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3)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03화
3화 재수 좋은 날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후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것이 시급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시급한 일이 하나 있었다.
바로 어머니의 생일이 며칠 후에 돌아온다는 것이다.
비싼 선물은 못 하지만 가벼운 스카프 정도는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백화점에 갔다.
연초 세일이 한창 중이던 백화점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거기에 일단의 무리가 긴장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
그곳의 플래카드에는 문구 하나가 쓰여 있었다.
[1억 번째 고객을 위한 사은행사]한양백화점 신촌점에서 벌이는 사은행사로 오늘 1억 번째 고객이 탄생할 것이 유력하단 설이 지배적이었다.
사은품은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1,0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이었고 또 하나는 미국 여행권이었다.
생각 외로 통 크게 경품을 지급하고 있는 한양백화점이었다.
유일 그룹과 함께 국내 쌍두마차인 한양그룹의 자회사인 한양백화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기에 나는 그나마 중저가 브랜드에 속하며 세일을 하는 곳으로 갔다.
돈이 많다면 좋은 선물을 해 드리고 싶었기에 약간 아쉬웠다.
오늘 백화점에 사람이 많은 건, 이 사은행사 때문인 것 같다.
“손님, 무엇을 찾으시나요?”
매장의 여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꺼낸다.
“어머니께 선물할 스카프를 찾고 있습니다.”
“스카프요. 스카프는 이쪽에 있습니다.”
여직원의 안내에 난 뭐가 좋은지 몰라 직원에게 부탁했다.
“40대 여성분이 할 만한 스카프 좀 추천해 주세요.”
“어머님께서 어떤 색깔을 좋아하시는지 아시나요?”
“밝고 따뜻한 것으로 주세요.”
요즘 식당에 다니셔서 어두운색 위주로 입고 다니시기에 밝은색으로 추천해 달란 말을 했다.
“그럼 이게 좋을 것 같네요.”
빨간색과 아이보리 계통에 주황색과 금색이 들어간 스카프였는데 색감도 따뜻해 보였고 밝은색이라 마음에 들었다.
난 스카프를 보면서 가격표를 확인했다.
65,000원이라고 쓰여 있었다.
생각보다 값이 꽤 나갔다.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는지 웃으며 말하는 여직원이었다.
“지금 40% 세일을 하고 있어서 가격이 괜찮아요. 선물로 드리기에 나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이걸로 주세요.”
남들에게는 몇만 원이 별것 아닐 것 같지만 나나 가족에게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아끼고 절약해야 할 일이기에 몇만 원 차이가 클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생일 선물이지만 난 내 분수를 알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선이 있었다.
“포장해 드릴까요?”
“네, 예쁘게 해 주세요.”
어차피 포장이야 돈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에 예쁘게 해 달란 말을 꺼냈다.
“알겠습니다. 먼저 결제부터 도와드리겠습니다. 무엇으로 하시겠어요?”
신용카드가 없기에 찾아온 현금으로 4만 원을 건네주었다.
여직원이 결제를 하러 갔기에 시간이 조금 있었다.
결제를 하고 온 여직원과 일단의 무리가 갑자기 매장으로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무슨 퍼레이드인지 악기를 연주하며 들어서는 인물들…….
“축하합니다. 1억 번째 고객님.”
난 순간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들어오면서 잠깐 본 플래카드…… 그게 생각이 났다.
[1억 번째 고객을 위한 사은행사]당황한 나를 보는 인물…….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중년의 사내…….
“하하하, 당황하신 것 같은데 고객님이 이번 1억 번째 고객이 되셨습니다.”
“허헛.”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행운이라고 없던 나에게 찾아온 행운.
분명 경품으로 1,0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과 해외여행이라는 것을 본 것 같았다.
해외여행은 모르지만, 백화점 상품권이란 생각이 들자 손이 조금 떨려 왔다.
무려 1,0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다.
이를 현금화한다고 해도 꽤 많은 돈이 될 것은 자명했다.
해외여행 상품도 현금으로 받는다고 하면…….
“고객님?”
내가 잠시 정신을 놓고 있자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네.”
“일단 경품 수령을 위해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난 떨리는 손으로 지갑에서 주민등록증을 꺼내 건네주었다.
“잠시만 이곳으로.”
날 잡아끄는 이에게 한없이 끌려가고 있었지만,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1층 로비의 조금 큰 공간으로 간 우리는 미리 준비된 곳에서 큰 패널을 건네주는 행사를 벌였다.
이런 큰 패널이 돈은 아니었지만, 이것이 경품을 위한 행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패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사진 촬영에 협조했다.
대부분의 요식행위가 끝이 났고 정말 경품이란 것을 받을 때가 된 것이다.
어머니 선물로 고른 스카프가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준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았다.
경품을 지급할 때는 세금이 붙는다.
이를 설명하는 인물은 홍보팀의 무슨 팀장이라고 하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22%의 세금을 제한 후 지급한단 말이었다.
“혹시 해외여행 상품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해외여행으로 책정된 금액은 2인 기준 1,600만 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난 내가 받을 총 경품이 2,600만 원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 외로 많은 금액이 책정된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대충 계산해 보니 570만 원 정도가 세금이었다.
그래도 남는 돈은 무려 2,000만 원이 넘어가는 금액이었다.
내가 몇 년을 알바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었다.
“모두 현금으로 받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내 말에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팀장이었다.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말…….
내 수중에 2,000만 원이 넘어가는 돈이 들어온다는 말과 같았다.
“그럼 현금으로 주세요.”
난 두 번 생각도 안 했다.
지금 나에게나 집안에나 도움이 되는 것은 현금이지 탱자탱자 놀러 다닐 여행 상품권이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이곳에 서명하시면 현금으로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나에게 들어온 총금액은 세금을 제외하고 2,028만 원이었다.
나는 그 돈을 통장에 이체받기로 했다.
난 그렇게 하루의 행운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알바를 하지 않기에 집에 일찍 들어올 수 있었다.
퇴근하신 아버지가 집에 와 계셨고 어머니는 아직 식당일이 끝나지 않으신 것 같았다.
“왔냐?”
“네, 아버지.”
항상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을을 품고 계시는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짠할 수밖에 없었다.
“뭐 좋은 일 있냐?”
“네, 좋은 일 있어요.”
난 오늘 있었던 백화점 1억 번째 고객 경품에 당첨된 이야기를 다 말씀드렸다.
그 말을 듣는 아버지의 얼굴은 한없이 밝아졌다.
뜻밖의 행운…….
“살다 살다 경품이란 것에 당첨되었단 말은 처음 들어보는구나!”
“이것으로 빚을 일부 갚으세요.”
내 말에 순간 멈칫하는 아버지였다.
“경민아, 그건 아빠와 엄마가 해결할 일이다.”
그렇게 딱 잘라 말씀하시는 아버지…….
“그래도 이거면 일부라도 갚을 수 있잖아요.”
“아직 우리는 젊다. 이 아버지도 계속 일할 수 있고……. 그건 네 학비에 보태는 것으로 해라……. 엄마한테 들으니 복학을 미룰 생각이라며.”
어제 내가 한 이야기를 두 분이서 하신 것 같다.
“네, 수영이 대학교 보내려면 1년 정도 더 아르바이트하려고요.”
“그런 건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웃음기에서 딱딱하게 굳은 채 이야기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마음 한편이 짠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빠 말 들어. 수영이 하나 대학 못 보낼 정도는 아니다.”
“…….”
“아빠 말 들어. 그 돈은 네가 사용해라.”
어려운 형편인 걸 뻔히 알고 있는데도 이런 말을 꺼내시는 아버지였다.
그날 저녁, 어머니가 식당일을 마치시고 돌아와 한 번 더 경품을 받은 이야기를 꺼내야 했다.
누구보다 기뻐하시는 어머니였고 어머니 또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그 돈은 내가 쓰라며 극구 사양하셨다.
“수영이 들어올 때 다 되었는데 오늘은 제가 마중을 나갈게요.”
집이 은평구 신사동이기에 골목이 많았다.
그렇게 후미진 곳은 아니지만, 고갯길이 있어 여자 혼자 다니기에는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 지역이다.
이제 3학년에 올라가는 동생은 방학 기간이지만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고 있었다.
변변한 학원 하나 보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는 동생이 마냥 고마웠다.
마중 나가는 내내 오늘 있었던 행운을 생각했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말을 생각했다.
어머니는 여행이라도 다녀오란 말을 꺼내셨다.
군대 전역하고 한 번도 쉬어 보지 못한 나였기에 순간 마음이 혹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경품으로 받은 미국 여행을 갈 마음은 없었다.
돈이 저렴하게 드는 국내 배낭여행이나 아니면 호주, 미국으로 잠깐 배낭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배낭여행을 갔다 온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호주 같은 경우 300만 원 정도면 14박 15일 정도는 충분히 갔다 올 수 있다고 한다.
가장 비싼 항공권이 문제지 도미토리(공동숙소)에서 숙식할 경우, 원화로 하루에 1만 원에서 1만 5,000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한다.
숙박보다는 오히려 교통비가 더 많이 나간다고 한다.
‘이 정도는 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300만 원이란 돈은 몇 달은 고생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었다.
그걸 여행으로 쓴다는 것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2,000만 원의 경품이 있기에 그래도 나한테 300만 원 정도는 투자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저쪽에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렸다.
“오빠!”
날 먼저 발견하고 뛰어오는 수영이었다.
올해에 수능을 치르기에 항상 늦은 시간에 들어오곤 했다.
“오빠가 어쩐 일로 나와 있어. 알바할 시간이잖아.”
“알바 그만뒀다.”
“그래, 그럼 아빠 대신 오빠가 앞으로 데리러 오는 거야?”
“너 하는 것 봐서.”
“그런데 무슨 좋은 일 있어?”
“얼굴에 표가 나냐?”
“응.”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수영이었다.
“갑자기 공돈이 생겨서…….”
2,000만 원이라는 공돈이 생기니 나도 모르게 얼굴에 드러난 것 같다.
“그래, 그럼 나 떡볶이 사 줘.”
“떡볶이 먹고 싶어?”
“응, 헤헤.”
“알았다. 가자.”
집에 가는 길 슈퍼 근처에 떡볶이를 파는 포장마차가 있었다.
멀리 갈 필요도 없기에 나와 여동생은 떡볶이 1인분과 튀김 1인분을 시켰다.
“그런데 공돈이 얼마나 생긴 거야?”
“조금 많이 생겼다. 알면 다쳐.”
“얼만데?”
“2,000만 원.”
“뭐, 정말? 헐…….”
말하지 못할 일도 아니었기에 난 2,000만 원의 공돈이 생긴 것을 수영이한테 이야기했다.
어차피 알 수밖에 없었고 이걸로 놀릴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 뭐 가지고 싶은 거 없어?”
내 말에 잠깐 생각을 하는 수영이다.
“음, 없는 것 같은데…….”
잠깐 멈칫하다가 바로 대답했다.
수영이가 집안 사정 때문에 빨리 철이 든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쓰럽기까지 했다.
“옷 하나 사 줄까? 겨울인데 패딩이라도 하나…….”
“오빠도 복학하려면 돈 많이 필요하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리 큰돈이 생긴 거야?”
말을 돌리는 동생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백화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 줬다.
“다행이다. 이상한 돈 아니어서.”
그 말에 난 수영이의 머리를 흐트러트렸다.
“내가 나쁜 짓이라도 했을 줄 알았어?”
“응, 2,00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잖아.”
“뭐 그건 그렇지, 행운이지 뭐.”
행운이 아니라면 말이 안 된다.
“기분 좋다.”
“그래, 이 뇨속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