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48)
048화
“오… 자신만만한데. 연습 때 기대하겠어.”
엘리자벳은 씩 웃었다.
에 새로 들어오는 헌터들 중 자신감 없는 헌터는 드물었다.
다 클랜의 에이스 대접 받던 놈들을 데리고 온 거였으니까.
이런 헌터들의 결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정말 실력을 보여주고 인정을 받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형편없이 깨지고 부끄러워서 도망치는 것!
“연습은 어떻게 하지? 서로 진짜로 치고 받나?”
“무슨 끔찍한 소리를 하는 거야? 당연히 마법 안에서 하지.”
“역시 그렇군.”
“그보다 무공 이야기 좀 더 해주지 않을래? 되게 궁금한데. 어쩌다 무공 배우게 된 거야?”
“흠… 내가 어비스에서 헤매다 돌아왔는데, 30년이 지나 있더군.”
“…어, 농담?”
“이런 농담을 하겠냐?”
“어비스 귀환자였어? 아… 그래서 무공을…”
“……”
납득하지 마!
“아. 좀 궁금한데. 무공은 실전에서 쓰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또 쓸 수 있는 건가?”
“관심이 있나?”
“나는 쓸 수 있으면 뭐든 익히는 편이라서.”
엘리자벳은 자세를 잡더니 허공을 향해 펀치를 날렸다.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살벌한 펀치가 뻗어져나갔다.
“복싱?”
“복싱, 주짓수, 레슬링, 무에타이 등 필요한 건 다 배웠지. 나 같은 타입은 몬스터가 가까이 붙으면 불편해서.”
근접형 헌터가 근접전이 불편하다는 게 말이 안 되게 들렸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한 방 한 방 강하게 쳐야 하는데 그 사이에 작고 재빠른 몬스터가 가까이 붙어서 파고들면 여러모로 귀찮은 것이다.
“몬스터도 그렇고 사람 상대할 때도 좋겠군.”
“어. 날 모르나?”
“?”
“UHC B급 리그 소속인데. 무려 19위야.”
‘19위 앞에 무려를 붙여도 되나?’
최연승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19위면 대단한 거 맞았다.
각국의 B급 헌터들 중 19번째!
물론 UHC를 안 뛰는 헌터도 있고 단순비교를 할 수는 없겠지만…
엘리자벳 구티에레즈는 화끈한 전투법 때문에 인기가 높았다. 빈틈은 크지만 그만큼 강렬한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순위는 19위여도 인기는 10위권 안에 들 정도!
“좋아. 한 번 해볼까?”
“뭘?”
“뭐긴 뭐야. 연습 시합이지. 무공이 어디가 좋은지 확인해보겠어. 따라와.”
엘리자벳은 최연승의 손을 잡아끌고는 밖으로 나갔다. 가 있는 훈련장은 다른 곳이었으니까.
* * *
훈련장 안에는 이미 선객이 있었다.
마법을 신나게 난사하던 헌터는 이면세계 밖으로 나오더니 눈을 크게 떴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신입. 무공 사용자야. 대단하지?”
안토니는 훗 웃으면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신입이라니 반갑군. 이 몸은 안토니다. 물론 알고 있겠지만!”
“…???”
뭐하는 미친놈이지?
“모르는데?”
“뭐, 뭐?!”
안토니는 깜짝 놀랐다. 정말 놀랐는지 눈이 파르르 떨렸다.
“정말 모른다고? 던전을 클리어하고, 게이트의 밤 때 토벌 수 신기록을 세웠고, 최단 기간으로 B급 헌터에 오른…”
“야. 어비스 귀환자거든? 그렇게 말해봤자 몰라.”
엘리자벳의 말에 안토니는 멈칫했다.
어비스에서 왔다고?
아. 그렇다면 날 모르는 것도 이해가 가는군!
“아하.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 지금부터 설명해 줄 테니까 잘 들으라고.”
“아니 별로 필요 없…”
최연승이 뭐라고 말하든 안토니는 무시하고 혼자 지껄였다.
“이 몸은 안토니 슈나이더다. 이 클랜의 에이스 중 에이스지.”
“흠.”
“이제 막 들어와서 클랜의 규칙이 좀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 클랜의 규칙은 아주 간단하다. 나만 믿고 따라오면 되거든. 그러면 다 해결이 되니까.”
“……”
“이 정도면 이해가 됐겠지?”
안토니는 진심으로 자기가 잘 설명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 말만 마치고 안토니는 만족한 얼굴로 나가버렸다.
최연승은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
“뭐지? 미친놈인가?”
“쟤가 좀 그런 타입이긴 하지. 괜히 안 엮이는 게 좋아.”
안토니 슈나이더는 확실히 대단한 헌터긴 했다.
스카우트된 에이스 헌터들 중에서도 실적이 뛰어났고, 업적을 보면 그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성격이 다 깎아먹는다!
안토니에게 레이드는 자신의 힘을 자랑하는 자리였고, 다른 헌터들은 자신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존재들이었다.
이미 합을 맞춰 본 헌터들은 그나마 괜찮지만 신입의 경우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울 것이다.
“팀으로 훈련할 때에는 같이 움직이게 될 텐데, 저 안토니랑 같이 움직이게 되면 조심하는 게 좋아.”
“왜. 팀킬이라도 하나?”
“그런 건 아니고… 아니. 팀킬이라고 볼 수 있나? 쟤는 절대 널 안 도와줄 테니까. 지밖에 몰라.”
팀으로 뛰는데 협조가 안 되면 몇 배로 불리하기 마련.
그러나 그건 다른 놈들 기준이었고 최연승은 저 놈이 돕나 안 돕나 별 신경 안 썼다.
혼자서 다 이길 자신이 있었으니까!
“좋아. 그러면 붙어볼까!”
엘리자벳은 방금 있었던 일은 냉큼 잊어버리고 이면세계 안으로 들어갔다.
파아아앗!
‘몇 번 하니까 이것도 적응이 되는군.’
최연승은 현재 경지를 아슬아슬하게 절정에 걸쳐 놓은 상태였다. 내공 양만 보면 일류를 간신히 넘긴 수준.
그래도 A급 헌터를 상대할 자신은 충분했다.
하물며 아직 B급에 있는 헌터라면야.
“들어왔나?”
“들어왔지. 시작할까?”
“그래. 무공에 관해서 궁금한 게 많은 것 같은데.”
“궁금하지!”
“하나 가르쳐주자면… 무공 사용자한테는 가까이 붙지 마.”
쉭! 최연승은 자세 하나 바꾸지 않고 혼원각을 날렸다. 한 발로는 땅을 움켜쥐듯이 쥐고, 다른 발로는 공간을 두드리듯이 차는 강맹한 각법.
엘리자벳은 선공을 뺏겼다는 걸 깨닫고 다급히 무기를 꺼내 휘둘렀다.
쾅!
“으아악!”
엘리자벳은 고함을 지르며 날아갔다.
막았는데도 충격이 온몸을 뒤흔들었다. 마나 서클이 흔들리고 시야가 깜빡일 정도의 충격이었다.
충격이 안으로 파고든다!
각성한 사람은 마력이 어느 정도 몸을 보호해주는데도 이런 충격이 안을 뒤흔든다니.
‘이게 무공이구나!’
‘제법이군.’
최연승은 날아가는 엘리자벳을 보며 감탄했다.
선공권을 뺏기고 일격을 당했는데도 제법 날카롭게 대응한 것이다.
무기를 꺼내고, 몸과 무기에 빠르게 걸 수 있는 마법을 걸고, 그리고 동시에 발을 굴러 뒤로 몸을 날렸다.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꽤나 경험이 많은 모양이었다.
“으… 으윽. 예전에 와이번한테 걷어차인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기분인데.”
“괜찮나? 그만할까?”
“무슨 섭섭한 소리를. 나 완전히 괜찮거든??”
엘리자벳은 아저씨처럼 말하며 무기를 붕붕 휘둘렀다.
넓적한 대검. 벌써 마법이 3개 정도는 걸려 있었다.
, , .
맞기 직전에 빠르게 건 것이다. 그녀가 A 랭크 패시브 스킬, 를 갖고 있어서였다.
안 그래도 빠르게 걸 수 있는 마법들은 더욱 더 빨라진다!
엘리자벳은 바로 마법을 걸었다. , , !
“예전에는 무공 사용자와 시비 붙을 때 가까이 안 다가갔지.”
“그게 무슨 소리?”
“무공 사용자한테는 간격이 있거든.”
최연승은 주변의 땅바닥 위에 둥근 선을 그었다.
“이 간격 안에서는 무공 사용자가 무조건 먼저 친다는 거지.”
“그렇게 빠르다고?”
“마법을 아무리 빠르게 써도 무공 사용자가 치는 것보다는 느릴 걸.”
“마법 안 쓰고 마력만 담아서 후려치면?”
엘리자벳은 격투기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나쁘지는 않은데 무공보다는 부족할 걸.”
솔직히 최연승이 보기에 마법의 근접전은 좀… 어설픈 부분이 많았다.
근접전 용 마법이 있다지만 그건 마법 하나하나가 서로 연결되지 않았다.
제대로 된 싸움을 위해서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이 이어짐이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이사이에 빈틈이 너무 많은 것이다.
낮은 경지라면 몰라도 높은 경지로 올라갈수록 그 빈틈을 노리는 적들이 많아지기 마련.
“어디 한 번 해볼까!”
말하면서 힘을 회복한 엘리자벳은 땅을 박차고 돌진했다. 속도 관련 마법도 걸었는지 돌진하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카카카칵-
엘리자벳은 대검을 땅 위에 두고 끌듯이 달려왔다. 부딪히면서 굉음이 났다.
‘올려치기?’
위에서 아래로 베는 것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
곧 이유가 드러났다.
-, !
마력을 흡수한 다음 폭발시키는 마법!
‘꽝’하는 소리와 함께 대검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바닥에서 솟구쳐 나왔다. 그대로 맞으면 일도양단 당할 것 같은 기세였다.
‘하나, 둘, 셋.’
그러나 어비스에서 온갖 공격을 상대해 온 최연승에게는 별로 놀랍지 않았다.
제법 빠르지만 변화가 없어 예측하기 쉽다.
겁먹지 않고 반응할 정도의 능력만 있으면 충분히 카운터칠 수 있었다.
‘지금.’
캉!
최연승이 날아오는 대검의 옆면을 향해 혼원각을 올려쳤다. 스킬로 인해 대검의 궤도가 위로 그대로 올라갔다.
쉬이익!
한 바퀴 헛돈 엘리자벳은 멈추지 않고 다음 공격을 이어가려고 했다.
한 번 대검에 실린 힘은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
하지만 최연승은 그걸 그대로 내버려둘 리 없었다. 저렇게 몸에 빈틈이 많은데 더더욱.
‘마법 사용자들은 근접전을 하더라도 마법 사이사이에 빈틈이 너무 많다니까.’
마법 쓰고 다음 마법 쓰는 과정 사이에 빈틈이 너무 많았다.
멍청한 몬스터면 모를까, 무공 사용자에게는 이만큼 군침 도는 먹이도 없었다.
그것 때문에 마법 사용자들도 각종 격투 훈련을 통해 초근접전을 대비하는 모양이었지만…
무공 사용자를 그걸로 막을 수 있겠는가?
엘리자벳이 ‘아차’싶은 사이에 이미 최연승은 그녀의 간격 안으로 파고든 뒤였다.
대검의 리치 때문에 도저히 맞출 수가 없는 간격!
엘리자벳은 이를 악물고 대검을 놓아버린 다음 최연승의 목을 붙잡고 격투기로 가려고 했다.
퍽!
“헉!”
몸통에 한 대 맞는 건 각오를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엘리자벳은 마력으로 보호했는데도 몸통에 한 대 맞자 몸이 꺾이는 게 느껴졌다.
상대가 무슨 어마어마한 동작을 해서 친 것도 아니라 그냥 가볍게 잽 날리듯 쳤는데…
“이게 힘을 담아서 안을 치는 거지. 그냥 마력으로 근육 강화해서 때리는 거랑은 다르다고.”
“아… 아직 안 끝났…”
엘리자벳은 최연승의 목을 붙잡은 채 어떻게든 킥을 날려 데미지를 주려고 했다.
“의지는 좋은데 무리다. 급소만 치고 있거든.”
“컥!”
한 대 더 가볍게.
가볍게 쳤지만 치는 순간 내공을 담아 안을 후려치는 스킬의 오의가 담겨 있었다.
거기에 혈도를 노리니 한 대 맞으면 온몸의 기혈이 뒤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어때. 무공에 대해 감이 좀 오나?”
최연승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물었다. 만약 이걸로 무공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면 잘 가르쳐 줄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친해지면 기회를 봐서 권속으로 끌어 들인다!
‘…어쩐지 다단계 하는 기분인데?’
분명 지구를 위한 일인데 왜 이상하게 죄책감이 들지?
“한… 한…”
“한?”
“한 번만 더…!”
“…그래 뭐…”
최연승은 한 번 더 싸워줬다.
싸움은 비슷하게 흘러갔다.
애초에 엘리자벳은 최연승과 상성이 극악에 가까웠다.
근접전 위주 헌터라서 비슷하다고 착각하기 쉬웠지만 아니었다.
엘리자벳은 한 방 한 방 크게 쏘는 대포 같은 헌터.
그 간격을 노리는 건 최연승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었다.
“크아아앗!”
“이제 됐지?”
“한… 한…”
“…설마 또?”
“한 번만 더…!”
“…그래.”
자기도 대검에 스킬 걸어서 일격 날리는 게 안 먹힌다는 걸 알았는지 이번에는 아예 맨몸으로 덤벼왔다.
로우킥 날리면서 거리를 깎다가 빈틈 생기면 치고 들어가서 일격!
…물론 최연승한테는 더더욱 통하지 않았다.
일만 년 넘게 싸운 사람하고 경험치 면에서 차이가 너무 난다!
최연승은 음속을 돌파해서 날아오는 로우킥을 붙잡은 다음 한 바퀴 돌려 엘리자벳의 균형을 깨뜨리고 쓰러진 엘리자벳 위로 혼원보를 밟아 박살내버렸다.
“…한, 한 번만 더…!”
“설마 네가 이길 때까지 하자는 거냐?”
“…어, 어떻게 알았지? 마음을 읽는 마법 썼나?”
“…그건 아니고. 어쨌든 구티에레즈. 넌 상대를 잘 만난 거다.”
“뭔 소리?”
“나는 이런 식의 끈질김을 아주 좋아하거든.”
될 때까지 하는 훈련 너무 좋아!
최연승의 타오르는 눈을 마주한 엘리자벳은 움찔했다.
…그, 그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