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296)
296화
원래 끼어들지 않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르지는 외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대통령 각하!? 몽테르 시는 저희 회사가 투자하고 건설한 도시입니다! 멋대로 관리하는 헌터 클랜들을 바꾸실 수는 없습니다!”
“아, 그러니까 일을 잘 했어야지 않소! 지금 시민들이 죽을 뻔했는데 당신들 이권만 챙긴다는 게 말이 되오!? 이 매국노들!”
“……”
다른 사람이면 모를까 조르주 대통령한테 저런 말을 들으니까 세르지는 격렬하게 억울해졌다.
알란드 사가 뇌물과 특권을 바칠 때는 좋다고 넙죽넙죽 받은 놈이 이제와서 정의로운 척 하고 있다니!
양심이란 게 없나?
“회사에서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사회와 투자자들 모두 말입니다!”
레이드 시대에, 도시의 관리를 맡는다는 건 어마어마한 특권이었다.
그 도시를 관할하고 돌아다니는 헌터들은 경찰이나 군대보다 더 절대적인 권한을 자랑했다.
몬스터들과 던전에 대한 보상을 독점하는 건 물론이고 도시를 운영하는 기업과 강하게 손을 잡고 온갖 짓거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알란드 사가 어비스에서 깽판을 칠 수 있었던 건 데리고 온 헌터들을 수족처럼 부릴 수 있어서였다.
그런데 그 상대가 해외에서 온, 그것도 절대로 말이 안 통할 것 같은 최연승 헌터와 부하들로 바뀌는 건 최악의 상황이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다!’
다행히 아무리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남의 회사 내부 일까지 멋대로 하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조르주 대통령은 세르지의 생각보다 훨씬 더 미친놈이었다.
“회사에서 허락하지 않아도 상관없네! 의회에 호소해서 법안을 제정하라고 할 테니까!”
‘야이 미친 새끼야…!’
더 놀랄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세르지였지만, 바닥에는 더 깊은 바닥이 있었다.
알란드 사에 대한 원한이 아주 깊게 쌓인 조르주 대통령은 무슨 짓거리를 해서라도 엿을 먹이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일국의 대통령이 해도 되는 짓인가!?
의회에서 알란드 사에 관한 법안이 새로 만들어져서 나오면, 알란드 사는 눈 뜬 채로 코가 베이는 셈이 됐다.
합법적으로 갖고 있는 재산들을 뺏기는 것이다!
“의원들이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흥! 동의하게 만들 걸세!”
최연승은 두 남자의 뜨거운 진흙탕 싸움을 흥미로운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프랑스 정치가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군.’
이런 고도의 정치적 과정을 통해 프랑스가 굴러가는 것일까?
“최연승 헌터. 어쨌든 그렇게 알고 계십시오!”
“아. 예. 몽테르 시를 맡아달라면 뭐 맡아드리겠습니다.”
“!!”
세르지가 배신당한 눈빛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자 최연승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가 친한 사이도 아닌데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다니 당황스럽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부탁하는데 거절할 수도 없지 않나?”
애초에 최연승과 세르지의 약속은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까지였다.
대통령이 알아서 떡을 먹여주는데 최연승이 거절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대통령 각하. 절대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 날 무시하는 건가? 지금 알란드 사가 맡고 있는 프랑스 도시들에 대한 권한도 넘기는…”
“아, 아닙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세르지는 결국 꼬리를 내렸다.
권력을 쥔 미친놈은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 * *
하늘망치부족의 드워프들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들어오는 물건들을 쳐다보았다.
인간들이 정말로 약속을 지킬 줄은 몰랐던 것이다.
“믿기 힘들군! 정말로 약속을 지킬 줄이야!”
“원래 어느 인간이든 간에 쳐들어가서 멱살 잡고 협박하면 약속을 지키게 되어 있지.”
최연승의 말에 드워프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딱히 웃으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드워프들은 한바탕 웃고 나더니 말했다.
“네가 모시는 성좌가 이라고 들었다. 우리도 진지하게 믿어볼까 고민중인데…”
“오. 환영이지.”
최연승은 매우 반가워했다.
여기 도시 사람들에 비하면 숫자는 매우 적은 편이었지만, 어비스의 종족들은 인간들에게 없는 능력들이 있었다.
“혹시 몇 가지 물어봐도 실례가 되지 않겠나?”
“편하게 물어보도록.”
“잘 됐군.”
드워프 장로들은 최연승 앞에 앉더니 종이와 깃털펜을 꺼내들고 메모를 시작했다.
“일단 수련의 화신은 제물을 바칠 때 피와 목숨을 선호하시나?”
“…선호 안 하신다.”
“오오.”
“좋은데요?”
드워프 전사들은 매우 기뻐했다.
성좌들 중에서는 유혈 낭자한 제물을 원하는 성좌들이 꽤 많은 것이다.
꼭 악신 성좌뿐만이 아니더라도 산 제물을 바치는 게 충성심의 증거라고 생각하는 성좌도 있었다.
“훌륭하시군. 그러면 수련의 화신은 제물로 주로 뭘 좋아하시나? 황금 조각상은 좋아하시나? 황금 조각상을 좋아하신다면 보통 몇 개쯤 바치라고 하시나?”
“딱히… 안 하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나!”
드워프 족장은 어이없다는 듯이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제물을 안 받는 성좌가 어디 있다고!”
“어…”
-…혹시 뭐 아무것도 안 받았니?
나태의 여신은 당황해서 물었다.
이건 너무 당연한 거라서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성좌들은 신도들과 권속들에게 신앙심을 받아 스스로의 존재력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끝나는 성좌는 드물었다.
성좌들은 오만하고 괴팍한 존재들.
그들은 언제나 충성심을 보기 위해 신도들에게 귀찮고 불합리한 요구를 하곤 했다.
주기적으로 제물 바치는 것 정도면 아주 기본적이고 쉬운 요구에 속했다.
물론 최연승은 이제까지 그런 걸 요구해 본 적이 없었다.
-안 받았는데.
-…대체 후계자는 뭐가 문제여서 그러는 거니??
-……
오랜만에 나태의 여신이 혼을 냈다. 최연승은 살짝 억울했지만 참고 들었다.
‘아니 제물 받을 게 있어야 받지…’
오크들은 솔직히 최연승이 떠먹여준 것에 가까웠고, 최연승의 신도들이 무슨 제물 같은 걸 바칠 만한 이들이 아니었다.
물론 지구의 인류들 중에 최연승의 신도들이 제법 있었지만 이들한테 ‘큭큭 너희의 신앙을 증명하기 위해 재산의 절반을 바쳐라’라고 할 만큼 최연승은 성격이 독하지 못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도대체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정말 없다.”
“없다고??”
“거짓말 아닙니까?”
“이런 걸 거짓말하진 않지. 주인을 욕되게 하는 일이잖나.”
“믿기지가 않습니다. 혹시 우리를 시험하려는 거 아닐까요?”
“음. 그럴지도…”
드워프들은 수군거리더니 슬쩍 최연승한테 물었다.
“그래도 우리는 뭘 좀 바치고 싶은데, 매해 가장 잘 만들어진 무구를 바치는 건 어떠신지 좀 물어봐주겠나?”
“아주 좋다고 하시는군.”
“오오…!”
드워프들은 감탄했다.
저렇게 관대하실 줄이야!
이번 일에 화신의 권속에게 신세를 진 것도 있어서 이야기를 꺼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괜찮은 성좌 같았다.
“참. 앞서 걷는 천칭의 여신이란 분도 계신데 혹시 이 분을 믿을 드워프는 없나?”
“……”
“……”
드워프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드워프들은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
만나본 적도 없고 권속을 본 적도 없는 성좌를 믿을 성급한 드워프는 없었던 것이다.
“내가 말하긴 뭐하지만 정말 괜찮은 성좌시고 앞으로 장래가 유망한…”
“그, 그런가. 일단 젊은 드워프들한테 말은 해놓겠네.”
“미래를 보는 권능도 갖고 계시거든??”
[이 미안하다고, 그만하라고 말립니다!]여신은 울상이 되어 최연승을 말렸다.
안간힘을 쓰는 최연승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 * *
하늘망치부족이 신앙을 바치고 앞으로 협력 관계가 되는 건 좋은 일이었지만, 남은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너희 드워프들을 도와준 성좌는 누구지?”
“으음.”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맹세를 했나?”
“아니. 그런 건 아니다. 숨길 것도 아니니 밝히도록 하지.”
불만 가득한 드워프 부족에게 접근한 성좌는 바로 이었다.
지구에서도 유명한 악신 성좌!
나라를 점령한 성좌는 아니었지만, 전세계의 반군이나 테러리스트들, 범죄자들 등등한테 접근해 도와주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139호 악마는 그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은 정말 문제만 일으키는 성좌입니다.”
“어… 같은 악신 성좌 아니었나?”
“같은 악신이라니요! 그렇게 취급을 하시면 안 됩니다.”
139호는 단호하게 말했다.
인간들 사이에서는 다 같은 악신 취급을 했지만, 악마 성좌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대우였다.
는 자신이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나 공정하게 계약하고 대가를 받아갈 뿐.
악마 성좌는 이 혼란스러운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는 인도자인 것이다.
…그에 비해 은 매번 싸움을 일으키고 불만 있는 놈들을 부추기고 질서를 파괴하는 트러블메이커.
그런 존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알겠다. 대충 사이 안 좋다는 거잖나.”
“사이가 안 좋다는 게 아니라 좀 더 근본적으로 격의 차이가 있다고…”
139호 악마는 열렬하게 떠들어댔다. 최연승은 별로 궁금하지 않아 한 귀로 흘렸다.
“그렇게 사이가 안 좋으면 과 성좌전을 벌이면 될 텐데. 그런 적은 없나?”
“폭발 성좌도 약하지는 않습니다. 제 주인님께서는 무익한 싸움을 좋아하지 않으시지요.”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를 점령하고 있는 악마 성좌와, 전세계의 반군과 테러리스트들의 압도적인 신앙을 받고 있는 폭발 성좌.
서로 힘이 비슷한 만큼 싸움이 잘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
최연승은 갑자기 나오는 말에 의아해했다.
이제는 다르다니 뭐가?
“주인님께서는 제가 보고하고 있는 방안들에 매우 흡족해하고 계십니다. 실제로 존재력이 크게 늘어났다고 하셨지요. 정말 폭발 성좌와 한 판 붙을지도 모릅니다.”
“…뭐라?”
최연승은 오랜만에 당황했다.
139호 악마가 보고 배운 건 지금 최연승이 하는 일밖에 없지 않았던가.
뭘 보고 배운 거길래 악마들의 힘이 강화되고 있는 거지?
“상대가 갚지 못할 조건을 최대한 교묘하게 속여서 계약을 시키고, 그걸 빌미로 더 많은 대가를 뜯어내고, 악마라고 하면 필멸자들이 의심부터 하니까 다른 종족들을 고용해서 겉모습을 멀쩡하게 포장하고, 그 지역의 권력자와 자산가들을 포섭하고 언론을 동원해서 좋은 계약조건이라 광고하고… 이런 것들을 배웠습니다만?”
“……”
최연승은 알란드 사를 욕하고 프랑스를 욕했다.
악마 놈들이 하는 짓거리를 배우면 어쩌란 말인가!
“저는 많이 배웠습니다만… 성좌께서 빚을 갚으라고 명령하셨는데 오히려 빚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139호는 최연승의 속마음도 모르는 채 말했다.
확실히 최연승에게는 이득인 상황이긴 했다.
악마 성좌가 갚아야 할 빚이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최연승은 찜찜했다.
악마들이 저렇게 인류의 방법을 배워나가도 되는 걸까?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
-후계자가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어비스에 퍼지지 않겠니?
-…말이라도 고맙군.
* * *
지금 힘을 합치고 있는 성좌만 셋.
폭발 성좌에게 겁을 먹을 이유가 없었다. 최연승은 폭발 성좌에게 당당히 선언했다.
하늘망치부족한테 관심을 꺼라!
옆에서 139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얹었다.
“괜히 혼란을 퍼뜨리지 말고 어비스의 구석으로 꺼지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 둘의 모습을 흥미로워합니다.]폭발 성좌는 화를 내는 대신 흥미로워했다.
참으로 안 어울리는 조합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