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31
231
231. 범천(梵天)의 연꽃은 누구에게로 향하는가 (1)비를 맞은 채 멍하니 범천의 선언을 지켜보고 있던 이서연과 아냐.
“!?”
“꺅!”
그녀들은 불현듯 무엇인가가 날아와 자신을 잡아채는 것을 느끼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비명을 질렀으나.
“움직이지 마 떨어지니까!”
곧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녀들은 자신을 잡아챈 이 구름과도 같은 무엇인가가 김현우의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움직이던 몸을 멈췄고.
“눈 감아!”
김현우의 말과 함께 이서연과 아냐는 근두운을 타고 순식간에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너희들도 지금부터 한강 쪽 말고 다른 쪽으로 열심히 뛰어라. 가는 김에 하남에 있는 시민들 대피도 시키면 좋고.”
이어지는 김현우의 말에 가면무사들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제각각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 그럼-”
김현우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기술자, 아니 ‘범천’에게 달렸 들었다.
그의 신형이 보이지 않는다.
팟!
그저 원인과 결과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김현우는 정말 단 한순간에 범천의 앞에 도달했다.
그와 동시에 내뻗어지는 주먹.
그러나.
콰직!
분명 단 한순간, 어쩌면 찰나라고도 부를 수 없는 그 짧은 시간에 공격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김현우의 공격은.
“?”
땅바닥에서 솟아올라온 거대한 나무들에 의해 막혔다.
그 순간 김현우에게로 쏘아지는 나뭇가지들을 보며 김현우는 횡으로 몸을 움직여 그 공격을 피한 뒤 곧바로 범천을 공격하려 했으나-쿵!
“쯧!”
김현우가 위치를 바꾸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측면을 막는 나무를 보며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쾅! 콰르르륵!
그와 함께 김현우에게로 쏘아져 나오는 나무를 보며 김현우는 빠르게 혀를 찬 뒤 몸을 뒤로 내빼며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가지를 쳐내기 위해 발을 휘둘렀으나.
콰득!
분명 자신의 발에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부서지지 않는 나뭇가지를 보며 김현우는 자신을 공격하고 있는 이것이 보통 나뭇가지가 아니라는 확신을 내렸다.
그와 함께 시작된 고민.
‘당장 전력을 꺼내야 하나?’
힘을 먼저 내보이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힘을 먼저 내보인다는 것은 자신의 패를 먼저 까는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
물론 자신보다 약한 녀석을 상대할 경우에는 처음부터 힘을 개방해 압도적인 무력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 녀석은 아니야.’
김현우는 본능적으로 범천을 보며 깨닫고 있었다.
지금 앞에 있는 그는 적어도 자신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강할 것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전력을 파악하려고 간만 봐 봤자-‘
지금 상태로는 오히려 범천의 전력을 알아내기보다는 자신의 체력만 깎아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해 빠르게 종합한 김현우는 빠르게 결정을 내렸고, 곧 또 한번 범천을 향해 땅을 박찼다.
쾅!
아까 전과는 다르게 김현우의 진각에 땅이 터져 나가고, 범천은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어느새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나뭇가지를 이용해 김현우를 노렸으나-파직!
“!”
분명 조금 전까지 앞으로 달려 나오고 있었던 김현우의 모습을, 범천은 어느 순간 놓치고 말았다.
보이는 것은 그 자리에 남은 검붉은 색의 전류뿐.
그리고 범천이 그의 움직임을 놓친 그 찰나의 순간에.
우지지지직! 콰드드득!
범천은, 자신의 몸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놓았던 나무가 박살 난 것을 깨달았다.
부서진 나무 사이로 튀어나온 손.
텁.
김현우의 손은 곧바로 소환된 나무 안에 있었던 범천의 멱살을 잡았고, 곧 그를 끌어내었다.
“큭!?”
나무에 부딪혀 범천에게서 터져 나오는 신음과 함께 딱딱한 나무가 마치 종이 부서지듯 박살 나며 범천을 밖으로 끌어내었다.
졸지에 멱살을 잡힌 채 나무 밖으로 끌려나온 범천은 인상을 찌푸리며 김현우를 바라보려 했으나.
빠아아악!
이내 곧바로 날아오는 김현우의 주먹에 대응하지 못하고 얼굴을 맞았다.
“자신 있다면서 왜 갑자기 나무 안으로 기어들어가?”
김현우는 신음을 흘리는 범천을 향해 그런 말을 하며 그의 멱살을 잡은 채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다.
한 대.
두 대.
세 대.
네 대.
“그, 그만!”
“너 같으면 그만 패겠냐!?”
멱살이 잡힌 채 계속해서 머리를 때리는 김현우 덕분에 범천은 저도 모르게 비명을 소리를 질렀으나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계속해서 주먹을 휘둘렀고.
“으아아아악! 이 개자식!!”
콰드드드득!
제대로 방어를 하지 못한 채 연속으로 머리를 얻어맞은 범천은 이내 열이 받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주변의 지반을 전부 없애버릴 수많은 나무줄기를 뽑아냈으나.
“장소 좀 옮기자.”
“!”
이미 나무줄기들이 지반을 뚫고 나올 때.
“먼저 가 있어라.”
패왕(?王)-
김현우는 이미 그의 몸을 집어 던진 채 한계까지 다리를 뒤로 당기는 중이었다.
한계까지 뒤로 당긴 다리에 푸른 마력과 검붉은 마력이 섞여 들어가고, 그와 함께 김현우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지어진다.
그 모습을 보며 범천은 본능적으로 나무줄기와 양팔을 움직여 자신의 몸을 감싸려 했으나.
“늦었어.”
-괴신각(怪神脚).
김현우의 다리는 이미 범천의 배를 후려차고 있었다.
푸른 마력과 검붉은 마력이 마치 증기기관의 연료로 배출되듯 사방으로 뿌려지고, 김현우의 다리에 맞은 범천이 마치 포탄처럼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다.
쉬이이이이익-!!
허공을 가르는 범천.
순식간에 하남의 하늘을 가로지른 범천은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리고 몸을 뒤틀어 자신의 몸을 가누려 했으나.
퍽! 퍽! 퍽! 퍼어엉!
결국 물에 떨어질 때까지 자세를 잡지 못한 그는 한강에 물수제비처럼 몇 번이고 물에 튄 다음이 돼서야 물속에 처박히고 나서야 자신의 몸을 가눌 수 있었다.
“이야, 아주 잘 튀네? 돌멩이 해도 되겠어.”
범천이 몸을 가누자마자 그의 뒤를 뒤쫓아온 김현우는 씩 웃으며 비아냥 섞인 말을 내뱉었다.
“이 새끼……!”
그 말에 분노를 느낀 범천은 일순 분노에 찬 얼굴로 그를 바라봤으나, 이내 억지로 화를 가라앉혔다.
전투에서 지나친 흥분은 독이 되니까.
범천은 김현우의 비아냥거림을 억지로 무시하며 마음을 가라앉힌 뒤, 아까 전 찰나의 순간 이후로 볼 수 없었던 그의 모습을 바라봤다.
파직-파직!
김현우의 모습은 맨 처음 보았던 모습과 확연하게 달라져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바로 머리 위에 떠 있는 황금색의 금고아, 그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그의 몸에 파직거리고 있는 각기 다른 색의 전류였다.
한쪽은 검붉은색의 전류,
또 다른 한쪽은 푸른색의 전류가 김현우의 몸 주변에서 파직거리며 튀어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적 같은 옷을 입고 있군.”
“뭐 네가 입은 그 칙칙한 로브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김현우의 몸에는 원래 제천대성이 입던 황금쇄자갑 대신, 제천대성의 업을 얻었던 김현우가 입고 있던 가죽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 김현우의 모습에 범천은 억지로 화를 가라앉혔으나, 이제는 상당히 딱딱한 느낌으로 김현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원래 네 녀석을 그냥 죽이려 했으나 마음이 바뀌었다.”
“뭐? 마음이 바뀌어? 개 처맞듯 맞더니 갱생한 거야?”
키득키득.
김현우가 피식 웃으며 농담을 던지자 범천은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네 녀석을 곱게 죽이지는 않겠다.”
“그 말도 몇 번을 들었는지 이제는 질리는 걸 넘어서 아무렇지도 않다 야.”
“걱정 마라 후회하게 해줄 테니.”
“그래? 근데 어쩌냐 아마 넌, 나를 후회하게 만들-”
팟!
“!”
“-시간도 없을 것 같은데!”
꽝!
범천의 앞으로 도약한 김현우가 주먹을 휘둘러 그의 몸을 후려치고, 이어서 다리를 휘두른다.
꽈드득!
“크윽!”
아까 전과는 다르게 속수무책으로 김현우의 공격에 당하는 범천.
허나 자신이 일방적으로 승기를 잡고 있는 상황에도 김현우는 끊임없이 범천에게 달려들어 공격을 퍼부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안 된다.’
그 이유는 바로 범천이 힘을 개방하는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
김현우는 지금까지 많은 정복자와 싸워왔고, 그들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힘을 개방하지 않은 채로 자신과 마찬가지인 탐색전을 벌인 뒤 본격적으로 전투에 임한다.
그런 상황에서 김현우는 범천보다 먼저 힘을 개방했고, 그 이득을 최대한으로 취하기 위해서는-
‘힘을 개방할 시간도 주지 않는다.’
-범천이 힘을 개방할 시간도 주지 않고 최대한 그의 힘을 빼놓는 것이었다.
빡!
“이 자식!”
김현우의 생각이 맞았는지, 범천은 어떻게든 김현우의 공격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피하려 했으나 김현우는 그때마다 끈덕지게 달라붙었다.
얼굴을 후려치고, 재빨리 뒤로 빠지려 하는 범천의 다리를 붙잡아 억지로 근거리전을 유도하는 김현우.
빡!
절대로 변할 틈 따위는 주지 않겠다는 듯 최소한의 단타만을 써가며 범천의 체력을 깎은 지 얼마나 되었을까.
텁!
“!”
줄곧 김현우에게 일방적으로 구타를 당하고 있던 범천이 처음으로 움직였다.
범천의 손에 잡힌 김현우의 주먹.
그와 함께 한강의 물속에서 나무줄기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곧 터져 나온 나무줄기는 김현우를 향해 쏘아졌다.
어떻게든 거리를 벌려야만 나무줄기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상황.
허나 김현우는-
“내리쳐라!”
범천과의 거리를 벌리는 것보다는 직접 솟아 올라오는 나무줄기들을 요격하는 쪽을 선택했다.
꽝! 콰가가강! 꽈강!
김현우가 입을 열자마자 순식간에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는 번개는 그에게로 날아오는 번개를 요격했으나-
“쯧-!”
이미 한강을 가득 채울 정도로 불어난 나무줄기의 양은 김현우가 전부 쳐내지 못할 정도로 그 양을 불려 나갔고, 결국 김현우는 거리를 벌릴 수밖에 없었다.
콰르르르륵!!!
순식간에 김현우가 있던 자리로 몰려드는 나무줄기, 그 모습을 보며 김현우는 인상을 찌푸린 채 도력을 모아 비가 내리고 있는 하늘에 쏘아 보냈다.
그와 함께 퍼지기 시작한 김현우의 도력은 순식간에 한강 근처에 있는 구름들에게로 스며들었고.
“뢰목(雷木).”
김현우의 한마디에, ‘푸른 나무’가 한강에 떨어져 내렸다.
푸른색의 나뭇가지들이 솟아올랐던 나무줄기들을 태워 없애고, 범천을 방어하고 있던 거대한 나무를 없애 나간다.
그와 함께 푸른빛으로 물드는 세상 속에서 김현우는 범천의 앞을 막고 있던 나무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앞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늦었군.”
“……씨발.”
그곳에, 지금까지 김현우가 봐오던 범천은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검은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던 남자는 어느새 누가 보더라도 굉장히 성스러워 보이는 새하얀 성의를 입고 있었고.
그 오른손에는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연꽃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김현우는 곧 자신의 앞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김현우가 바라보고 있는 그곳.
그곳에서는 나무의 줄기가 줄기를 타고-
“-썅.”
-거대한 여래가, 만들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