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65)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65화
65화 내가 시작한 것 아니다
AMD의 헥터 루이스 회장에게 사람 하나가 찾아온다.
“반갑습니다. StarOne의 호이킨이라고 합니다.”
호이킨은 StarOne의 법률 담당이라며 자신을 소개를 했다.
“반갑군요. 헥터 루이스요.”
약간 미소를 그리며 말하는 헥터 루이스 회장이다.
실상 헥터 루이스 회장은 박사로 불러 주는 걸 좋아했다.
밖에서 항상 공학자라고 자신의 입으로 말하는 인물이었다.
“AMD에서 우리를 찾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허허허, 그렇소. 귀사가 신청한 특허는 이 계통에서 가장 핫하니까요.”
“그렇군요. 우리는 AMD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안하러 왔습니다.”
“이거 긴장해야 할 상황인 것 맞죠?”
너스레를 떠는 헥터 루이스 회장의 말에 호이킨은 안경을 고쳐 쓸 뿐 다른 변화는 없었다.
“긴장할 것 있나요. 그저 우리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만 결정하시면 됩니다.”
딱딱하게 말하는 호이킨을 보면서 헥터 루이스 회장 또한 웃음기가 조금씩 사라졌다.
“그래, 제안이 뭔가요?”
“AMD의 지분 90%를 원합니다.”
호이킨의 말에 눈동자가 흔들리는 헥터 루이스 회장이었다.
그러나 인텔의 세상에서도 살아남은 인물인 헥터 루이스 회장은 금세 신색을 회복했다.
“회사를 고스란히 넘기란 말이군요.”
그 말에 호이킨은 그저 담담히 이야기한다.
“어차피 지분을 90% 넘긴다고 해도 10%만으로도 회사의 가치는 배 이상 상승할 겁니다. 그럼 AMD에도 이득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텔도 넘어설 수 있게 될 테니 우리 제안이 무리하다고 보이진 않는데요.”
호이킨의 말에 헥터 루이스 회장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실상 현재 가치로만 본다면 인텔에 더 가혹한 제안을 했다.
850억 달러의 인텔 지분 30%는 255억 달러였고, 150억 달러의 AMD 지분 90%는 135억 달러였다.
거의 두 배 정도 차이가 나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그건 현재의 가치일 뿐이었다.
미래의 가치는 아직 모를 일이라 생각하는 호이킨이었다.
“그 정도면 괜찮군요.”
헥터 루이스 회장 또한 호이킨의 말에 동조했다.
“그럼 제안을 받아들이시는 겁니까?”
호이킨의 말에 헥터 루이스 회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는 우리만의 반도체 세상을 꿈꿀 생각이요. 우린 지분의 30% 이상을 줄 생각이 없다오.”
헥터 루이스 회장의 말에 호이킨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생산이 시작된다면 인텔이건 AMD건 다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호이킨이다.
그런데도 헥터 루이스 박사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그래도 회사에······.”
호이킨의 말을 자르며 헥터 루이스 회장이 말을 꺼낸다.
“지금도 우린 인텔이란 공룡을 상대하고 있소. StarOne이라고 해도 조금 더 큰 공룡일 뿐 그리 변하는 건 없는 것 같군요.”
다시 웃는 얼굴로 돌아온 헥터 루이스 회장이었다.
StarOne이 나타난다고 해도 그건 또 다른 공룡일 뿐이었다.
초식 동물인 AMD가 조심하고 조심하면서 살아간다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
“우리가 제안하죠. 지분 30%, 이익의 50%를 해 줄 수 있습니다.”
역으로 제안하는 헥터 루이스 회장이었다.
AMD에서 자체적으로 논의한 최대한도였다.
“90%가 아니면 안 됩니다.”
한경민 사장에게 듣고 온 지시는 무조건 지분 90%였다.
그게 관철되지 않는다면 AMD와는 손을 잡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군요. 지침이 90%의 지분인가 보군요.”
“······.”
“그럼 이번 만남은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가겠군요.”
헥터 루이스 회장은 되레 호이킨을 위로하고 있었다.
“그런 것 같군요.”
“그럼 이젠 반도체 시장이라는 전장에서 만나야겠군요.”
“건투를 빕니다.”
“그러죠.”
호이킨이 떠난 후 헥터 루이스 회장은 한숨을 크게 쉬었다.
자신의 결정이 옳은 건지 지금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헥터 루이스 회장은 살아남을 자신이 있었다.
고성능이나 보급형이 아닌 저가형 시장을 공략해도 된다고 본 것이다.
거기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후일에는 StarOne의 특허와 유사한 CPU를 비슷하게라도 흉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게 AMD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회의를 소집해야겠군.”
***
호이킨 법률팀장이 AMD의 일을 보고한다.
“그런 선택을 한 거군요.”
“예상하신 겁니까?”
그저 루비에 있는 자료를 통해 유추했을 뿐이다.
[진정한 해결사란 문제 해결사가 되는 것이다.]헥터 루이스 회장의 좌우명은 이것이다.
이 좌우명 때문에 우리 제안을 AMD의 위기로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것이 처음부터 AMD에 제안을 먼저 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헥터 루이스가 회장이 아닌 이윤을 추구하는 인물이었다면 아마 인텔보다 먼저 AMD에 제안을 넣었을 것이다.
인텔과 협상 마무리 전에 넣은 처음이자 마지막 제안이었다.
하지만 보기 좋게 까인 것이다.
“그럴 거로 생각했죠. 그건 그렇고, 캐논의 사업부 인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일본 내 공장에 대한 처리만 해결하면 끝날 것 같습니다.”
“무슨 문제 있나요?”
호이킨의 표정에서 약간의 문제를 발견한 것이다.
“렌즈의 기술을 한국으로 유출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생산은 무조건 일본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캐논의 반도체 사업부에 대한 논의는 끝났지만, 렌즈에 대한 기술 이전 및 생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는 나 또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앞으로 일본과 나는 척을 질 수밖에 없는 관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적의 본진에 회사를 놔둔다.
그건 바보나 할 짓이었다.
“문제가 되는 인물이 누구죠?”
“마타리아 후지오 사장입니다.”
호이킨이 말을 하자 마타리아 후지오 사장에 대한 프로필과 자료가 투영되었다.
후일 캐논의 회장이 될 인물이었다.
“아베가에서는 무슨 얘기가 없던가요?”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아베가 딴죽을 거는 건지는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아베가 아닌 마타리아 후지오 사장이 관건이었다.
“알았어요. 일단 최대한 사업장에 대한 매각 금액 산정에 최선을 다해 주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호이킨 법률팀장이 나간 후 나는 루비에게 물었다.
“마타리아 후지오 사장의 약점이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약점을 이용해 딴죽을 못 걸게 하는 것이다.
“지금은 없어요.”
“그럼 미래엔 있단 말이네”
“그것도 별것 아니에요. 그저 발언에 조금 문제가 있을 뿐이죠.”
“알았어.”
루비와의 대화를 끝내고 난 전화기를 들었다.
한국의 황규태 실장이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황규태 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캐논의 마타리아 후지오 사장을 조사하란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일을 처리한 뒤 나는 새삼 사업이라는 것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사업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업은 여러 가지 변수를 줄여나가는 일이다.]그 사람의 말이 맞는 듯 변수가 계속 튀어나왔다.
***
크레이그 배럿 인텔 사장(CEO)과 만나는 자리.
“결정하셨습니까?”
크레이그 사장이 먼저 질문을 한다.
“조건을 조금 변경했으면 합니다.”
인텔이 제안한 StarOne의 지분 10%와 인텔의 지분 20%를 교환하는 조건과 모든 CPU 특허를 StarOne에 귀속시켜 달라는 제안이었다.
“혹 지분 때문인가요?”
크레이그 사장 또한 알파벳이 AMD에 다녀간 것을 알고 있었다.
헥터 회장이 StarOne에서 다녀간 후 대규모 회의를 열었고 위기 경영이란 이름으로 발표까지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가 모두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AMD에 한 제안이 거절당했다는 보고까지 받은 상황이기에 의기양양하게 미팅을 하고 있었다.
“그건 아닙니다. 어차피 지금도 50%의 지분이면 만족하죠.”
“그럼 특허 관련 이야기겠군요.”
“맞습니다. 모든 반도체 특허를 StarOne에 귀속시킬 수 없습니다. 컴퓨터용 CPU 관련 모든 특허만 등록하도록 하죠.”
“그건······.”
“이것만 해도 인텔에는 나쁘지 않은 제안일 겁니다. 이게 안 된다면 이번 협상은 없던 일로 하죠.”
더는 인텔의 일로 시간을 끌 수 없었다.
그럴 바에야 빨리 해피닉스를 인수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었다.
“AMD가 귀사의 제안을······.”
난 손을 들어 크레이그 사장의 말을 제지했다.
“조만간 한국의 해피닉스가 인수됩니다. 한국 정부와 논의가 끝난 상태죠. 이건 미국 정부에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
이번 한일어업협정으로 받는 대가 중 하나인 해피닉스.
마지막 패를 꺼내 든 것이다.
너희가 아니더라도 대안은 있다는 그런 히든카드였다.
“······.”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게 나에게는 더 많은 이익을 선사할 겁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논의한 일이 있기에 인텔에 이런 제안으로라도 협상을 진행하는 겁니다.”
나는 솔직하게 크레이그 사장에게 말을 건넸다.
“알겠습니다. 이사회를 조만간 소집한 후 지분 교환 및 특허 계약을 진행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우리 지분에 맞춰 이사진을 맞춰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떠나야 하는 이사진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죠.”
그러면서 난 인텔의 회장에게 이사진의 활용에 대해 말을 했다.
그걸 듣고 있는 크레이그 사장은 놀란 얼굴을 하고 있다.
자신도 그 제안을 받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회사를 떠날 이사들의 선별이 더 어렵겠군요.”
“하하, 그건 알아서 조정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상기된 표정으로 변한 크레이그 사장은 빨리 인텔로 돌아가고 싶었다.
StarOne과 계약에서 가장 걸렸던 이사회의 인원 처리.
이걸 한 방에 해결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크레이그 사장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다른 생각을 했다.
내 제안이 더없이 좋은 조건이지만, 그만큼 이들 또한 힘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게 인텔과의 이야기가 끝이 났고, 이제부터는 인수한 회사나 인수할 회사들의 경영이나 사업에 신경을 써야 할 때였다.
***
제인이 내 방으로 들어왔다.
“왔어?”
요즘 제인을 보면 손이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제인에게 제지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지금 같은 경우.
“회사예요.”
“뭐 어때? 여기 누가 들어올 수도 없을 텐데.”
“그래도 오빠가······.”
피터를 생각 못 한 내가 아니지만, 무턱대고 들어올 피터가 아니었다.
이젠 연인 관계로 발전한 사이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고자를 탈피한 나는 그 누구보다 대담해지고 있는 것이다.
제인 또한 밤에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제인 또한 석녀의 삶을 살았기에······.
나보다 덜하지는 않다.
“이따가······.”
아직도 이런 말을 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제인이었다.
나는 약간 삐진 듯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알았어.”
“삐진 거예요?”
내 감정을 알아달라고 한 나이기에 그걸 모를 제인이 아니었다.
이렇게 보면 연애라는 것이 사람을 이상하게 만드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웃음도 나왔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감정이었다.
“아니야. 그런데 왜 온 거야?”
그렇기에 계속 삐진 것처럼 행동할 수 없으니 나는 웃으며 제인에게 온 용건을 물어봤다.
“유일 그룹의 김혁권 회장이 만나자고 해요.”
“그래?”
권재엽에게 지시한 StarOne의 소유주를 알린 일 때문이다.
이는 권재엽 실장을 유일 그룹 깊숙이 넣기 위한 행동이었다.
김진영 전무의 비서로 들어갔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거기에 이번 중정 일보 처리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어떻게 할까요?”
“뭐 어떻게 해. 만나야지.”
“유일 그룹 싫어하던 것 아니에요?”
난 유일 제품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다.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하나도 유일 그룹의 제품은 없었다.
그 정도로 예전부터 유일의 것을 제외하고 물건을 사라는 지시를 해 왔기에 제인도 알고 있었다.
“응, 유일이란 이름이 들어간 모든 것이 싫어.”
“그래요. 저도 유일 것은 사장님 만나고부터는 안 쓰고 있어요.”
“제인도?”
“그럼요. 이렇게 싫어하는데, 제가 사용할 수 있나요. 호호호.”
웃으며 말하는 제인의 얼굴.
그게 예뻐 보일 수 없었다.
“비서일 그만하고 투자팀에만 신경 쓰는 건 어때?”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나였다.
“싫어요.”
“왜?”
“그럼 조금 더 옆에 있지 못하잖아요.”
“그래도 제인을 비서로 계속 둘 수 없어.”
연인으로 발전한 제인을 비서로 계속 둔다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그렇기에 조만간 비서 일은 그만두고 투자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다.
“저도 알지만, 비서로 조금만 더 있을게요. 조만간 회사 조정을 하면 그때 후임에게 넘기도록 할게요.”
제인도 알고 있는 듯 준비를 하는 것 같다.
“한국인으로 해 줘.”
“남자요 아니면 여자요?”
장난치듯 말하는 제인이었다.
“성별은 상관없이 능력 있는 사람으로 해 줘.”
나에게 비서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
나를 잘 보좌해 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그럼 내가 결정하란 말이네요. 이왕이면 여자로 해 줄게요.”
“제인, 혹시 나를 시험한다거나 할 생각은 하지 마!”
“······.”
“어차피 변하는 건 없어. 난 항상 제인 옆에 있을 거고 내 옆에는 제인이 항상 있을 테니까.”
이 말을 하자 제인이 아무 말 없이 일어서서 문을 잠근다.
그러면서······.
회사라고 하면서 빼던 제인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더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내가 말을 잘한 건가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고, 제인이 이러는 것 또한 나쁘지 않았다.
저 말 하나로 제인에게 점수를 딴 느낌이었다.
나는 그러면서 한마디 했다.
“내가 시작한 것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