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169
불곰국은 이제 제겁니다 169화
169 신도시 앙골라/7광구
【앙골라는 완전히 망했다.】
현장에 도착해 변한 모습을 본 니콜라이는 앙골라에는 더 이상 앙골라가 없음을 느꼈다.
광대한 사바나 지역의 일부는 ‘특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아프리카의 역동적인 향수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지역은 완전히 바뀌었다.
나무가 숲을 이룬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아파트, 단독주택, U마트, 수많은 상점, 공장, 항만시설, 군부대, 학교(대학교 포함), 경찰서, 소방서, 병원, 관공서, 도로, 상하수도 시설 등.
과거엔 전혀 볼 수 없었던 시설들이 들어차면서 앙골라는 거대한 신도시가 되었다.
“너 옷 예쁘다. 어디서 샀니?”
“U마트에서. 너도 괜찮은데?”
“이건 섬유 공장(옷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시는 엄마가 싸게 사 주신 거야.”
쓰레기 같던 옷차림은 동아시아 나라들의 국민들 수준으로 바뀌었다.
3년 상을 치른 것 같은 고단한 표정도 환한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바뀌었고.
어디 그뿐인가?
아이들은 비로소 아이가 되었다.
더는 벽돌을 나르거나 광산에서 일하거나 물을 길으러 수 ㎞를 가지 않아도 되었다.
아이들은 책가방을 메고 원래 있어야 할 학교로 향했다.
부모들도 비로소 부모가 되었다.
공장을 다니거나 농사를 짓거나 각종 직업을 얻게 되면서 더는 아이들을 굶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내가 진행한 일인데도 믿기지 않는 모습이구나.’
앙골라의 변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변화와는 달랐다.
사우디는 기존에 있는 것들에 새로운 것을 덧붙였다면 앙골라는 싹 밀고 아예 새롭게 만든 것이다.
그렇기에 기존의 앙골라는 완전히 망하고 새로운 앙골라가 탄생했다.
니콜라이는 가스프롬을 시찰하며 투자한 금액이 환수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지사 빌딩에서 서류를 읽어 내려가던 니콜라이가 가스프롬 부사장에게 물었다.
“석유 채굴량이 계속 늘고 있군요?”
“그렇습니다. 도시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주민들이 회사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으면서부터 급격히 늘었습니다.”
“이 정도면….”
늦어도 3년 안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겠다.
가스프롬 하나만으로도 가능하다.
알로사의 수익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몇 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하겠어요.”
“저도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A-오일(정유사)도 들어왔으니 이제 중화학 분야도 발전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수익이 더 커지겠어요. 당분간은 부사장님이 절 대신해 앙골라에 남아서 신경을 좀 써주세요.”
“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부사장은 퍼뜩 생각난 것이 있는지 급히 말했다.
“어제 오전에 코리아 정부에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무슨 일로요?”
“코리아의 제주도 남쪽 해협에 7광구라는 곳이 있는데 혹시 들어 보셨습니까?”
7광구?
당연히 안다.
일본과 중국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지역이다.
거기에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는 걸 확인한 일본이 공동 개발을 미루고 있기에 지금껏 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과거엔 해저 지형을 기준으로 소유권을 인정했지만, 근래부터는 해당 국가의 영토와 근접해 있는 거리를 기준으로 바뀌고 있었다.
한일 양국이 맺은 협정이 2028년까지니 일본은 아마도 협정이 종료되는 이때가 되면 단독으로 개발하려 버티는 것일 터.
“압니다. 혹시, 코리아 정부에서 우리에게 거길 개발해 달라던가요?”
“맞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한국 정부로서는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개발할 수 없으니 나중에 뺏길 바엔 러시아의 힘을 빌려 지분을 조금이라도 챙기려는 것.
니콜라이는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아 결단을 내렸다.
“코리아 정부와 깊이 논의해 보고 현장 조사까지 해 본 후에 수익성이 있겠다 싶으면 진행하세요.”
“일본과 중국이 끼어 있어서 복잡한 상황인데 괜찮겠습니까?”
“그건 제가 잘 해결할 테니 부사장님은 일단 현장 조사팀부터 꾸려서 조사를 시작해 보세요.”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한국은 지금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데 여기에 7광구까지 얻게 되면 날개를 달게 되는 격이다.
“참, 부사장님 자녀들이 우리 회사에 입사했다고 들었습니다.”
전에 신문사 사장의 말을 들은 후부터 회사 직원들의 자녀나 친척들이 입사한 경우가 있는지 조사를 해봤었다.
그런데 상상외로 많았다.
“셋째 아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대운 중공업 러시아 지점에 입사한 지 3년 됐습니다. 넷째 딸은 ‘기안 자동차(미래 자동차)’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에서 일한 지 2년째고요.”
“가스프롬에도 있는 거로 아는데요?”
“장남과 둘째 아들은 대표님이 오시기 전부터 일했는데 장남은 인도네시아 지점에 가 있고 둘째는 태국 지점에서 일합니다.”
“자녀가 꽤 많군요?”
“모두 7명입니다. 아내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혼자 키우기 힘들어서 뒤늦게 재혼하는 바람에….”
러시아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이다.
“온 김에 말씀드려야겠군요. 부사장님은 9월 1일부로 승진하게 될 겁니다. 사장으로요.”
“네?”
부사장의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졌다.
“그동안 절 대신해 참으로 많은 일을 하면서 회사를 잘 운영하셨기에 내린 결정입니다. 앞으로도 가스프롬을 잘 부탁드립니다.”
“가, 감사합니다. 대표님.”
부사장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었다.
가스프롬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엄청난 파워를 가진 기업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에 견줄만한 영향력을 가졌기에 부사장이 된 것만으로 만족했는데 사장까지 오르다니.
이제 더는 바랄 게 없었다.
‘다 이뤘어. 내 인생에 이보다 더한 행운이 어딨겠냐고.’
부사장이 연신 감사를 표하자 니콜라이는 서류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스크바에 신축 중인 아파트 중에서 가장 큰 평수를 하나 빼놓으라고 할 테니 부사장님 앞으로 해 두세요. 사장이 되시면 부사장일 때와는 많이 다른 혜택이 뒤따를 겁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그럼 다음에 또 보죠.”
밖으로 나가자 같은 빌딩에 사무실이 있는 알로사 부사장이 마중을 나왔다.
“여태 기다리고 계셨어요?”
“대표님께서 오셨는데 당연히 나와 있어야죠. 얼마 안 기다렸습니다.”
여기도 가스프롬처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대부분 고비 특별 자치구에서 사용하던 통역기를 목에 달고 있었기에 여러 언어가 들렸다.
“유조선이 오전 10시에 출발했으니까 19일 오후 5시쯤에 도착할 겁니다. 필요 품목 메일로 보냈으니까 빠트리지 말고 꼭 보내 주십시오.”
영어는 그냥 육성으로 하는 직원들이 많았다.
“다음 달 1일부터 받기로 한 부룬디 주민들 건강 검사 잘해 주세요. 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안 됩니다.”
니콜라이가 직원들을 쭉 훑어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한 직원의 놀람에 모두 시선을 돌렸다.
“어! 저기…?”
“대표님이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고생들이 많습니다.”
해외 근무는 경험을 쌓으라는 취지로 2년간 필수로 하게 되어 있었기에 모두 한 번씩은 외국물을 먹게 되었다.
그러나 직원들은 불평불만보다는 회사의 발전에 한몫 단단히 이바지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했다.
“격려금 두고 갈 테니 오늘 가스프롬과 회식이나 하세요. 3차까지 가능합니다.”
“우와!”
“감사합니다, 대표님!”
대표가 할 일은 돈만 건네고 직원들이 알아서 즐기게끔 참석하지 않는 것이다.
사무실로 들어와 소파에 앉으니 직원이 음료수를 내려놓고 나갔다.
니콜라이는 여기서도 1시간 동안 서류를 살펴보았다.
본사에서 모두 하는 일이지만 가끔은 볼 필요가 있었기에.
“다이아몬드와 금 생산량이 러시아의 25% 수준이면 무시 못 할 수준이군요. 생산한 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요.”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30% 수준까진 오를 것 같습니다.”
“금은 계속 러시아 중앙은행으로 보내고 있죠?”
“네, 그런데 언제까지 보내야 하는 겁니까? 외부 유통을 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되어서 말입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금은 계속 중앙은행에 보관할 겁니다.”
소비에트와 같은 꼴이 되지 않으려면 금은 히든카드로 남겨둬야 한다.
세계적으로 물가가 폭등하면서 화폐가치가 폭락하면 재화로서 가장 믿을 수 있는 건 ‘금’이니까.
‘2008년에 닥칠 세계 금융위기도 얼마 남지 않았잖아.’
원 역사에서 그때 한국은 동아시아 금융위기 때의 경험이 있었던 터라 계속 달러를 비축해 뒀었다.
그러다 2008년에 다시 금융위기가 닥치자 달러를 엄청나게 풀었다.
‘그때의 경제 부총리가 그랬었지. 달러를 원 없이 써봤다고.’
그 덕에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은 위기를 가볍게 비껴갈 수 있었다.
달러 비축도 중요하지만 만일 그때 한국이 금까지 대량 보유하고 있었다면 방어하기가 더 수월했을 터.
러시아는 금을 우선으로 두고 달러까지 계속 비축해 뒀기에 2008년의 금융위기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것이다.
“말씀대로 계속 중앙은행으로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지하자원 생산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거기 7페이지로 넘겨 보시면 나옵니다.”
“아, 그렇군요. 특히 리튬 생산량이 크게 늘어서 다행입니다.”
앙골라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자원은 다이아몬드와 석유다.
그 외의 지하자원 중에서는 리튬, 코발트, 니켈, 나이오븀, 흑연의 생산량이 가장 컸다.
“저번 달 29일에 스티브 잡스에게 전화가 왔었는데 리튬 생산량을 많이 늘려달라고 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이폰 생산에 문제가 없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드는데 들어가서 그런 겁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리튬을 확보해 두긴 했는데 잡스가 걱정이 많이 되어서 전화했나 보군요. 그 사람 말대로 리튬 생산량에 신경을 써주세요.”
“알겠습니다.”
“부사장님 자녀들도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죠?”
“네. 장남은 알로사에 오래전부터 있었고 셋째 아들은 굼백화점 본사에서 근무합니다. 그리고 막내딸은 디즈니 본사에서 일한 지 2년 됐습니다.”
“아, 디즈니요?”
“네.”
블랙홀은 35%였던 디즈니 지분을 38%까지 확보하면서 사실상의 주인이 되었다.
일반적인 판단은 할리우드에 있는 블랙홀 엔터테인먼트에서 하지만 최종 판단은 니콜라이가 내렸다.
“본사에 연락을 해뒀으니까 능력만 되면 승진이 빠를 겁니다.”
“자식들이 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피가 어디 가겠습니까? 부사장님의 자녀라면 충분히 능력이 되겠죠.”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가스프롬에도 말했었는데 부사장님도 9월 1일부로 사장으로 승진될 겁니다.
알로사의 부사장도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본사에서 곧 연락이 올 테니 자세한 사항은 그때 들으십시오.”
“네. 부족한 저를 이렇게 믿고 맡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대표님의 뜻을 잘 받들어서 알로사를 더욱 성장시키겠습니다.”
“믿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현장을 두루 둘러본 니콜라이는 앙골라 대통령을 만나 공사 결과를 최종적으로 보고 했다.
“허허, 니콜라이 대표 덕분에 나는 이제 아프리카에서만큼은 어깨에 힘을 줄 수 있게 됐습니다. 아니지, 포르투갈에서도요.”
“공사가 끝났다고 해도 러시아 직원들이 계속 상주해 있을 테니 문제가 조금 생기더라도 바로 조치할 수 있을 겁니다.”
딸 이사벨도 한껏 기쁜 표정으로 니콜라이를 극진히 대했다.
“아버지. 니콜라이 대표 덕분에 정부로 들어오는 돈이 엄청나게 늘었잖아요. 감사의 선물이라도 드려야죠.”
“아, 내가 깜빡했구나. 그것 좀 가져와 보거라.”
밖으로 나간 이사벨이 큰 나무 상자를 하나 들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