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49)
049화
“좋아. 붙어!”
“그렇게 나와야지.”
최연승은 엘리자벳이 뻗을 때까지 패고 패고 또 패줬다.
-자. 일어나! 한 번 더 할 거지?
-이번에는 좋았어! 한 번 더 하자고!
‘뭐 이런 게 다 있어?’
엘리자벳은 살면서 자기보다 끈질긴 사람은 처음 만났다.
보통 어느 훈련을 하든 그녀보다 오래 버티는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이런 식의 대결도 마찬가지였다.
오죽하면 클랜의 다른 헌터들이 엘리자벳과 붙는 걸 꺼릴까!
-우리는 몬스터를 잡기 위해 온 거지 사람하고 싸우러 온 게 아니잖아. 구티에레즈.
-넌 네가 이길 때까지 덤벼서 싫다.
-네 대검으로 맞는 거 너무 무서워서 싫어.
그러나 최연승은 달랐다.
무슨 수련에 미친 놈 같다!
“자, 일어나! 한 번 더 간다!”
“아… 아니. 이쯤 하면 안 될까?”
“무슨 소리야, 구티에레즈! 일어서! 한 세트, 아니. 한 판은 더 해야지!”
“내일 훈련도 있어! 가서 쉴 거야!”
“저런. 아쉬워라. 그래서 무공에 대해 흥미가 좀 생겼나?”
최연승은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만약 무공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무공으로 끌어들이고, 그런 다음 ‘혹시 도를 아십니까?’
,,,가 아니라, ‘혹시 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나?’라고 물어보려고 했다.
“강하다는 건 알겠는데. 왜 무공 사용자가 안 보이는 거지? 이렇게 강하면 많이 보여야 하지 않아?”
“…강해지는데 너무 오래 걸리고 상대보다 약하면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어서?”
“…물, 물어봐서 미안.”
마법 사용자는 새 마법을 익힘으로서 얼마든지 다양하게 강해질 수 있었지만 무공 사용자는 계속 무공을 파야 했다.
게다가 상대보다 약하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마법은 다양한 변수를 만들 수 있었는데…
“하지만 무공은 한 번 경지가 붙으면 끊임없이 강해지지. 왕귀형 스킬이라고 할까?”
“아, 아니. 알겠어. 알겠으니까 그만…”
왠지 듣는 사람 마음이 아프다!
“무공 좀 배워볼래?”
최연승의 말에 엘리자벳은 즉답했다.
“아니. 난 내 힘으로 네 무공을 깰 거야. 좀 더 연습하고 오겠어! 기다리고 있으라고.”
“…무공을 배워서 단점을 없애는 건…”
“싫다. 자존심 문제니까.”
“뭔 자존심?”
“적한테서는 배울 수 없다는 자존심! 넌 지금부터 내 적이야.”
내가 이길 때까지는 적 취급!
엘리자벳의 말에 최연승은 뭔가 사람을 잘못 고른 기분이 들었다.
얘 좀 이상한 것 같은데??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니고. 지나가다가 보이면 인사는 할 건데, 도움은 안 받겠다는 거지. 알겠어?”
“잘 모르겠…”
“그러면 난 이만 간다!”
“……”
[가 좀 더 상대를 배려해줬어야 했다고 말합니다.]‘아니 억지로 져줄 수는 없잖아…’
권속 찾기가 이렇게 힘든 일이었나?
* * *
다음 날은 클랜으로서의 훈련이 있는 날이었다.
한 팀을 만드는 훈련!
최연승과 오다이곤은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라 훈련장에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차례대로 한 명씩 도착했다.
‘개성이 장난 아니군.’
누가 헌터 아니랄까봐 다들 개성이 장난이 아니었다.
몇몇 놈은 그냥 인간적으로 상대하기 싫어질 정도!
“모두 안 늦었군.” 군인처럼 생긴 헌터, 어니스트가 앞에 나타났다. 다들 제각각의 자세로 편하게 있던 헌터들도 어니스트가 나오자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것만으로도 어니스트가 가진 카리스마를 잘 알 수 있었다.
늑대 무리를 이끌려면 사자는 되어야 했던 것이다.
끼이이익-
멀리서 스포츠카 한 대가 서더니 헌터 한 명이 급히 뛰어나왔다.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죄송할 거 없다.”
“?”
“꺼지도록. 클랜에는 너 같은 놈 필요 없다.”
“……”
헌터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조금 늦었잖습니까.”
“던전에서 레이드할 때도 그딴 변명을 할 건가? 시간에 맞춰 공격을 해야 하는데 네 실수로 망한 다음에도 그런 소리를 할 건가? 그러면 죽은 헌터들이 살아 돌아오고 몬스터들이 박살이 나나?”
“……”
“난 분명히 모두 안 늦었다고 말했다. 모두에 넌 들어가지 않는다. 꺼지도록.”
“내, 내가 어떤 헌터인지 알기나 해요? 당신 회장이 직접 스카우트해서 데리고 온…”
늦은 헌터는 처음 겪는 푸대접에 격분했는지 목소리를 높이려고 했다.
“야. 꺼져.”
“너 같은 새끼는 여기에 쌔고 쌨어.”
“1팀에 발도 못 디뎌본 놈이 뭔…”
그러자 다른 헌터들이 대놓고 야유를 퍼부었다.
클랜에 들어온 지 한 달이 됐는데도 아직도 분위기를 파악 못 하는 애송이였다.
들어오기 전에 자기 실력만 믿고 까부는 애송이!
그런 놈과 같이 팀을 짜고 싶어하는 헌터는 아무도 없었다.
“…!!!”
늦은 헌터는 부들부들 떨다가 자리에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새로 온 얼굴이 몇 개 보이는군. 부디 좋은 헌터가 되어줬으면 한다.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새로 온 헌터들이 있으니 더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되겠군. 몬스터를 상대하는 헌터의 가장 큰 무기가 뭐라고 생각하나?”
질문을 받은 최연승은 별 생각 없이 대답했다.
“자신(自信)?”
스스로를 굳게 믿는 강함.
그게 없다면 무언가를 할 수 없었다.
최연승이 어비스에서 수많은 세월을 보낸 것도 스스로를 믿을 수 있어서였다.
나는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건 헛되지 않다고!
최연승의 대답에 다른 헌터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틀린 대답이었기 때문이었다.
“정답이다.”
“???!?”
“아니, 뭡니까? 저번과 말이 다르잖아!”
“자기가 그렇게 믿으면 그것도 정답이지. 저 헌터는 그걸 진지하게 믿고 있다.”
“뭔…?”
“어니스트 씨가 술 덜 깨셨나?”
어니스트는 시선을 돌린 다음 오다이곤에게 물었다. 오다이곤은 골드런을 하다가 재빨리 집어넣었다.
“넌 뭐라고 생각하나?”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강한 존재지!”
“틀리진 않았다. 하지만 좀 더 나은 대답을 원하는데. 너는?”
어니스트는 마지막으로 리차드한테 물었다. 최연승은 리차드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물론 리차드는 그걸 받아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팀워크 아닌가 싶은데.”
어니스트는 씩 웃었다. 절대 웃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웃자 리차드는 순간 안도했다.
“잘 맞췄다. 그래. 몬스터에 맞서는 헌터의 무기는 마법이나 아이템이 아니다. 가장 큰 무기는 단결이다! S급 헌터가 던전에 혼자 들어가나?”
“아닙니다!”
“각성을 했든, 등급이 높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몬스터보다 약한 존재다. 단결해서 싸워라! 무리를 지어서 공격하는 거다.”
클랜에서 오래 있던 헌터들은 하품을 했다.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 외울 정도인 것이다.
“던전에서는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므로 헌터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어비스에서 만 년 넘게 헤매는 상황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최연승이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어니스트는 주사위를 꺼내더니 굴렸다.
“2가 나왔군. 둘이서 짝지어라.”
“???”
최연승은 당황했다.
아니 이 인간이?
‘친구 없는 사람 어쩌라고?’
최연승은 딱히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예전 클랜에서 잘 지냈던 건 서로 이미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라 그런 거였고…
‘다행히 오다이곤이 있군!’
물론 어니스트는 친구 없는 사람을 배려해주지 않을 정도로 냉혹한 헌터가 아니었다.
사실, 이걸 그냥 내버려두면 친한 놈들끼리 붙을 테니 당연히 안 되는 것이다.
던전에서 어떤 헌터와 같이 떨어질지 어떻게 알겠는가.
파아아앗!
어니스트가 던진 공이 빛의 끈을 쏘아내더니 닥치는 대로 둘씩 묶기 시작했다.
최연승과 묶인 건…
안토니였다.
“……”
“……”
최연승은 매우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안토니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긴장하고 있군?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이 몸이 다 해결해 줄 테니. 내 화려한 마법을 보여주도록 하지.”
“정말 기대되는군…”
최연승은 감정 없는 목소리로 대충 대답했다.
상대가 좀 많이 이상한 놈이긴 한데…
일단 이 훈련이 어떻게 굴러가나 좀 보긴 해야 했다. 주변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이런 놈들도 상대해야 하나?’
나름 최연승도 성좌인데, 이런 이상한 헌터를 상대해야 한단 말인가?
“후후. 잘 이해한 모양이군. 아주 좋아.”
[가 상대방이 좀 대단하다고 말합니다. 인간들은 다 저렇게 긍정적이냐고 묻습니다.]‘아니. 쟤가 좀 미친놈인 것 같아.’
빛의 끈은 헌터가 마력으로 끊을 정도였지만, 끊으면 훈련이 되지 않았다.
서로를 묶은 상태에서 각종 사태에 대응하는 훈련!
-.
어니스트가 마법을 쓰자, 갑자기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환상 계열 마법!
6서클 환상 마법쯤 되면 상상 가능한 뭐든 게 가능했다. 어니스트 뒤에 살벌하게 생긴 와이번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헌터들이 무심코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가짜라는 걸 몇 번이고 확인했지만, 그걸 무시할 정도의 강렬함이 저 환영들에는 있었던 것이다.
생명체의 오감을 완전히 속이는 것이 환영 마법!
제대로 된 환영 마법은 어중간한 공격 마법보다 훨씬 더 지독한 데미지를 줬다.
여기서 정말로 긴장하지 않는 사람은 두 명밖에 없었다.
어니스트보다 더 뛰어난 마법사였기에 환영을 꿰뚫어 본 오다이곤.
그리고 환영이든 진짜든 와이번 정도에는 눈 하나 깜박이지도 않는 최연승이었다.
“…!”
어니스트는 그걸 깨닫고 놀랐다.
‘과연… 회장님께서 아무 생각 없이 추천한 건 아니실 테니.’
용기는 헌터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였다. 어니스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면 이제 피해라.”
“!!”
“뛰어!”
와이번이 혀를 차는 거대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젖혔다. 와이번을 상대해 본 헌터들은 다 알았다.
저 특유의 자세와 소리는…
와이번 계열 몬스터들이 브레스를 내기 전의 준비였다!
콰아아아아-!
“방어막 치자! 준비해!”
“장난해? 지금 걸면 늦어! 회피해야지!”
방어막 마법이 있는 헌터와 묶인 헌터는 방어막을 재촉했지만, 그렇게 빨리 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차라리 피하는 게 낫다!
“브레스 범위가 어디까지 나올 줄 알고 피해! 방어막 쳐! 내가 보조 마법 걸어줄 테니까!”
그러나 갑작스러운 상황일수록 서로 의견이 다르기 마련.
어니스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어니스트를 보조하는 교관 헌터들이 말했다.
“여전히 합이 안 맞는 놈들이 있습니다.”
“일이 갑자기 닥치면 머리가 하얗게 되니까. 그래도 몇 번 해보면 능숙해질 거다.”
자리를 보면 서로 몇 번 합을 맞춰본 적 있는 헌터들은 능숙하게 대응을 해가고 있었다.
그에 비해 서로 처음 합을 맞추는 헌터들은 허둥대는 상황.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와이번의 브레스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C+에서 B- 정도로 취급 받는 강력한 몬스터였지만, 여기 있는 헌터들도 일단은 B급 이상.
저렇게 크게 준비 동작을 취하면 충분히 읽고 피할 수 있는 것이다.
‘헌터들은 이기는 경험에만 익숙하면 안 된다. 지는 경험에도 익숙해야 해.’
그래야 만약의 사태가 터졌을 때 목숨이라도 건져서 도망칠 수 있었다.
* * *
‘와이번 브레스 범위가 넓다고 해도 이 몸의 마법이라면 충분히 피할 수 있지.’
안토니는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이 상황에서 가장 완벽하고 멋진 선택은?
-하샨사의 가속!
3서클 마법, !
일직선으로 빠르게 돌진하는 마법.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탈출기로도 좋았다.
옆의 놈은 묶여 있으니 알아서 잘 따라오리라. 따라오다가 넘어지든 말든 크게 상관없었다.
‘이 새끼가?’
최연승은 어이가 없었다.
마법을 보니 혼자서 끌고 튈 생각 같아 보이는데…
나는 뭐 땅바닥에서 굴러도 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