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162
◈ 162화. 무신문 재건. (3)
“그런 상황이야.”
한동안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주혁은 곧 길잡이의 말을 끝으로 잠시간의 침묵을 가진 뒤 답했다.
“요점만 정리해 보면 그쪽에서 네가 비안을 가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말이지?”
“정확히 ‘나’에 대한 존재는 눈치채지 못했을 거야, 다만 비안이 지금까지 인위적으로 가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겠지.”
“그럼 이제 네가 인위적으로 가렸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그쪽에서 조치를 취할 거다?”
김주혁의 말에 길잡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아마 내가 만들어 놓은 찌꺼기들을 치워버리고 비안으로 미궁 내부를 확인하겠지.”
“그럼 사천왕이 갑자기 내려온 것도 비안이 회복돼서 그런 거야?”
“아니, 아마 그건 아닐 거야. 적어도 내가 알기로 비안이 회복된 건 사천왕이 나타난 직후였으니까.”
“그럼 사천왕을 보낸 건 다른 이유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조금 이상함을 느낀 게 아닐까 싶어.”
길잡이는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곧 자신의 생각을 김주혁에게 전하기 시작했고.
한동안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주혁은.
“비안이 가려진 거랑 성좌들이 너무 빨리 처리된 게 오히려 이상함을 느끼게 했다 이 말이지?”
“확실하진 않지만 혼자 생각해 봤을 때 그것밖에는 이유가 없어.”
“……흠.”
길잡이의 이야기를 전부 듣고 김주혁은 혹시 자신이 성좌를 빠르게 처리한 것이 잘못된 선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지만.
‘아니, 역시 내가 정답이다.’
김주혁은 곧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김주혁이 위쪽에 들킬 것을 염려해 성좌들을 죽이는 것에 조금의 뜸을 들였다면 분명 지상은 100% 개판이 되었을 확률이 높았으니까.
고작 위쪽에 들키지 않기 위해서 그 정도의 사람을 가차없이 희생시킬 정도로 김주혁은 또라이가 아니었다.
거기에 무엇보다.
‘어차피 마주쳐야 할 일이다.’
당장 처음에야 본래 힘을 다 찾지 못했으니 최대한 위쪽에 들키지 않는 것을 전제해 움직이기는 했으나 결국 미궁주를 조지기 위에서는 위쪽과 대립해야만 했고.
‘아직 전성기의 힘을 전부 되찾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1차 성좌들과 2차 성좌들, 그리고 사천왕 중 한 명인 장선의 이름까지 흡수한 그는 이제 거의 전성기에 근접해 있었다.
아니, 거기에 더해 시간만 조금 더 있다면 전성기보다도 강해질 수 있는 포텐을 얻었기에 김주혁은 조금의 아쉬움을 느낄 뿐 그 이상의 감정은 느끼지 않고 이야기했다.
“그럼 이제 위쪽에서 조만간 공격이 빡세게 오겠네?”
“아마 당장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확률이 높겠지만 네 규격 외의 모습을 보면 배제하려고 들겠지.”
길잡이의 말에 김주혁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야기했다.
“잠깐.”
“응?”
“생각해 보니까 조금 이상한데? 애초에 미궁주 그 개새끼는 좋은 이름을 얻기 위해서 양식하는 거 아니야?”
“맞아.”
“그런데 오히려 나 같은 규격 외의 존재가 있으면 더 좋아해야 하는거 아닌가?”
“아.”
김주혁의 말에 그가 무슨 의도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길잡이는 맞다는 듯 고개를 주억였다.
“맞아. 사실 원래 미궁주의 목적대로라면 오히려 미궁 내에 규격 외의 존재가 생기는 걸 반겨야 해.”
“그럼 오히려 나를 배제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김주혁의 말은 타당했다.
그러나 길잡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니야. 지금 네가 상대하려고 하는 미궁주는 생각 이상으로 변수를 싫어하는 사람이거든.”
“……변수를 싫어한다고?”
“맞아. 어느 정도냐고 한다면 분명 자신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도 미궁주는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그 녀석을 곧바로 배제해.”
“……그런 쫄보 새끼라고?”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되묻는 김주혁.
그에 길잡이는 잠시 먼곳을 바라보는 듯 하더니 이야기했다.
“……그런 일이 조금, 있었거든.”
“그런 일?”
“뭐, 그 이야기는 사실 지금 당장 할 이야기는 아니야. 아무튼, 중요한 건 결국 위쪽이 아래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거니까.”
길잡이의 말에 김주혁은 한번 ‘그런 일’에 관해서 물어볼까 했으나 그녀의 표정을 보면 딱히 대답해 줄 것 같지 않았기에 곧바로 이야기를 전환했고.
“그럼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제 나쁜 소식은 들었으니까 좋은 소식은 뭐야?”
김주혁의 질문에.
“그건…….”
길잡이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XXXX
흑단으로 이뤄져 있는 그곳에서.
“……네 명이라?”
“예.”
검주는 미궁주에게 자신이 비안에서 봤던 일에 대해 하나하나 보고를 하고 있었다.
“제가 계속해서 비안을 통해 상황을 확인했습니다만 미궁 내에는 그렇게 빠르게 멸망의 탑의 이름들과 사천왕을 처리할 만한 힘을 가진 이들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장선이 흔적이 있던 곳에는 네 명의 흔적밖에 없었다?”
“예. 혹시나 해 비안과 동기화해 마력의 흔적을 읽어보았습니다만 장선은 분명 그 네 명과 전투를 치른 것 같습니다.”
“그럼 그 넷을 제외한 다른 녀석들은…….”
“제 눈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이들은 몇몇 보였으나 이름을 내려보낸 것에 이렇게 빠른 피드백이 돌아올 정도의 능력을 가진 이들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
검주의 말에 침묵하는 미궁주.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한동안 자신이 앉아 있는 의자를 툭툭 치기 시작했다.
툭. 툭. 툭. 툭.
규칙적으로 울리는 소리.
그러나 그 소리가 아주 미묘하게 빨라졌다는 것을 느낀 검주는 미궁주의 심기가 조금 불편해졌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럼, 규격 외의 존재가 나타났을 확률이 높겠군.”
“제가 정확하게 확인을 하지는 못했으나, 아무래도 그럴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흠…….”
다시 한번 고민하는 미궁주.
그러나 그는 이전번과는 다르게 얼마 지나지 않아 입을 열었다.
“한번, 확인해 봐야겠군.”
“어떻게……?”
“창주에게 사천왕 중 한 명을 또 내려보내라고 전해라. 그리고 사천왕이 내려왔을 때 네가 다시 한번 확인해 봐라. 진짜로 규격 외인 녀석들이 존재하는지 말이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럼 사천왕 중에서는 어떤 이를 내려보내면 되겠습니까?”
검주의 물음.
그에 미궁주는 또 한번 고민하더니, 이내 웃음기가 어린 목소리로.
“그래, 그 녀석이 좋겠군.”
그렇게 이야기하며 웃음을 지었다.
XXXX
아델리아 벤트릭과 블랙 캣은 최근 들어서 굉장한 성취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수련의 성과 때문.
물론 예전에도 김주혁을 따라 단련했을 때 그들은 분명히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의 성장력은 그야말로 미쳤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어쩌면 최근 단련을 봐주던 김주혁도 가끔 놀랄 정도로 말이다.
‘이게 바로 현신화의 영향인가?’
김주혁은 자신과 대련을 하고 있는 둘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제자들의 현신.
그것은 분명 아델리아 벤트릭과 블랙 캣에게 틀림없는 성장의 단초를 제공했음이 틀림없었다.
김주혁은 분명 제자들에게 계약자들의 목표점을 만들어두라 일러두었고.
제자들은 그런 김주혁의 말을 굉장히 충실하게 따랐으니까.
게다가 목표점 이외에도 제자들이 두 계약자의 몸을 사용하며 그대로 보여주었던 마력의 흐름이나 노하우는 분명 그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것이었기에 성장에 도움을 주긴 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이건, 생각 이상으로 빠른데?’
김주혁은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을 바라보며 성장이 정말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냉철하게 따지면 그 둘의 성장은 옌랑과 최아린에게 비비지 못하긴 했으나 그래도 예전과 비교해 말도 안 될 정도로 빨라졌고.
특히 제자들의 현신 이후로는 더더욱 빨라졌다.
그리고 그렇기에, 김주혁은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히 이 정도의 재능은 아니었는데?’
김주혁은 아델리아 벤트릭과 블랙 캣의 재능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냉철하게 이야기했을 때 그들의 재능은 이 정도의 성장을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느껴지는 기묘한 위화감.
물론 아델리아 벤틕과 블랙 캣이 성장하는 것은 분명 김주혁에게도 틀림없이 좋은 일이었으나 김주혁은 그것에 묘한 궁금함을 느끼고 있었고.
반대로 그런 생각을 하며 김주혁을 상대하고 있던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은.
‘역시…… 전혀 라고 해도 될 정도로 상대할 수가 없다.’
‘공격을 단 한 번이라도 맞출 수 있을까?’
대련을 하고 있는 김주혁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분명 그 둘은 스스로가 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성장을 거두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그둘은 내심 며칠 전부터 시작된 김주혁과의 대련에서 분명 그에게 한 번 정도는 스치거나 공격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가 이면의 지배자의 능력은 분명 그 정도는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포텐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가 사용하는 부리가면의 능력도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러나 그 둘은 고작 며칠 만에 자신들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희망을 품었는지 절절하게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고작 며칠 만에, 그 둘은 김주혁에게 도합 408번의 패배를 당했으니까.
물론 승리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무승부도 마찬가지.
그들은 내내 김주혁과의 대련에서 패배할 뿐이었다.
어떻게 패배했냐? 라는 말은 할 필요도 없었다.
애초에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은 김주혁에게 ‘어떻게 패배했는가’에 대해 서술할 정도로 길게 승부가 이어진 적이 없으니까.
그것은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이 실시간으로 성장하며 덤볐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그들이 서로 계책을 꾸며 달려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으며.
그들이 빠른 성장력으로 김주혁에게 숨겨둔 한 수를 꺼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들은 패배했고.
지금 이 순간.
빠악! 뻑!
“끅!?”
“꺅!”
그 둘은 김주혁의 보이지도 않는 움직임에 409번째의 패배를 기록했으나 그 둘은 전혀 분하거나 허탈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구나.’
‘대단해…….’
그 둘은 김주혁을 보면 볼수록 동경심을 가지게 되었고.
“잠시 휴식하고 루틴 한번 돌고 저녁에 다시 대련으로 넘어가는 걸로.”
““옙!””
그 둘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며 곧 휴게실로 들어간 김주혁은 잠시 그들의 말도 안 되는 성장력에 대해 생각해 봤으나.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결국 블랙 캣과 아델리아 벤트릭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그에게도 도움이 되었기에 김주혁은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그 사실을 넘겨 버리곤 스마트폰을 집어 들어 간만에 뉴스를 확인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움직임, 초대형 동맹이 결성되다?] [길드, 가문, 모두가 움직이는 중. 대체 몇 곳이 움직이나?] [초대형 동맹의 갑작스러운 결성. 도대체 무슨 일이?] [새로운 초대형 동맹의 이름은 ‘무신문(武神門)’?]“……이건 또 뭐야?”
김주혁은 이슈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