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ood Knight's Villains RAW novel - Chapter (242)
나의 악당들 242화
49. 방문자들(5)
웬 군대가 접근 중이라는 소식에 나는 한달음에 성문으로 달려갔다.
문루에 올라 들판을 살펴보니 과연 국왕의 깃발을 앞세운 군대가 이쪽 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저 깃발 좀 봐. 설마 왕이 직접 온 건 아니겠지?”
“오늘내일하는 노친네가 여기까지 왔겠냐? 왕의 기수가 온 거겠지.”
내 왼편에 모여 수군거리는 용병들 을 뒤로하고, 국왕이 보낸 군대를 재차 살펴보았다.
“흐음.”
눈대중으로 대충 헤아려보니 군대 는 300명 남짓한 규모였다.
최후미엔 짐수레들이 따라붙었는 데, 행색을 보아하니 따로 보급대를 꾸린 게 아니라 주보상인들을 달고 온 모양새였다.
주보상인들 앞쪽엔 병사들의 대열 이 이어졌다. 검은 수사슴, 물방울과 세 자루의 검, 푸른 등나무꽃과 까 마귀 등 온갖 화려한 문장을 수놓은 깃발들이 정예로운 병사들의 머리 위에서 휘날렸다.
창병이 150명에 궁병이 50명쯤 되 어 보였고 하나같이 질 좋은 무기와 사슬갑옷, 쇠투구로 단단히 무장하 고 있었다. 기름칠을 한 갑옷은 신 품처럼 번쩍거렸으며, 부무장으로 찬 검조차도 값이 꽤 나갈 것 같았 다.
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하얀 고리십 자가를 수놓은 검은색 깃발이었다. 왕이 광명교의 성직자들을 보낸 것 이다.
그 구성원은 예복을 입은 사제가 둘, 로브를 뒤집어쓴 수도사가 둘, 하인으로 보이는 이가 넷이었다.
그들 곁을 지키는 건 여섯 명의 성당기사였다. 육중한 판금갑옷과 고리십자가를 새긴 순백색 서코트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군대의 선두에 늘어선 것은 휘황찬란한 차림새의 기병들이 었다.
나는 그 기병들을 보고 잠시 회상 에 잠겼다.
사우스하버에서 머무를 때였다. 당시 나는 ‘강도남작 알비안느’를 죽이고 그의 검은색 판금갑옷을 강 탈해 착용하고 있었다.
그 물건도 ‘정품’은 아니었지만, 허 접한 판갑 내지는 사슬갑옷 등과 비 교하면 그 든든함이 압도적이라 상 당히 만족했더랬다.
그런 내게 ‘거대한’ 안키르 경이 그의 판금갑옷을 빌려준 일이 있었 다. 제대로 된 물건을 한 번 경험해 보라면서 말이다.
그렇게 안키르 경의 갑옷, 그러니 까, ‘왕립 도르메나 갑주공방’의 판 금갑옷을 입었을 때의 감상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판금갑옷을 일컬어 ‘야금술과 갑옷 제작술, 그리고 마법 부여술의 총 아’라고 하는 이유를 새삼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다.
일단 착용감부터 경악스러웠다.
열처리한 판금은 의외로 그리 무거 운 물건이 아니었다. 거기에 경량화 주문까지 새긴 탓에 갑옷 전체의 중 량은 기껏해야 15킬로 정도에 불과 했다.
게다가 사슬갑옷처럼 하중이 어깨 에만 집중되는 게 아니라 전신으로 고루 분산되니 체감상 더 가볍게 느 껴졌고, 관절부를 어찌나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움직임의 제약도 없다시 피 했다.
심지어 투구엔 시야 확장 주문이 새겨져 있어서 면갑의 조그만 틈을 통해 보는데도 답답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런 물건을 포이닉스라는 초인의 몸으로 착용하니 불편함이 거의 느 껴지지 않았다. 기껏해야 경량 롱패 딩 하나 걸친 것 같달까.
뛰어난 착용감에 더해, 갑옷 본연 의 성능인 방호력도 탁월했다.
장력이 어지간히 센 활이나 쇠뇌가 아니고선 곡률이 들어간 판금에 흠 집조차 낼 수 없으며, 장사가 휘두 른 창칼도 쉽게 튕겨낸다. 그러니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방패를 들 이유도 없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판금갑옷은 상상 이상으로 좋은 물건이었다.
그런 귀한 물건이, 성하마을 모도 스 앞에 수십 개나 늘어서 있었다.
“……저게 대체 몇 명이야?”
“몰라. 대충 오륙십은 될 것 같은
데.”
“X팔, 뭘 한다고 기사들을 저렇게
많이 끌고 온 거지?”
“나라고 알겠냐? 근데, 저게 다 기 사일까? 병사들한테 갑옷만 입힌 거 아냐?”
용병들이 긴장된 얼굴로 떠들어대 는 대로, 60여 기의 기병은 대부분 판금갑옷을 걸치고 있었다. 딱 봐도 어중이떠중이가 만든 복제품이 아니 라 제대로 된 판금갑옷이었다.
그런 걸 수십 명이 착용한 채 늘 어서 있으니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 었다. 언뜻 봐서는 정말로 기사 수 십 명이 몰려온 것만 같다.
저 귀한 물건을 어디서 저렇게 많 이 구했을까? 생각하며 군대를 살펴 보고 있는데, 곁에 있던 엘렌이 불 쑥 입을 열었다.
“마법사들도 있어.”
“마법사? 얼마나?”
“음, 네 명. 그중 둘은 수준이 상 당히 높아.”
녀석의 시선을 따라 기병들 사이를 살펴보았지만,
“……으 ”
“r코 •
수십 개의 판금갑옷이 미세하게 마 나를 뿜어대는 상황이라 마법사의 존재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 그 들이 제 존재를 드러내고자 마나를 풀풀 풍기는 게 아니라면 엘렌처럼 예민하게 마법사를 감지하는 건 어 려울 것 같았다.
“수준이 높다는 게 어느 정돈데?”
“음……. 어떤 주문을 다룰지는 모 르겠지만, 마력의 질과 양으로만 따 지자면 궁전의 마스터들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야.”
라-팔라이스 궁전의 마스터 급이 라는 건가.
롱빌에서 내게 낙뢰를 꽂은 자도 궁전의 마스터였다. 그러니 마스터 급이면 충분히 위협적인 수준의 마 법사라는 뜻이다.
“과하게 많다.”
가만히 팔짱을 끼고 있던 우테콰이 의 말이었다.
“많은 군대를 보낸 것, 분명 의도 가 있다. 그 의도 모르지만 긴장해 야 한다. 저 창끝이 우리 향할 수 있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난 눈썹을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마티안베르 백작이 죽었으니 이 지방을 먹으려는 게 아닐까? 뜬금없 이 우리를 적대할 것 같진 않은데.”
“그건 모르는 일이야.” 이번엔 헤일라였다. 그녀는 바람결 에 휘날리는 머리칼을 쓸어올리며 국왕의 군대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기사나 중기병이 많긴 하지만, 기 스톨 지방을 평정하는 게 목적이라 기엔 보병의 수가 너무 적어.”
“그런가?”
“지방 전체가 황폐해진 상황이니까 소수의 정예군으로 본성을 틀어쥔 뒤 차근차근 통제권을 회복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헤일라는 말을 하다 말고 군대의 선두로 나선 깃발을 흘긋 살폈다.
왕관을 쓴 수사자가 뒷발로 선 모 양. 국왕의 깃발이었다.
그 뒤편으로는 병사들 사이에 솟아 있던 깃발들과 똑 닮은 것들이 서로 순서를 다투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펄럭이고 있었다.
나뭇가지 같은 뿔이 돋아난 검은 수사슴.
위쪽에서 드리워진 푸른 등나무꽃 과 아래에서 날아오르는 까마귀.
중앙의 물방울과 그걸 받치는 모양 으로 서로 엇갈려 누운 세 자루의 검.
“혼켈, 콜마로스, 뉴버그. 왕의 기 수들이야.”
‘왕의 기수들’.
국왕의 직속 봉신인 남작들을 이르 는 말이다. 왕의 친위세력을 대표하 는 열여섯 남작 중 셋이 이곳, 모도 스에 온 것이다.
헤일라의 추측이 이어졌다.
“기수들은 종종 왕의 대리인 역할 도 한다고 들었어. 저 군대를 이끌 고 온 기수들 중에 라이오넬 3세의 대관이나 행정관이 있을 거야.”
“대관이나 행정관?”
“마티안베르 백작이 흡혈귀였다는 게 밝혀지면 상속 서열과는 상관없 이 백작위는 소멸해. 영지는 주군인 라이오넬 3세에게 돌아가고.”
“국왕의 직할령이 된다는 거군.”
“맞아.”
마침내 군대가 성문 앞에 당도했 다. 너덧 기의 인마가 이쪽으로 뛰 쳐나오는 모습을 일별하며, 헤일라 는 나를 돌아보았다.
“네게 제안이나 위협을 할 거야. 둘 다 할 수도 있고.”
“제안이나 위협……
“제안을 받거든 곧장 답하지 말고 시간을 끌어. 위협을 받거든 굴복하 는 척해.”
“흐음.”
무어라 대답하려던 차, 앞으로 뛰 쳐나온 이들 중 하나가 이쪽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기사, 포이닉스 경이 누구인가!”
풀헬름을 쓰고 있었던 탓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중후한 목소리로 미루어 40대 초중반쯤 되는 것 같 았다.
건장한 중년인은 맵시 있는 판금갑 옷에 사슴뿔 장식을 단 투구를 쓰고 있었다.
……저 사슴뿔 장식, 어째 눈에 익 은데.
난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목청 을 돋웠다.
“내가 포이닉스요!”
사슴뿔의 기사는 나를 올려다보더 니 재차 고함을 질렀다.
“생김새가 소문과는 다른데!”
“소문이 어떤지는 몰라도, 난 포이 닉스가 맞소! 당신은 누구요!”
흠, 하고 뜸을 들인 기사는 이내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혼켈 가문의 가주이자 라이오 넬 3 세 국왕 폐하의 세 번째 기수인 이 노멘 남작이다!”
왕국의 주인인 라이오넬 3세는, 당 연하게도, 강력한 기사들을 수도 없 이 거느리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이들을 꼽아보자 면 ‘왕국 제일의 기사’ 칼리오라 경 과 왕의 첫 번째 기수인 ‘벼락검’ 가이젤 남작의 이름이 나올 터였다.
그 둘과 비교하자면 손색이 있지 만, 지금 앞으로 나선 이노멘 남작 역시 만만찮게 유명한 자였다.
“이노멘? ‘강철 발굽’ 이노멘?”
“맞아, 들어본 적 있어.”
그 명성을 증명하듯, 성벽에 늘어 선 용병과 자경단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슴뿔의 기사, 이노멘 남작은 고 삐를 당겨 성벽을 잠시 훑어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나는 국왕 폐하의 명에 의해 기스 톨 지방의 행정관으로 임명되었다! 네가 왕국의 기사라면 성문을 열어 왕명을 받들어라!”
명령조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선택 의 여지가 없었다. 마음에 안 든다 는 이유로 국왕이 보낸 군대와 전투 를 벌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열어줘.”
내 고갯짓에 수문장 노릇을 하는 데르비쉬가 자경단원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이내 도개교와 창살문이 움 직이기 시작했다.
도개교가 완전히 내려가자 이노멘 남작을 비롯해 선두로 나선 이들은 완보로 말을 몰아 성문에 들어섰고, 나머지 군대도 이동을 재개했다.
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루에서 내려가 그들을 맞이했다.
엘렌, 우테콰이, 헤일라는 길드홀로 보내두었다. 누명을 쓴 마법사, 대초 원에서 온 야만인, 왕가라면 이를 가는 가문의 공녀를 왕의 기수 앞에 내놓는 건 어리석은 일이었다.
“……허.”
다른 기수들을 이끌고 모도스에 들 어선 이노멘 남작은 나를 보곤 헛숨 을 내뱉었다.
“정말 자네가 포이닉스 경인가?”
“예, 맞습니다.”
“그런가……
그는 ‘젊군. 무척 젊어’ 하고 중얼 거리더니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뒤 따라온 어느 기병에게 사슴뿔 투구 를 벗어 건네었다.
얼굴을 드러낸 남작은 귀족보다는 야전 장교에 어울리는 인상의 중년 인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덩치도 다 부진 편이라 높은 명성을 가진 기사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네 검술이 칼리오라 경에 버금 간다는 소문이 있던데. 명성 높은 기사를 만나게 되어 반갑군.”
이노멘 남작은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해왔다.
악수를 청하는 귀족이라. 성문 앞 에서 보여주었던 완고한 태도와는 달리 격식 없는 태도였다.
“음. 반갑습니다, 남작님.”
“소문은 들었네. 국왕 폐하를 위해 큰 공을 세웠어.”
내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 때, 남작의 뒤편에서 말을 몰고 나 타난 호리호리한 체형의 기사가 대 뜸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질문을 던 져왔다.
“숙소는 어디냐?”
“예?”
“우리가 지낼 숙소 말이다.”
기사의 목소리가 여성의 것이라 잠 시 당황했지만, 난 금세 언짢은 표 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이걸 보고도 그런 질문을 하 는 거냐?”
기사는 제 가슴팍을 가리켰다. 판 금갑옷 위에 걸친 서코트엔 등나무 꽃과 까마귀가 커다랗게 그려져 있 었다.
난 멀뚱히 서서 ‘그게 뭔데요?’ 하 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하.”
그녀는 작게 헛웃음을 터뜨리더니 투구를 벗었다. 어두운 고동빛 머리 칼이 쏟아지며 썩 이쁘장하게 생긴 얼굴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콜마로스의 당주 ‘샤엔나’다. 국왕 폐하의 여덟 번째 기수지. 이 지방 이 안정될 때까지 폐하를 대리하여 통치할 세 명의 행정관 중 하나고. 이제 됐나?”
……참나. 무게를 잡기에 무슨 공 작이나 백작쯤 되는 줄 알았구만, 남작따리였어?
“그러시군요.”
찌릿 눈을 흘기는 샤엔나 남작을 무시하고, 손가락을 튕겨 콜을 불렀 다. 눈치 빠른 콜은 제 임무를 예상 했는지 며칠 전에 노획한 갈색 말을 끌고 다가왔다.
“이 녀석이 상회로 안내해 드릴 겁 니다. 그나마 번듯한 건물이고, 근처 에 빈집이 많으니 병사들은 거기에 주둔시키면 될 겁니다.” 그녀는 나를 잠시간 노려보더니 고 삐를 당겨 말머리를 돌렸다.
콜은 얼른 말에 타더니 내게 고개 를 숙여 보였다. 그리고 고삐를 채 어 샤엔나 남작을 앞질러 안내를 시 작했다. 어깨에 물방울과 세 자루의 검을 새긴 사내, 아마 뉴버그 가문 의 남작일 것으로 추정되는 기수는 말없이 그녀를 따라 말을 몰았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이노멘 남작 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자네가 이해하게. 샤엔나 남작은 얼마 전에 그녀가 사랑해 마지않는 가족을 잃었거든.”
“……가족 말입니까?”
“그렇네. ‘모나드’라는 이름의 기사 였지.”
기사 모나드? 어디서 들어본 이름 인데.
내가 긴가민가한 표정을 짓자 이노 멘 남작은 쓴웃음을 지었다.
“뭐, 기억을 못 할 수도 있지.”
“기억이요? 제가 아는 사람입니까?”
“아마도. 모나드 경은 트리스탄 백 작의 막하에 있었거든.”
“트리스탄 백작……? 아.”
이제야 모나드가 누구인지 떠오른 다.
트리스탄 백작의 차남인 도일이 롱 빌에 군대를 몰고 왔을 때였다.
랭볼트 경은 기세를 돋울 겸 상대 진영에 결투를 신청했고, 한 기사가 랭볼트 경의 칼에 목숨을 잃었다. 그 기사가 자기를 소개하길,
“발푸르 가문의 상속자인 기사, 모 나드.”
“맞네. 그가 샤엔나 남작의 외사촌 이지.”
하, 이것 참. 짓궂은 인연이구만.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눈썹을 긁적 거리자, 이노멘 남작은 빙글거리며 재차 질문을 했다.
“그럼, ‘아치’ 경은 기억하나?”
“……아치? 처음 듣는 이름 같습니 다.”
“그렇군. 그래도 우리 가문의 투구 모양은 기억할 텐데?”
그는 종자가 들고 있는 자신의 투 구를 가리켰다. 눈에 익은 사슴뿔 장식.
“……그러고 보니 롱빌의 전장에서 비슷한 모양새의 투구를 본 적이 있 는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럴 테지.”
이노멘 남작이 씩 미소를 지었다.
“내 아들이 거기 있었거든.”
“••••••예?”
“아치 오브 혼켈. 내 차남의 이름 이네.”
“녀석이 그 전투를 겪고 나서 내게 얼마나 많은 편지를 썼는지, 또 거 기에 포이닉스라는 이름이 얼마나 많이 적혀있었는지 자네가 알면 깜 짝 놀라고 말걸.”
낄낄 웃어대는 남작을 보고, 나는 헛웃음을 짓고 말았다.
이 세상에 떨어진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고약한 인연을 참 많이도 쌓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