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15)
115화
엘리자벳은 클랜 헌터 중 한 명과 안면이 있었는지 먼저 입을 열었다.
“불만이 있으면 다른 곳을 가면 되지 뭐하고 있는 거야?”
“어. 구티에레즈. 다른 팀 하나 더 온다고 했는데 그게 였나?”
클랜들은 클랜 헌터들을 보며 반가워했다.
아니, 정확히는 최연승을 보며 반가워했다.
그들은 일어나서 최연승 앞에 선 다음 한 명씩 악수를 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엘리자벳은 속으로 생각했다.
‘…무슨 팬 사인회인가?’
“저번에는 정말 고마웠어.”
“별 일 아니었다.”
악수를 했으면 돌아가야 하는데, 헌터는 가지 않고 머뭇거렸다.
“…요리도 정말 맛있었다.”
“그렇다니 다행이군.”
“어떻게 요리한 건지 혹시 방법을 들어볼 수 있나? 내가 하니까 그 맛이 안 나던데…”
“뭐하는 거야!”
엘리자벳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외쳤다.
지금 남의 레스토랑 한가운데에서 뭐하고 있는 짓이란 말인가.
물론 두 팀밖에 없긴 했지만 민폐는 민폐였다.
클랜도 민망했는지 헛기침을 하고 물러섰다.
일레야가 의아하다는 듯이 최연승에게 물었다.
“저 사람들, 진상? 진… 상? 마자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진상일 가능성이 있긴 하지.”
둘의 대화를 들었는지 클랜 헌터들이 급히 변명에 나섰다.
“그게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 최연승.”
“에 와서 투정하는 게 진상이 아니면 뭔데?”
“그게… 그게…”
“??”
“…저 최연승 헌터가 해준 맛이 아무리 해도 안 나서 그 맛을 부탁하고 있었지…”
“……”
순간 주변이 조용해졌다.
헌터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쳐다봤다.
아무리 최연승의 요리가 대단하다 하더라도 여기 셰프의 요리보다 더 대단할 리는 없지 않은가.
물론 가상 던전에서 해줬던 요리는 정말로 맛있었지만…
‘어라?’
‘잠깐. 생각해보니까 그게 더 맛있던 것 같은데?’
‘뭐지?’
곰곰이 그 맛을 떠올리며 비교해보던 헌터들은 당황했다.
그게 더 맛있었던 것 같다?
그런 대화가 오가는 사이, 레스토랑 한가운데에 있던 의 주인이자 셰프인 조지 마누엘이 안에서 나왔다.
오픈 키친 형태인 레스토랑이라 대화를 다 듣고 있었던 것이다.
“최연승 헌터.”
“음?”
“가게에 찾아온 손님에게 이런 부탁을 드려서 정말 죄송스럽지만… 제게 가르침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음???”
내가 배우러 왔는데??
* * *
‘나 뭐하고 있는 거냐?’
최연승은 황당하단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원래 카운터 밖의 좌석에 앉아 있어야 하는 걸, 카운터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옆에는 그 대단하다는 셰프가 눈빛을 빛내며 행동 하나하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아니… 난 요리사가 아닌데.”
최연승의 말에 클랜 헌터들이 더 먼저 반응했다.
“아니다! 최연승. 자신감을 가져라!”
“넌 이미 충분히 훌륭한 요리사다!”
그 반응에 클랜 헌터들은 기막혀했다.
이놈들 단체로 미쳤나봐!
최연승은 혹시나 싶어 물었다.
“지금 설마 내가 요리 안 할까봐 이러는 거냐?”
“……”
“……”
정곡을 찔린 헌터들은 입을 다물었다.
최연승이 이대로 떠날까봐 겁을 먹었던 것이다.
“최연승 헌터. 부탁드리겠습니다.”
옆에 있던 조지가 간절한 표정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기회가 올 줄이야.’
최연승은 몰랐지만. 조지는 이번 레이드 관련 영상으로 최연승이 몬스터 고기를 조리하는 걸 직접 봤었다.
-대체 어떻게?! 아무 장비도 없이 한 거지!?
기회가 되면 나중에 꼭 찾아가서 배우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올 줄이야!
그는 요리에 목숨을 건 사람이었다.
미슐랭부터 시작해서 각종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었지만 그런 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자존심이나 체면보다는 요리에 목숨을 걸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그런 열정과 열의는 최연승에게도 와 닿았다.
최연승도 비슷하게 수련에 열정이 있는 사람 아닌가. 같은 종류의 사람은 쉽게 알아보았다.
문제는…
‘아니, 내가 가르쳐 줄 수 있어야 가르쳐 주지!’
상대는 정통 요리사, 최연승은 생존형 야매 요리사 아닌가.
[가 걱정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요리 시간으로 따지면 화신이 더 길 거라고 말합니다.]‘…그건 그렇긴 하지.’
최연승은 고개를 흔들었다. 어차피 벌어진 일.
“요리하는 영상은 전부 봤지만 아무리 봐도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부디 가르침을…”
“…미리 말해두지만 난 요리사가 아니야.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예!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미친듯이 기대하고 있잖아…’
최연승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시선에 한숨을 쉬었다.
클랜 헌터 놈들은 말릴 생각은 안 하고 신이 나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친구.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네.
-그러게. 이거 올려야겠다.
-이 몸은 조지의 요리를 먹으러 온 거지 최연승의 요리를 먹으러 온 게 아닌데…
-그러면 꺼질래?
-으흠. 말이 그렇다는 거다.
“자. 먼저 고기에 대해 이야기하자. 이 고기는… 미노타우로스의 고기인가?”
“예. 최상급 고기를 바로 사들였습니다.”
“미노타우로스 고기가 좋긴 하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요리에 빠진 사람만이 통할 수 있는 이야기꽃이 둘 사이에 피었다.
“이 고기가 맛있긴 한데 그냥 먹지는 않았을 텐데. 어떻게 준비했지?”
“제가 갖고 있는 마법 스킬 중에 이란 스킬이 있습니다.”
원래는 마나를 모아서 화살로 쏘아내거나 탄환으로 쏘아내는 마법.
조지는 이 마법을 고기에 사용해서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했다.
“아하. 그런 식인가. 그래서 ?”
“예.”
“나도 방법은 비슷해. 다만 난 무공 사용자니까 무공을 사용하지.”
최연승은 커다란 고깃덩이를 양손으로 잡더니 내공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그 단단했던 고깃덩이가 순식간에 부드럽게 풀어지기 시작하자 조지는 깜짝 놀랐다.
원래는 몇 시간동안 꾸준히 마력을 불어 넣어야 하는데!
“대… 대단하군요!”
“뭘 대단까지… 그냥 스킬의 차이인 거지. 알고 보면 별로 대단할 것도 없다.”
최연승은 옆에 놓여 있던 칼을 집어 들었다.
오리하르콘 식칼은 아니었지만, 최연승이 내공을 불어 넣으면 평범한 철검도 어지간한 아티팩트 수준의 명검으로 변했다.
내공이 주입된 식칼이 눈부신 예리함을 빛내며 고깃덩이를 자르기 시작했다.
“…!”
최연승의 요리가 시작되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셰프인 조지나, 그 밑에서 일하고 있던 보조 셰프들은 더더욱 그랬다.
‘뭐… 뭐야 저거?’
솔직히 보조 셰프들은 최연승을 곱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들의 상사이자 스승인 조지야 어린아이한테도 배울 게 있다면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었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그들의 스승이 웬 듣도 보도 못한 요리사한테 고개를 숙이는 셈 아닌가.
아무리 헌터라지만 요리는 다른 영역.
…그런데 그런 생각이 싹 날아갈 정도로 최연승의 움직임은 대단했다.
‘군더더기가 없다!’
‘화려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왜 눈을 뗄 수가 없는 거지?’
최연승은 요리에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테크닉은 생존을 위한 요리에 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오로지 기본적인 동작만을 반복한 우직함.
그런 우직함이 최연승의 움직임에 담겨 있었다.
덕분에 어떤 화려한 퍼포먼스 없이도 사람들의 눈을 휘어잡고 시선을 끌어모았다.
모두 다 숨도 쉬지 못한 채 최연승의 요리를 쳐다보았다.
잘려나간 고기 위에 각종 양념이 뿌려지고 짙게 들어갔다. 최연승은 고기를 주무르고 온도를 확인한 뒤 프라이팬 위에 기름을 둘렀다.
“불도 마법을 쓰나?”
“예! 특유의 향을 내기 위해…”
“나도 비슷해. 무공으로 만든 불꽃이지만.”
아무 동작 없이 화염이 솟구쳤다. 순식간에 팬이 달궈지고 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소리였다.
최연승은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았다. 옆에 조지가 만들어 놓은 특제 향신료들이 여럿 있었던 것이다.
“와. 대단하군. 써도 되나?”
“물론입니다. 마음껏 쓰셔도 됩니다.”
각종 향신료가 뿌려지고 버터가 들어갔다. 최연승은 기다렸다가 고기를 꺼낸 뒤 잘라서 접시 위에 얹었다.
“봐. 기본적인 거라 별 거 없지?”
“아닙니다!”
“아니야! 대단했어!”
클랜 헌터들은 아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최연승은 황당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정말 대단했습니다.”
옆에 있던 셰프까지 진지하게 말했다.
“이 정도는 그쪽도 알고 있지 않나?”
“원래 머리로 아는 것과 직접 보는 건 다르지 않습니까.”
“아. 그렇긴 하지.”
무공 사용자인 최연승은 조지의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원래 머리로 알고 있는 걸 진짜로 익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고민하지 않고 바로 몸에 배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체화(體化)의 경지.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지 마누엘이 당신의 요리 스킬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고 존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존재의 힘이 오릅니다!] [다른 요리사들이…] [헌터들이…] [어비스 상급 요리가 한층 더 강해집니다!]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최연승의 요리에 감동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클랜의 래인은 슬쩍 구워진 스테이크를 자기 앞으로 옮기려고 했다.
“저 놈 지가 먹으려고 한다!”
“이 자식이 돌았나!”
클랜은 물론이고 같은 클랜 헌터들도 푸짐하게 욕을 퍼부었다.
“…바로 구워줄 테니까 추잡하게 그러지 좀 마라.”
최연승의 말에 헌터들은 순한 양이 되어 다시 앉았다.
“아. 그런다면야.”
“후. 순간 머리에 피가 확 오르면서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
“난 마법 쏠 뻔했어.”
모두에게 스테이크가 돌아가고, 최연승은 안에서 나왔다.
조지는 매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손님으로 오셨는데 요리를 시켜서 죄송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똑같이 갚으면 되지.”
“?”
“난 그쪽 요리를 먹으러 왔거든. 대접해주지 않겠어?”
최연승의 말에 조지의 얼굴이 환해졌다.
“…최고의 요리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여기 있는 헌터들이야 어비스 요리를 먹어본 적이 거의 없으니 최연승의 요리를 걸신들린 것처럼 탐냈지만, 최연승에게는 별로 새로울 게 없었다.
그보다는 조지가 여러 방식으로 시도하는 요리들이 더 흥미로웠다.
“와. 송어 위에 과일 소스를 얹은 건가? 이거 재밌는데.”
“예. 과일을 퓌레와 거품으로 만들어서 각자 섞으면…”
“혹시 방법 알려줄 수 있나?”
“물론입니다.”
최연승은 이것저것 흥미로워 보이는 요리들을 맛보며 레시피를 물어봤다.
[의 레시피가 더욱 더 풍부해집니다!] [돌아가면 꼭 자기도 요리 하나 해서 바쳐달라고 가 말합니다.]* * *
“그런 일이 있었지요.”
“…그, 그렇구나. 근데 연승아. 내가 물어본 건 던전에서 있었던 일이었는데.”
황경룡은 황당하다는 듯이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돌아오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직접 입으로 들으려고 부른 건데, 지금 한 이야기는 군침 도는 이야기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긴 했다.
최연승이 성좌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대단한 요리사인 조지 마누엘이 최연승에게 한 수 접어가면서 배우려고 할 정도라고?
‘닭가슴살 슬러시에 닭가슴살 구이를 얹어 먹던 놈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가 않는다!
‘하긴 어비스를 그렇게 오래 혼자 헤맸으니 요리 솜씨가 느는 것도 당연한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던전에서는 별 일 없었는데요. 마신 성좌 하수인 놈이 덤비긴 했는데 별로 강하지도 않아서…”
“……”
3줄 요약하지 말고 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