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ood Knight's Villains RAW novel - Chapter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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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악당들 366화
61. 전쟁의 기술(8)
울카르 왕자는 숱한 전쟁에서 용맹 과 통솔력 그리고 전술적 소양을 증 명해 왔다. 여태 단 한 번도 패배를 겪은 적이 없는 건 물론이고, 열세 인 상황에서도 끝내 승리를 쟁취했 다.
밀라놀 왕국을 넘어 대륙에 명성을 떨치는 장군인 만큼, 난 울카르에게 뭔가 특별한 비결이 있을지도 모른 다고 생각했다.
적과 하늘을 동시에 속여넘기는 계 략이나, 일방적 교환비를 낼 수 있 는 무적의 전법이나, 아니면 상대의 심리를 읽을 수 있는 초능력 비스무 리한…… 뭐 그런 거 말이다.
하지만 근래 울카르 밑에서 구르며 깨달은 건, 특별한 비결 따위는 존 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동시에, 유능한 장군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하는 건 아주 기본적인 부분 들이라는 사실도 배웠다.
말하자면 울카르는, ‘기본기’가 좋 은 지휘관이었다. 그러니 중점으로 삼은 네 가지 과업 중에서도 보급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건 지극히 당연 한 일이었다.
하이캐슬에서 왕자 다음으로 서열 이 높은 란드리 변경백을 보급 책임 자로 임명하고, 앤트럼 군의 실질적 인 지휘관인 맥네일 장군을 부책임 자로 붙인 게 왕자가 보급을 중시한 다는 증거였다.
보급, 그러니까, 병사들을 제대로 먹이고 입히는 게 중요하다는 건 예 비역 병장인 나도 안다. 사발면이나 핫팩도 없이 냄새나는 야전상의에만 의지해가며 한겨울 후반야 근무를 서거나, 방독면 주머니에 초코바도 없이 전투화 밑창을 덜렁거리며 행 군을 해보면 누구나 깨닫게 되는 사 실이다.
하지만 을카르가 원하는 건 단순히 제대로 먹이고 제대로 입히는 수준 이 아니었다. 그는 ‘아주 잘’ 먹이고 ‘아주 잘’ 입히길 원했다.
첫째로 그는 모든 병사들에게 하루 1킬로 이상의 식량을 배급할 것을 지시했다.
그중 사 할은 돼지든 소든 양이든, 하여튼 고기여야 했으며 일 할은 채 소, 나머지는 곡물이어야 했다. 심지 어 이틀에 한 번씩은 맥주까지-물 을 잔뜩 타서 밍밍해진 것이라도-제공해야 했다.
무장이 허접한 병사들에게는 무기 와 갑옷도 나눠주도록 했다.
단창과 갬비슨은 기본 중의 기본이 었고, 쇠투구와 원방패도 전원 지급 을 목표로 삼았다. 심지어 조장 노 릇을 할 병사들에게는 사슬갑옷과 칼까지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울카르의 눈에는 이 정도로도 부족 했는지 말먹이, 화살, 기름 등을 도 시의 열일곱 개 요소에 산처럼 쌓아 놓을 것을 명령했다.
란드리 변경백과 맥네일 장군은 말 도 안 된다며, 불가능한 수준의 보 급이라 주장했다. 그러자 우리의 은 왕자께선 금은이 가득 담긴 궤짝을 세 개나 내놓아 그들을 닥치게 만들 었다.
물론 돈이 많다고 보급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라, 두 보급 책임자 는 하루 수면시간이 세 시간을 밑도 는 강행군을 이어나가야 했다. 눈 밑이 거멓게 죽은 채 치중대를 채찍 질하고 주보상인들을 을러대는 모습 을 보고 있자면 좀 안쓰럽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농장주 울카르의 근면성실한 노예 들’ 랭킹에서 란드리 변경백과 맥네 일 장군이 각각 세 번째와 네 번째 자리를 차지한 건 너무나 당연한 일 이었다.
울카르가 보급만큼이나 중시하는 게 바로 경계였다. 그래서 왕자에게 신뢰를 받는 기사이자 견실한 지휘 관인 ‘오만한’ 라이암 경이 그 책임 자가 되었다.
물론 하이캐슬은 고원에서 가장 큰 도시고, 경계에 동원되는 병사 역시 수천이니 라이암 경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할 수는 없었다. 그는 도시를 동서남북과 중앙으로 나누어 수비대 장들을 임명했다.
앤트럼에서 온 루얀 남작이 동쪽 을, 울카르 휘하의 고참 하사관 길 버트가 북쪽을 맡았다. 남쪽은 란드 리 변경백의 가신이자 본래 하이캐 슬의 수비대장이었던 ‘아르베콘 대 장’에게 맡겼고, 적과 대면하는 서 쪽은 라이암 경이 직접 감독했다.
경계에는 3교대로 갈리는 병사들뿐 만이 아니라 마법사들도 동원되고 있다. 아군 마법사가 총 서른일곱 명인데 그중 스물이 경계 작전을 수 행 중이니 마법 전력의 태반을 경계 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 만도 한 게, 현재 적은 마법 사들을 동원해 시도 때도 없이 수작 을 걸어오고 있었다.
새나 벌레 따위의 모습을 한 염탐 용 사역마(使役魔; 패밀리어)를 날 려 보내거나, ‘위장무늬’와 ‘흐릿함’, ‘불명료’ 같은 주문이 걸린 척후병 을 잠입시키거나, ‘속삭임’ 주문을 써서 바람결에 항복을 종용하는 목 소리를 실어 보내거나…….
하여간 별의별 개짓거리를 다 하고 있다.
이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같은 마법사였 다. 그래서 울카르 왕자는 아군 마 법사들 중 ‘탐지’ 주문을 익혔거나, 마나의 흐름에 민감하거나, 기타 수 단으로 감각을 확장할 수 있는 등 색적(索敵) 능력이 뛰어난 자들을 모아 라이암 경에게 맡겼다.
라이암 경은 악덕 상사의 총애받는 악덕 기사답게 자신에게 할당된 스 무 명의 마법사를 쉴 새 없이 굴렸 덕분에 왕국 각지에서 의기를 품고 모여든 마법사들은 좀비 같은 행색 을 하고 도시 구석구석을 배회하곤 했다. 그들 중 몇몇은 ‘무자비한 군 주 울카르의 눈감지 않는 하수인’ 랭킹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정찰, 그러니까, 숲에 도사린 적의 동태를 살피는 일도 보급과 경계 못 지않게 중요한 과업이었다.
그래서 울카르는 이 정찰 임무에 천 명에 가까운 병력을 투입했다.
개중 절반인 오백은 울카르 왕자와 란드리 변경백 직속의 경보병들로 구성된 전형적인 척후대였다. 대장 은 왕자의 지휘관인 해럴드가, 부대 장은 다름 아닌 ‘방패처녀’ 그라니 아가 맡았다.
알고 보니 그라니아는 울카르 왕자 가 사우스하버에서 모집한 용병들 중에서 우두머리 노릇을 하고 있었 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지 난 반년간 울카르 휘하에서 복무하 며 전공과 능력을 인정받아 자연스 레 그리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사우스하버 출신의 용병 들 대부분이 울카르의 직속으로 편 입되었고, 덩달아 그라니아도 중간 지휘관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고 한다.
하여튼, 해럴드와 그라니아가 이끄 는 척후대는 아주 전통적인 방법으 로 정찰을 수행했다. 주로 야음을 틈타 날랜 병사들을 보내어 적진을 관찰하고, 적의 척후병 혹은 탈영병 을 사로잡아 정보를 얻는 식이었다. 적들이 그러는 것처럼 마법사를 여 럿 붙여 임무를 보조하는 건 당연했 고.
하지만 울카르 왕자는 이 정도로 성이 차지 않았는지 추가로 기병대 를 편성해 정찰에 운용했다.
이는 평범한 정찰이 아니라 견제를 겸한 위력정찰이 목표였으므로, 경 기병이 아닌 중기병 위주로 부대를 구성했다.
전군에서 끌어모은 기사 백오십을 중심으로 그들이 거느리고 온 종자. 보조병 이백 명, 그리고 울카르의 친위기병 백오십 명까지 더해 오백 명 규모의 중기병대를 꾸린 것이다.
대장은 왕자의 두 번째 기사 ‘거대 한’ 안키르 경이, 부대장은 오든록 의 데일레시드 경이 맡았다. 그 외 에 ‘도끼를 든 청동’이라 불리는 아 비든의 노기사 엑버트 경과 앤트럼 의 기병장교 세토 등이 지휘를 도왔 다.
안키르 경은 거칠고 포악한 인상에 어울리지 않게도 꾀가 많고 임기응 변에 능한 기사였다. 그때그때 빠르 게 판단을 내려야 하는 위력정찰 임 무에 아주 잘 어울렸다.
그들의 임무는 원거리에서 적을 감 시하는 한편 접근을 견제하는 것이 었다.
제국의 대군이 도사린 숲에서 하이 캐슬까지의 거리는 그야말로 지척이 지만, 그 사이엔 무시하지 못할 장 애물들이 있었다.
하나는 하이캐슬 북쪽에 연하여 북 서쪽으로 길게 뻗어 나가는 광대한 습지, ‘아사그’였다.
아사그는 달리 ‘병든 땅’이나 ‘죽음 의 땅’이라고도 불린다. 밖에서 보 기엔 그저 질척한 습지 같지만 깊숙 한 곳엔 독물로 가득한 호수와 살아 움직이는 늪, 거대한 드레이크와 타 락한 정령으로 가득한 끔찍한 땅이 었다.
대군의 기동로로 삼을 만한 곳은 절대 아니었지만, 적이 이곳을 통과 해 하이캐슬을 지나쳐 버린다면 그 야말로 낭패였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습지 경계에 네 개의 봉수대(峰慘臺)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울카르는 이게 충분치 않 다고 여겨 중기병대로 하여금 아사 그 인근을 주기적으로 정찰하게 했 다.
또 다른 장애물은 하이캐슬 서북쪽 에서 시작되어 남쪽으로 지나가는 계곡이었다.
아직 2월 중순이라 계곡물은 말라 붙어 있었지만, 경사가 심하고 발밑 이 어지러워 쉽게 통과할 만한 지형 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사그에 비하면 이쪽이 하 이캐슬을 공격하기에 그나마 적절했 으므로, 위력정찰 역시 주로 이 계 곡을 따라 이루어졌다.
안키르 경은 부대를 이끌고 계곡을 연해 달리거나, 가끔은 이를 넘어가 기도 했다. 그래도 적은 좀처럼 반 응을 보이지 않았다.
기사 다수가 포함된 중기병대이니 위협적인 전력이긴 해도 그래 봤자 고작 오백 기에 불과하다. 일만오천 대군의 눈엔 그저 군침 도는 먹잇감 정도로 보일 텐데, 적들은 숲에서 공성 준비를 이어갈 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 놈들의 속내는 대충 짐작이 간 다. 자잘한 전투 따위는 접어두고 정면에서 성을 깨뜨리면 그걸로 게 임 끝이라는 거겠지.
이 사실을 나뿐만이 아니라 울카르 왕자와 안키르 경도 잘 알겠지만, 위력정찰을 멈추지는 않았다.
란드리 변경백에게 보급을, 라이암 경에게 경계를, 안키르 경과 지휘관 해럴드에게 정찰을 맡겨두고, 울카 르 왕자 자신은 마지막 과업을 도맡 았다.
그 마지막 과업이란 바로 훈련이었 다.
울카르는 내성 근처에 조성된 훈련 장은 너무 협소하다며, 내벽과 외벽 사이에 임시 훈련장을 만들었다. 덕 분에 천오백 명이 넘는 병사들을 동 시에 조련할 수 있게 되었다.
경계를 포함한 일상적인 작전도 병 행해야 했으므로, 실질적으로 병사 한 사람이 훈련을 받는 시간은 하루 에 너덧 시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울카르와 그의 장교, 하사관들은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병사들을 그야 말로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굴려댔 다.
당연한 소리지만, 그 많은 병졸들 을 조련하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병력의 절반 이상이 농노 출신의 징집병들이라면 더더욱 그렇 다.
그도 그럴 게, 농노란 평생 교육이 란 걸 받을 일이 없는 놈들이다. 그 래서인지 아무리 잘 설명해도 말귀 를 못 알아듣거나 명령을 이해하지 못 하는 놈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 다. 과장 조금 보태서 유치원생 가 르치듯 해야 했다. 모든 말을 아주 쉽고 간단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대부분의 기사와 장교, 하사 관들은 자신의 언어를 알아듣기 쉽 게 정제하는 대신 훨씬 쉽고 빠른 방법을 택했다. 매질을 한 것이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면 귀싸대기 를 날리고, 동작이 굼뜨면 엉덩이를 걷어차고, 명령에 불복종하면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패거나 아예 죽여 버리기도 했다.
나로선 꽤 충격적인 짓거리였지만 이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아무도 없 었다. 심지어 ‘모든 약자들의 대전 사’라 불리는 울카르도 마찬가지였 다. 왕자는 군율을 세운다며 매질과 처형에 관련된 규정을 명확히 제시 할 뿐, 이러한 행위 자체를 막지는 않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으나 괜히 나서기도 좀 그랬다. 프리츠와 도넬 처럼 성깔 더러운 놈들은 물론이고 에손처럼 비교적 온건한 부하들이나 수도사제 오칸과 성당기사 카바르 같은 성직자들마저 이를 당연시하는
마당이니…….
난 그저 외눈박이 마을에 떨어진 두눈박이의 심정으로 ‘아, 중세 군 대는 원래 이런 거구나’하고 납득하 며 한쪽 눈을 감을 뿐이었다.
내 감상이야 어쨌든, 훈련은 순조 롭게 이어졌다. 따귀를 맞을 때마다 빠릿빠릿해지는 병사들을 보고 있노 라면 김승수로서 가지고 있던 상식 이 박살 나는 것 같긴 했지만 말이 다.
한편, 울카르는 병사들만 조련하는 게 아니었다. 그가 더 빡세게 다루 는 건 다름 아닌 장교와 하사관들이 었다.
왕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전군의 장교와 하사관들을 소집해 지도와 말을 이용한 모의전을 벌였다.
한마디로 ‘워게임’을 한 건데, 언뜻 보기엔 나름 재밌어 보였다. 꼭 보 드게임 같더라고.
격자를 그린 지도 위에서 ‘보병 250, 궁수 100’ 혹은 ‘기사 10, 중 기병 40’ 따위의 글자를 새긴 말을 움직인다. 말은 해당 부대의 기동력 과 환경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거 리가 제한된다. 적과 아군의 말이 마주치면 난상토론이 시작되는데, 부대의 전투력과 전장 상황 등을 고 려하여 승패를 가르고 피해량을 산 정하는 것이다.
모의전의 총사령관, 즉, 게임플레이 어는 참여자 전원이 돌아가며 맡는 다. 덕분에 영주와 고급 지휘관들부 터 말단 장교와 하사관들까지 자유 롭게 제 의견을 내놓을 수 있었다. 아니, 내놓아야 했다. 말을 등신 같 이 움직이면 그 이유를 해명해야 했 거든.
덕분에 계급이 높은 자들은 자신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 계급이 낮은 자들은 윗분들에게 능력을 보이기 위해 이를 악물고 모의전에 임했다. 그 방식이 흥미로운데다 경쟁까지 붙기 시작하니 교육 효과도 대단했 다. 적군과 아군의 전력, 그리고 주 변의 지형지물까지 숙지하지 않으면 모의전에서 승리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모의전을 벌인 지 일주일이 지날 즈음엔 일개 하사관조차도 적의 주 요 지휘관과 그 성향 따위를 달달 외울 지경이었다.
거기에 더해, 울카르는 모의전 중 에 자신의 지휘 의도를 계속해서 설 명했다. ‘나라면 이 상황에서 이렇 게 움직였을 것이다’하는 말과 그에 이어지는 전술 논리로 좌중을 설득
한 것이다.
말하자면, 울카르 왕자는 총사령관 인 자신의 전투 방식을 모든 장교와 하사관들에게 이식하고 있었다. 그 렇게 해야 비로소 전군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다나.
난 장교나 하사관이 아니라서 모의 전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명색이 울 카르의 기사이니 그가 하는 말들을 귀담아들어 두었다.
……근데 이런 노력이 정말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번 전쟁에서 의 내 역할이 전장에서의 지휘는 아 닌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나리. 포이닉스 나리.”
“……아, X이잇팔.”
무의식중에 걸쭉하게 욕을 뱉은 탓 일까, 단잠을 자고 있던 날 찾아온 골만은 움찔 몸을 떨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골만 녀석은 결의에 찬 얼굴로 내가 덮고 있던 모포를 빼앗았다.
“곧 해가 뜰 겁니다, 나리! 왕자님 께서 찾으실 거라고요!”
“……오 분, 오 분만 더……
“나리, 어서요! 계속 이러시면 성 탑까지 업어갈 겁니다!”
“아으씨.”
내가 직접 임명한 인간 알람 골만 은 끈질겨도 보통 끈질긴 게 아니었 다. 결국 나는 끙끙거리면서도 상체 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하, 뒤지겠네.”
포이닉스의 몸을 얻은 이후 이런 뻐근함을 느껴본 게 얼마 만인지 모 르겠다.
건강 31점에 이르는, 트롤에 버금 가는 회복력을 가진 날 피곤하게 만 들다니. 역시 울카르야. 살육왕 지망 생다워.
“……별일 없었지?”
“간밤에 암살자가 셋 들어오긴 했 는데, 전부 잡았답니다.”
“누굴 노리는 놈들이었는데?”
“하나는 변경백 각하, 둘은 왕자님 이요.”
“음, 그렇군.”
“고민하시는 척 시간 끌지 말고 얼 른 일어나십쇼. 얼른 가셔야 한다고 요.”
얄미운 새끼.
하지만 골만의 말은 사실이었다.
하이캐슬의 중앙수비대장 겸 위력 정찰을 위한 중기병대의 선봉 겸 하 사관들의 검술교관으로서의 임무를 다 수행하려면 미적거릴 시간도 없 었거든.
……아, 전쟁이고 나발이고 그냥 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