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78)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78화
78화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
“오랜만에 이렇게 직접 보네.”
황규태는 권재엽과 만나면서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러자 권재엽은 안주머니를 가리키며 도청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오늘 만남은 김혁권 회장에게 보고가 된 만남이었다.
블랙 요원이었던 권재엽이 도청기의 설치 여부를 모를 인물이 아니었다.
“오랜만입니다, 선배님.”
두 사람은 빙그레 웃으면서 악수를 했다.
“그런데 날 찾아온 이유가 뭐냐?”
약간 떨떠름한 목소리로 말하는 황규태의 말에 권재엽은 별 상관없다는 듯 말을 꺼낸다.
“제안 드릴 것이 있어서요.”
“제안이라. 내가 가진 정보를 이용하고 싶은 거냐?”
정보의 가치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황규태는 입맛을 다신다.
“하하하, 역시 선배님은 못 당하겠습니다. 충분히 대가를 치르도록 하죠.”
말을 하면서도 둘의 얼굴은 이걸 즐기는 표정이었다.
황규태는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
“외국 기업인 알파벳보다 국내 기업인 우리가 낫지 않습니까?”
애국에 호소하는 말을 꺼내는 권재엽을 보자 황규태가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이 새끼가 오랜만에 보더니 많이 컸다.”
“아니, 오진호 선배도 그러더니 황 선배도 그러시는 겁니까? 예전부터 키는 제가 더 컸습니다.”
다시 한 번 키에 대한 개그를 치는 권재엽이다.
황규태의 말을 개그로 넘기는 것이다.
“나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아니고?”
“하하하, 그냥 귀엽게 봐 달라는 것 아닙니까?”
“내 정보 가치는 크다. 거래도 한 번 했다는 것도 잘 알 거다. 그리고 네놈이 김 회장 지시를 받고 여기 온 것도 나는 알고 있지!”
자신의 손바닥 안에 있다는 말을 꺼내는 황규태는 탁자에 놓인 음료수를 한 잔 따라 마신다.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선배님을 속이겠습니까?”
“그럼 처신 잘해라. 네놈과 옛정 때문에 지금도 만나고 있는 거니까.”
으르렁거리는 황규태는 음료수 하나를 권재엽에게 건네고 있다.
손으로는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먹어라.] [이거 뭐요. 싸구려 먹고 있소?] [새끼,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됐다. 나나 먹으련다.] [아이고 형님, 그냥 해 본 소리요.]“하나만 물어보죠. 알파벳의 한경민과는 어떤 관계입니까?”
이 말을 물어보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이다.
“그게 왜 궁금한데? 틈이 있으면 비집고 머리 디밀려고?”
“못할 것 없지 않습니까? 어차피 선배님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붙으면 좋은 것 아닙니까?”
“하하하, 너는 왜 내가 한경민 같은 애와 같이 있다고 생각하냐?”
“미국 쪽 인맥 아닙니까?”
“맞아, 그 인맥의 끝이 미국 대통령이라면 넌 믿겠냐?”
[형님, 내가 다음에 회장님 만나면 다 이를 거요.] [내가 뭘?] [애라고 하고 욕 찾고 하는 거요. 그 자리 나한테 넘기고 형님이 내 자리 차지하쇼.] [이런 미친 씨댕 같은 놈이…….]손으로 장난까지 치는 두 사람이었다.
“도대체 그 인맥은 어떻게 만든 겁니까?”
“그게 얼마짜리 정보인데. 돈 가져와라. 그럼 알려 주마.”
아주 일급비밀인 것처럼 말하는 황규태의 말에 권재엽은 짜증을 냈다.
“얼마 주면 알려 줄 수 있습니까?”
“10조.”
“미친, 그게 무슨······.”
“그러니 알려고 하지 마라. 나 오래 살고 싶다. 저 위쪽 애들이 이거 말하면 나 한순간에 쓰-윽 알지?”
목을 손으로 참수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황규태였다.
[뭔 인맥이었소?] [뭐긴, 머리가 너무 좋으니 미국에서 ‘아이고, 여기로 오십시오.’ 한 거지 인마!] [에이, 별것도 아니구먼!] [그 별것에 조지 부시가 움직였다. 알아?]“우리에게 올 생각은 없습니까?”
“아까부터 개그하네! 이놈이, 내가 유일에 속하면 그 양반이 날 자유롭게 해 줄 것 같냐?”
말투는 싸우자는 말이지만, 얼굴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그렇겠군요.”
[요즘 얼굴이 아주 좋아졌네, 어디 피부과라도 다니냐?] [피부과는요. 이거 타고난 거요. 형님 같은 거북이 등가죽 같은 피부와는 급이 다른 자연산.] [좋겠다, 새끼야.]“정보 좀 주시죠. 돈은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그게 싫으면 부동산, 채권, 말하는 대로 드리도록 하죠.”
“돈? 이거 유일그룹 전략실장이 되더니 통이 커졌네.”
“왜요. 어차피 돈 벌자고 알파벳에 들어간 것 아닙니까?”
[형님, 그만 끝냅시다. 지겹소.] [너도 그러냐?]“휴~우. 원하는 게 뭐냐?”
“알파벳의 약점이 필요합니다.”
“이 새끼 털도 안 뽑고 먹으려고 하네.”
“예전 선배님을 한 번 구해드린 적 있지 않습니까?”
있지도 않은 말을 꾸며 내는 권재엽이었다.
[이 새끼, 언제 네놈이 날 구해 줬어? 내가 널 구해 줬지!] [말이 그렇다는 것 아니오. 그걸 꼭 좀생원처럼 따져야겠소?]빨리 끝내자던 둘은 으르렁거렸다.
“그건 그거고, 돈 가져와. 그럼 한번은 생각해 보지.”
그 말에 권재엽 또한 피식 웃음을 지었다.
“먼저 말씀하시죠.”
“500억.”
“선배님, 너무 과하십니다. 200억이요.”
“이 새끼가 내가 땅 파서 장사하는 줄 알아? 싫으면 말든가. 나야 상관없다.”
[얼마까지 가능하냐?] [300억 플러스알파요.] [뭐 줄래?] [광고나 달라고 하쇼.]“250억 드리죠.”
“300억 현금, 200억 중정일보 광고.”
“중정일보가 형님 거요?”
“그걸 모르고 있었냐? 유일그룹도 한물갔네. 제길, 내가 이걸 받는 게 아니었는데······.”
“왜요?”
“돈도 안 되는 펜대들 상대하려니 머리만 아프다.”
분쟁 있어 보이게 하는 말을 꺼내는 황규태였다.
“그럼 코리아넘버원은 뭡니까?”
“너 진호 만났다면서, 못 들었어? 그건 그놈 몫이다.”
술술 잘도 말하는 황규태였다.
[정말 끝냅시다. 지겹소.] [알았다. 질문해라.]“아까 말한 조건 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럼 정보를 이용하게 해 주시죠.”
“대가만 확실하다면 못 줄 것 하나 없지!”
[이러면 되냐?] [하하하, 잘하셨소. 이거 유일 전략실장 하기 힘드오.] [잘해라. 너 때문에 두 개 기업 그냥 넘기니까.] [말은 바로 하시죠. 넘기는 것이 아니라 처지 곤란한 회사 떠넘기는 것 아니오?] [그거야 우리 기준이고. 너희한테는 아니잖아.] [그것도 그렇군요. 알겠소. 다음에 도청기 없이 술이나 한잔하시죠.] [나 바쁘다.] [왜요?] [조만간 형수님 생길지도 모른다.] […….]얼굴이 와락 구겨지는 권재엽이었다.
***
권재엽의 얼굴은 펴질 줄 모르고 있었다.
황 선배가 여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혁권 회장에게 보고해야 하기에 얼굴을 펴고 들어가야 했다.
평생 훈련과 긴장 속에 살아간 이들은 여자를 만날 일이 없었다.
여자에게 말하는 법 또한 알지 못했던 인물들이다.
유일그룹의 전략실장이라면 여자가 끊이지 않을 자리였지만 권재엽은 그걸 몰랐다.
여자와 이야기하는 것은 천상계에서나 벌어질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 보고서입니다.”
[알파벳의 동향 보고서]라고 쓰여 있지만, 실상 알파벳의 약점이 나와 있는 서류였다.이를 위해 필요한 경비 및 조건까지 깔끔하게 정리된 문서다.
“자산운용과 HGTS라…….”
두 곳은 알파벳의 입김이 적은 기업들이었다.
자산운용 같은 경우 유일증권 산하에서 분리되더니 잘 관리도 하지 않아 많은 고객이 떠나는 사업체였고, HGTS의 경우 김무경 의원이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회사였다.
“타격이 될 것 같나?”
“자산운용의 우호세력을 형성하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이들이 알파벳을 신뢰하게 되면 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참에 우리가 가져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돈 있는 사람들의 자금을 관리해 주는 회사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인물들이 모인 곳이 바로 자산운용이었다.
“가져올 방법은 있나?”
“황규태가 안에서 도와주기만 한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HGTS는 이유가 뭐지?”
“AK증권에서 HGTS의 인수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지분을 가진 알파벳이기에 AK증권이 인수하면 각 증권사에 갑질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걸 저지하는 것만 해도 알파벳에 타격을 주는 일이라고 보고한다.
“세 확장을 저지하잔 말이군!”
“그렇습니다.”
권재엽 실장 몰래 도청기까지 설치하게 한 김혁권 회장이었다.
보고서에 나온 모든 내용은 도청한 것과 한 치도 다를 것 없이 딱 맞아 떨어졌다.
김혁권 회장은 권재엽이 자신의 의견까지 달아 가면서 올린 보고서의 내용이 마음에 든 것이다.
그렇기에 요즘 항상 찌푸려졌던 얼굴에 화색이 조금 도는 김혁권 회장이다.
거기에 지난 황규태와 나눈 대화까지 확인한 김혁권 회장은 이 보고서의 내용과 하나도 다르지 않기에 더 기분이 좋은 것이다.
“보고서에 적힌 알파벳의 한경민과 황규태, 그리고 오진호와의 불화는 뭔가?”
“황규태의 이야기를 듣고 추론한 겁니다. 황규태는 한경민에게 중정일보만 받은 것에 불만을 내비쳤습니다. 그리고 지난 오진호의 병문안 때 황규태와의 불화가 엿보였고요. 이는 세 명 모두 돈을 밝히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지난 예상처럼 셋은 순수하게 거래 관계일 확률이 가장 높단 말이군!”
“맞습니다.”
지금까지의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기에 이들 관계도 그리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는 김혁권 회장이었다.
실상 이 모든 불화의 보고가 거짓이라는 것을 한 치의 의심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김혁권 회장을 쳐다보는 권재엽의 입가에는 뜻 모를 미소가 살짝 내비쳤다.
하지만 서류를 보던 김혁권 회장은 그걸 보지 못했다.
“그럼 황규태가 우리와 손을 잡는다고 했나?”
다시 권재엽을 쳐다보며 말하는 김혁권 회장이었다.
“대가만 확실하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번 대가로 보면 300억 원 플러스 200억 원이 광고비군.”
지난 아내의 일로 2면에 대한 광고를 주기로 한 상태다.
그런데 또다시 광고비로 200억 원을 주장한 것이다.
황규태는 계속해서 돈을 밝히는 모습을 보였기에 김혁권 회장은 그에게서 의심할 만한 부분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 200억 원의 광고비까지 중정일보에 나간다면 1,000억 원에 육박하는 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중정일보의 가장 높은 단가는 1칼럼 1단 기준으로 80만 원이다.
한 면에 광고할 수 있는 기준은 12칼럼*15단 기준이다.
지난 중정일보에서 최고 단가로 계약한 것은 두 면이었다.
한 면에 1억 4,400만 원이기에 두 면이면 2억 8,800만 원의 광고비가 드는 것이었다.
휴일을 제외하면 일 년에 270일 동안 두 면에 광고할 수 있다.
777억 원이라는 막대한 광고비를 중정일보에 지급해야 할 유일그룹이다.
다른 신문사와는 궤를 달리하는 금액이 중정일보에 지급되는 것이다.
고조선일보에 6개월 지급할 광고비는 전면 1개다.
전면 광고의 특성상 크게 광고를 배정할 수 없기에 3,840만 원이 소요된다.
그렇기에 6개월을 다 해 봤자 52억 선이면 가능한 수준이다.
그만큼 중정일보에 줘야 할 광고비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어떻게 할까요?”
“그래야 200억 원 더 들어가는 거니 손을 잡아야지. 우리가 더 원하는 일 아닌가?”
“맞습니다.”
“그럼 뭐부터 해야 하나?”
“회장님이 김무경 의원과 이야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3선 국회의원인 김무경 의원을 김혁권 회장이 직접 움직여 달란 부탁을 했다.
밑의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지만 권재엽은 개의치 않았다.
“그러도록 하지. 약속 잡아.”
“알겠습니다.”
***
한영으로 캐논의 사업부가 바로 넘어오는 계약을 체결했다.
준비된 계약이기에 계약은 일사천리였다.
이젠 한영을 끌고 갈 능력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아버지에게 소개해 드리기 전에 내가 한번 보기로 했다.
“반갑군요.”
제갈혁을 비밀리에 만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김진영 전무의 비서 역할을 수행했던 제갈혁은 현재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었다.
유일그룹의 블랙리스트에 등재가 되었기에 알 만한 대기업의 취직은 물 건너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람 하나를 병신 만드는 짓을 서슴지 않고 있었다.
미래에는 나 또한 제갈혁과 같은 처지가 될 뻔했다.
“나를 데리고 가면 회사는 위험할 겁니다.”
제갈혁의 말에 나는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나 또한 유일그룹과 적인 상황이다.
그렇기에 제갈혁 하나 들어온다고 해서 나빠질 것은 없었다.
[불안] [걱정] [체념]루비의 말에 현재 제갈혁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지금 내가 내미는 동아줄이 황금 동아줄일지도 모르죠.”
“…….”
“힘들면 잡으세요.”
그는 지금껏 힘들게 살아 왔을 것이다.
어디를 가나 문전박대를 당했을 것이고 자존심이 있어 작은 회사는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
알파벳은 유일과 적이었기에 그는 자신이 이곳에 입사를 한다고 해도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불안] [희망]“…….”
“말이 없는 것을 보니 들어온다고 생각해도 되겠죠?”
“정말 절 품어 줄 수 있습니까?”
“지금 내 손을 잡으면 가능하죠. 그렇지 않으면 평생 유일그룹의 악령에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번이 마지막 제안이죠.”
나는 그러면서 손을 내밀었다.
내 손을 잡으라는 말이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제안이라는 것을 아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 또한 더는 널 상대 안 할 것이라는 말을 꺼냈다.
어려울 때 일으켜 주는 사람이 고마운 사람이다.
제갈혁이 잘못된 것은 나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미안하지는 않다.
그런 와중에 제갈혁의 손이 내 손을 천천히 맞잡았다.
[다짐] [희망] [고마움]“최고가 되게 모시겠습니다.”
비서직에 있던 사람인지 말부터 남달랐다.
“하하하, 제갈혁 씨는 알파벳이 아닌 한영입니다.”
“알겠습니다.”
“잘하면 이학우 실장 위치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
다짐한 것이 맞는지 찌든 얼굴이 편안함을 보였다.
“그럼 한영 회장님을 만나러 가시죠.”
“그 전에 하나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꼭 들어줘야 하는 일인가요?”
“그건 아닙니다.”
제갈혁은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인물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소송에 걸린 인물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각 그룹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인물들도 있다고 한다.
그는 그들과 같이 일을 할 수 없냐는 말을 꺼냈다.
제갈혁 또한 방금 구렁텅이에서 건져진 신세였다.
“능력은 어떤가요?”
각 그룹의 블랙리스트라고 해도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능력만 된다면 품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능력은 최상급입니다. 일부는 나보다 더 뛰어난 인물들이 많습니다.”
“그래요. 그건 내가 아닌 한영 회장님이 결정하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