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45
45
045. 순위 좀 높다고 깝치지 마라(4)
“이, 이런 미친……!”
“어떻게!?”
판데모니엄의 간부진들이 순식간에 산개한다.
잭이 들고 있던 지포 라이터가 순식간에 액체처럼 변해 그가 사용하는 두 개의 총으로 변한다.
아스오가 들고 있던 흑도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아냐의 스테프가 보라색 마력을 강하게 발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김현우는 무척이나 느긋하게-투두둑…투두두두둑!!
자신의 온몸에 감겨 있는 사슬을 부쉈다.
콰치치치직!
겹쳐있던 5개의 마법진 중 하나가 사라진다.
크그그그그극-
“속사!”
잭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수많은 S급 헌터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갔던 총알을 쏘아 보낸다.
탕! 타타탕!
그가 들고 있는 총에서 솟구치는 화염과 소음.
일반적인 총알보다도 빠른 속도로 공기를 관통하며 날아가는 열두 발의 총알, 허나 그가 김현우의 온몸을 노리고 쏘아 보낸 12발의 총알은 김현우의 몸에 닿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잭이 날려 보냈던 총알은 전부….
“뭣…!?”
김현우가 내민 주먹 하나에, 전부 잡혔다.
다른 이들은 보지 못했지만, 잭은 알 수 있었다.
다른 녀석들보다 비정상적으로 민첩 등급이 높은 잭은, 그 한순간 날아가고 있던 총알들이 모조리 김현우의 주먹 하나에 막히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다.
콰치치치직!
또 하나,
마법진이 사라진다.
“순간 일격”
아스오의 입에서 나온 그 언어가 시스템에 읽혀 들어가 그의 몸과 무기를 보정하기 시작한다.
그가 들고 있던 검이 순간 새하얗게 빛나고, 아스오는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그 상황에도 무척이나 침착하게 김현우를 노려,
츳-
검을 발도했다.
그렇게 해서 날아가는 것은 붉은색의 검기.
아스오가 ‘검귀’라는 이명을 가지게 해 주었던, 그 무엇도 베어버릴 수 있는 붉은색의 검기는,
“!?”
김현우가 가볍게 몸을 뒤트는 것으로 피했다.
김현우를 감싸고 있던 마법진이 또 하나 깨지고, 그의 다리를 묶고 있던 속박진이 사라진다.
그 상황에서-
김현우는 뒤로 튀어나간 세 명의 용병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실험해 보지 않았었지.’
탑에 갇혀 무술을 수련할 때.
김현우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그 모든 무술을 혼자 따라 해보고, 혼자 배웠다.
허나 그런 그가 유일하게 제대로 따라하지 못했던 무술과 기술들이 있었다.
바로 어떤 보조가 필요한 기술들.
순수하게 신체의 힘이 아닌, 웹소설에서 나오는 무술들은 거의 대부분이 신체의 힘 외에 보조적인 힘이 필요했다.
마력, 또 어느 곳에서는 내공, 다른 곳에서는 오라.
웹소설에 나오는 거의 모든능력들은 한 마디로 ‘마력’과 같은 보조능력의 존재성을 부각 시켰다.
그가 썼던 천마의 기술 또한 마찬가지.
하지만 김현우는 천마와의 싸움을 통해 마력을 얻었다.
그리고 곧 김현우가 천마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는 건-
“아아, 이것은 ‘총알’이라는 것이다.”
던지면 총알로 사용할 수 있지.
탑 안에서 마력이 없어 사용할 수 없었던 그 모든 기술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였다.
김현우의 손에 쥐어져 있던 총알들이 일순 그의 손을 떠나 하늘로 날아오른다.
누구의 시선에서는 빠르게, 허나 김현우의 시선에서는 무척이나 느리게 보이는 그 장면에서 김현우는 떠올렸다.
그것은 흔한 양판소 속에 나오는 장면이었다.
총을 주 무기로 사용하는 주인공이, 총을 잃어버려 더이상 공격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그는 총으로 총알을 발사하는 게 아닌-
“핸드-.”
손가락 끝에 마력을 집중에 총알의 뒤를 치는 것으로, 총알을 발사했었다.
“-건!”
엄지와 검지를 들어 손가락을 총 모양으로 바꾼 김현우가 검지의 끝에 검붉은 마력을 모은다.
마력을 사용함으로 인해 이미 넓혀져 있는 혈도를 통해 그의 마력이 돌기 시작하고, 그의 검지에는 검붉은 마력이 넓게 퍼지다 일순 작게 응축된다.
손톱만큼 작게 응축된 김현우의 마력.
그 상태에서 김현우는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는 잭을 바라봤다.
서둘러 총을 조준하는 잭.
그 타이밍에 맞춰 김현우는 잭과 정확히 수평하는 한 발의 총알에 검지 끝을 가져다 댔고, 총알의 뒷부분과 검지가 닿는 그 순간-꽝!
응축시켜 놓았던 검은 마력을 검지에서 폭발시켰다.
김현우의 손에서 미사일이 터져나가는 것 같은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으로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총알이-
“끄…헉!?
-잭의 심장을 꿰뚫었다.
잭이 입고 있던 S등급의 방어구를 뚫고 들어간 총알.
그것은 정확히 잭의 심장 한가운데에 박혀 그의 목숨을 앗아갔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그의 죽음에 아냐와 아스오의 눈빛에 어스름한 공포가 깃든다.
본능적인 공포,
무엇으로 인해 공격당하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이들이 느끼는, 원초적인 공포감.
콰치치치직!
그러는 와중에도 김현우를 묶고 있는 마법진은 깨져나갔고, 김현우는 씩 웃음 지었다.
그가 탑 안에서 익혔던 수많은 기술들과 무술들이 자신의 손안에서 펼쳐지는 느낌.
그저 겉모습만 상상으로 익혔던 기술이 자신의 손을 통해 재현되는 모습은 김현우에게 썩 나쁘지 않은 고양감을 선사해 주었다.
김현우는 곧바로 다음 타깃을 정했다.
이번에는 흑도를 쥐고 있는 남자.
선택을 했기에 행동은 빨랐다.
그는 곧바로 몸을 움직여 반으로 갈라져 죽어 있는 메가 엘리게이터의 시체를 집어 들고는 곧바로 아스오에게 돌격했다.
그는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떴으나, 이내 잘되었다는 듯 발도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김현우는 다시 한번 자신의 기억 한 구석에 있던 수많은 기술을 떠올렸고.
5M가 넘어가는 메가 엘리게이터의 몸 정도의 거대한 무기를 사용해야 했던 ‘남자’의 기술을 떠올렸다.
“거인-(巨人-)!”
전 세계가 거인에게 침략당해 지구가 멸망을 향해 걸어가던 때, 거인들을 막아내기 위해 거대한 망치를 무기로 삼은 어떤 남자의 기술.
“살-(殺).”
거인의 머리를 터뜨리기 위해 그 남자가 사용했던 기술이-꽈────앙!
김현우의 손에서 다시 한번 재현되었다.
아스오가 있던 지반에 마른 나뭇가지처럼 상흔이 새겨진다.
그나마 조금밖에 없던 땅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 사라지고, 늪지의 물이 크게 터져나가며 물속에 있던 엘리게이터들이 하늘로 떠오른다.
그 상황에서, 이미 김현우는 하늘에 떠오른 엘리게이터를 밟고 마지막 남은 적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사…사사살려주세요!!!!”
그녀의 갑작스러운 항복에 주먹을 멈췄다.
그녀는 김현우가 공격을 멈췄다는 것을 깨달음과 함께 입을 나불거리기 시작했다.
“아아아아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여기서 죽기 싫어요? 네? 진짜 살려 주세요.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저, 저! 시키는 거 다 할 수 있어요! 네?”
“…그래? 다 할 수 있다고?”
“네, 네네! 저 다 할 수 있어요! 저 마법 잘하거든요? 네? 막 아이템도 C등급이긴 한데 잘 만들 수 있고-마…….”
“그럼 뒤져.”
김현우는 쥐었던 손을 크게 내리쳤다.
애초에 그에게 있어 자신을 공격했던 녀석을 살려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나중에 어떤 꼴을 보려고 살려주는가?
우선 적의를 품었고, 한번 제대로 싸웠다면 다시 화해라는 것은 없는 거라고 김현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마법진! 저 마법진도 그릴 수 있어요!”
아냐의 머리 1㎝ 정도에 멈춰진 김현우의 주먹.
“…마법진?”
“네, 네네! 마법진이요! 저 마법진도 잘 그리거든요? 저 있으면 여기저기 다 편하게 옮겨 다닐 수도 있고…… 네? 네? 진짜 편해요!”
비굴하게 헤헤 거리는 아냐를 보며 김현우는 짧게 고민하더니 물었다.
“마법진 고칠 수도 있냐?”
“네, 네네!! 당연하죠! 저 이래 봬도 명색이 서클러라는 이명까지 달았는데 그거 하나 못 고치겠습니까?”
김현우의 말에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비굴하게 양손을 비비며 말하는 아냐. 김현우는 그런 아냐를 빤히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래?”
“네…… 네!”
‘주, 죽기 싫어! 죽기 싫어!’
아냐는 살고 싶었다.
조금 전,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다.
그녀가 보았던 것은 그저 데리고 왔던 자신의 동료들이 김현우의 공격 몇 번에 죽는 모습을 봤을 뿐.
그렇기에 그녀는 저항을 그만뒀다.
그리고 저항을 그만두는 대신 그녀는 목숨을 구걸했다.
그녀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았다.
김현우의 시선이 아냐를 유심히 관찰했다.
————————
이름: 아냐
나이: 23
성별: 여
상태: 양호 (불안, 초조)
-능력치-
근력: A-(B-)
민첩: S-
내구: A-
체력: B-
마력: S++
행운: B
성향: 생존주의
SKILL –
정보 권한이 하위에 해당함으로 능력치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
‘생존주의?’
김현우는 앞에 떠 있는 쭉 훑어본 김현우는 성향에 써져 있는 생존주의를 보며 슬쩍 고개를 갸웃했다.
‘생존주의는 또 뭐지? 게다가 근력 표시는 또 뭐고.’
“흠….”
대충 감이 오기는 왔는데 역시 이 성향 시스템은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 그래도 없는 것보다 몇 배는 낫지만.
김현우는 잠시간 그녀의 능력치를 보며 고민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야.”
“네…네네!”
“마법진 고치는 데 뭐 필요하냐?”
“그…아,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마력석 하고 제 손가락만 있으면….”
“그래? 그럼 스태프 내놔.”
마치 동네 양아치처럼 당연하다는 듯 손을 척 내놓는 김현우의 모습에 아냐는 자신이 시안의 암거래장에서 산 40억짜리 스테프를 소중하다는 듯 쥐었으나, -이내.
“여기요…….”
스테프를 김현우의 손에 쥐여주었다.
순간 아냐의 얼굴이 울상 비슷하게 변했으나, 김현우는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스테프의 정보를 확인했다.
——
이탈람의 첫 번째 지팡이.
등급: S+
보정: 없음
스킬: 캐스팅 심화 , 캐스팅 가속 , 순간 주문 , 메모라이즈 , 자동 심화 , 마력 증폭-스킬, 정보 권한으로 숨겨진 설명 확인이 가능합니다.-
——
‘오,’
S+ 등급의 무기라 그런지 6개나 붙어있는 스킬을 보며 새삼스레 스테프를 다시 본 김현우는 이내 어깨에 스테프를 걸치고 말했다.
“벗어.”
“네?”
“벗으라고.”
“…버, 벗으라고요?”
“…그럼 안 벗게?”
김현우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자 아냐는 낭패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어…어떻게 하지?’
아니, 대충 예상을 하고 있기는 했다.
자신은 처음부터 마력 재능이 높아 랭커에 진입하기 전에도 좋은 길드에서 성장했던 반면 그녀와 함께 탑을 나온 동료들은 하나같이 험한 꼴을 당했다.
생각보다 재능이 없어 밑바닥 용병 생활을 전전하던 친구들이 많았고, 그런 그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는 헌터끼리 싸움이 났을 때, 여성 헌터는 곱게 죽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냐는 불안한 눈빛으로 김현우를 바라봤다.
여기서 거절하면 살 수 있을까?
아니, 불가능하다고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아까 전 그의 손속을 봤을 때, 거절하면 죽음뿐이었다.
그렇기에 고민하던 그녀는 조금이라도 생존할 수 있는 길을 택하기 위해 덜덜 떨며 입을 열었다.
“네….”
그녀의 손이 덜덜 떨며 입고 있던 로브를 풀었다.
그 안에 입고 있는 분홍색의 반팔, 그녀는 눈을 꼭 감고 분홍색의 반팔을 벗기 시작했고-빡!
“꺄아아아—!?”
그녀는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고통에 뒷머리를 잡고 비명을 지르며 김현우를 바라봤다.
“장난치냐?”
김현우의 말에 순간 얼어붙은 그녀는 아, 아아 하며 입을 달달 떨었지만,
“아티팩트 벗으라고 미친년아.”
빡!
김현우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뒤통수를 한 대 더 가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