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300)
300화
“은얼 사가 나오는군.”
“이번에 은얼 쪽에서 되게 분위기를 잡던데…”
“어쩐지 계속 ‘드래곤 아티팩트 게섯거라’같은 기사가 나오더군.”
“은얼이 정말 뭔가 내놓는 건가?”
“글쎄… 은얼은 좀 못 미더운 편인데.”
중국 쪽 아티팩트 대기업 중 하나인 은얼.
대기업인데다가 중국 쪽 레이드 계열 기업들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고 있어서 그 힘이 막강한 편이었다.
은얼도 몇 개의 히트작을 내놓은 곳이기도 했고.
하지만 여기는 미국.
반응은 좀 뜨뜻미지근한 편이었다.
“돈이 정말 없는 게 아니면 굳이 은얼 걸 쓸 이유가 있나?”
“아티팩트가 불안정하던데…”
“과열 문제는 해결한 거 맞는지 모르겠군.”
“아니, 말이 너무 심하지 않나!”
옆에서 듣고 있던 중국 쪽 클랜 헌터들이 발끈했다.
은얼 사를 지원하기 위해 따라나왔다가 남들의 험담을 듣고 발끈한 것이다.
만약 중국 쪽에서 열린 행사라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폭언들이었다.
“뭐라는 거야?”
“이봐. 여기 원래 이런 곳인 거 몰랐어? 꼬우면 중국으로 돌아가던가.”
원래 할 말 못할 말 자유롭게 하면서 서로가 가진 단점을 보완하는 게 목적인 발표회였다.
상대 기업 생각해주면서 말랑말랑하게 말하는 곳이 아닌 것!
물론 그런다고 중국 헌터들이 거기에 적응할 리 없었다.
“이 자식들 뇌물을 받기라도 했나!”
“뇌물은 그쪽이 받았겠지. 은얼에서 얼마나 줬나?”
“감히…”
헌터들이 계속 다투면서 주변을 시끄럽게 하자, 담당자들이 와서 조용히 속삭였다.
“닥치시지 않으면 자리에 있는 A급 헌터들을 부르겠습니다.”
“……”
“……”
그 말에 헌터들은 얌전히 앉았다.
자기보다 강한 자들이 우글거리는 게 바로 이 발표회였던 것이다.
“어디 한 번 뭘 내놓나 보자고.”
“보면 놀라서 자빠질 거다.”
다툰 헌터들은 앙금이 남았는지 서로 으르렁거렸다.
“여기 인공 아티팩트의 새 미래를 열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입니다!”
“?”
“???”
보고 있던 헌터들은 눈을 깜박였다.
은얼 사가 갖고 나온 숏소드가 너무…
비슷했던 것이다.
“아, 아니. 지금 짝퉁 들고 나온 건가?”
“뭐 이런 양심이 없는 새끼들이 있어?”
“아닙니다! 디자인이 조금 비슷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명백하게 다릅니다. 이 냉기 스킬은…”
“야 이 양심 없는 놈들아!”
“꺼져라!”
은얼 사는 한 가지 예상하지 못한 게 있었다.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 중 1/3은 헌터라는 것을!
기업 쪽 직원이나 발표자들은 나름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헌터들은 그냥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우우우!”
“꺼져! 어디서 저런 잡스러운 걸 들고 와서!”
일반 시민들은 썩은 달걀이나 토마토를 던졌지만, 힘이 좋은 헌터들은 의자와 기물들을 던지곤 했다.
자리에 깔려 있던 의자와 기물들이 무대로 날아들고 은얼 사 담당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추잡한 사기꾼 놈들 쫓아내라!”
“꺼져라! 꺼져라!”
“여러분, 진정… 진정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외쳐봤자 한 번 불이 붙은 헌터들은 멈추지 않았다.
헌터들은 신이 나서 기물파손을 저지르다가 주변에 있던 경찰특공대와 정부 쪽 헌터들까지 몰려오고 나서야 잠잠해졌다.
그 짓거리를 보고 있던 최연승은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매번 이러나?”
“이번에는 좀 얌전한 편이네.”
“……”
최연승은 경악했다.
‘미친 미국 놈들 같으니…!’
* * *
최연승이 위에 오르자 모두 분위기가 바뀌었다.
개나 소나 발표하는 곳이라지만, 아무래도 A급 헌터가 직접 발표하는 건 그 무게가 다른 것이다.
게다가 하도 소문이 많이 돈 탓에 그 기대감은 보통이 아니었다.
“혹시 다 길러진 게 있습니까?”
“있으면 지금 몇 개 사고 싶은데…”
헌터들 중 약초 관련 스킬을 갖고 있는 헌터들은 아예 대놓고 질문부터 던질 정도였다.
연금술 쪽으로 제작 스킬이 있거나 약초를 사용하는 쪽에 추가 보너스가 붙는 스킬이 있거나, 뭐든 간에 어비스 쪽 약초들은 귀한 보물이었다.
“이거 안 좋은데.”
클랜 소속의 헌터, 래인은 걱정 섞인 목소리를 냈다.
옆에 있던 클랜 헌터들은 무슨 소리를 하냐는 듯이 쳐다보았다.
“무슨 소리냐?”
“분위기가 너무 기대감으로 과열됐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지금 다 완성되진 않았을 텐데. 지금 다 완성된 게 아니면 바로 욕설이 날아들겠어.”
“오…”
뉴욕 파이어즈 클랜 헌터들은 감탄했다.
래인의 식견에 감탄한 게 아니라, 래인이 남 걱정을 하는 모습에 감탄한 것이다.
‘지밖에 모르는 새끼인 줄 알았는데…’
“왜 그렇게 쳐다보냐?”
“네가 남 걱정하는 게 신기해서.”
“…뒤지고 싶나?”
“칭찬이야. 칭찬.”
래인은 욕을 하려다가 말았다.
확실히 그가 이렇게 남을 걱정해주는 경우는 드물긴 했다.
하지만 최연승은 예외였다.
헌터들 중에 그런 인격자는 정말 보기 드문 것이다.
래인 기준에서는 거의 산타클로스 수준의 인성을 가지고 있었다. 던전에서 아무 상관없는 남의 목숨을 그렇게 구해주다니.
“…이런 사람은 마땅한 대접을 받아야지. 네놈들 동료들도 도움을 받았을 텐데.”
“알겠다고.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
“간단해. 야유가 나오면 반대로 행동하자고.”
래인과 뉴욕 파이어즈 헌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승을 엿먹이려는 놈들이 있다면, 최연승에게 은혜를 입은 헌터들도 여기 있었다.
최연승이 개발 연기 발표를 해도 무조건적으로 환호를 하리라!
“한 가지는 주의해. 아무리 야유하는 놈이 나오더라도 공격하지는 마. 공격하면 이쪽이 괜히 욕먹는 일이 생기니까.”
“헌터 일 하루이틀 하나? 당연히 알고 있어.”
서로 외치는 건 좋아도 공격까지 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었다.
괜히 최연승이 시켰다는 오해를 받고 이미지에 먹칠만 하면 매우 미안할 터.
“빨리 좀 진행하라고!! 그러니까 드래곤 황이 쓰러지지!”
“맞아! 맞아!”
헌터들 중에 성질 급한 놈들이 소리를 지르는 게 들렸다.
발표회에서는 흔히 나오는 야유였다.
이 정도 야유는 기본으로 나오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미쳤냐?”
최연승은 그 말에 발표하려다가 멈추더니 내려왔다.
갑자기 다가오는 최연승의 모습에 방금 외친 헌터는 당황해서 말했다.
“아, 아니. 언론의… 언론의 자유… 컥!”
“무슨 개소리냐? 주둥이 놀렸으면 맞을 각오도 해야지.”
퍼퍼퍼퍽!
최연승은 헌터를 가볍게 공중에 띄운 다음 몇 대 두들겼다.
상대를 허공에 실로 묶어 놓은 것처럼 고정시키고 패는 묘기에 다들 상황을 잊고 감탄했다.
“!”
“잠깐, 저렇게 폭력을 쓰는 건 좀…”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사이, 최연승은 입 놀린 헌터 몇 놈들을 끌고 가서 무대 구석에 집어 던진 다음 다시 준비했다.
그 모습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아주 자기 무덤을 파는군!’
제이콥은 그 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헌터 출신 답게 자기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사고를 친 것이다.
이제 여기서 야유만 쏟아지면 금상첨화였다. 드래곤 인더스트리 대표가 분을 못 참고 주먹을 휘둘렀다는 이야기만 나올 테니까.
“야. 저래도 되냐?”
“…아, 아니. 안 되는 거 같은데.”
래인도 예상을 못했는지 아찔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렇게 주먹을 휘두르다니. 나중에 분위기 어쩌려고…
“자. 이번에 드래곤 인더스트리에서 어비스의 작물을 기르겠다고 발표를 했었지. 그 결과를 보여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들고 나왔다.”
최연승은 말과 함께 케이스를 꺼내고 열 준비를 했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안에 시선을 집중했다.
정말로…
정말로 길러냈을까?
‘새싹 정도만 났어도 충분한 성공 아닌가?’
‘어디서 따로 구해 와서 사기 치는 건 아니겠지?’
달칵-
케이스가 열리는 소리와 함께, 안에 든 마력이 물씬 피어올랐다. 헌터들이라면 모두 느낄 수 있었다.
“???”
“뭐야?”
고른의 생명초가 케이스 가득히 꽉 차 있는 모습에 모두가 할 말을 잃고 눈만 깜박였다.
기껏해야 새싹 정도를 샘플로 들고 와서 호들갑을 떨 줄 알았는데…?
저건…
“다 자랐잖아!?”
“다 자랐으니까 들고 왔지. 뭔 소리를 하는 거냐?”
“정말 다 자란 겁니까!? 아니, 어떻게 그렇게 빨리…”
“한 번 써보게 해줘!”
“그래라.”
최연승은 별로 망설이지 않고 생명초를 꺼내서 던졌다.
어지간한 싸구려 아티팩트보다 귀한 보물을 그냥 돌멩이 던지듯 던지는 모습에 헌터는 기겁해서 몸을 날렸다.
“그냥 던지시면 어떡합니까!!!”
“달래서 줬더니 왜 난리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헌터는 투덜거리면서 생명초를 품에서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리고 스킬을 사용했다.
-중급 식물 흡수!
나선 헌터의 이름은 도리언. 나름 유명한 헌터였다.
헌터 등급은 C+등급이었지만 파티에서 포지션이 힐러였고, 게다가 그냥 치유 마법을 쓰는 게 아닌 좀 독특한 방식의 힐을 사용했다.
같은 스킬로 어비스의 식물들을 그대로 흡수해서 즉석에서 포션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연금술사!
“이… 이거!?”
“뭔데!?”
“말을 해! 이 자식아!”
도리언이 혼자 경악하고 있기만 하자 궁금해진 다른 헌터들이 신경질을 내기 시작했다.
“저 놈 너무 호들갑이 심하지 않냐?”
“저렇게 리액션하면 뭐 있어 보이는 줄 아나.”
“방송 나오더니 상태가…”
“진, 진짜 훌륭합니다! 제가 만져본 고른의 생명초 중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것 같은데… A급이란 말도 모자랄 정도인데요? 이게 정말 길러낸 겁니까??”
“!!!”
자리에 있던 헌터들은 깜짝 놀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극찬이었던 것이다.
직접 길러낸 거니 던전에서 나온 것보다 품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충분히 대박이었는데, 그것보다 더 좋다고?
“저, 저도 확인 가능합니까?”
“그래. 먹어봐도 좋다.”
“나도! 나한테도 기회를!”
자리에 모인 헌터들 중 호기심 좀 있고 등급 높다 싶은 헌터들은 모두 우르르 몰려들었다.
무슨 마트에서 시식대 앞에 몰린 사람들처럼 헌터들은 서로 밀치면서 줄을 섰다.
마치 순한 양이 된 것처럼 고분고분하게 기다리다가 생명초를 주면 감사히 받아가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였다.
“진짜인데?? 야. 이걸 어떻게 길러낸 거지?”
“이걸 사올 수가 있나? 사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잖아?”
“드래곤 인더스트리에서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는데. 기술자들 갈아 넣었나??”
그렇게 쓴 생명초를 오만상을 찌푸려가며 꾸역꾸역 먹는 헌터들의 모습은 기묘한 구석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네는 확신했다.
이건 대성공이라고!
저 모습을 보고 어느 누가 의심을 하겠는가. 길가의 잡초를 뽑아다 팔아도 믿을 모습이었다.
* * *
“생각보다 피곤하군.”
“고생 많으셨습니다!!”
발표회를 마친 최연승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딱히 육체적으로 피곤하진 않았지만, 개떼처럼 질문을 던지는 헌터들이 생각보다 정신을 지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걸 대체 어떻게 길러냈…
-지금 그런 걸 대답할 거 같나? 최연승 헌터. 솔직하게 이야기합시다! 여기 있는 놈들 중에 우리 말고 최연승 헌터 말 믿은 놈들이 별로 없을 겁니다! 우리 클랜한테 우선적으로 좀 물량을…
-이 새끼가 돌았나 지금! 여기서 무슨 수작질이야! 보는 눈이 몇 개인데!
-꺼져! 능력도 없는 놈들이 저거 써서 뭐하려고!
-여러분, 진정을… 진정하셔야 합니다!
설마 자기들끼리 먼저 물량 받겠다고 멱살 잡고 싸울 줄은 최연승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무슨 놈의 발표회가 이렇게 난투극이 많이 일어난단 말인가.
“저…”
“?”
최연승은 고개를 들었다. 낯익은 직원들이 조심스러운 태도로 서있었다.
한성 에너지 쪽 직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