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471)
471화
‘말려야 하나?’
-선물을 주고받아서 나쁠 건 없겠지… 서로 오해도 풀고…
‘서로가 아니라 일방적인 오해 같군.’
“적들이 도망치고 있답니다!”
“!”
정찰을 갔던 텍사스 클랜 헌터들이 돌아왔다.
정신없이 몰린 탓에 악신 성좌의 권속들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기 시작한 것이다.
* * *
[이 도움을 요청합니다.] [가 이대로 내버려두면 선신 성좌들의 힘이 지나치게 강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와 는 어디로 갔냐고 묻습니다.] [가 지금 그게 중요하냐고 힐난합니다.]궁지에 몰린 악신 성좌들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게 포기할 수 있다면 그건 악신 성좌가 아니었다.
대신 악신 성좌들은 더 강한 악신 성좌들에게 찾아갔다.
선신 성좌들의 연합이 저렇게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지금, 막기 위해서는 그들도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저기…
[이 침묵합니다.]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만.
[이 침묵합니다.]말이라도 좀 들어주시면…
[이 침묵합니다.]개자식이!
[이 침묵합니다.]물론 더 강한 악신 성좌에게 힘을 빌리는 건 쉽지 않았다.
각종 불합리한 조건으로 힘을 빌려주는 악신 성좌는 차라리 나았다.
아예 무시하거나,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힘을 빌리러 온 악신 성좌를 공격하는 놈들도 있었다.
은 어떤 요청에도 귀찮다는 듯이 침묵했다. 심지어 욕설에도.
[이 을 저주합니다!]악신 성좌들은 씩씩대며 물러섰다.
원래 저런 자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분노가 특히 더했다.
자기밖에 모르는 게으른 돼지 같으니!
문전박대당한 악신 성좌들은 다음 상대를 찾아갔다.
[이 무슨 일이냐고 묻습니다.].
1차 대침공 때 북한 지역을 점령한 강력한 악신 성좌였지만, 과 맞먹을 정도로 폐쇄적인 성좌였다.
하지만 지구의 성좌들 중에서 손꼽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 악신 성좌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호소했다.
-사악한 선신 성좌 놈들이 비열하게 손을 잡고 그들을 공격하고 정당한 삶의 터전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이 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묻습니다.]그 질문에 성좌들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런 멍청한 버러지의 이야기는 하실 것도 없습니다!
이번 대침공에 참가한 악신 성좌들은 모두 환각의 달인에게 이를 갈고 있었다.
자신이 주도해놓고 그렇게 허무하게 성좌전에서 패배하다니.
물론 환각의 달인도 ‘그 정도 지원해줬으면 됐지 차려 놓은 밥상도 못 먹는 게 내 잘못인가?’라고 하겠지만, 원래 악신 성좌들은 기본적으로 뻔뻔한 놈들이었다.
[이 패배한 모양이라고 재밌어합니다.] [지원을 원한다면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지 말해보라고 말합니다.]……
……
악신 성좌들은 침묵했다.
대가를 내놓지 않을 생각은 없었다.
다만 섣불리 말했다가 약점을 더 잡힐까 두려워서 입을 다문 것이었다.
[이 에게 바칠 하수인들을 준비해놨다고 말합니다.] [가 어비스의 왕국들을 파멸로 몰고 간 마검과 마창을 준비해 놓았다고 말합니다.]이윽고 둘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둘 다 제법 공을 들여 준비한 것들이었다.
성좌를 섬기는 하수인부터 시작해서 사악한 역사가 깃든 아티팩트들까지.
그러나 은 생각보다 훨씬 괴팍한 성좌였다.
[이 하나도 재미없다고 꺼지라고 말합니다.]개자식이 진짜!!
[가 을 저주합니다!]도움을 요청하고 거절당하고, 요청하고 거절당하고.
둘은 결국 정말 원하지 않은 상대한테까지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 무슨 일이냐고 묻습니다.].
지구의 일부를 점령하지는 않았지만, 강한 악신 성좌의 이름을 거론할 때에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름이었다.
어비스의 종족들과 비교해봤을 때 지구의 인간들은 상당히 쾌락을 추구하는 편에 속했고, 그 영역을 관장하는 여신은 당연히 강할 수밖에 없었다.
[이 도움을 요청합니다.] [다른 악신 성좌들은 꼬리를 내리고 겁을 먹었다고 비난합니다.] [가 도와줄 경우 선신 성좌들을 쓰러뜨리고 의 이름을 드높여주겠다고 말합니다.]은 거만한 눈빛으로 성좌들을 내려다보았다.
어비스의 악신 성좌들 중에서도 은 손꼽힐 정도로 괴팍하고 오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걸 아는 악신 성좌들은 잔뜩 긴장한 채 기다렸다.
언제나 자기 영역에서 왕처럼 군림하던 성좌들에게 이런 굴종은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
[이 너희 하찮은 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한 번 보겠다고 말합니다.]……
……
* * *
보통 악신 성좌들은 지구에 권속을 보내서 사건을 일으킬 때 상징적인 장소를 선호했다.
아무도 안 보는 야산 으슥한 곳에서 일을 벌이는 것보다는, 그 나라의 수도 한복판에서 일을 벌이는 것이 훨씬 더 파급력이 컸던 것이다.
게다가 편리하게도 이 지구란 곳은 인구가 몇십억인데도 서로 기술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쪽에서 일어난 일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그걸 알게 된 악신 성좌들은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장소들만 골라서 날뛰곤 했다.
텍사스도 마찬가지였다.
텍사스의 주도인 오스틴 시에 위치한 의회 의사당.
이 의사당은 가장 먼저 악신 성좌들에게 점령당했다.
“저 의사당 앞에 반드시 내 손으로 성조기를 박아 넣을 것이오!”
케니 주지사는 당연히 저 의사당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지금 미국 전역이 악신 성좌들의 준동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
텍사스에 질서가 회복되었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로서 저것만큼 강렬한 행위도 드물었다.
그리고 그 깃발을 꽂아 넣은 주지사는 강력한 미국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될 것이다.
대통령 선거 때 이게 얼마나 큰 강점이 될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으리라.
“으음. 그렇군.”
“최연승 헌터한테는 미안하게 됐소. 내가 자유연방당의 후보로 뽑히게 되면 지지를 해줄 수 없을 텐데.”
케니 주지사는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이었다.
순진무구한 A급 헌터를 너무 싸게 부려먹었다는 죄책감이 아직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아니… 괜찮다. 서로 이미 합의한 이야기였잖나.”
물론 최연승도 진심으로 미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아다콰니엘에게 확언을 들은 만큼 상대가 떨어질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저렇게 ‘내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거다!’하고 있으니 괜히 마음이 아파왔다.
‘사람이 정치에 한 번 빠지면 약도 없다더니, 정말로 그렇군.’
왜 지지율도 낮은데 끝까지 후보에 매달리다가 망신을 당하나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보니 남의 일이 아니었다.
“고맙소. 최연승 헌터. 당신이 없었다면 지금도 이 주변은 완전히 불타고 있었겠지.”
“솔직히 주지사가 A급 헌터를 데리고 올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텍사스 쪽 클랜장들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들 중에 주지사가 A급 헌터를 데리고 올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 A급 헌터들은 자기 구역이나 혹은 정말 돈 많은 도시를 지키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케니 주지사가 무능력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A급 헌터를 데리고 올 정도로 수완이 대단한 사람도 아니었다.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
“들었는데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했다면서?”
최연승이 돈을 안 받는 건 아니었다.
지금 남은 주 예산을 다 뜯어낸 셈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제대로 된 보상’이 아니라니.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헌터 놈들은 좀 제정신이 아니란 말이지.’
돈에 미쳐도 보통 미친 게 아니다!
“주지사한테 속은 것 같던데.”
“만약에 주시사를 죽이게 된다면 우리가 못 본 척 해주지.”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어.”
클랜장들은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옆에서 텍사스 의사당 건물을 바라보며 취해 있던 주지사는 그 말을 듣지 못했다.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난 정말로 주지사의 제안에 만족해서 받아들인 거다.”
“그 제안에 만족했다고??”
클랜장들은 믿기 힘들다는 듯이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아무리 사람이 욕심이 없어도 그렇지 이럴 수가 있나?
“당신 같은 사람이 주지사를 해야 하는데 말이야.”
“혹시 주지사에 나서 볼 생각은 없나? 우리가 밀어줄 테니까.”
“…혹시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아나?”
최연승은 혹시나 싶어서 물었다. 그러자 클랜장들은 무슨 말을 하냐는 듯이 대답했다.
“미국 사람이잖나?”
“…아니. 한국인이다.”
“뭐!? 말도 안 되는 소리!”
[이 권속을 보냅니다.]“!”
휴식을 취하고 있던 일라파엘이 바로 날개를 펴고 일어섰다.
그리고 옆에서 쓰러져서 자고 있던 일레야를 흔들어서 깨웠다.
“일어나라!”
일레야는 잠과 피곤함에 얼굴을 찡그린 채 일어섰다. 그리고는 알아듣기 힘든 낮은 목소리로 일라파엘을 욕했다.
“뭐라고 말했나?”
“아무것도…”
“적이 오고 있다. 다른 성좌가 끼어든 모양이군.”
“어… 한 명인데, 기다려도 되지 안아요?”
일레야는 손가락을 뻗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벌써 일어날 필요가 있나 싶었던 것이다.
최연승이 판단하고서 명령을 하면 그 때 일어나도 되지 않나?
“우리가 최연승의 판단을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 저기에는 약한 인간들밖에 없는데.”
“……”
잠에서 방금 깬 일레야는 진지하게 일라파엘의 뒤통수를 한 대 때려볼까 고민했다.
텍사스 전역을 빙글빙글 돌면서 적들을 쓸어버리느라 지칠 대로 지쳐 있는데 이 천사가 진짜…
“안 피곤해요?”
“피곤하지만 이 피곤함 또한 싸우고 있다는 기쁜 증거지. 자. 가자.”
일라파엘은 일레야를 잡고 질질 끌고 갔다. 최연승은 일라파엘이 오는 걸 보고 의아해했다.
“벌써 왔나? 싸우느라 피곤할 텐데 좀 더 쉬지.”
최연승이야 사용하는 무공도 무공이고 본인이 성좌인 만큼 하루에 48시간을 싸워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고 견딜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일라파엘이나 일레야는 아무리 강자라 하더라도 필멸자들.
성좌에게서 받은 권능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피곤함이 쌓일 것이다.
그래서 쉬라고 했는데 이렇게 오다니.
“전혀 피곤하지 않다. 여기 이 의 권속도 그렇지.”
일레야는 오만상을 쓰며 일라파엘을 노려보았다. 최연승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일라파엘을 말려야 하지 않나?’
상대가 같은 권속이라면 원한을 사도 되겠지만 상대가 성좌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일레야가 아무리 성좌라지만 지금 필멸자의 껍데기 쓰고 싸우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텐데, 원래 원한은 이럴 때 생기는 것이다.
일라파엘이 조금 조심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되면 좀 덜 부려먹으면 되지 않니?
나태의 여신이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럴 순 없고.
-……
그러는 사이 의 권속이 다가왔다.
어비스의 천사나 엘프들도 빛을 바래게 만드는 아름다운 겉모습에,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움직임이 강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최연승은 상대의 종족이 몽마라는 걸 깨달았다.
‘아니. 몽마가 저렇게 강한데도 멀쩡할 수가 있었나?’
[가 씁쓸해합니다.] [의 권능이 발동합니다.] [존재의 힘이 막아냅니다.] [권능, 이 발동합니다.]“…?”
채 1초도 지나지 않은 짧은 사이에 강력한 존재력과 권능의 공방이 오갔다.
그리고 상대 권속의 모습이 변했다.
최연승이 예전에 의 영역에서 많이 봤던 그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