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200)
200화
인류는 마법에 있어서는 아직 많이 부족한 점이 많았다.
당장 오다이곤과 그의 고블린 왕국만 생각해봐도 갈 길이 멀었던 것이다.
‘그래도 기술력은…’
어비스의 왕국들이 편리하게 마법을 쓰는 동안, 지구의 인류들은 마법 없이 기술만으로 발전해야 했다.
오다이곤이 감탄할 정도로 그 기술은 발전한 부분이 있었다.
지구는 여러모로 어비스에서 보기 드문 곳이었던 것이다.
“이건 마법 방어막인가?”
“예.”
도시를 뒤덮고 있는 거대한 반투명 장막.
마법으로 만들어진 장막이었다.
헌터 한두명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걸 유지할 수 없었다.
“대형 마나 배터리와 아티팩트를 이용해서 유지하고 있습니다.”
쪽 직원이 매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외쳤다.
이것 자체가 최첨단 기술이었던 것이다.
지구에서도 이렇게 도시 자체를 덮을 정도의 마법은 긴급상황이 아니면 잘 쓰지 않았다. 마력 소모가 어마어마했으니까.
그런 걸 상시로 유지하고 있다니.
-우리 드래곤 인더스트리는 이런 게 가능하다!
이런 자랑이기도 했다.
물론 단순한 자랑으로 끝나진 않았다.
이것 자체가 안전하다는 증명이 되는 것이다.
어비스로 수많은 기회를 노리고 찾아오는 기업과 사람들이 어느 도시로 향하겠는가?
가능한 안전한 도시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잠깐. 저건 중국 헌터들 아닌가? 왜 중국 헌터들이 여기 있지?”
최연승은 길을 지나가는 중국 헌터들을 보며 의아해했다.
중국은 가장 먼저 기지를 세운 나라 중 하나였다.
최연승에게 막타를 뺏기고 공략에서도 별다른 공적을 세우지 못해 위치를 잡을 때에는 억지 부리지 못했지만, 그래도 꽤 적극적으로 움직여 좋은 위치를 잡고 빠르게 도시를 쌓아 올렸다.
-세계를 놀라게 할 중국의 기술력… 어비스에 도시를 쌓아 올리다!
-어비스 위에 세운 꿈의 도시, 뤙안신구!
물론 헌터들이 그걸 다 믿진 않았다.
-저기 갔다가는 아티팩트 뺏기고 지하실에 갇히는 거 아닌가?
-에이… 아무리 중국 정부가 막나가도 그렇지 설마 그런 짓을 저지르겠어?
-그보다 저기 제대로 굴러가는지부터가 의문이다. 이번에 어비스 레이드 할 때도 진짜 무식하게 굴리던데.
-내가 봤는데 완전 인해전술로 밀어붙이더라. 하급 헌터들 죽어나가는데 치료도 안 하고 그냥 계속 공격해서 요충지 점령하는 게 무슨…
어쨌든 간에, 중국 헌터들은 자기네들이 갈 도시가 있었다.
“잘못 보셨겠죠. 중국 헌터들은 눈치 보여서 도시에 오기 힘들 겁니다.”
“눈치라니?”
“당연히 중국 공산당 눈치죠.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하는데요.”
최연승도 삼십 년 넘게 전에는 지구에 있었으니 중국 쪽에서 통제가 유별난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헌터는 거기서 좀 예외인 편이었다.
목숨 걸고 몬스터와 싸워야 하는 국가 인재인 만큼 어느 정도 자유를 주는 것이다.
“그거야 알지만 헌터들은 좀 풀어주지 않았나?”
“예? 어… 그걸 풀어준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직원은 의아해했다.
최연승은 몰랐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중국의 관리는 훨씬 더 교묘해지고 지독해져 있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스템을 이용해서 사람 데이터를 모아 놓고 관리하면서 행동을 다 기록한 다음 그 행동으로 점수를 매겨서 평가를 한답니다.”
“…마, 마법 이야기였나?”
최연승은 순간 직원이 마법 이야기를 한 줄 알았다.
그러나 마법이 아니라 순수한 기술에 관한 이야기였다.
“놀라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소문에 따르면 중국의 이런 기술은 미국보다도 더 대단하다고 합니다.”
“…정말 얘네는 못된 짓 할 때만 능력이 200, 300% 정도 올라가는 거 같은데.”
중국 정부의 감시 시스템은 성좌들도 놀랄 수준이었다.
중국 전지역에 깔린 각종 감시 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그걸 AI로 돌려 충성심 점수를 매기고 헌터들을 평가한다니.
-마법 없이 그게 가능한 거니?!
나태의 여신도 깜짝 놀랐다.
강력한 정령도 저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어쨌든 그렇다 치고, 그런 감시를 받고 있으면 더욱 더 자기네 나라 도시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저기에 있는 거지?”
“…글쎄요? 스파이인가?”
최연승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궁금할 때는 확인을 해보는 게 가장 좋은 법.
“이봐!”
“!”
중국에서 온 헌터들은 최연승을 보고 얼굴을 굳혔다.
못 알아보기에는 최근에 세운 업적들이 너무 대단했던 것이다.
한국인 출신에 겉으로 보기에도 덩치가 있고 근육이 잡혀 있는 저런 헌터라면 한 명밖에 없었다.
“최연승 헌터…!”
“너희들은 뭐 뤙안 신구였나… 그 새 도시 있지 않나? 거기서 놀지 왜?”
“왜 우리가 중국 헌터라고 생각하십니까? 설마 아시안처럼 생겼다고 무조건 중국 쪽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중국 헌터 중 한 명이 급하게 변명을 짜냈다.
상대가 백인이라면 ‘앗 미안 내가 동양인 얼굴 알아보는 게 서툴러서… 중국계 미국인이었나?’하고 물러났겠지만, 상대가 최연승인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소리였다.
“뭔 개소리야 미친놈아. 내가 한국인인데. 니들 지금 차고 다니는 시계, 중국 정부쪽에서 지급하는 스마트 워치잖아. 어떻게 된 게 삼십년 넘게 디자인이 변한 게 없냐?”
“……”
“……”
중국 헌터들은 얼굴이 시무룩하게 변했다.
편해서 별 생각 없이 차고 다닌 물건 때문에 들킬 줄이야.
“법적으로 별 문제 없는 거 아닙니까!”
“아니… 오해하지 마라. 너희가 스파이라고 생각해서 말한 건 아니니까.”
최연승의 말에 중국 헌터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중국 정부가 허가를 내줬나 궁금해서 물어본 거다.”
“……”
“…협박하는 거냐?”
헌터들은 아까보다 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
저 질문의 의도는 하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런 악독한 새끼…!’
‘누가 선량한 영웅이라고 지껄였냐?’
‘어비스 레이드에 참가한 헌터 놈들이 그러던데…’
중국 헌터들은 최연승과 만나게 된 것을 후회했다.
어비스 레이드도 그렇고 이번 파리 공방전도 그렇고, 하도 칭찬을 많이 해서 순간 방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헌터들은 기본적으로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들.
그 중에서 A급에 오른 헌터들은 닳고 닳은, 속에 구렁이 백 마리 정도는 기르고 있는 괴물들밖에 없는 것이다.
“뭘 원하는 거냐?”
“아니. 왜 왔냐고.”
“…뭘 원하는 건지 말을 해주면 우리가…”
“…혹시 귀가 잘 안 들리나? 아니면 내 말이 말 같지 않은 건가?”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몇 대 패주면 말이 잘 들리려나?
* * *
“…이런 일이 있었다니까.”
최연승은 황당하다는 듯이 말을 늘어놓았다.
이 새로운 도시에서 치안을 맡고 있던 클랜의 헌터들은 별로 놀랍지 않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놀랍지 않습니다.”
“그래?”
중국 헌터들이 여기 온 이유는 간단했다.
중국 정부의 명을 받고 스파이짓을 하러…가 아니라.
그냥 여기 놀 게 많아서였다.
-뭔 개소리야? 미쳤나?
-아, 아니. 진짜입니다… 저희 정부 도시는… 통제가 심하단 말입니다.
삼십년 전 중국은 그래도 좀 통제가 심하긴 했지만 놀 게 없는 곳은 아니었다.
가끔 정부가 살벌하게 모가지를 날릴 때가 있긴 해도 헌터들도 나름 놀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에게 치욕적인 대패를 당하고, 중국 북부를 뺏긴 다음부터는 통제가 더욱 더 심해졌다.
인공지능과 AI를 통한 감시 시스템은 물론이고 헌터들의 오락도 감시하는 것이다.
-육체를 단련해서 국가에 이바지해야 할 헌터가 음주가무로 몸을 상하게 만들다니! 벌점에 처하겠다!
-감히 서양 놈들의 사악한 문화인 포커를 치다니! 벌점에 처하겠다!
-감히 마작을 치다니!
-아니 마작은 중국의 문화유산…
-시끄럽다! 금지해야 할 사치스러운 걸 즐기다니. 벌점에 처하겠다!
벌점이라고 하면 우습게 느껴졌지만, 중국 헌터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였다.
벌점을 받는다->AI에서 평가가 내려간다->충성도 등급이 내려간다->사람 취급을 못 받는다.
소름 끼치는 통제 방식이었던 것이다.
“저희 때도 그랬습니다. 지금은 더 심해졌겠죠.”
‘북한이 망하고 중국도 약해졌다고 해서 세상이 좀 나아진 줄 알았는데 별로 괜찮아 진 것 같진 않군.’
최연승은 속으로 생각하며 그릇을 잡았다.
클랜 헌터들은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최연승에게 대접하기 위해 아주 뛰어난 요리사를 섭외했던 것이다.
후루룩-
최연승은 젓가락을 놀리며 짜장면을 한 입 크게 들이켰다.
“!”
최연승은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맛있었던 것이다.
어비스에서 먹어서 그런가 싶기도 했지만, 일단 재료부터 실력까지 보통이 아니었다.
‘불맛과 감칠맛이 살아있군!’
한 입 먹을 때마다 기름진 춘장 맛과 잘 볶아진 양파, 돼지고기 등 부재료의 맛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가 군침을 흘립니다.]어찌나 맛있게 먹었는지 고양이 성좌가 궁금해 할 정도로.
최연승은 감탄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맛있는 짜장면은 처음 먹어보는데. 역시 본토의 맛이라 다른 건가?”
역시 중국 요리는 중국 쪽 요리사가 해야 맛이 다른 걸까?
최연승은 그렇게 생각하며 감탄했다.
“……”
“……”
그 모습에 화산파 클랜 헌터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시선을 교환했다.
‘근데 이 요리를 한 건 코리아타운에서 데리고 온 한국인 요리사잖아?’
‘쉿. 지금 좋아하시는데 괜히 기분 깨지 말자. 한국인인 거 알면 맛을 다르게 느낄지도 모르잖아.’
사실 그들은 아직도 짜장면이 뭔지 모르고 있었다.
최연승은 ‘아니 중국인인데 왜 짜장면을 모르는 거지?’하며 의아해했지만, 정말 모르는 걸 어쩌란 말인가.
클랜에서 데리고 있던 뛰어난 숙수한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할 뿐이었다.
…결국 그들은 그냥 코리아타운으로 가서 ‘여기서 짜장면 제일 잘 만드는 사람 누구야?’하며 스카우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
“와. 좀 배워보고 싶군.”
“죄, 죄송합니다. 저희 숙수님이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기술을 전수하는 걸 매우 꺼리시는 분이라…”
“아. 그래? 하긴. 그럴 수 있지.”
최연승은 클랜원들의 변명을 그대로 납득했다.
대가의 맛, 비법 같은 걸 외부인에게 공개하는 게 이상한 것이다.
“그보다 너희들, B급으로 도전하고 있다는데 잘 되어가고 있나?”
“예!”
원래 클랜 헌터들은 대부분이 C급 이하였다.
B급 한 명 정도 있어야 어떻게든 클랜이 굴러가는 법인데, 전부 다 그 모양이었으니 클랜이 허덕이는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최연승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최연승은 무공의 길을 잡아줄 수 있는 고수 중의 고수.
클랜뿐만 아니라 전세계 무공 사용자들의 성장 속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실제로 B급을 찍은 무공 사용자들이 몇 명 등장하고 있을 정도로.
“그랬나?”
“모르셨습니까?”
“B급 인원을 일일이 체크하지는 못하니까…”
“최연승 헌터께 감사 인터뷰도 했습니다만.”
“내가? 뭘 했는데?”
“영상 올리셨잖습니까.”
“아. 그거… 그거 보고 될 놈이었으면 언젠가 됐을 놈인데 뭘.”
최연승은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기준을 너무 넉넉하게 잡은 것도 사실이었다.
당장 백 년 걸려서 B급 될 수 있다고 하면 누가 그걸 하겠는가.
그 기간을 파격적으로 줄였다는 게 바로 대단한 일이었다.
“그거 말고 문제는 없나?”
“사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요즘 어비스의 종족들이 찾아오고 있다는 거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