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284
284화. 심마(心魔) (1)
“무슨-!”
형체 없는 자는 자신의 주먹을 막아내곤 미소를 짓고 있는 김현우를 보며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에 반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현우.
만약 그가 형체 없는 자의 공격을 피했다면야 어느 정도 운으로 치부하고 넘길 수도 있었으나 김현우는 그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막아냈다.
그것도 엉망진창인 몸으로.
그의 몸은 멀쩡하지 않다.
물론 아주 미세하게 재생되고 있었으나 당장 쓰러져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그의 몸은 좋지 않았다.
형체 없는 자가 이를 악물며 김현우를 바라보자 김현우는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름이 느껴지는 비웃음을 머금은 채 대답했다.
“왜? 더 해봐? 설마 주먹 한 방 막혔다고 포기하는 거야?”
김현우의 도발.
형체 없는 자는 참지 않았다.
꽝!
그의 비어 있던 오른손이 곧바로 움직여 이번에는 김현우의 머리를 향해 날아간다.
이번에도 그 속도와 파괴력은 변함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이번에는 그 속도와 파괴력이 더더욱 올라갔다.
키이이이이잉-!
이번에 내지른 형체 없는 자의 공격은 애초에 그 소리가 뒤따라왔을 정도로 빨랐으니까.
허나-
“힘자랑하냐?”
“!”
김현우는 어느새 형체 없는 자의 뒤에 서 있었고, 형체 없는 자의 주먹은 그가 서 있었던 벽을 때리고 있었다.
쾅-콰지지지직! 쿠구구구구궁-!
때맞춰 무너지기 시작하는 벽.
형체 없는 자는 벽에 박혀 있는 자신의 주먹을 빼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려 김현우를 바라봤다.
형체 없는 자의 안개에서는 더 이상 표정을 나타내는 안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다만 붉게 빛나는 두 눈이 김현우를 마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콰가가가각-!
아무런 말도 없이 형체 없는 자는 곧바로 김현우에게 달려들었다.
그의 주먹이 순식간에 김현우를 노리고 쏘아진다.
무섭도록 빠른 속도.
분명 이전이라면 김현우는 그 속도에 대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형체 없는 자의 주먹에 몇 번이고 후려 맞았을 것이었다.
그랬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김현우는 형체 없는 자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머리를 노리고 내지를 주먹을 오른쪽으로 고개를 비틀어 피해내고, 다리를 노리고 휘두른 발을 한 걸음 물러서는 것으로 피한다.
동시에 심장을 노리고 쏘아진 주먹은 가볍게 허리를 옆으로 비틀어 피해낸다.
분명 이전이라면 해내지 못할 회피를, 김현우는 보여주고 있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점점…… 익숙하게 피해내고 있다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김현우 형체 없는 자의 공격을 한 끗 차이에서 조금씩 여유롭게 피해 나가기 시작했다.
쾅! 콰가가가각! 쾅!
소름끼치는 소리가 연달아 들리며 김현우의 청각을 빼앗고, 사이사이에서 터져나오는 돌조각과 잔해들이 그의 눈을 가린다.
허나 그럼에도 김현우는 형체 없는 자의 공격을 피해냈다.
아니, 오히려 어느 순간-
빠아아악!
“큭!?”
김현우는 형체 없는 자의 머리에 박치기를 하는 것으로 그의 공격을 끊었다.
눈이 핑그르르 돌 정도로 고통.
형체 없는 자로서는 굉장히 오래간만에 느껴봤던 고통에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고, 그는 곧 인상을 찌푸리며 김현우에게 시선을 옮겼으나-꽝!
그는 김현우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몸을 벽 한구석에 몸을 처박을 수밖에 없었다.
또 한번 느껴지는 끔찍한 고통에 형체 없는 자의 입이 벌어지고, 그렇게 벽에 처박히고 나서야 형체 없는 자는 김현우의 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형체 없는 자가 아주 옛날에 느낄 수 있었으나 지금은 잊어버렸던 ‘위기감’이었다.
허나 형체 없는 자는 그 위기감을 깨달은 뒤, 지금 일어난 일 덕분에 그보다 더한 감정을 떠올리고 말았다.
정확히는 자신에게 고통을 안겨준 김현우 덕분에, 머릿속에 떠오른 또 하나의 감정.
허나 그는 머리 위로 떠오르는 그 감정을 억지로 밀어 넣은 채 곧바로 벽 밖으로 걸어나가 자신을 바라보는 김현우를 마주 봤다.
여전히 그의 몸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허나, 형체 없는 자의 눈에 김현우는 더 이상 우습게 보이지 않았다.
“네 녀석…… 대체 어떻게……!”
형체 없는 자가 이를 악물며 입을 열자, 김현우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뭘 어떻게?”
“어떻게 알아차린 거냐! 도대체 어떻게……!!”
형체 없는 자의 서슬 퍼런 고함.
그에 김현우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글쎄, 어떻게 대답해 줄까?”
김현우가 조금 전과 다르게 형체 없는 자와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이유.
그것은 그가 바로 눈동자의 조언 속에서 형체 없는 자가 숨기고 있는 진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뭐, 네 능력의 진실을 알았다고 답해주면 되려나?”
그래, 김현우는 형체 없는 자가 숨기고 있는 능력을, 눈동자의 조언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맨 처음, 김현우는 눈동자가 만들어 준 그 찰나의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눈동자가 해준 조언에 대해서 생각을 이어나갔었다.
김현우는 맨 처음 눈동자가 말해주었던 조언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난 뒤, 김현우는 곧 눈동자가 해주었던 조언을 ‘형체 없는 자’에게 대입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중에서 그는 하나의 가능성을 떠올렸다.
물론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고도 그저 ‘설마’라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치부할 만한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현우가 떠올린 형체 없는 자의 특성은 바로
‘내 마음가짐에 따라 그 강함이 바뀌는 게 아닐까?’
라는, 그냥 생각해 보기에도 어처구니없는 능력이었으니까.
사실 누구에게 이야기하더라도, 김현우의 그 생각은 어처구니 없는 생각 그 이상 또는 이하로 취급될 만했다.
애초부터 그것은 지극히 허무맹랑한 이야기였으니까.
물론 김현우도 처음에는 그 하나의 가능성을 그저 ‘설마’로 생각할 뿐, 그 이상의 가능성을 점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점점 김현우의 생각이 깊어지게 되자 그는 ‘설마’라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그 가설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왠지 자신이 세워 놓은 그 어처구니없는 가설이 왠지 모르게 눈동자가 했던 말들과 맞아 들어간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맨 처음 김현우가 형체 없는 자를 만났을 때.
형체 없는 자의 기운은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졌었다.
그 이후 그는 김현우와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닌 대화를 했었고, 곧 김현우는 형체 없는 자의 말을 듣고는 인상을 찌푸렸었다.
그는 굉장히 광기 넘치고, 또한 오만한 말투로 김현우를 깔봤으니까.
그리고 그때, 아주 미세하기는 했으나 김현우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점점 강해지는 것을 깨달았었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김현우는 그저 형체 없는 자가 고의로 기운을 더 내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그가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생각했던 결과 어쩌면 형체 없는 자는 자신이 그를 강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더 강한 힘을 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도 그럴 것이 맨 처음 김현우가 업을 개방했을 때, 그는 형체 없는 자를 압도했었다.
그러나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이 받은 피해를 회복을 했을 때.
그의 기세는 변함이 없었고, 오히려 더더욱 늘어나 있었다.
그 이후에는 어땠는가?
그가 다른 사람의 업을 사용 할 수 있다며 자신에게 보여주었을 때, 김현우는 분명 조금 힘들기는 했으나 그가 보여주었던 다른 이들의 업을 버텨내기는 했다.
하지만 형체 없는 자의 말을 듣고 나서, 그가 본격적으로 자신을 깔보며 전투에 돌입했을 때, 그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함을 보여줬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그 녀석은 그 상태에서 계속해서 강해졌다.
끝없이 공격을 할 때도 그의 공격은 점점 강해졌고.
거의 마지막에 와서 형체 없는 자는 아예 김현우가 대항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그리고 그때의 생각을 여러 번 떠올리는 것으로, 김현우는 그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미약한 확신으로 만들 수 있었다.
분명 그때 당시에 김현우는 그가 자신을 가지고 놀며 서서히 힘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이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김현우가 약한 생각을 할 때마다 점점 강해진 것이었다.
그가 끝없이 끝나지 않는 린치를 억지로 버티며 분명 익숙해져야 할 공격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했을 때 그의 공격은 더 강해졌고.
김현우가 머릿속에서 패배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도 그는 더욱더 강해졌다.
그것을 깨달은 김현우는 결국 눈동자에게 들은 조언까지 합쳐 하나의 확신을 만들어 냈고, 그 다음에는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형체 없는 자를 마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김현우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럴 것이, 분명 어둠에 둘러싸이기 전 느꼈던 형체 없는 자의 그 살이 떨릴 정도로 소름 끼치던 기운은 느껴지기는 했으나 더 김현우를 압박하지 못했다.
그리고 김현우에게 느껴지는 형체 없는 자의 기운은 그의 주먹을 막은 그 순간부터 더 이상 김현우를 위협할 수 없었다.
“네 녀석이 갑자기 무슨 제주로 내 능력을 깨달았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렇다고 해도 네가 나를 이길 수 있을 리 없다……!”
김현우가 자신만만하게 형체 없는 자를 바라보고 있자. 그는 이제 이전에 썼던 그 여유로운 가면을 벗어 던지고는 상당히 격앙된 어조로 입을 열고는 그대로 김현우에게 달려들었다.
탓-!
형체 없는 자의 속도는 빨랐다.
그러나-
텁-!
“아닐걸?”
“!!”
-그의 속도는 분명 이전과 같지 않았다.
그의 주먹을 받아낸 김현우가 입가에 비틀린 미소를 짓자, 형체 없는 자는 눈을 부릅뜨고는 이내 자신의 발에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그의 다리에서 증기처럼 터져 나오는 검은 마력.
그 모습을 본 김현우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씨익 웃으며 형체 없는 자와 똑같은 자세를 잡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원래 자신의 사용하던 기술의 자세를 잡았다.
서로의 다리에서 증기기관처럼 마력이 터져 나온다.
형체 없는 자에게서는 시커먼 기운이 마치 이 세상의 대기를 어둡게 물들이겠다는 듯 터져 나오고, 김현우의 다리에서는 새하얀색의 광휘가 그런 검은 기운에 대항해 터져 나온다.
그리고 그것이 한계점이 도달했을 때, 김현우와 형체 없는 자는 너나 우선할 것 없이 서로를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꽈아아아아아앙────삐──────!!!!
그와 함께 터져 나오는 것은 엄청난 폭발.
그러나 김현우는 그 새하얀 광휘 속에서도 시야를 빼앗기지 않은 채 형체 없는 자의 다음 행동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형체 없는 자의 뒤에는 마치 어디에선가 보았던 시커먼 색의 만다라(曼陀羅)가 피어 있었으니까.
허나 김현우는 그렇게 피어난 연꽃을 보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김현우는 준비를 시작했다.
자신이 괴력난신(怪力亂神)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냈던, 유일무이한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를.
그리고 그렇게 김현우가 자세를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키이이이잉-!!
-그의 위에, 새하얀 만다라(曼陀羅)가 개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