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54)
154화
“…몰랐습니까?”
“아니… 나야… 몰랐지.”
황경룡은 솔직히 인정했다.
“둘 다 훈련 좋아하는 헌터들이니 뜻이 맞아서 열심히 훈련하나 했지.”
“잠깐. 형은 예전에 연주가 제 집에서 나온 거 본 적도 있잖아요?”
“둘이 열심히 땀 흘리면서 훈련하고 나오나 했지.”
“으음!”
최연승은 깨달았다.
황경룡이 왜 저렇게 이혼을 많이 했는지를!
“허… 신기하네. 둘이 사귀었었다고?”
“그리고 한세하하고 한세희 둘이 연주 딸이라던데요.”
“뭐? 진짜?”
황경룡은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그리고는 말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네. 결혼을 잘 한 걸 보니.”
“예?”
“한세하하고 한세희 그 둘, 한국에서도 유명한 재벌 그룹 딸이잖아.”
“……”
최연승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부모님이 일찍 죽어서 둘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생각하며 매우 가슴 아파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꼭 그러리란 법은 없었다.
다른 가족들도 있었으니까.
하물며 그게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재벌 그룹이라면야!
황경룡은 이혼을 수십번 한 사람답게, 쿨하게 말했다.
“너한테도 잘 된 거야 임마. 너랑 결혼했으면 정연주가 얼마나 힘들었겠냐.”
“형. 제가 형 지금 무력으로 팰 수 있다는 거 알죠?”
“아니… 나는 결혼생활 많이 해본 사람으로 조언을 해준 거지. 넌 그러면 옛사랑이 너 때문에 30년 넘게 가슴 아파하길 원하냐? 행복하게 살길 원하냐?”
“그럴 일도 없습니다. 예전에 몬스터 때문에 부부가 같이 죽었다는군요.”
황경룡의 표정이 곧바로 어두워졌다.
그는 침울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냐? 안 된 일이다.”
헌터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그 실력도 평균적으로 오른 지금도 몬스터로 인한 사망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십 년 전, 이십 년 전으로 갈수록 그 사망자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당장 황경룡도 한국을 떠나기 전에 수많은 지인들이 죽지 않았던가.
“저는 형이 연주를 모르는 게 신기합니다. 아니, 그 재벌 그룹과 결혼했으면 더 알 법도 한데.”
“한국을 떠날 때는 클랜원들 신경 쓰기도 바빴고, 한국을 떠난 다음에는 가능한 한 한국에 신경을 안 쓰려고 애썼지. 그리고 내가 한국의 재벌 3세를 알아야 하는 위치가 아니니까…”
“형 재수 없어요.”
“재수 없어도 그게 사실이란다. 걔가 나한테 와서 인사를 하면 모를까. 그러고 보니 교류전에 한세하가 참가하지 않았었나? 이런. 어색했겠구나. 미안하다.”
“뭐가 미안하단 겁니까?”
“내가 알기로 한세하 성격이 아주 개…”
“그 다음 말은 잘 생각하고 하십시오.”
“……”
갑자기 진지하게 궁서체로 말하는 최연승의 모습에 황경룡은 당황했다.
“아니 네 자식도 아닌…”
“연주 자식이잖아요.”
‘내 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 안 어색하면 됐다. 어쨌든 더글러스 놈하고 싸울 거면 내가 좀 도와야겠군.”
“예? 승부 조작도 가능해요?”
“뭔 개소리를… 그런 거 말고 임마! 경기장 바깥의 싸움을 돕는 거지.”
아무래도 20위권의 최연승이 챔피언과 싸운다는 걸 안 좋게 볼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할 수 없었지만, 황경룡에게는 힘이 있었다.
각종 방송부터 시작해서 기자들까지 최대한 호의적으로 꾸며낼 수 있는 힘!
원래 이런 일은 좋아하지 않아 자주 하지 않지만, 이번 건 경우가 달랐다.
“아. 그리고 응우옌 사장이 너 돌아오면 만나게 해달라고 하더라.”
“?”
“네가 대단한 걸 만든 모양이던데. 뭐 성좌의 힘 그런 거냐?”
[가 바로 자신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 *
.
최연승이 고양이 성좌의 지도를 받으며 만든 인공 아티팩트였다.
그리고 이 아티팩트의 측정 결과가 나오자 연구원 다섯 명이 사표를 제출했다.
“아니…”
최연승은 매우 미안해졌다.
잘 굴러가고 있는 회사에 최연승이 훼방을 놓은 셈 아닌가.
거기서 일하고 있을 연구원 정도면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실력에 대한 자부심도 높을 텐데, 최연승이 멋대로 다른 방식으로 인공 아티팩트를 만들고 갔으니 기분이 나빴으리라.
“미안하게 됐군.”
-고양이 성좌 너 때문이잖아.
[가 억울해합니다.]“예?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사표는 제가 반려했습니다.”
연구원들이 사표를 제출한 건 최연승 때문에 불쾌해서가 아니었다.
-이 정도도 못 만든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잘라주십시오!
-저는 그냥 이 일에 재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결과물을 보고 자신감을 확 잃은 것이다.
“…아니…”
[가 그것 보라며 화를 냅니다!]-근데 이것도 네 잘못이잖아.
-맞는 말이란다. 원래 성좌의 힘은 잘못 보여주면 여러 필멸자들을 절망시키곤 하지.
필멸자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살며 막대한 권능을 가진 성좌들은, 당연히 스킬에 있어서도 더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최연승은 아무것도 모르는 초심자에 가까웠지만, 고양이 성좌가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주면서 제작한 상황.
걸작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기존의 청철석으로 만들던 아티팩트보다 몇 배는 단단하고 강력한 물건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게다가 헌터를 불러서 확인해봤는데 안에 들어 있는 스킬도 평소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요.”
응우옌은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헌터 출신이 기본적으로 마력을 느끼는 능력이 뛰어나고 각종 스킬이 있다지만 제작까지 잘하는 건 아니었다.
아이템 제작은 어디까지나 수많은 경험과 복잡한 이론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만들었는데 이 정도 결과라니.
이건 타고난 재능이었다.
-회장님. 제 생각에 최연승 헌터는 제작 쪽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알겠으니 진정하게.
-제게 말씀해주셨잖습니까. B급 헌터 하나보다 뛰어난 연구원 한 명이 훨씬 더 가치가 있으시다고! 최연승 헌터는 그러는 게 더 맞습니다!
-아니…
황경룡은 황당해했다.
물론 최연승이 그냥 일반 헌터였다면 황경룡도 진지하게 이야기해봤을 것이다.
B급 헌터도 잘나가긴 했지만, 그보다는 아티팩트 개발사의 사장이 더 재능을 살릴 길일지도 몰랐으니까.
하지만 최연승은 성좌였다.
‘이 자식 뭐 성좌의 힘 같은 거 쓴 거 아니야??’
최연승에게 그룹 내의 회사 일을 하나씩 맡겨 볼 생각이긴 했지만, 이건 너무 정도가 과하지 않은가.
응우옌은 지금이라도 당장 최연승을 만나러 갈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황소고집 같은 친구라 황경룡의 말에도 ‘제가 직접 설득해보겠습니다!’라고 물러서질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하신 겁니까?!”
“…사실 내가 믿고 있는 성좌가 가르침을 내려준 거다.”
최연승은 그냥 솔직하게 말했다.
괜히 이야기 꼬았다가 서로 복잡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응우옌은 오히려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하긴 처음 잡으신 분이 그 정도의 아티팩트를 만들어냈다는 건 그럴 수 있겠습니다. 엄청나게 총애를 받고 계시군요?”
레이드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응우옌이었다.
헌터는 아니었지만 성좌에 대해서는 어지간한 헌터보다는 더 잘 알았다.
성좌는 기본적으로 개미집을 키우는 어린아이보다 하수인에게 더 무관심했다.
그런 성좌가 저렇게 가르침을 내려줬다는 건, 정말 총애한다는 뜻이었다.
총애를 받는 것도 일종의 능력!
응우옌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최연승 헌터.”
“…?”
응우옌은 최연승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쳐다보았다.
“최연승 헌터의 길은… 사실 아티팩트 쪽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황경룡이 당황했던 것처럼 최연승도 당황했다.
나 성좌야…!
최연승이 호락호락 넘어오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는지, 응우옌은 멈추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저 창 밖의 도로와, 도시를 보십시오.”
“보고 있다.”
“이 도시 전력의 2/3는 몬스터의 코어에서 오고 있을 겁니다. 저 지나가는 전기자동차들. 저 전기자동차들의 에너지가 어디서 오겠습니까? 바로 몬스터 코어입니다. 헌터도 좋은 직업입니다. 보람 있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죠. 우리 문명을 지키고 사람들을 지키는 직업이니까요. 하지만 그 문명을 굴리는 건 바로 우리 같은 기술자란 말입니다!”
“아니…”
[가 감동해서 눈물을 흘립니다.]고양이 성좌는 기술자로서 자부심이 느껴지는 응우옌의 말에 감동했다.
저게 기술자지!
“저는 어렸을 때부터 코어를 가공하고 아티팩트를 만드는 일에 흥미를 가져왔던 사람입니다. 제 평생을 걸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최연승 헌터! 최연승 헌터는 아티팩트 제작을 해야 합니다. 그게 더 인류를 위한 일입니다!”
“미안한데 난 헌터를 그만둘 생각이 없다.”
아무리 응우옌이 절절하게 말한다 하더라도 최연승에게는 조금도 영향이 가지 않았다.
저런 눈물에 넘어갈 정도였다면 어비스에서 진작에 뒤졌을 것이다.
응우옌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시무룩해졌다.
“그렇습니까… 하긴 사실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회장님께서도 그러셨고, 게다가 최연승 헌터는 저보다 더 많은 시간을 헌터 일에 쏟아 부으신 분이잖습니까.”
“내가 나이 많다는 건가?”
“아, 아니. 그게 그런 뜻이 아니라… 어쨌든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지요.”
“그래도 가능하면 도와주지.”
“예!?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최연승이 입고 있는 옷, 들고 다니는 역기, 심심하면 먹는 닭가슴살 등은 전부 다 황경룡의 돈이었다.
권속의 사업 하나 챙겨주는 게 뭐 어려운 일이겠는가.
응우옌은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도와주실 줄이야. 회장님도 참 사람이 짓궂으십니다.”
“왜?”
“이렇게 진심을 말하면 통할 일인데, 회장님께서는 절대 말하지 않고 있다가 기습적으로 하라고 하셨거든요.”
황경룡이 생각한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대충 최연승 능력에 맞춰서 새 프로젝트 잔뜩 준비하고 자금도 잔뜩 준비한 다음 ‘아이고 연승이가 거절해서 앞으로 저 회사 매출 쫄딱 망한다!’같은 식으로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아니 그게 뭔 개짓거리야?”
최연승은 황당해했다.
어쩐지 황경룡이 심심하면 음흉한 웃음을 짓더니 그게 그 뜻이었나?
“그렇죠? 역시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딱히 답은 아닌데.”
“거절하실 겁니까?!”
“아니. 수락하겠다고 말했잖나.”
응우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황경룡이 제대로 본 거긴 했다.
예전의 최연승이었다면 저런 일을 굳이 나서서 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나 지금의 최연승은 달랐다.
시야가 넓어진 것이다.
‘몬스터만 잡아서는 한계가 있다.’
황경룡의 힘은 S급 헌터라는 본인의 무력에서도 나왔지만, 그보다 그가 갖고 있는 막대한 그룹의 힘에서도 나왔다.
미국 대통령과 싸우나 자주 가는 그 힘은 단순히 무력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자본의 힘이지.’
예전부터 농담 삼아서 ‘재주는 헌터가 부리고 돈은 기업이 먹는다’라는 말이 많았었다.
헌터도 돈을 많이 벌지만, 진짜 승자는 기업이었다.
헌터가 몬스터를 잡고 받아오는 코어, 부산물 등을 가공하고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서 천문학적인 이익을 창출해낸 것이다.
헌터마저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기업의 힘!
그런 힘을 쓰기 위해서는 이 정도 수고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자. 이걸 받아주십시오.”
“이게 뭐지?”
“회사 명함입니다. 앞으로 어디 다니실 때 이거 써주십시오! 제가 미리 파놨습니다!”
“……”
최연승은 문득 황경룡의 말이 떠올랐다.
-응우옌 그 친구가 공손하고 사람 선해 보이긴 하는데, 자기가 원하는 게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달성하는 친구야. 거기 밑의 연구원들 다 그 친구가 데리고 온 사람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