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04
304화. 바가지 잘 긁는 법 (1)
탑의 최상층.
“그럼, 이만 나는 돌아가 보도록 하지.”
“벌써?”
“말하지 않았나? 지금 여기서 대외적으로 친분 관계를 맺지 않은 너와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게 관리기관에 걸린다면 괜한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뭐-
“아직 하지 못한 이야기가 좀 많긴 하다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 걸릴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길게 이야기하는 것도 웃기니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지.”
“아니, 다음이 언제인데?”
김현우의 물음에 데블랑은 이야기했다.
“다음 탑주회의다. 듣기로는 네가 오늘 그 난리를 피우는 바람에 탑주회의가 너무 빨리 끝나서 조만간 다시 연다고 하더군.”
“……그래?”
“그래. 그러니까 우선은 조용히 있어라.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음 탑주회의에서 대외적인 명분을 만들고 난 뒤로 하고 말이야.”
데블랑은 그렇게 말하고는 더 이상의 이야기는 끝이라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고, 곧-파지지직!
파직거리는 전류와 함께 데블랑은 김현우의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거, 이 새끼들은 사람 궁금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도 알고 있는 건가?”
그렇게 사라진 모습에 잠시 투덜거린 김현우.
그도 그럴 게 김현우는 관리기관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듣기는 했으나 아직 그가 궁금해하던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질문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관리기관 말고도 눈동자의 정체가 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것뿐인가?
김현우가 묻고 싶었던 것은 상당히 많았으나 데블랑은 김현우가 미처 질문을 하기도 전에 ‘우선은 기다리는 게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는 가버렸다.
‘관리기관 이 새끼들이 개 씹 양아치 새끼들이라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나…….’
김현우가 그렇게 생각하며 데블랑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고 있자 노아흐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대단하군.”
“갑자기 뭐가?”
“조금 전에 우리 앞에 나타난 남자 말일세. 데블랑이라고 했던가? 그자가 대단하다고 말하고 있는 걸세.”
“뭐…… 탑주니까 당연히 어느 정도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기는 하겠지.”
김현우의 말에 노아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말하려는 것은 그게 아닐세.”
“그게 아니라고?”
“그래, 정확히는 그가 사용하고 있는 아티팩트들이 대단하다는 말을 하려고 한 것이었네.”
“아티팩트?”
“그래, 물론 처음에야 나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그가 이곳에서 빠져나가고 나서 알 수 있었네.”
노아흐의 말에 김현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었다.
“걔가 이곳에 와서 뭘 했다는 거야?”
“결계를 쳤네.”
“결계?”
“그래,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라면 아예 눈치도 채지 못할 정도로 티가 나지 않는 굉장히 세밀한 결계.”
“아니 그건 또 뭔 소리야?”
“아까 그가 말하지 않았는가? 지금 자네와 만나는 것을 관리기관에 들키는 순간 의심을 사게 된다고.”
“그 녀석이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
김현우의 긍정.
그에 노아흐는 대답했다.
“한마디로 그는 우리가 모르는 그 짧은 순간에 관리기관의 눈을 속일 만한 결계를 쳤다는 말일세. 거기에 덤으로 결계를 친 흔적조차 남기지 않다니.”
노아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굉장히 놀라운 것을 발견한 것처럼 몇 번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감탄했으나.
“…….”
정작 김현우는 도대체 어디에서 감탄해야 할 부분을 찾아야 할지 모를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대체 뭐가…… 아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건데? 라는 물음을 던지려 했던 김현우는 이내 입을 다물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번에 노아흐에게 이동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처럼 그가 질문을 해봤자 또 알 수 없는 소리를 할 것이 뻔할 뻔 자였기 때문이다.
‘또 무슨 이동법칙이니 뭐니 하는 소리를 하겠지.’
결국 아브와 함께 결계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 노아흐를 한번 바라본 김현우는 아까 전 데블랑이 했던 말을 상기했다.
‘……우선은 다음 회의가 있을 때까지 조용히 있어라……인가.’
사실 기다리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았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반대로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었다.
‘당장 정확히 알고 있는 정보가 없으니까.’
그렇기에 김현우는 느긋하게 팔짱을 끼고 허리를 의자에 기대며 생각했다.
‘그럼, 조금 정도는 기다려 주도록 할까.’
애초에 혼자서 날뛰는 것보다는 같이하는 게 더 편할 테니까.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 휴식을 취할 겸 슬쩍 눈을 감았고, 이내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가디언, 편지가 왔는데요?”
“……편지?”
-김현우는 어느새 허공에서 나타난 편지를 보며 되물었다.
xxxx
그다음 날.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 내부의 레스토랑.
“……그래서 카지노를 통째로 날려 버리신 거예요?”
구미호의 물음에 이서연은 벌써부터 골이 아프다는 듯한 말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안 그래도 어제 SNS에 너나 할 것 없이 올라오는 사람 얼굴이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오공 님이었다니.”
“사상자가 나지 않아서 다행이지. 만약 사상자라도 났으면 일이 엄청 복잡하게 돌아갈 뻔했어…….”
이서연은 그렇게 말하며 어제, 청룡과 함께 보았던 그 장면을 떠올렸다.
자신의 자리에 돈을 쌓아 둔 채 보안 요원과 티격태격 하며 싸움을 하고 있는 손오공의 모습.
그리고 그것을 구경하는 구경꾼들.
물론 실랑이가 거기에서 끝났다면 그때의 일은 여행을 와서 생긴 간단한 해프닝 정도로 넘어갈 것이었으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설마…….’
시작점은 바로 보안 요원이 억지로 손오공의 몸을 잡아채 끌고 가려 한 것이 문제.
손오공은 자신을 끌고 가려는 보안 요원을 떼어내는 데 성공했으나 저도 모르게 힘을 주어 바로 뒤에 있던 김현우 동상을 팔꿈치로 세게 후려쳐 버렸고.
‘동상이 쓰러질 줄이야.’
손오공의 그 행동 덕분에 분명 상당히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던 동상은 그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다리 부분이 깨져 뒤로 기울어졌다.
가볍게만 봐도 7M정도는 되어 보이는 동상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모습에 사람들은 대경실색을 하며 피했고, 그것을 손오공이 급하게 막느라 딱히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그 장면은 현재 SNS를 타고 전 세계에 퍼지는 중이었다.
물론 그것뿐이라면 그저 손오공이 그냥 SNS 스타가 돼버렸네? 정도로 어찌어찌 힘들게 넘길 수 있을 정도였으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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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야 지금 여기서 나오고 있는 거 아무리 봐도 아랑길드 이서연 길드장 아니냐?
글쓴이 ㅁㄴㅎㅎㅎ
야 지금 멕시코시티에서 퍼지고 있는 카지노 영상에서 김현우 동상 깨고 튄 사람이랑 같이 다니는 사람 이서연 길드장이랑 존나 비슷하게 생기지 않았냐?
아니 비슷한 걸 넘어서 완전히 똑같던데 본인 아니냐? ㅋㅋㅋㅋㅋ킹리적 갓심 ON 인 부분 ㅇㅈ?
댓글 772
마실나왔다 : 이거 나도 씹동감, 처음에는 그냥 대충 봐서 몰랐는데 나중에 그 남자 도망칠 때 같이 뛰어가는 여자 보니까 이서연 길드장 맞는 것 같던데?
지금부터집갈준비함 : ㅇㅇ 그거 이서연 길드장 맞는 걸로 아는데? 지금 헌터킬 베스트 올라가봐라 저기에 있는 여자랑 이서연 길드장 비교해 놓은 거 있음 거기 가보면 그냥 빼박 이서연 길드장인 거 나온다 ㅋㅋ카미사마 : 와 이서연 돈 존나 많이 벌었다고 호스트 양옆에 끼고 멕시코시티에서 놀고 있었누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존나 잘생겼네 ㄹㅇ. 나도 돈 많으면 이서연처럼 양쪽에 여자 끼고 놀고 싶다 시발 ㅋㅋ;
ㄴ 호로록 : 이서연 길드장 양옆에 있는 애들 존나 잘 생긴 건 킹정인데 쟤들이 뭔 호스트임 ㅋㅋ 딱 봐도 헌터들인 것 같은데. 어떻게든 잘나가면 음해하고 보는 킬붕이 클라스 딱나왔죠?
ㄴ 카미사마 : ㅈㄹ 작작 해라 병신아 딱 봐도 그냥 팩트인 걸 말하고 있고 이미 다 링크에서 확인된 걸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추하게 붙잡고 늘어지네;;; 혹시 이서연 팬이세요??
……
…….
……
.
2X손수건 : 이서연 취향 확고하네 ㅋㅋㅋㅋ 원X 뺨따구는 열 대 정도 때릴 정도로 잘생긴 남자가 취향이었잖아?
—-
문제는, 바로 SNS에 퍼진 영상에 손오공과 함께 도망치는 이서연의 모습이 찍혔다는 것이었다.
사실 화질이라도 좀 흐릿하면 어떻게든 자신이 아니라는 식으로 둘러대며 은근히 상황을 넘길 수도 있었으나.
“에휴.”
지금 SNS에 퍼지는 영상의 화질은 영상에 찍힌 것이 이서연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좋다.
그리고 그 덕분에 지금 이서연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실시간으로 새로운 밈과 유명세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당연히 좋은 쪽이 아닌 나쁜 쪽으로 말이다.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던 이서연이 저도 모르게 이마를 탁 치며 한숨을 내쉬자 구미호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이서연을 위로했다.
구미호도 오늘 아침 SNS에 이서연에 관한 썰이 어떻게 돌고 있는지 대충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쉬러 온 건데…… 어떻게 더 머리 아픈 일이 일어나는 거야 대체…….’
그렇게 이서연이 자신에게 당장 닥친 일에 대해 짙은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쯤 이제 막 다음 날 저녁을 맞이하고 있는 한국.
“…….”
김현우의 자택에는 세 명의 여성이 앉아 있었다.
다인용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은 바로 미령과 하나린이었고, 그 앞에 앉아 있는 것은 왠지 기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야차였다.
그녀는 왜인지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둘을 한 번씩 바라보고는 이내 재미있다는 듯 쿡쿡거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 정ㄹ- 이, 아니라 네 서방의 몸을 보신시켜 줄 만한 약을 원한다고 했느냐?”
야차의 질문.
그에 미령과 하나린은 슬쩍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이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맞다.”
“맞아요.”
그 대답에 재미있다는 듯 날카로운 이빨을 더더욱 드러내는 야차.
그녀는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확실히 최근 그 녀석을 보고 있으려니 상당히 몸이 허해 보이기는 하더구나. 은근히 피로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고 말이다.”
“…….”
“…….”
기다렸다는 듯 시선을 각각 반대로 돌린 그녀들.
야차는 그 모습을 보며 키득거리더니 이내 자신의 품속을 뒤적거려 어느 한 작은 병을 꺼내들고는 이내 식탁 아래에 내려놓았다.
호리병을 작게 축소시켜 놓은 듯한 병.
“이건……?”
“신옥수라고 하는 물건이다. 원래라면 고작 남자의 정- 이 아니라 몸을 보신시키는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아까운 영수이기는 하나 너희들이 원한다고 하니 주도록 하마.”
야차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손을 뻗는 둘.
그러나 그 둘의 손은 식탁에 놓여 있던 신옥수를 가져가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야차는 식탁 위에 올려놓았던 신옥수를 다시 집어 들었으니까.
도대체 무슨 의미냐는 듯 고개를 올린 김현우의 제자들.
그들을 보며 야차는 씨익 웃고는.
“그 대신, 너희도 내 부탁을 하나 들어줘야겠다.”
-이내 그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