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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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 뇌신조 토벌전 (2)
뇌신조-갈리아는 붉은 안광을 내비치며 거대한 날개에 자색 번개 마나를 휘감았다.
결계를 펼치려는 것이다. 뇌신조는 도로시와 한 번씩 마법을 주고받은 직후인 게 틀림없었다. 도로시는 학생들을 데리고 전략상 후퇴했을 테고.
순식간에 천둥번개가 갈리아를 중점으로 응축되기 시작한다.
이어, 대규모의 번개 마나가 아주 높은 밀도로 뭉치고 뭉쳐 작은 형태가 되었을 때.
──────── [───────!!!!!]
번개 마나가 뇌신조의 포효와 함께 터져 나가며, 구 메르헨 아카데미 부지를 눈 깜짝할 새에 훑고 지나갔다.
────────────「뇌공의 결계 (번개 속성, ★7)」
콰아아아아아앙──────!!!
파지지지지지직──────!!!
“우왁!”
격풍. 나는 그대로 날아가 언덕길을 굴렀다. 순간 찌릿한 감각이 전신을 우르르 감싸면서 스쳐 지나간 감각이 들었다.
일부 건물들이 박살 나고, 나무들이 뿌리 뽑혀 넘어진다.
수없이 일렁이는 뇌방전. 뇌신조가 퍼뜨린 번개 마나는 넓은 결계의 형태로 변모했다.
치지지직, 대량의 번개 마나가 고압 전류를 일으키는 강력한 보랏빛 결계가 형성되었다.
[뇌공의 결계].>메르헨의 마법 기사> 1학년 1학기 마지막 파트, 「3막 4장, 뇌신조 토벌전」의 무대가 만들어졌다.
콰과광────!!
콰과광────!!
콰과광────!!
동시에 구 메르헨 아카데미 부지 이곳저곳에 셀 수없이 많은 낙뢰가 내리치고.
그 자리에 뇌신조의 하수인, ‘번개 하피’들이 생겨났다.
카를리관 쪽엔 특히 격렬한 낙뢰가 내려쳤다. 저곳에 집중적으로 번개 하피들이 생성된 것이다. 사역의 베라가 카를리관을 점찍어둬서 그렇다.
“아으…!”
오늘 몇 번이나 구르냐, 진짜.
나는 투덜대면서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언덕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뇌공의 결계]는 뚫을 수 없다. 뇌신조-갈리아의 고유 특성, [둥지]의 효과로 대량의 번개 마나가 촘촘하고 견고한 형태로 결계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마법 자체를 레벨로 따지자면 190쯤 될까.
그래서 도로시를 포함한 학사 인력 전부가 한꺼번에 마법을 들이부어도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 힘들다. 이따가 자기들끼리 알아서 시험해볼 예정이다.
───[끼아아아아악─────!!]
카를리관, 그 궁전 같은 건물의 출입문을 부수고 번개 하피들이 튀어나왔다.
번개 하피는 날개 달린 인간 형태로, 전신이 전류가 흐르고 있는 번개 마나로 이루어져 있었다.
[ 번개 하피 ]Lv : 85
종족 : (마족)
속성 : 번개
위험도 : 중
심리 : [ 인간을 해치우고 싶어 합니다. ]
때마침 나는 막 카를리관에 도착한 참이었다.
‘문 열어 줘서 고맙다, 경험치들아!’
[마족을 적으로 인식했습니다.] [고유 특성 [멸악자]가 발동됩니다!] [레벨과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크게 향상됩니다!] [스킬트리가 일시적으로 +10이 됩니다!]─────── 「서리불꽃 (얼음 속성, ★4)」
화아아아아아악───────!!
전신이 깃털처럼 가벼워진다. 지쳐 있던 몸에 체력이 회복되는 걸 넘어 용솟음친다. 이 건물 자체를 주먹 한 방으로 박살 낼 수 있을 것처럼 힘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마나 회로를 떠돌던 마나의 흐름이 가속화된다. 마나 자체의 질이 달라진다.
고유 특성 [멸악자]가 발동되었다.
나는 평소와는 비교조차 안 되는 강한 위력의 푸른 냉기 화염을 뿜어대며 번개 하피들을 처치해나갔다. 여전히 발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카를리관 내부에 들어서자 넓은 중앙홀이 나왔다. 그곳에 있던 많은 수의 번개 하피들이 일제히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사역의 베라가 루체를 데리고 올 곳은 이 건물의 꼭대기 층.
내 목적지도 그곳이다.
[끼아아아아악─────!!]“응, 잡몹.”
나는 번개 하피들을 [서리불꽃]으로 태워가며 중앙 계단을 세 칸씩 뛰어올라갔다.
[Level Up!! Lv이 58로 상승했습니다!] [스탯 2를 획득합니다!]번개 하피들은 좋은 경험치가 되어 주었다. 이안에게는 미안하지만 카를리관 꿀통은 내 차지다.
“후우···.”
마침내 꼭대기 층에 도달했다. 늘어서 있는 마법사와 기사 동상들. 세월의 흔적이 담겨 있긴 했으나, 여전히 호화로운 디자인이었다.
레드 카펫이 깔려 있는 공간 끝에는 커다란 제단이 하나 설치되어 있었다.
천장이 높기까지 해서, 카를리관 꼭대기 층의 풍경은 화려한 성당에라도 온 것처럼 장관이었다.
나는 이마에 줄줄 흐르고 있던 땀방울을 닦아내고서.
고개를 뒤로 돌려 창밖을 내다봤다.
뇌신조는 공중에서 날갯짓하며 여전히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슬슬 녀석은 루체와 사역의 베라를 데리고 이쪽으로 올 것이다.
녀석들은 곧바로 꼭대기 층 지붕을 박살 내고 들어올 예정이라, 내가 번개 하피들을 해치운 흔적을 살피진 않을 것이다.
뭐, 나도 주의하면서 싸우기도 했고. 카를리관 외부로 마법을 사용했단 흔적이 나지 않도록.
“이든.”
내 주위로 연갈빛 마나가 모이더니, 작은 골렘 사역마 이든의 형태가 되었다.
[꾸웅!]“도망쳐 있어라.”
[꾸우…?]사역의 베라는 상대의 사역마를 마음대로 빼앗을 수 있다. 다만, 그 사역마를 미리 빼돌린다면 이든을 빼앗기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의문을 품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든. 나는 얼른 가라고 재촉했고, 이든은 당황한 기색을 내보이며 고개를 끄덕이곤 카를리관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런 단순한 행위로 사역의 베라에게 사역마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은 그걸 모르기에 여태 베라에게 당해온 것이었다.
이제 계획대로 숨어야겠지.
똑똑, 똑똑─.
여기서 숨기 딱 좋은 곳을 하나 알고 있었다.
나는 제단 뒤쪽, 벽면 군데군데에 노크했다.
>메르헨의 마법 기사> 뇌신조 토벌전 파트가 끝난 뒤, 카를리관에 오면 비밀 장소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내 계획은 그 비밀 장소에 숨는 것이었다.
그 장소는 노크하다 보면 구분 지을 수 있도록 게임에 묘사되어 있었다.
아마 이쯤일 텐데···.
똑똑, 똑똑─.
툭툭.
‘여기다.’
내부가 텅 비어 있는 듯한 소리. 나는 그 벽면 문양을 확인하고 손잡이 위치를 알아냈다.
그 손잡이 부근에 오른손을 얹고 마나를 미약하게 흘려보냈다.
그러자 서서히 내 손부터 벽면 안쪽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마치 잔잔한 호숫가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나는 벽면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쪽 공간. 벽면에 나열된 채 은은한 빛을 비추고 있는 발광석이 먼저 눈에 띄었고.
이미 낡을 대로 낡아 버린 서재의 풍경이 내 눈에 비쳤다.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 책장이 가득했다. 협소하고 답답한 공간이었다.
그 끝에는 작은 책상이 하나 있었고, 그 위엔 먼지 쌓인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별 건 아니고 >메르헨의 마법 기사>에 나오는 설정 하나가 기록된 책이다. 각 원소의 대마법사와 관련된 떡밥 내용이다. 볼 건 없었다. 애초에 볼 여유도 없었고.
[근처에 있는 마족을 감지했습니다.]휘이이이이─.
[마족 감지]가 발동됐다. 사역의 베라가 가까이 온 것이다.벽 너머에서 강렬한 기운이 느껴졌다.
[ 사역의 베라 ]Lv : 125
종족 : 마족
속성 : 어둠, 번개
위험도 : 상
심리 : [ 최강의 사역마를 얻었다는 생각에 기뻐하고 있습니다. ]
나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벽면에 귀를 갖다 댔다.
─────콰아아앙──!!
천장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뇌신조의 거체를 수용하기 위해서 외벽과 천장을 부순 것이다.
지금쯤이면 뇌신조에게 유효타를 먹여줄 수 있는 빛 속성 보유자, 이안 페어리테일과 메르헨 아카데미의 최강 전력, 도로시 하트노바를 핵심 전력으로 한 뇌신조 토벌대가 결성됐을 것이다.
참고로 뇌신조 토벌대는 쉽사리 만들어지지 않는다. ‘학사 지원을 기다리자’라는 입장과 ‘우리도 공격하러 가자’라는 입장이 서로 대립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학년 학생들이 싸우겠다고 나서면서 소년 만화 명장면 같은 걸 연출한 뒤 뇌신조 토벌대가 결성된다. 한때 그 장면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난다.
‘변수라면 우등생들인가.’
원래 뇌신조 토벌전이 일어나기 전에 우등생들은 학기말 평가에 통과했어야 정상이다.
대표적으로, >메르헨의 마법 기사>에서 카야는 펠 카드를 3장째 얻은 이후 마나 감지에 감을 잡아서 나머지 2장은 쉽게 찾아낸다.
그렇게 그녀는 시험에 통과했던 탓에 뇌신조 토벌전에서 비중이 없었다. 다른 A 클래스 학생들이나 B 클래스 우등생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루체의 대학살극 및 나를 중점으로 대격전이 벌어졌던 탓에, A 클래스 학생들과 B 클래스 상위권의 우등생들은 뇌신조가 나타날 때까지 전부 시험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언덕길을 오를 때 점수판을 보고 추론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결국, 그들은 토벌대 전력으로 편성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다친 학생들은 피난처에서 치유 법사들에게 치유 받은 뒤, 토벌대에 가담하기 때문이다. 물론 토벌대에 가세하는 건 희망자에 한정하지만.
적어도 A 클래스의 카야나 리제타는 무조건 참전했을 것이다. 카야는 사람들을 지켜내겠다는 정의감으로, 리제타는 번개 하피들과 뇌신조를 상대로 싸워 보고 싶다는 호승심으로.
‘나한테 유리한 변수라고 봐도 되겠네.’
토벌대의 안정성이 좀 더 늘어난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조력자들의 지원이 기존 시나리오보다 더욱 빵빵해질 테니.
뇌신조 토벌대의 작전은 간단하다. 번개 하피들을 처치해나가며 카를리관으로 돌격.
뇌신조가 나타나면 도로시는 사람들을 지키는 데 집중.
이안은 빛 속성 마법을 휘감은 검격을 뇌신조에게 때려 박는 데 집중.
마지막으로 카를리관에 가서 사역의 베라를 처치. 작전 종료다.
자기들끼리는 터무니없는 작전이라며 언성을 높인다. 그때 마테오가 ‘이것 말곤 방법이 없어…’라는 멘트를 날린 후, 학생들이 명대사를 하나씩 내뱉으며 결의를 다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 역시 내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명장면이었다.
물론 작전의 큰 줄기만 알기 쉬운 거지, 토벌대는 진형이나 루트 등은 미리 정해놓고 체계적으로 움직인다. 최대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짧은 시간 안에 작전을 구체화하는 데 자기들끼리 머리를 꽁꽁 싸맸을 것이다.
‘도로시도 있으니까 무작정 돌격하다 기절하지만 마라, 이안.’
내가 빠르게 미친년 해치우고 상황을 종료 시킬 테니까.
…슬슬 준비해야겠다.
나는 마법 주머니에서 ‘마법 위장 복식-버서커’를 꺼내 입기 시작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내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 * *
[꺄호오오오오오오오오!!]카를리관 꼭대기 층, 아이작이 숨어 있는 벽 너머.
비록 하늘은 뇌신조의 결계로 보이지 않았으나, 어스름한 저녁이었다.
3m의 신장을 가진 회색 피부의 마족, 사역의 베라는 양팔을 양옆으로 쭉 뻗은 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꾀죄죄한 원피스 차림임에도, 동작 만큼은 한 극의 무대에서 연기하는 여배우를 연상케 했다.
[아아, 최고최고야아아~. 이런최고의사역마를손에넣다니이이이, 나 사역의 베라, 완전 행운아. 꺅. 아아귀여워귀여워요귀여워어어어어어어억!!!!!!!!!]천장과 외벽 한쪽이 반파되어 뇌신조의 거체가 카를리관 꼭대기 층을 메우고 있었다.
뇌신조-갈리아를 쓰다듬으며 애교를 담아 소리 지르는 베라. 두 눈이 충혈되어 벌건 핏줄이 서고, 목청이 터지고, 입 밖으로 핏물이 튀겼다.
[끄아아악귀여워귀여워내사역마귀여워귀여워서 미칠 것 같아….]이어, 사역의 베라는 개털처럼 푸석푸석한 갈색 머리칼을 벅벅 긁고.
이마에 달린 뿔을 연신 때려대며.
긁혀나간 피부와 혈흔이 잔뜩 묻어 있는 손톱과 손바닥으로 뇌신조의 뺨을 마구 긁어댔다.
뇌신조-갈리아는 몸체를 휘감고 있는 어둠 마나 탓에 베라에게 저항하지 못하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
베라가 사용한 사역마 한정 절대적인 지배 마법은 그 강인한 뇌조에게조차 저항할 힘을 손톱 만큼도 허락지 않았으니.
[이 검은 새는 나 베라 거~. 우리 새로운 아드을~. 너따위한텐너무아깝구나아아~.]사역의 베라는 즉석에서 지어낸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제단 위에 둥둥 떠 있는 뇌신조-갈리아의 본래 주인을 쳐다보았다.
뇌신조의 마나로 이루어진 강력한 번개 보호막 속, 한 로즈골드 머리칼의 여학생이 인형을 박제한 것처럼 가만히 서있는 자세로 속박되어 있었다.
그녀는 옴짝달싹 못 했다. 뇌신조에게 마나를 전부 빼앗기고, 온몸에 힘이 다 빠져나간 까닭이었다.
눈을 제대로 뜰 여력조차 남아 있지 않아서, 그녀는 시체처럼 힘없이 축 늘어져 있을 뿐이었다.
[아깝다고오오오오오오!!!!!!!]두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 지르는 사역의 베라. 그러더니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박장대소하기 시작한다.
[깔깔깔깔깔깔──!!! 아아아, 인간들이 오고 있어! 널 구하러 오고 있어! 널구하러널구하러널구하러 오고 있어어어억! 그런데 어쩌니? 어쩌면 좋니? 내 사역마가, 우리 까만새가네친구들을모조리죽여 버릴 텐데에에에에에에에에~.]번개 보호막 속, 루체의 입에선 그 어떤 대답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머나먼 의식의 저편과 현실 사이의 경계선에서 표류하고 있었으니.
[아, 왔다 왔다아─!!]사역의 베라는 창밖을 내다보며 소리쳤다.
토벌대가 형형색색의 별빛으로 이루어진 반투명한 보호막을 두른 채 카를리관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교수들과 시험 감독관들, 교복 차림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무리였다.
그들은 어느덧 카를리관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왔어요, 와 버렸어요!! 빛의 아이까지! 알아서 저승길로 행차해 버리셨어요오오옷!!!]베라는 피를 튀기며 깔깔 웃다가, 대뜸 정색하고는 뇌신조-갈리아 쪽을 쳐다보았다. 손바닥 뒤집듯 갑작스러운 분위기 변화였다.
베라의 허리가 기괴할 정도로 옆으로 꺾였다. 그리고 그녀는 진중하게 명령했다.
[처치하세요.]돌연, 뇌신조를 감싸고 있던 어둠 마나가 더욱 묽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뇌신조는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붉은 안광을 내비쳤고.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서, 이미 무너져 버린 천장 위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 [────끼아아아아아───!!!!!]
쿠과쾅쾅쾅─────!!!
뇌조의 포효에 번개 결계가 반응한다. 뇌조의 날갯짓 한 번에 위협적인 자색 우레가 수 갈래로 퍼져나간다.
뇌신조 토벌대는 그 위용을 목격한 순간 발을 멈추고 헛숨을 집어삼켰다.
살벌한 긴장감이 공기를 묵직하게 가라앉혔다.
번개와 함께 뇌신조가 토벌대 앞에 이른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깔깔깔깔깔!!!! 아 전부 죽어요죽어버려죽어버리는군요요오!]사역의 베라는 신이 난 듯 들뜬 목소리로 웃으면서 양팔을 좌우로 쭉 뻗고 다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저못생긴년하나 구하자고 어리석은 선택을 해 버리는군요오오오오끼야아아아아아악!!!!!!!!]────────── 「빙결 폭발 (얼음 속성, ★5)」
콰아아아아아아아─────!!
사역의 베라는 정신없이 소리를 내지르던 중, 뒤에서 인기척을 느끼고 재빨리 옆으로 몸을 던졌으나.
이미 왼팔은 짧게 일어난 빙결의 폭발로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상태였다.
얼어 버린 팔이 격통을 불러왔다. 그 탓에 베라는 목청이 터져라 비명을 내질렀다.
─────「빙벽 (얼음 속성, ★4)」
동시에 [빙벽]이 반파된 외벽에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내 베라는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끼고 무릎을 확 굽히더니, 위로 붕 뛰어올라 반파된 외벽 위로 올라갔다. 엄청난 속도였다.
[빙벽]이 드리우기 전, 아슬아슬하게 건물 위에 안착하는 그녀. [아파아아아아악…!! 넌뭐야아아악?!!] [빙결 폭발]로 생겨난 빙괴와, 끝내 베라를 가두지 못한 [빙벽]이 푸른빛을 흩뿌리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고.제단 앞에 서 있는 한 괴물이, 베라의 눈에 비치기 시작했다.
군청색 후드 코트를 입고 있고 후드를 머리에 푹 눌러쓴 우락부락한 풍채의 괴물.
큰 입에 촘촘히 박혀 있는 날카로운 이빨들은 여느 맹수의 것보다 위협적이었고, 피부는 칠흑처럼 새까맸다.
제단 위에는 번개 보호막으로 지켜지고 있는 로즈골드색 머리칼의 여학생이 있다. 괴물은 마치 그 여학생을 지키기 위해서 나타난 것처럼, 제단을 등지고 사역의 베라를 노려보았다.
「냉기 발산 (얼음 속성, ★1)」
검은 괴물은 온몸으로 희뿌연 냉기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의 커다랗고 동그란 붉은 안광이 살벌하게 내비쳤다. 짐승처럼 ‘그르르릉…’거리는 울음소리가 흘러나온다.
────────── [그와아아아아악───!!]
괴물의 포효가 카를리관을 뒤흔들었다.
마법 위장 복식-버서커. 본체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타인이 보기에 그리 보이고 들리는 것이었다.
묵직한 마나가 바람처럼 흐르며 베라의 피부를 스치고 지나갔다.
사태를 파악한 베라는 그제야 시끄럽게 놀리던 입을 다물었다.
저 자에게서 느껴지고 있는 마나는… 이미 자기 것을 아득히 웃돌고 있었기에.
[흐국.]베라는 미소를 머금었다. 재밌는 것이 튀어나왔구나.
* * *
채애애애애애앵─────!!
쿠와아아아아아─────!!
──────── [끼아아아아악───!!!!!]
다채로운 빛을 내뿜는 별무리 광선이 뇌신조의 어깨를 뚫고 지나갔다. 그 빛은 맞닿은 부위에 인력을 발휘해 살을 뜯어내고 뼈를 잡아당겼으며, 곧이어 척력을 발휘해 뇌신조의 어깨를 으스러뜨렸다.
물리력을 불규칙적으로 작용시켜 무자비하게 상대를 물어뜯는다. 별빛 마법의 힘이었다.
뇌신조는 비명을 내지르며 번개를 쏟아 냈다. 하늘에 새겨진 보랏빛 마법진이 토벌대를 향해 수많은 낙뢰를 떨어뜨렸다.
광범위한 공격.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일 터다.
시험 감독관, 도로시 하트노바는 다급히 별빛 보호막을 전개해 토벌대를 보호했다. 뇌신조의 뇌격은 그 보호막에 닿자마자 일그러지며, 무력화되었다.
“으, 저 전기통닭이!”
섣불리 뇌신조에게 강한 공격을 퍼부을 수 없다는 사실이 도로시를 답답하게 했다. 결계 안에 아무도 없었다면 마음껏 높은 위력의 마법을 퍼부을 수 있었으련만, 지금은 지켜야 할 것 투성이었다.
결국 도로시로선 토벌대를 지키기 위해 별빛 보호막을 사용하는 데 급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뇌신조 토벌대는 뇌신조-갈리아를 상대로 치열한 사투를 벌여나가고 있었다.
목표는 ‘전원 목숨을 보전한 채로 승리하는 것’.
8성급 마수를 적으로 두고도 그런 허황된 목표를 잡을 수 있었던 건.
뇌신조에게 유효타를 먹일 수 있는 존재가 둘이나 있고, 그중 한 명이 강력한 별빛 보호막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저거 언제 또 기절했어?! 누가 좀 깨워 봐!”
“이아안!!”
토벌대의 치유 법사 인력, 에이미 할로웨이가 절박하게 소리쳤다.
뇌신조에게 대항할 수 있는 핵심 전력이자 빛 속성 보유자, 이안 페어리테일.
그는 언제부턴가 바위 잔해에 등을 기댄 채 곤히 기절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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