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73)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73화
73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실수
[인텔, StarOne과 대규모 계약 중]인텔은 StarOne(이하 SO)이란 회사와 계약에 초읽기를 앞두고 있다.
CPU 슈퍼특허를 신청한 SO는 알려지지 않은 회사 중 하나다.
이곳과 인텔이 10년 독점 생산으로 지분 30%를 지불하는 계약이 추진 중인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인텔과 SO간 주식 교환까지 이뤄진다.
비율은 1:2로 생각하기에 인텔이 1일 수 있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SO가 1이고 인텔이 2라는 이야기였다.
그만큼 SO가 보유한 특허가 시장 지배적이라는 뜻이었다.
SO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인텔을 인수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소액 투자자들의 반발을 예상했는지,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인텔이 5년 후 AMD와 같은 회사로 전락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
뉴욕타임스의 기사가 자신의 제안에 대한 답변이라 생각하는 김혁권 회장이다.
보고서를 집어 던지는 김혁권 회장의 앞에는 오춘영 부실장이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
지금 김혁권 회장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오춘영 부실장 또한 쥐 죽은 듯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이학우 실장이었다면 어떻게든 김혁권 회장을 말렸을 것이다.
그러나 오춘영은 아직 이학우 실장과 같은 급이 아니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 것 아니야? 이거면 알파벳에서 무조건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한 것이 오 부실장 아냐?”
전략실의 분석으로 지난번 김혁권 회장이 알파벳에 제안을 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인텔이었다.
“회장님, 지금은 사태 해결을 위해 건강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지금 회장님은 그저 일개인의 몸이 아닙니다.”
그때 권재엽 실장이 김혁권 회장을 나서서 말리게 된다.
이 보도 때문에 급하게 다시 들어온 권재엽 실장이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오춘영 부실장, 말리는 권재엽 지원협력실장…….
힘의 우위는 오춘영 부실장이 더 컸지만 권재엽의 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춘영 부실장은 당장 나가서 알파벳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무조건 찾아.”
호통이 터지는 김혁권 회장의 눈빛은 사나웠다.
“아-알겠습니다.”
“권 실장, 해결 방안 같은 것 있나?”
“일단 알파벳의 특허 이용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알고 있네!”
이 정도까지 이야기되고, 언론에 나올 정도면 벌써 쌀은 밥이 된 상태일 것이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바꿔 말하는 김혁권 회장이었다.
“빠르게 사모님 일을 처리한 후 이 일에 매진하겠습니다. 이틀만 시간을 주십시오.”
이틀이라는 시간을 달라는 권재엽 실장의 말에 정말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김혁권 회장이었다.
“무슨 복안이라도 있나?”
“쉽지 않겠지만, 뭔가 하나를 빼앗아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적대시한 세력에 대한 응징은 세를 점점 줄어들게 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가능하겠나?”
“생각한 것이 있기는 합니다.”
아직 생각만 가진 권재엽 실장은 일단 말을 아꼈다.
“알았어!”
“감사합니다.”
“이 일을 해결한다면 전략실을 자네에게 맡기도록 하지.”
전략실장이라는 자리를 거론하는 김혁권 회장의 말에 권재엽은 예상외라는 생각을 했다.
이학우 실장이 완전히 물러난 것은 아니지만, 공석과 같은 상황이었다.
예전과 같이 그룹의 이인자로는 올 수 없었다.
그래서 그룹에서도 오춘영 부실장이 전략실장이 된다는 소문이 퍼진 상태다.
그런데 그것이 권재엽에게 넘어오게 될 판이었다.
유일의 모든 권력은 김혁권 회장이 쥔 상태다.
그렇기에 김혁권 회장의 말이면 그 누구라도 전략실장에 앉을 수 있다.
“맡겨 주시면 최대한 무리 없이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자네만 믿네!”
오늘따라 김혁권 회장이 늙어 보였다.
***
권재엽은 먼저 AHO 언론재단 이사장인 오진호의 병문안을 갔다.
혼자 간 것이 아닌 지원협력실 직원들을 대동하고 방문했다.
명함을 건네주며 인사하는 권재엽 실장과 직원들은 정중했다.
“죄송합니다. 큰 결례를 저지른 것 같네요.”
권재엽이 아닌 성라주가 사과해야 하지만, 오늘 유일 그룹의 대표로 권재엽이 왔기에 이러는 것이다.
“오랜만이다.”
그러나 오진호는 권재엽을 아는 듯 편하게 말하고 있었다.
“네, 선배님.”
국정원 시절 같은 동료였던 이들이다.
오진호는 정보실을 담당했고, 권재엽은 블랙 요원이었다.
실상 다른 부서였지만, 블랙 요원을 이용한 정보 취득도 했기에 서로 잘 아는 사이다.
그렇기에 선배님이라 부르는 권재엽이었다.
이런 둘의 대화를 같이 방문한 직원들은 꼼꼼하게 살폈다.
“왜 온 거냐? 나를 완전히 죽이려고?”
“오해십니다. 만약 그룹에서 알았다면 여사님 행동을 무조건 막았을 겁니다.”
“새끼, 거짓말도 참 잘한다. 그나마 네놈이 날 죽이러 온 게 아니라서 다행이네.”
블랙 요원 출신인 권재엽이라면 오진호는 지금쯤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보상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보상? 죽이지 못하니 이젠 보상한다고 찾아온 거냐?”
격앙된 오진호였다.
그렇기에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는 할 말이 없습니다. 모든 잘못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좀 심하셨습니다.”
성라주에 대한 기사를 꼬집는 권재엽이었다.
“넌 사과를 하러 온 거냐, 나랑 한판 하자고 온 거냐?”
“사과입니다. 선배님이 계속 억지를 부리니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됐고, 그래, 뭘 줄 거냐?”
“돈이 가장 좋을 것 같은데 생각은 어떠십니까?”
“미친, 너 내가 유일 그룹의 치부를 얼마나 더 가졌는지 잘 알지?”
“…….”
“그거 다 터트려 버릴 테니까 기둥뿌리 하나 가져와. 나 죽여도 누군가는 계속 기사를 재생산할 테니 이상한 짓 할 생각은 말고.”
유일의 기둥뿌리 하나.
그것은 주력 기업 하나를 가져오라는 말이었다.
“불가능하다는 거 아시는 분이 이러는 이유가 뭡니까?”
“이 새끼 많이 컸네.”
“제가 선배님보다 원래 키는 컸습니다.”
이 상황에서 개그를 하는 권재엽이었다.
그런 이 둘을 보면서 뒤에 서 있는 유일 그룹의 직원들은 뭐 하는 짓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하하, 새끼, 아직 그걸 조크라고 달고 다니냐. 그리고 저 떨거지들은 뭐냐? 너 출세 많이 했다.”
“성의 차원에서 온 겁니다.”
“재수 없게 시커먼 양복 입고 누구 협박하는 것 같잖아.”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 변해 가고 있었다.
둘이 친한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던 것이다.
“다들 나가 있어요.”
권재엽은 직원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같이 온 직원들이 모두 나간 후 권재엽은 그제야 긴 호흡을 한 번 내쉬었다.
“휴~우, 내 연기 어떻소?”
답답한지 넥타이를 풀어헤치는 권재엽이었다.
그런 그를 보면서 오진호는 크게 웃지도 못하고 킥킥댄다.
“새끼, 많이도 달고 다닌다.”
“가질 것 결정한 거요?”
사전에 가질 것을 결정하라는 말을 전달해 놨기에 원하는 것을 꺼내라는 것이다.
“JC가 가진 방송과 영화 관련 사업 모두 넘기라고 해.”
유일이 아닌 다시 나온 JC를 거론하는 오진호였다.
“그걸로 되것소?”
권재엽 또한 오진호와 같은 과인 듯 말투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더 요구하면 네놈만 부담스러울 거 아냐?”
“아닙니다요~오.”
말하는 것 하나 변하지 않은 권재엽을 보면서 피식 웃는 오진호였다.
“그런데 어떠냐? 유일의 정보를 장악한 기분이.”
“이거 해결하면 나 전략실장이요. 그러니 빨리빨리 해결 보자고요.”
그 말에 오진호가 더 놀란다.
권재엽을 김진영 전무 최측근으로 만들기 위해 벌인 일이었다.
그런데 그게 전략실까지 장악할 정도로 발전할지는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나보다 더 출세한 놈이네.”
“이런 날이 있을 줄은 나도 생각도 못 했소.”
하얀 이를 모두 보이며 웃는 권재엽을 보며 오진호 또한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생각보다 일이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네.”
그저 이번에 몇 개 가져오는 것으로 처리하려고 했는데, 전략실장 자리까지 확보한 것이다.
그렇기에 더는 요구할 생각이 없는 오진호였다.
권재엽의 면을 세워 줄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심 좀 하쇼. 이게 뭐요?”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가만있을 김혁권 회장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야 조금 찢어진 정도다.”
“알았소. 금방 나가기는 뭣하니 조금 놀다 가야것소. 이거 실장도 못 해 먹을 자리 같소.”
“왜?”
“우리가 알던 것보다 더 개판이오.”
“자료나 차근차근 모아 놔. 다 쓸모가 있으니.”
“물론이요. 그런데 AHO 언론재단에 내 지분도 있는 것 맞소?”
“차명이지만 맞다. 그런데 너 이제 필요 없는 것 아니냐?”
“그거 건드리면 형님 죽고 나 사는 거요. 알것소?”
눈을 부라리는 권재엽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오진호였다.
블랙 요원이었던 권재엽이 살기까지 내비치면서 말하니 찔끔할 수밖에 없었다.
오진호보다 권재엽의 상태가 더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
권재엽은 비장한 각오로 회장실에 들어섰다.
회장실의 분위기는 그룹의 분란 때문에 칙칙함을 보였다.
“JC의 방송과 영화 관련 사업부를 모두 원하고 있습니다.”
김혁권도 권재엽만 믿는 것이 아닌 다른 직원도 심었기에 병실을 나가기 전까지 이야기를 먼저 보고받았다.
그렇기에 유일 그룹의 기둥뿌리를 달라는 말까지 나온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 해결하겠단 말인가?”
“네, 다행히 예전에 알던 사람이라 이 선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요즘 권재엽의 머리가 남아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이 사과할 일이 아닌 것들을 사과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전략실을 맡아서 처리하도록 해. JC에는 내가 이야기해 놓을 테니 문제없을 거야.”
유일 그룹의 김혁권 회장의 큰형인 김진건의 사업이다.
유일 그룹을 막내인 김혁권 회장이 승계되면서 먹고 살라는 의미로 준 기업이었다.
다른 것을 주면 될 일이기에 문제는 없었다.
“그럼······.”
목석같던 권재엽도 전략실이란 말에 몸을 부르르 떤다.
그만큼 전략실이란 의미는 남달랐다.
“맞아, 이번 일 처리는 끝난 것 같으니 전략실을 맡아.”
“감사합니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김혁권 회장은 누구나 충성을 다한다고 말하지만 실상 그런 인물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있다면 지금 낙향한 이학우 실장 정도······.
“이 일이 완료되면 이학우 실장을 자세히 조사하도록. 그리고 알파벳의 처리 방법도 보고서로 올리도록 하게.”
위에 있으면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다.
잠시 회사를 떠난 이학우 실장에 대한 조사가 첫 지시라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알겠습니다.”
***
“박상순 기자는 어떻게 처리했지?”
성라주에 대한 기사를 쓴 기자였다.
그는 한국에서 기사를 작성한 후 바로 외국으로 떠났다.
“일본과 유럽을 거쳐 태국에 거처를 마련해 줬습니다.”
“잘 관리해. 또 한 번 써먹을 수 있을 테니까.”
한 번 쓰고 버릴 패가 아닌 후일 다시 활용할 수 있으므로 관리하라는 지시를 한다.
박상순 기자는 동남아에서 남부럽지 않게 가족과 살아갈 것이다.
한국에 있는 재산을 정리하고 AHO 언론재단에서 일정 금액을 위로금 형식으로 지급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JC에서 방송을 가져온다는 발상은 누가 한 거야?”
“신문업과 가장 가까운 업종은 그것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계획은 오진호가 진행은 권재엽이 했습니다.”
“재미있네. 더 큰 걸 가져와 버렸군.”
아직 JC의 방송 분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영화 전문은 JGV가 크고 대부분 홈쇼핑에 속해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이 부분에서의 조정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건 내가 아닌 AHO 언론재단의 몫이었다.
“모레 면담이 있을 예정입니다.”
“알았어.”
중국과 홍콩 투자 전문가의 미팅.
서서히 준비시켜야 할 때가 다가온 것이다.
***
다음 날 찾아온 피터의 지인이란 인물은 기골이 장대했다.
피터와 거의 비슷한 덩치의 인물로 위압감이 들 정도였다.
“여기는 윌 클라크라고 합니다.”
피터가 지인을 먼저 소개한다.
나는 보고서를 통해 그의 신상을 모두 숙지한 상황이다.
“반갑습니다. 윌 클라크라고 합니다.”
영국식 악센트로 강하게 발음하는 윌 클라크였다.
영국 귀족들이 사용한다는 그런 발음 말이다.
딱딱하지만 절도가 있어 보였다.
“반갑군요. 한경민입니다.”
서로 인사를 나눈 우리는 소파에 앉았다.
피터 또한 이 만남의 주선자이기에 윌 클라크 옆에 앉았다.
“HSBC를 다니신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HSBC(Hong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는 홍콩이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에 설립된 은행이다.
그 역사만 해도 150년 가까이 된 은행이다.
이름에 있듯이 홍콩과 상하이에 기반을 둔 은행이었고 그 앞글자를 따서 HSBC은행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그러나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에 1991년 본사를 영국으로 이전했다.
그렇다고 홍콩에 대한 영향력이 없는 건 아니다.
홍콩 달러를 발행할 수 있는 3개 은행 중 하나일 정도로 홍콩에서의 영향력은 국책은행과 맞먹었다.
“군 제대하고 할 일이 없어 들어간 것뿐입니다.”
[반가움] [무력감]한 가지 감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뒤의 감정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는 중국의 투자 책임자를 구하고 있습니다.”
피터를 믿고 있기에 그가 추천할 정도라면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분류한 나였다.
“솔직히 말하면 전 투자에는 능력이 일천합니다.”
자신을 낮추고 있는 윌 클라크였다.
HSBC가 능력도 안 되는 윌 클라크를 직원으로 뽑았다는 건 인사 책임자가 바보란 소리였다.
“동양인은 나인데 너무 낮추시네요.”
내 말에 어깨를 으쓱하는 윌 클라크였다.
“피터가 생각할 때 윌 클라크 씨의 능력은 어때?”
“뛰어납니다.”
내 질문에 바로 대답하는 피터였다.
그 모습을 본 윌 클라크는 눈빛을 반짝인다.
[부러움]그는 이런 감정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피터 존슨을 부러워하고 있네요. 군인 출신이기에 아마도 명령받기를 좋아하는 부류 같습니다.]루비의 말에 난 정말로 벙찔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라면 모두 명령받기를 싫어한다.
또 구속되기를 싫어한다.
물론 윌 클라크 같은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부류는 정신병적인 요소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혹시 피터가 부러운가요?”
“네.”
당당하게 말하는 그를 보며, 난 지금 면접이 잘 이뤄지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병적인 부분은 보이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