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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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청룡의 제자와 제천대성의 제자 (1)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라. 다른 술법 진은 몰라도 이 시공진은 제대로 발동하기까지 네가 도력으로 컨트롤해야 하니까.]청룡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고, 곧 청룡은 시공진을 가동시키는 방법을 차근차근 풀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제일 처음 할 일은 네 손에 도력을 머무르게 하는 거다. 그걸로 기본적인 술법진을 가동하는 거지.]청룡의 말에 따라 김현우는 자신의 도력을 손으로 옮겼다.
옅지만 은은하게 푸른빛이 나는 김현우의 왼손.
그와 함께 청룡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기 시작하고, 김현우는 오롯이 그의 목소리에 집중에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손을 움직였을까.
[이제 끝이다.]쿠우우우웅!!
청룡의 명령이 끝남과 함께, 조금 전까지 빛을 내뿜고 있던 시공진은 크게 웅웅거리며 푸른빛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시공진으로부터 뿜어내는 빛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지고, 그 빛이 김현우의 몸을 감싸기 시작한다.
그리고-
김현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것은 새하얀 공간과.
“……!”
“……!”
‘또 다른 나’였다.
김현우 자신과 똑같은 머리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
“…….”
또한, 똑같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자신.
“…….”
“…….”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김현우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들은 서로를 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확실히 미묘하네.’
마치 도플갱어를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
딱히 신기하지도 않고, 반대로 기분이 나쁘지도 않은 복잡하고 미묘한 기분에 그들이 침묵을 지킨 지 얼마나 되었을까?
“성공했군.”
“그러게.”
두 명의 김현우 앞으로, 각각 제천대성과 청룡이 나타났다.
청룡은 무릉도원에서 봤던 것처럼 원래의 크기가 아닌 작은 크기를 가진 채 허공에 떠 있었고, 제천대성은 꽤나 신기한 표정으로 두 명으로 나누어진 김현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의 침묵.
그 잠시의 침묵을 깬 것은 청룡이었다.
“그럼 이제부터 이 시공진에서 해야 할 일을 알려주도록 하지.”
그의 말에 두 명의 김현우는 누가 뭐라고 할 것도 없이 똑같이 고개를 끄덕거렸고, 이내 청룡은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시공진에서 두 명으로 나누어진 김현우가 해야 하는 일을.
“……대충 여기까지다, 이해했나?”
나누어져 있는 두 명의 김현우는 그런 청룡의 말에 대답하려다 이내 슬쩍 서로의 눈치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음…….”
이내 그는 자신 옆에 있는 또 다른 김현우를 슬쩍 바라보곤 이야기했다.
“정리하자면…… 이곳에서 찢어지고 난 뒤에 서로 다른 업을 배우고, 그 뒤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끝이라는 소리지?”
“그래, 아까도 말했듯, 너희들은 이제부터 서로 다른 업을 배우게 될 거다. 한 명은 바로 내 업,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은 바로 제천대성의 업이지.”
“그렇게 해서 서로 전부 업을 배우고 나면?”
“이 시공진의 중립지대에서 만나 둘 다 다시 본체로 돌아가면 되는 거지.”
청룡의 말에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에는 그 옆에 서있던 다른 김현우가 입을 열었다.
“그 과정에서 정신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거지?”
그의 질문에 청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맞다. 게다가 너희들이 만나는 때는 각각 자신이 얻기로 한 업(業)을 전부 얻었을 때니까, 두 정신을 합치는 과정에서 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지.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
-시간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청룡은 그렇게 말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게다가 굳이 만나는 때가 아니더라도 정신붕괴는 일어날 수 있다.”
“뭐?”
“너희들이 각각 업을 수련할 때 제대로 버티지 못해도 정신붕괴는 일어날 수 있다 이거지.”
“”이런 썅.”
청룡의 말에 저도 모르게 답한 두 명의 김현우.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렸다.
그와 함께-
-후우우우웅!
아무것도 없는 하얀색의 공간 안에, 또다시 두 개의 문이 생겨났다.
하나는 푸른색으로 칠해져 있는 동양풍의 문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가죽으로 박음질을 한 듯 동물의 가죽으로 덧대어져 있는 문이었다.
딱 봐도 누구의 업을 배울 수 있는지 노골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문의 모습을 보고 있자 청룡이 말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도록 하지, 각자 문을 하나씩 골라서 들어가면 된다.”
그의 말에 멍하니 문을 바라보고 있던 두 명의 김현우는 이내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는-
터벅 터벅.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 그들은 의견도 교환하지 않은 채 각자의 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왼쪽에 서 있는 김현우는 왼쪽에 만들어져 있는 동양풍의 문을 향해.
오른쪽에 서 있는 김현우는 가죽이 덧대어져 있는 문을 향해.
두 명의 김현우가 그렇게 걸음을 옮기자 청룡은 이내 그들을 바라보고 말했다.
“이제 들어가면 업(業)이 시작될 거다.”
그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고리를 잡은 뒤, 슬쩍 시선을 돌려 서로를 바라보았다.
서로의 눈이 마주친 김현우.
“잘해라.”
“너야말로.”
그들은 그렇게 말한 뒤, 각자 앞에 있는 문의 문고리를 힘차게 당겼다.
xxxx
처음 김현우가 문고리를 열고 그 안에 들어왔을 때 보았던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심연이었다.
그래,
어두운 심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시각을 잃은 것처럼, 그 어디를 둘러봐도 새카만 칠흑만이 가득한 그곳.
그곳에서-
콰직!
-끼에에에엑!
김현우는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의 주먹에 맞은 무엇인가가 기괴한 소리를 내며 터져 나가고, 그와 함께 김현우의 몸에 질척거리는 무엇인가가 튄다.
김현우의 기분을 거스를 정도로 질척하고 끈적한 무언가.
하지만 김현우는 그것에 신경을 쓸 생각도 하지 못하고 곧바로 다음 자세를 잡았다.
그와 함께 김현우의 귓가로 들리는 미세한 소리.
스륵- 스륵-
무언가가 땅을 쓰는 듯한 소리에 김현우는 이를 악물었다.
“후우……후우…….”
‘이런 씨발…….’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거칠어지는 숨을 느끼며 어지러워지는 정신을 부여잡았다.
‘몇 시간이나 지났지?’
정신을 부여잡자마자 드는 생각은 바로 그것.
그러나 김현우는 그 생각을 이어갈 수도 없이, 또 한번 자신에게로 달려드는 무언가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콰직!
본능적으로 주먹을 휘두르자마자 터져 나가는 무언가.
그러나 자신의 손에 맞아 터져 나가는 것이 무엇인지 김현우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의 시각은 이 칠흑 같은 어둠에 들어오고 난 뒤부터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후.”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이제는 김현우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그의 무기라고도 할 수 있는 마력도 이 심연에 들어온 뒤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그것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마력이 없어……?’
김현우의 몸에는 애초에 마력이라는 것이 없었다는 것처럼 깔끔하게 사라진 상태였다.
그렇기에-
“흡!”
빡!
지금 상태에서, 김현우는 오로지 귓가에 들리는 소리와 촉각에 의존해 자신에게 달려들고 있는 무언가를 죽이고 있었다.
허나-
콰직!
“이런 썅……!”
시각이 봉인된 상태에서 달려드는 무언가를 막기에는 마력도 사용하지 못하는 김현우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투둑!
김현우는 자신의 옆구리를 물어뜯은 무언가를 거칠게 뜯어내며 이를 악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처음 이곳에 들어오고 나서 지금까지.
김현우는 도대체 몇 마리나 있는지 모를 무엇인가를 상대로 끊임없이 방어를 계속하고 있었다.
허나 끊임없이 방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현우는 마치 자신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지울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현우에게는 아무런 정보도 없으니까.
이 심연에 들어오고 나서 몇 시간이 지났는지 몰랐다.
이 기분 나쁜 소리를 내는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몰랐다.
자신을 도대체 어떤 식으로 공격하는지도 모르고, 자신의 주변에 얼마만큼이나 많은 그것들이 있는지도, 김현우는 알 수 없었다.
그래,
모든 것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김현우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은 바로 단 하나의 사실 때문이었다.
정보가 없었기에 김현우는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을 받았고, 말 그대로 어둠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빠드득!
김현우가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사방에서 달려드는 무언가.
“씨발!”
그것들을 쳐내며 김현우는 혹시나 청룡이 해준 말에 단서가 있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분명 청룡은 수련에 관해서 자신에게 이런 저런 말을 해주기는 했다.
허나 그뿐.
그는 수련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저
‘가면 해야 할 게 무엇인지 알게 될 거다.’
라는, 애매한 대답을 통해 김현우의 물음을 회피했다.
그런 아리송한 말만 그에게 해댔던 청룡의 모습이 떠오르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짜증을 내려다-
‘어……?’
-단서를.
‘단서가, 있다?’
-찾았다.
김현우가 생각을 떠올림과 동시에 수많은 그것이 달려들어 그의 생각을 흩어 놓으려는 듯했으나,콰직! 콰드드득!
김현우는 자신에게로 달려드는 그것들을 쳐내며 차분히 생각을 정리했다.
청룡에게 들었던 말을 정리하는 것이 아닌, 왜 자신이 이 수련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그리고 자신이 ‘청룡’이 했던 이 수련에서 자신이 지금 무엇을 얻어가야 하는지도, 김현우는 생각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현우는 곧 ‘정답’을 찾았다.
사실 그것을 정답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좀 어려운 면이 있긴 했다.
그것은 오로지 김현우의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일 뿐이었으니까.
허나 그런데도 김현우의 정신은 초조했던 조금 전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침착해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빠르게 뛰던 심장이 가라앉고, 작게 들렸던 그것들의 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김현우의 주변을 돌고 있는 그것들의 소리.
그 상태에서, 김현우는 또 한번 자신의 몸 안을 관조했다.
거기에서 느껴지는 것은 마력의 부재로 인한 지독한 허무감.
하지만 김현우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몸을 조금 더 깊게 관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았다.’
김현우는, 마력하나 없이 텅텅 비어버린 자신의 몸 안에서, 아주 미약하게 남아 있는 ‘도력(道力)’을 찾을 수 있었다.
분명 마력은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그가 개고생을 하며 만들어냈던 도력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그렇기에 김현우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그것을 움직였다.
우우웅-
마력과는 다르게 마치 자신의 몸처럼 움직이는 도력은 순식간에 김현우의 인도에 따라 몸 여기저기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김현우는 곧 그 자그마한 도력을 자신의 눈 쪽으로 이동시켰다.
그와 함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심연이었다는 게 거짓말이라도 되는 듯 트이기 시작하는 그의 눈.
그리고 곧-
“후…….”
-김현우는 서서히 트이기 시작한 자신의 눈을 통해, 자신에게 달려들었던 수백의 귀(鬼)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