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32)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32화
132화 재미있는 제안(3)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에게 아베 신조는 복덩이와 같은 존재다.
내각조사실을 이용한 한경민 회장에 대한 테러는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베 가문의 이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최대한 외부에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자민당의 지분을 가져올 수만 있다면, 언제라도 국내 정치를 좌지우지할 힘이 생기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계속해서 아베 신조가 자신을 도와주는 형국이었다.
내각조사실을 장악할 수 있게 한 것도 아베 신조였고, 이번 자민당의 지분을 가져올 수 있는 요건을 만들어 준 것도 아베 신조였다.
이렇게 생각하니 알파벳의 한경민 회장 또한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것이 한경민 회장과 연관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이 일과 관련된 협상을 위해 CIA의 조지 터넷 국장과 약속이 된 상태다.
비밀리에 만나는 이번 협상장에 고이즈미 총리와 함께 호소카와 코지 내각조사실장과 배석을 한다.
“이런 자리가 마련되어 유감입니다.”
조지 터넷 국장은 먼저 유감의 뜻을 전했다.
누가 뭐라 해도 일본이 잘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가 일을 벌였지만, 움직인 곳은 정부의 비밀 기관인 내각조사실의 특수팀이기 때문이다.
“감수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도 없으니 불필요한 말은 생략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죠.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에서 우리의 조건을 들어줬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조지 터넷 국장은 종이 한 장을 건넸다.
그걸 받아든 고이즈미 총리는 천천히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알파벳 보상 내역 제안서]1. 미국 국채 500억 달러를 양도한다.
2. 일본 내 알파벳의 데이터센터 부지를 도쿄와 후쿠오카시에 각각 무상 제공한다. 최소 면적은 60ha(20만 평) 이상으로 한다.
3. 일본 해저케이블 지분 30%를 무상 양도한다.
세 가지 조건과 그에 대한 세부 사항이 나열되어 있었다.
이를 받아든 고이즈미 총리는 자신들이 제안한 것보다 더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에 조금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3가지의 보상이 아니었다.
맨 처음에 제시된 ‘보상 내역’이라는 문구가 가장 거슬렸던 것이다.
“보상이라는 말을 바꾸고 싶군요.”
‘보상’이라는 단어는 일본인들이 두드러기를 일으킬 정도로 민감한 말이었기에 고이즈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자신들의 치부와도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 뭐가 나을까요?”
비릿하게 웃는 조지 터넷 국장이다.
고이즈미가 보상 내역보다는 보상이라는 단어 자체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협상이나 협의 같은 좋은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럼 문구를 바꾸면 더 해 주실 용의가 있다는 말로 들리는군요.”
보상이든 협상이든 조지 터넷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이득이 된다면 더더욱 말이다.
단어 하나가 중요한 국가 간의 일도 아닌 민간 기업에서 하는 일이기에, 보상이란 단어를 다른 것으로 바꾸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충분한 것이다.
“그건······.”
지금 고이즈미 총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먼저 제안한 쪽이 고이즈미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보상이란 단어를 뺄 수는 없습니다.”
일본인은 참 이상한 족속이라고 생각하는 조지 터넷 국장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대한 보상 내역을 줄이는 일인데, 단어 하나에 집착하고 있는 모습이 한심해 보였던 것이다.
“일단 하나하나 따져 보는 것으로 하죠. 미국 채권 500억 달러, 이는 우리가 먼저 제안한 일이기에 넘어가기로 하죠. 그러나 데이터센터 부지와 해저 광케이블 지분 30%를 넘기는 일은 솔직히 너무 과한 요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말을 바꾸는 고이즈미 총리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비릿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조지 터넷 국장이다.
“뭐가 과한 요구인지 모르겠군요. 상대는 돈이 필요한 사람이 아닙니다. 거기에 먼저 제안한 쪽은 우리나 한경민 회장이 아닙니다.”
“······.”
어차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돈이다.
데이터센터가 일본에 없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해저 광케이블의 지분 또한 마찬가지다.
새로운 광케이블 사업에 뛰어들면 그만인 것이다.
돈이면 해결 못 할 일은 없었다.
그만큼 상대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업할 수 있는 알파벳이다.
그렇기에 지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일본 정부였다.
“이건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그 말에 미소로 일관하던 고이즈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더한 조건이 있는 것 같군요.”
“이건 알파벳에 대한 보상이죠. 우리와도 해결할 일이 있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미국 정부에도 뭔가를 양보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뭐, 뭔가요?”
개인이나 회사가 아닌 미국 정부에 해야 할 보상이라는 말에 말까지 더듬는 고이즈미 총리다.
“별것 없습니다. 농수산물을 포함한 FTA 체결을 원합니다.”
조지 터넷 국장의 말에 이젠 얼굴에 주름까지 생기는 고이즈미 총리였다.
FTA(자유무역협정: Free Trade Agreement)는 회원국 간 상품 서비스 투자 지재권 및 정부 조달 등에 대한 관세, 비관세 장벽을 완화함으로써 상호 간 교역 증진을 도모하는 특혜 무역 협정을 의미하며, 특히 관세 철폐에 주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국가 간의 협정이다.
거기에 농수산물까지 포함한 협정이라면······.
자칫 잘못하면 자국 내 농업 및 어업 산업의 고사로까지 번질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알파벳의 보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진짜는 방금 말한 FTA협정이었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일본에 이익이 되겠지만, 일차 산업 및 서비스업에서는 미국에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리고 절대 손해를 보지 않을 미국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에 대한 대안도 마련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조지 터넷 국장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건······.”
“어차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를 확대해 이참에 FTA협정까지 한 번에 해결했으면 합니다.”
미국은 계속해서 FTA협정을 일본에 제안했지만, 뒤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었다.
지금 준비하는 것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의 통합을 목표로 공산품, 농업 제품을 포함해 모든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고, 정부 조달, 지적 재산권, 노동 규제, 금융, 의료 서비스 등의 모든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자유화하는 협정이다.
언뜻 보기에는 FTA보다 더한 권한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다자간 협정이기에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협정 중 하나다.
이 말을 들은 고이즈미 총리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자민당의 지분을 가져오는 것은 일생일대의 기회였지만, 만약 자신이 FTA협정을 추진하게 되면 그게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협상을 여기서 접을지 말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
“후일을 걱정하는 것 같군요. 맞나요?”
“······.”
바로 고이즈미 총리의 심리를 파악한 조지 터넷 국장이다.
“······.”
무언은 긍정의 표시라고 받아들인 조지 터넷은 빙그레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자리에서 내려와도 될 것 같군요.”
조지 터넷의 말에 눈에 이채를 띠는 고이즈미 총리였다.
후일 받게 될 역사적 심판이나 원망을 다른 이에게 전가한 후 실리만 채우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아베가의 지분을 가져와 자민당을 장악하면, 다시 총리 자리에 오르지 못할 것도 없었다.
“생각할 시간은 주시죠.”
그 모습을 보는 조지 터넷 국장은 고이즈미 총리가 한심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나라가 잘못되어도 상관없다는 뜻을 비쳤기 때문이다.
조지 터넷 국장의 말을 들었을 때, 생각해 볼 가치도 없다는 듯 잘랐어야만 했다.
“하루 정도 일본에 머물도록 하죠.”
며칠이 아닌 단 하루 동안 결정하라는 말이었다.
“너무 짧습니다.”
“그건 우리 사정이 아니죠. 지금도 알파벳에서 이번 일을 빨리 공론화하자는 것을 간신히 막고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일본이 테러국으로 지정된다면······.”
협박을 일삼는 조지 터넷 국장이었다.
테러국까지는 아닐 테지만, 미국이라면 그럴 움직임까지는 보일 것이다.
그러면 일본 국격의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제길, 제안 자체를 넣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후회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
티모시 작전국장을 통해 일본에 요구한 내용을 전해 들은 나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물에 걸린 물고기에 지나지 않는 일본이라고 생각을 했다.
실속은 미국 정부가 챙길 테지만, 나에게도 막대한 이득이 떨어지는 일이다.
“일본이 받아들일까?”
나는 피터 실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항상 내 곁에서 경호해 주는 피터 실장이다.
“아마 고이즈미의 성격이라면 받아들일 겁니다.”
“그래도 우익이지 않나?”
“그건 그들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에 우익처럼 보일 뿐입니다. 누구보다 쥐 같은 성격인 고이즈미가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피터 실장은 고이즈미를 쥐로 표현했다.
[피터 실장의 평가가 정확하네요. 고이즈미는 간교한 인물이에요.]루비 또한 피터와 같은 말을 했다.
그렇다면 이번 협상은 받아들인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알았어. 그건 그렇고, 한국의 일은 어때?”
일단 협상이 진행된 상태이기에 내가 나설 일은 없었다.
그저 미국 정부가 하는 일을 지켜보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그만이었다.
“여론을 바꾸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지만 어려울 겁니다. 김혁권 회장의 x스 비디오와 함께 성라주의 x스 비디오까지 퍼지다 보니, 도덕적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모든 역량을 다해 여론을 바꾸려는 시도만 하고 있습니다.”
성라주의 기사를 낸 기자가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기사를 작성했다.
거기에 기자의 컴퓨터를 해킹한 해커가 동영상까지 유포하면서, 여론은 급속도로 유일그룹의 사주를 떠나게 되었다.
그들이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여러 명과 x스를 하는 모습은 한국인의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재미있군. 기자는 어떻게 처리됐어?”
“그 전에 저지른 불법 행위들에 대해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 겁니다.”
“한국에 있게 한단 말이군!”
“그게 기자의 조건이었습니다.”
“알았어. 그리고 중국의 일은?”
“론스타에서 회장님께서 지시한 회사들의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내가 아닌 론스타를 통해 지분을 확보한 일.
론스타 자체가 이젠 내 개인 주머니 성격의 회사가 된 것이다.
“존 그레이켄의 감시는?”
“최대한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아마 벗어나기는 힘들 겁니다. 그러면 모든 것을 잃어야 하니까요.”
정보실과 경호실까지 연계해 존 그레이켄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딴마음을 품을 수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 배신하면 작성한 계약서가 효력을 발휘하면서 론스타라는 회사 자체가 나에게 넘어오게 된다.
한마디로 계약 위반 시 알거지가 되어 버리는 존 그레이켄 회장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인원을 더 보강해.”
“알겠습니다.”
***
고이즈미 총리는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은 내렸다.
한번 약점을 잡힌 일본이 빠져나가기는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고의 패라고 생각한 협상이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그렇기에 자신이 오욕을 뒤집어쓸 수는 없다.
이를 위해 대리로 욕받이를 만들어야 할 상황이다.
“호소카와, 누가 좋을까?”
자신의 최측근인 호소카와 코지 내각조사실장에게 질문을 던지는 고이즈미 총리였다.
“후쿠다 야스오가 어떨까 생각합니다.”
자민당의 간사장인 후쿠다 야스오를 언급하는 호소카와 실장이다.
“후쿠다 야스오의 정치 생명이 끊길 텐데, 그가 받아들일까?”
“그의 아들에게 다음 대 중의원 자리를 보장해 주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들이라······. 나쁘지 않군······. 한 1~2년 정도 쉬면서 다음 정부 구상도 할 수 있고 말이야······.”
“추진할까요?”
“그래야겠지. 그 전에 아베가의 움직임은 어떤가?”
“조용하지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여기서 나서 봐야 가문이 풍비박산 날 테니까.”
“그래도 지분을 가져와 힘을 조금 더 빼놓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거기에 아소 다로 또한 이참에······.”
아소 가문 또한 일본에서 만만치 않은 정치 가문 중 하나다.
아니, 일왕과 연결되어 있기에 언제라도 전면에 부상할 수 있다.
“괜찮은 생각이지만 가능하겠나?”
지난 슈퍼 301조의 일로 미국과 원만한 협상을 벌인 아소 다로였다.
그렇기에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없으면 만들면 될 것 같습니다.”
힘의 균형이 급격하게 고이즈미가로 쏠리면서 고이즈미 총리는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럼 실행 단계 전까지만 일을 진행시켜 봐.”
“알겠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호소카와 코지 내각조사실장이 나간 후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