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32)
132화
-부탁해요. 무공 사용자 진짜 구하기 힘들다고요.
아무래도 레이드 뛰는 헌터들보다 UHC에서 경기를 뛰는 헌터들이 변화에 더 민감했다.
레이드는 목숨이 걸려 있으니 새로운 스킬을 얻어도 쉽게 쓰지 못했다.
그에 비해 UHC는 아무리 치열하다 하더라도 목숨이 걸려 있지 않은 경기.
헌터들은 새로 배운 스킬들을 거침없이 사용했고 덕분에 유행 변화도 빨랐다.
지금 UHC 선수들 중에는 무공을 써먹기 위해 연구하는 사람이 벌써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무공 사용자들은 그 숫자도 적고, 대부분이 E급에 잘 쳐줘야 D급.
덕분에 무공을 연구하려는 헌터들은 예전에 은퇴한 1세대 헌터까지 찾아서 데리고 올 정도였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과거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생생한 냉동인간, 아니, 1세대 헌터인 최연승은 매우 탐나는 연습 상대였다.
-선수들 목록 보낼 테니까 가능한 사람 말해줘요. 꼭이에요.
“알겠어. 고민은 해볼게.”
아이네는 그렇게 대답한 다음 칸투가 보낼 명단을 기다렸다.
과연 몇 명이나 보내줄까?
‘다섯 명 정도는 됐으면 좋겠는데. 고를 수 있도록.’
명단을 받아든 아이네는 깜짝 놀랐다.
칸투와 계약했다고 알려진 선수들 전원이 신청한 것이다.
“…?!”
* * *
“연습? 당연히 도와주지.”
엘리자벳은 흔쾌히 수락했다.
“그냥 연습이 아니라 촬영해서 홍보에 쓸 거다.”
“…나도 알거든? 내가 너보다 순위 높거든 이 자식아?”
엘리자벳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최연승에게 말했다.
엘리자벳의 순위는 최근에 더 올라서 16위.
최연승 순위는 21위.
무려 다섯 단계나 차이가 났다.
게다가 뛴 경기를 비교하면 최연승은 신참, 엘리자벳은 베테랑이었다.
이 업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아주 잘 아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하는 건지 가르쳐줄게. 일단 화려하고 시선을 잡아끄는 영상을 하나 찍어. 몬스터를 상대하는 영상이어도 좋고 헌터여도 좋아.”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는 영상은 헌터에게 필수적이었다.
상대가 몬스터여도 좋고 헌터여도 좋았다.
화끈함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흠. 그 다음은?”
“그 다음은 SNS에 글을 하나 올려.”
“…그, 그렇군.”
“그 다음에는 영상을 하나 또 올리고, 그 다음은 다시 SNS에 글 올린 다음 상대나 상대하고 친한 헌터한테 시비를 걸고, 그 다음은 다시 영상 하나 또 올리고…”
“꼭 그렇게 (추잡하게) 해야 하나?”
“매스미디어 시대라구. 아직 시작도 안 했어. 기자나 해설자 불러서 인터뷰도 찍어야지.”
“그쪽에서 찾아오나?”
“이쪽에서 돈봉투 주면 그쪽에서 찾아오지.”
엘리자벳은 담담하게 말했다.
한 번 경기로 천문학적인 돈을 버는 헌터 입장에서 저런 돈봉투는 푼돈에 불과했다.
다 그렇게 굴러가는 일 아니겠는가!
“그보다 그 전에 한 번 붙어보자.”
“어. 괜찮겠어?”
최연승은 걱정된다는 듯이 물었다.
저번에 간단하게 붙었을 때에는 계속 깨지고 깨져서 이길 때까지 질척거리지 않았던가.
“…아니. 그렇게 질척거리지는 않았지?”
“질척거렸는데. 너 질척거렸어.”
“안 질척거렸다고!”
엘리자벳은 씩씩대며 가상의 공간으로 입장했다.
저번에는 무공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가 형편없이 당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최연승에게 무공에 대해 배우기도 했고, 그 사이 많은 공부를 해온 것이다.
지식은 곧 힘.
상대를 알고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9:1로 불리한 싸움이 5:5가 되는 법!
‘안다고 대비하긴 힘들 텐데.’
만 년 넘게 어비스에서 싸우다 보면 상대의 준비자세만으로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느껴졌다.
뒤쪽 발에 체중을 두고 자주 쓰는 대검은 앞으로 비스듬하게 겨눈 상태.
수비적인 자세였다.
‘무공 사용자한테 괜히 가까이 붙었다가 개처럼 두들겨 맞는다는 걸 잘 학습하긴 했군.’
무공 사용자는 마법을 쓰지 못했지만 대신 무공이 있었다.
근접 상황에서 가능한 극한의 컨트롤 스킬!
마법 사용자, 그 중에서도 근접 딜러는 최악의 상성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가까이 붙어서 한 대 치는 순간 무공 사용자는 그걸 튕겨내고 흘려내고 돌려보내는 식으로 갖고 놀 수 있었으니까.
결국 근접 딜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였다.
수비적인 자세로 버티면서 무공 사용자를 접근하지 못하게 하다가, 기회가 생기면 강력한 마법으로 끝장내기.
“안 오나?”
“네가 먼저 와!”
“그래. 알겠다.”
최연승은 발을 탓, 하고 굴렀다. 순간 최연승의 모습이 사라졌다.
서로 B급 수준으로 힘을 제한하고 있었지만 최연승의 움직임은 그 격이 달랐다.
마법 와 로 동체시력을 강화시킨 상태인데도 놓치다니.
엘리자벳은 이를 악물며 반격에 나섰다.
-아칸의 칼날 회오리!
광역기.
엘리자벳이 선택한 건 광역기였다. 순간 마력으로 된 칼날들이 옆을 갈아버리며 접근을 차단했다.
‘오.’
최연승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뒤로 물러섰다.
엘리자벳의 반응에서 어느 정도 연구하고 왔다는 게 느껴진 것이다.
싸움도 어느 정도 합이 맞아야 즐거운 법.
막시뭐시기 같은 놈처럼 스킬 하나만 믿고 우다다다 써대는 놈은 상대하는 게 전혀 즐겁지 않았다.
‘그래. 이런 수싸움하는 재미가 있어야지.’
어비스에서 많이 느꼈던, 상대의 의도를 읽고 앞서 가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싸움.
이런 싸움을 해야 실력이 늘었다.
[ 스킬이 작동합니다! 싸움을 성공적으로 끝낼 경우 존재의 힘이 오릅니다!]‘존재력까지!’
최연승은 엘리자벳이 열심히 준비해 온 것에 감사했다.
퉁퉁퉁퉁-
지법, 혼원지가 그 빛을 발했다. 최연승의 손가락이 튕겨지자 공기로 만들어 진 탄환이 엘리자벳에게 날아갔다.
엘리자벳은 거대한 대검을 옆으로 돌린 다음 마법을 걸어 방패처럼 사용했다.
“내가 근접 마법만 쓴다고 생각하고 있었겠지?”
“난 아무 생각도 안 했다.”
엘리자벳은 충격파 마법을 날렸다.
지풍보다 훨씬 커다란 덩어리가 살벌한 소리를 내며 날아갔다.
콰직!
바닥에 닿자 충격파가 터져나가며 주변을 휩쓸었다. 그러나 이미 최연승은 멀찍이 거리를 벌린 뒤였다.
‘진짜 무슨…’
엘리자벳은 한창 싸우는 와중에 불평이 나오는 걸 참아야 했다.
솔직히 최연승을 상대할 때면 ‘대체 무공 사용자가 왜 망한 거지?’라는 생각만 들었다.
근접전이 강하면 중거리나 원거리에서는 좀 밀려야 하는데, 최연승은 특유의 보법으로 막힘없이 공격을 피해내는 것이다.
다른 무공 사용자와 최연승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압도적인 스킬 숙련도.
내공과 경지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만 년 넘게 쌓은 무공의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지금 최연승은 레벨은 낮아도 경험치로 커버하는 고인물에 가까운 상태였다.
아예 이 주변을 날려버릴 광역기라도 써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건 엘리자벳이 못 쓰고…
“안 와?”
“흠. 이렇게 깔짝깔짝 건드리기만 해도 알아서 마력 소모할 것 같아서.”
“……”
아픈 곳을 찔린 엘리자벳은 입을 다물었다.
치사하게 진짜…!
“경, 경기에서 싸움 피하고 시간 끄는 헌터는 욕 먹는 거 알아?”
“그렇다면 한 번 들어가 볼까.”
말과 함께 최연승은 쇄도했다.
직선으로 미친듯이 달려오는 최연승의 모습에 엘리자벳은 긴장했다.
이렇게 대놓고 달려오다니?
‘침착하게. 침착하게 카운터!’
-충격의 검, 리홀렉의 반사 결계, 충격 증폭, 대지의 일격!!
하위 서클 버프 마법 여러 개를 건 다음 강력한 공격 마법 하나로 끝내는 마법 콤보!
설마 최연승이 옆으로 피한다 하더라도 워낙 범위가 커서 데미지가 들어갈 가능성이 컸다.
강력한 마력이 파도처럼 덮쳐오는 모습에, 최연승은 손바닥을 쭉 펴고 내공을 내뿜었다.
대포알 같은 장력이 쏘아져나가며 마력의 파도를 후려갈겼다.
‘한 번으로는 안 되는군.’
강기공을 쓸 수 있다면 그냥 한 번에 갈라버렸을 테지만, 없다면 없는 대로 싸워야 하는 법.
최연승은 미친듯한 빠르기로 장력을 쏘아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그러자 파도의 한쪽이 무너져 내리며 길이 생겨났다. 최연승은 그 길을 타고 내달렸다.
엘리자벳은 마법을 쓰느라 완전히 무방비상태. 이겼다고 봐도 좋았다.
빙글-
“어?”
엘리자벳은 남은 마력을 사용해 바로 무공으로 전환했다.
최연승이 가르쳐 준 !
순식간에 검광이 번뜩이며 최연승이 오는 길을 휘어 감았다.
“아니…”
최연승은 어이없어하며 권격으로 검면을 후려치고 튕겨낸 다음 거리를 좁혀서 엘리자벳을 걷어찼다.
[이면세계가 종료됩니다!]무공에 놀란 게 아니라 엘리자벳이 무공을 너무 잘 써서 놀란 거였다.
가르쳐 준 지 얼마나 됐다고 저렇게 바로 전환해서 능숙하게 초식을 펼칠 줄이야?
엘리자벳 구티에레즈
레벨:247
힘:541
민첩:305
체력:241
마력:265
지능:264
…
…
같이 싸워서 그런지 훨씬 보이는 스킬도 늘어나 있었다.
랭크:B-
“!”
랭크 F인 무공을 B-까지 올리다니.
밥 먹고 무공만 했나?
-흥미롭구나.
-어. 깨어 있었나?
-인간 출신이라 그런지, 인간을 이해하게 되는 속도가 빠르구나.
-빠른 편인가?
-그런 편이지. 꿰뚫어보는 것도 일종의 노련함이란다.
성좌라고 다 쉽게 필멸자를 꿰뚫어보는 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자기와 가깝고 비슷한 이들을 쉽게 꿰뚫어 볼 수 있었고, 경험이 많고 노련해져야 잘 꿰뚫어 볼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최연승의 눈은 성좌 중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편이었다.
필멸자 출신이라 그런가?
-그런데 다른 성좌들도 있는데 이런 걸 안 가르쳐줬니?
두 성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과 비교한다면 둘은 애송이 수준이었던 것이다.
[자기 영역에는 다른 종족이 없어서 눈을 쓸 일이 별로 없었다고 가 변명을…]“으으으윽…! 크으으윽…! 캬아아아아악…!”
-저 필멸자는 정신이 좀 불안정하니?
‘아니. 그냥 승부욕이 좀 있는 거지.’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엘리자벳은 분하다는 듯이 이를 갈았다.
“밥 먹고 무공만 했나?”
“앗. 어떻게 알았어? 역시 그게 보이는 건가?”
엘리자벳은 살짝 기대된다는 듯이 물었다.
실제로 쉬는 동안 미친듯이 무공 연습만 했던 것이다.
무공 고수의 눈에는 그런 게 보이는 걸까?
‘성좌의 눈이지만.’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상대가 최연승에게 존경심을 품고 있습니다.] [자존심으로 인해 그 존경심을 숨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까지 되나?!
깊은 이해가 이런 걸 말하는 거였나?
[최연승이 믿고 있는 성좌에 대해 근거 없는 환상을 품고 있습니다.] [신앙으로 인해 존재의 힘이 오릅니다.]‘…근거 없는 환상이라니.’
최연승은 세계가 들려주는 말에 발끈했다.
탁-
“그쪽이 최연승인가?”
“?”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처음 보는 헌터의 모습에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클랜 헌터가 아니었던 것이다.
‘엘프잖아?’
-오만한 빛의 엘프와 계약한 필멸자가 틀림없구나.
엘프에, 엘프 성좌와 계약했고, 여기 찾아올 정도면…
최연승의 다음 상대인 크리스토퍼밖에 없었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반갑다. 최연승. 내 소개부터 하지. 나는 크…”
“침입자다!”
퍼퍼퍼퍼퍽!
“잘 했어, 최연승!”
두 소속 헌터는 불법침입자를 제압해서 쓰러뜨렸다.
감히 어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