위인이며, 엄청난 위협으로부터 화이트를 지켜준 이력까지 있으니.
끝내 두 사람 사이가 잘 풀린다면 빙제와 뒤펜도르프의 전력이 긴밀하게 황국 편이 되는 것은 물론이요, 황국의 위상이 더욱 드높아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국익이 될 터.
이는 주신 만할라의 인도일까.
카를로스 황제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맑은 하늘이 보였다.
그 하늘 아래서 빙제와 화이트가 혼인식을 올리는 광경을 상상하며, 카를로스 황제는 나지막이 읊조렸다.
“짐의 사위가 누구?”
뒤펜도르프의 군주이자 얼음의 원왕, 빙제.
“흐흠.”
훌륭하군.
카를로스 황제의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말을 타고 가던 호위병들은 황실 마차 안에서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리자 흠칫 놀랐다.
* * *
스노우화이트를 달래주고 오는 길이다. 진짜로 안 떠난다고 몇 번이고 강조한 끝에 가까스로 설득했다.
화이트는 안심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더니 얼굴을 확 붉혔다.
너무 나한테만 감정이 쏠렸던 나머지,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뒤늦게 깨닫고 만 것이었다. 엄청 쪽팔렸겠지.
화이트는 내게 연신 사과했고, 나는 카를로스 황제에게 화이트와 무슨 사이인지 해명해야 했다.
보는 눈이 많았으니 아마 나와 화이트 스캔들이 황실에 나돌 듯했다. 차기 황권 쟁탈전을 벌이는 황자, 황녀들이 그 소식을 접하고 괜한 짓만 안 하길 바랄 뿐이었다.
그래도 뭐.
화이트는 완전히 마음을 굳히고 날 어떻게 대할지 결정한 모양이었다.
‘예전처럼 지내면 되겠지.’
그건 정말 다행이었다.
아카데미 구치소.
나는 4인실을 찾았다. 팔라딘 4명과 대화하기 위해서였다.
4인실은 흔히 아는 감옥처럼 쇠창살이 한쪽 면을 차지했다.
다만, 갱생에 초점을 맞춘 곳이라 여기도 안쪽 시설은 깔끔하고 좋은 편이었다.
팔라딘 4명은 내 발소리를 듣자마자 경계심을 내비쳤다. 「앨리스 토벌전」 이후로 첫 대면이었다.
“다들 잘 지냈어?”
쇠창살 앞에 의자를 두고 앉으며 담담하게 인사했다.
팔라딘 사이에 긴장감이 흘렀다.
제논을 포함한 팔라딘 전부 마력 흐름을 방해하는 수갑을 차고 있었지만, 쟤네는 마음만 먹으면 이 구치소 따윈 가뿐히 탈출할 수 있었다.
‘뚫어야 할 상대가 나라는 게 문제지만.’
은빛 갑주를 차려입은 얼음 기사 둘이 내 뒤를 지켰다.
“묻고 싶은 게 있다.”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스페이드 팔라딘, 제논이었다.
“말해 봐.”
“왜 날 죽이지 않았나?”
“죽이기 싫었으니까.”
인간 상대로 목숨을 앗아가는 짓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었다.
더군다나 앨리스에 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던 때이니, 그런 찝찝한 상태로 살육을 저지르는 건 더더욱 피하고 싶었다.
전황도 고려했고, 「앨리스 토벌전」이 끝날 때까지 제논이 무력한 상태로 있게 될 것도 짐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제논이 사람을 해쳤다면 난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제논은 눈을 좁혔다.
“그러면…, 왜 나와 싸울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하지 않았나?”
“그랬다가 너희가 내 마력 느끼고 어떻게 대비할 줄 알고?”
“…….”
제논은 눈을 내리깔았다. 영 탐탁지 않지만 내가 이름 없는 영웅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으니 뭐라 못 하는 듯했다.
“너.”
돌연 하트 팔라딘, 셰라 헥토리카가 눈을 치켜떴다.
“앨리스 여왕님을 어쩔 셈이야?”
“뭐가?”
“앨리스 여왕님을 하수인으로 삼았잖아!”
“그래서?”
“그, 그럼 앨리스 여왕님께 막 이런 짓도, 저런 짓도, 다 할 수 있는 거잖아! 너 난봉꾼이라고 소문 난 거 다 알고 있어. 여왕님께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 설마…, 이미 해 버린 건 아니겠지…?”
야릇한 상상이라도 떠올랐는지 얼굴을 붉히며 목청을 돋우는 셰라.
이내, 셰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날 이길 수 없고, 앨리스의 모든 것이 내 것이라는 사실을 자기도 잘 알고 있을 테니.
“충성심 보기 좋네.”
조금 장난칠까, 하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앨리스를 위해 목숨도 걸었던 그들이다. 장난 칠 주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진지하게 대답하는 편이 좋겠지.
“괜찮아.”
동그란 안경을 들치고 평온하게 대답했다.
“난 앨리스를 아껴줄 거고 소중히 대할 거야. 너희 못지 않게. 네가 우려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 마라.”
“모, 못 믿어.”
“믿지 말든가, 그러면.”
안 믿으면 어쩔 건데. 네가 뭐라 하든 앨리스는 내 건데.
“끄응….”
셰라는 침음을 흘렸다.
이 바보들을 수하로 부렸던 앨리스가 얼마나 피곤했을지 짐작할 수 없었다.
“아, 맞다. 피에르, 넌 일로 와봐.”
“……?”
클로버 팔라딘, 피에르 플랑체는 내 명령에 따라 쇠창살에 조심스레 다가왔다.
“더 가까이.”
웃으며 손짓하자 피에르는 얼굴을 가까이 내밀었고.
꽈악!
“끄악!”
쇠창살 안쪽으로 재빨리 손을 집어넣어 녀석의 높은 콧대를 꽉 쥐어 비틀었다.
피에르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질렀고, 나머지 팔라딘은 깜짝 놀랐다.
“가만히 있어. 넌 버릇 좀 고쳐야 돼.”
“아악…!”
이 새끼, 내가 벼르고 있었다.
한동안 피에르의 코를 괴롭히다 그를 확 밀어 버렸다.
피에르는 뒤로 자빠지더니 수갑 찬 손으로 코를 잡고 끄으윽, 하고 신음했다.
그러나 나머지 팔라딘은 피에르 편을 들지 않고 그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공신제 때 피에르가 내게 저지른 돌발 행동을 생각하면 녀석을 측은히 여길 마음이 생기려다가도 달아날 것이었다.
“무, 무슨 짓이야?!”
“말해야 알아? 다시 올래?”
“아니, 알아. 괜찮아….”
순순히 꼬리를 내리는 피에르.
예전엔 그렇게 나와 싸우고 싶어 하더니 지금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우릴 어쩔 셈이야?”
다이아몬드 팔라딘, 알렉사는 피에르를 무시하고 무미건조하게 물었다.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뭐든 상관없어. 죽이든, 고문하든, 무슨 짓을 하든…, 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
“그런 살벌한 소리는 하지 마라. 그럴 일 없을 테니까.”
알렉사는 의구심을 비쳤다.
“왜?”
“너희 이제 내 편이잖아.”
팔라딘 4명은 말없이 내 눈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너희는 내 거야. 날 위해 움직여야 하고, 내 뜻에 목숨을 걸어야 해. 그런 너희한테 내가 왜 심한 짓을 하겠냐? 나만 손해인데.”
알렉사는 뾰로통한 얼굴이었다.
“우린 앨리스 여왕님을 따르는 거지, 널 따르는 게 아니야.”
“…피에르, 다시 일로 와봐.”
알렉사가 말대꾸한 대가를 감내해야 할 피에르는 자기 운명을 예측하고 내게 다가오길 망설였다.
“안 와?”
그제야 쇠창살에 가까이 다가오는 피에르.
“끄아아악!!”
다시 피에르의 콧대를 쥐어 비틀다가 녀석을 뒤로 확 밀어 버렸다.
피에르는 다시 벌러덩 넘어졌다. 그러나 다른 팔라딘은 피에르가 당해도 딱히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날 위해 화내줄 사람…?”
코가 빨개진 피에르의 아련한 물음에 다른 팔라딘은 외면했다.
제논은 피에르를 무시하고 쇠창살 쪽으로 다가와 나와 눈을 마주쳤다. 무슨 생각인지 간파했기에 잠자코 그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제논은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아 내게 고개를 조아렸다. 나머지 팔라딘은 놀란 눈치였다.
“그날, 앨리스 여왕님께선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셨다. 전부 네 덕이었지. 우리에겐 여왕님의 미소를 되찾아 줄 수 있는 힘이 없었다.”
누구나 무력하게 당하고 싶어서 당하는 게 아니다.
마족한테 휘둘려야 했던 팔라딘도 마찬가지였다.
“너라면 새로운 주인으로서 불만이 없다. 지금은 그저 감사를 받아줬으면 한다.”
“…그러냐.”
한동안 제논을 바라본 뒤, 의자에서 일어났다.
“선택지를 줄게.”
“……?”
팔라딘 4명은 의아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나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여기 남아 있을래, 너네 왕국으로 돌아갈래? 골라 봐.”
……
이튿날, 새벽녘의 습한 공기가 폐부를 적셨다.
교정에 나다니는 사람이 가장 드문 시간대였다.
교정 인근 숲속에 이르렀다. 동행자는 앨리스 캐럴과 팔라딘 4명이었다.
마음 편히 하트 왕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게 그들의 소원이었으니, 이를 이루어주기 위해 데려온 것이었다. 이미 카를로스 황제, 교장 엘레나와 협의한 사항이었다.
여태 앨리스는 메피스토와의 계약 내용 때문에 원더랜드에 돌아가지 못했고.
아카데미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도 원더랜드에 돌아가지 않았다.
대기하라는 내 명령이 내려진 까닭도 있었고, 자기 처우가 결정된 뒤 마음 편히 돌아갈지 말지 결정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앨리스는 졸업할 때까지 아카데미에 재학하기로 했기에 금방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녀의 의지이기도 했다.
팔라딘은 아니었다. 그들은 아카데미 나이 규정을 어기고 입학했던 상황이었고, 그들 자신도 아카데미에 계속 재학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으니까. 이제 완전히 아카데미를 떠나게 된 셈이었다.
물론 팔라딘도 내가 명령을 내리면 언제든지 이곳에 와서 날 도와야만 했다. 전부 내 수하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오오.”
큰 나무 아래 작은 동굴이 있었다. 성인도 거뜬히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크기가 넉넉했다.
그곳에 마력으로 일렁이는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그 또한 성인이 드나들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
게이트 안쪽엔 온갖 가구와 악기, 그림이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신비로운 통로가 내보였다.
“여기로 들어가면 원더랜드로 돌아갈 수 있단다.”
게이트를 만든 앨리스는 특유의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부유섬의 능력처럼 원하는 곳에 자유자재로 워프시키는 건 아니었지만, 나름 비슷한 능력이지 않은가.
이미 앨리스에게 설명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니 진심으로 감탄스러웠다.
“그니까… 메피스토가 이 세계의 좌표란 걸 알려 줬고, 그래서 이 마법으로 여기에 올 수 있었단 거지?”
내 요약에 앨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메피스토는 앨리스의 마법에 필요한 이 세계의 ‘좌표’라는 걸 알려 줬다는 모양이다. 덕분에 앨리스는 이 세계와 원더랜드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나도 앨리스가 만든 게이트를 타고 가면 원더랜드 탐방이 가능할 것이었다.
“아직 한 번에 최대 5명까지밖에 못 옮긴다는 게 흠이지만. 내 한계란다.”
1명만 옮겨도 엄청난 능력일 텐데….
어쨌든, 하트 왕국에 다시 메피스토가 찾아온다면 내가 해치우러 갈 수 있을 것이었다.
곧 제복 차림의 팔라딘, 아카데미 교복 차림의 앨리스가 빛나는 게이트를 등지고 나를 바라보았다.
무미건조한 알렉사.
자존심은 상해도 내게 고마움을 느끼는 셰라.
여전히 코가 빨간 피에르.
희미한 미소를 머금은 제논.
상냥하게 웃는 앨리스.
한 사람씩 게이트에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이런 말…, 솔직히 부끄럽지만. 고마워.”
알렉사는 게이트 너머로 떠나갔다.
“경고야. 여왕님께 손댈 생각 하면 가만 안 있을 거야! 네가 한 말 꼭 지켜!”
셰라는 게이트 너머로 떠나갔다.
“다음부터 코는 제발 봐줘…. 아니, 봐주십시오….”
피에르는 게이트 너머로 떠나갔다.
“또 보자.”
제논은 게이트 너머로 떠나갔다.
“…….”
앨리스는 게이트 쪽으로 발을 옮기려다, 등을 돌리고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한창 손을 흔들던 나는 앨리스의 웃는 얼굴을 보고 손을 내렸다. 그녀는 지그시 나를 바라보았다.
“왜?”
앨리스는 말없이 내게 다가오더니 가까이서 마주 섰다.
“애기야, 넥타이.”
“넥타이?”
갑자기?
교복 셔츠 입고 넥타이를 대충 매고 오긴 했다. 오늘부터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재개하기 때문이었다.
넥타이를 고쳐 매려 하자, 앨리스는 대신 내 넥타이를 올바르게 묶어주기 시작했다.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좋은 향기가 났다. 여전히 상냥한 미소를 지은 모습이 영락없는 앨리스였다.
“그러고 보니 그 말을 깜박했구나.”
“무슨 말?”
앨리스는 넥타이를 예쁘게 고쳐주었고.
“내기, 이긴 거 축하해.”
돌연 넥타이를 붙잡더니 슬쩍 까치발을 들었다.
“……?”
달콤하고 촉촉한 것이 내 입술에 맞닿았다. 내 눈이 크게 뜨였다.
따스한 숨결이 느껴졌다.
앨리스는 코앞에서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곧 앨리스는 까치발을 내리더니 그윽이 상기된 얼굴로 슬그머니 뒷걸음질 쳤다.
“금방 돌아올게. 그동안 잘 있으렴, 애기야.”
앨리스는 하얀 치아를 내보이며 꽃처럼 활짝 웃었다.
그러더니 등을 돌리고 게이트 안쪽으로 떠나갔다.
얼마 안 가 게이트가 사라지고 찌르르, 거리는 풀벌레 소리만이 귓가에 맴돌았다.
“…….”
앨리스가 떠나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상황을 이해하니 웃음이 툭 새어 나왔다.
나는 등을 돌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아침 햇살이 나뭇잎에 쪼개지며 숲속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