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62
◈ 262화. 뜻밖의 이득 (4)
그 뒤로 정확히 일주일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김주혁의 몸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사실 몸을 움직이고 충분히 싸울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는 2일 전이었으나 김주혁은 산저들이 봉인되어 있는 산으로 가야 했기에 조금더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그러니까 중력석이 그 섬의 아래에 있다는 거지?”
그렇게 몸이 전부 회복된 시점에 김주혁은 길잡이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섬 중앙의 지하에 있어. 아마 그곳까지 가는 건 쉬울거야. 섬 중앙에 보면 어딘가에 분명 통로가 있을 거니까.”
“그럼 그 통로를 향해 들어가서 이 칼날을 박으면 된다는 거지?”
김주혁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벽에 기대 놓은 날을 바라봤다.
척 봐도 사람이 들기에는 꽤 거대한 무위의 날.
길잡이는 이야기 했다.
“맞아. 그것으로 산저의 화신이 만들었던 섬은 그대로 붕괴해서 물속에 수장되겠지. 그렇게 되면 산저들은 모두 죽을 테고.”
그녀의 이야기에 김주혁은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이내 무위의 날을 집어 들었다.
“……이거 들고 가기 조금 빡세겠는데.”
무위의 날은 그 이름과 다르게 이미 날의 이가 전부 빠져 있었다.
그럼에도 김주혁이 그것을 들고 가기 힘들겠다고 말한 이유는 바로 날의 크기 때문.
척 보기에도 너무나도 무식하게 커보이는 날의 크기는 김주혁이 들고 움직이기에는 매우 귀찮은게 동반되어 보였기에 김주혁은 슬쩍 길잡이를 돌아보았으나.
“미안한데 나는 길은 잘 찾아줄 수 있어도 무거운 걸 가볍게 만들거나 작게 만들수는 없어.”
“그것 좀 아쉽네.”
“나는 만능기가 아니야.”
김주혁의 말에 길잡이가 어깨를 으쓱이며 이야기하자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무위의 날을 들어 올렸다.
“흠…….”
그의 기준으로는 제법 묵직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들고 가지 못할 것은 아니었기에 김주혁은 한두 번 정도 마치 아령을 들 듯 무위의 날을 들어보더니.
“그럼 이제 길 좀 알려줘.”
이내 길잡이를 돌아보며 그렇게 이야기했다.
XXXX
산저들이 봉인되어 있는 거대한 산은 요즘들어 굉장히 어수선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며칠 전 산저들의 두목이 밖으로 나갔기 때문.
사실 고작 그것만이 산저들의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두목이 밖으로 나갔다고 해도, 산저들은 자신들을 통제하고 있는 두목의 마력을 느낄 수 있었다.
산저들의 두목이 화신에게서 받은 강대한 마력 덕분에 산저들 개개인은 아무리 두목이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며칠 전, 산저의 두목의 마력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 그 시점부터, 산저들의 분위기는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그 말은 곧 자신들을 이끌던 리더가 죽었다는 소리였고.
곧 자신들의 리더가 죽었다는 소리는, 새로운 리더를 뽑아야 한다는 소리와 같았기에 산저들은 최근 잘 화합하지 못하고 있었다.
애초에 두목이 있어서 무리가 잘 굴러가긴 했지만 산저의 기본적인 특징은 탐욕이었으니까.
두목이 사라진 그 순간부터 산저들은 더 이상 자신의 두목이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두목’이 사라진 게 중요한게 아니라. 두목이 ‘사라졌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었으니까.
그 덕분에 현재 산저의 봉인지 내부의 분위기는 그들이 끼리끼리 편을 나누어 동족상잔의 전투를 벌이려는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산저들은 서로의 파벌을 나눠 싸움을 죽이기 시작했다.
동족이 동족을 죽이는 상황.
그러나 그런 그들의 탐욕을 막아줄 만한 이들은 단 하나도 없었고.
그렇기에 그들은 몇날 며칠을 치고받고 싸우며 서로를 죽이고 위로 올라서기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봉인지역 전체에서 벌어진 살육전은 산저들의 숫자를 급속도로 줄여가기 시작했고.
결국 종래에 와서.
“……이제 내가 새로운 두목이다!”
그런 동족상잔의 싸움 끝에 서로를 무차별적으로 죽여대던 산저들은 결국 수많은 희생을 내고 나서야 새로운 대표를 뽑을 수 있었다.
“와아아아!”
그에 매우 기뻐하는 새로운 두목이 만든 파벌.
그 이외에 다른 파벌들은 하나같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거나 애초에 이 장면을 볼 수 없었다.
서로가 두목이 되겠다는 투쟁 끝에 상당히 많은 수의 산저가 죽었으니까.
그러나 이제 막 새롭게 두목이 된 산저는 그런 사소한 것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오랫동안 살면 살수록 산저의 개체수는 다시금 예전처럼 돌아갈 테니까.
그렇기에 그는 승리의 기쁨에 취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비명을 질렀고.
그 시점에.
“……여기는 또 다 왜 이래?”
빙신검을 이용해 산저들의 봉인지 내부로 들어온 김주혁은 그가 미처 무엇인가를 하기도 전에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변해 있는 산저 내부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야?”
주변을 둘러보는 김주혁.
그에 보이는 것은 수많은 산저들의 시체였다.
여길 봐도 시체.
저길 봐도 시체.
그 어디를 돌아봐도 보이는 것은 시체뿐인 관경에 김주혁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어깨를 으쓱였다.
‘뭐, 지들끼리 싸웠나 보지.’
김주혁은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움직였다.
사실 그로서는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었다.
무엇보다 김주혁은 산저들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이렇게 됐는지 딱히 알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결국 김주혁이 이곳에 온 건 이녀석들을 전부 물속에 묻어버리기 위해 온 것이었으니까.
‘뭐, 그래도 많이 죽어 있는 거 보니 이번 일은 꽤 편하게 끝내겠네.’
김주혁은 길잡이의 말을 떠올렸다.
분명 지금의 자신은 강해지긴 했으나 산저들은 기본적으로 개개인이 강하다 보니 절대로 무시하면 안 된다는 말을.
‘……확실히 화려하게 놀긴 했네.’
김주혁은 수많은 산저들의 시체 위,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있는 산의 흔적을 바라보며 새삼스레 산저들의 강함을 깨달았으나 그것도 잠시 그는 곧바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산 사이사이에 걸쳐져 있는 산저들의 시체를 넘어 움직이던 김주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섬의 중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곳인가?’
그런 섬의 중앙에는 마치 이곳이라는 듯 지하로 내려가는 곳이 준비되어 있었다.
당연하지만, 그 내려가는 계단을 지키고 있는 경비는 없었기에 김주혁은 너무나도 편하게 섬의 지하를 향해 내려갈 수 있었고.
“……오.”
곧 지하로 내려간 김주혁은 엄청나게 거대한 공동과 함께 그 공동의 한가운데에 엄청난 크기의 돌이 허공에 둥둥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게 중력석인가 보네.’
마력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힘이 저 거대한 돌을 맴돌고 있는 것을 확인한 김주혁은 딱히 망설일 것이 없다는 듯 자신의 등에 매고 있던 무위의 날을 꺼내 들었다.
‘무위의 날을 중력석에 꽂는 순간 중력석의 힘은 완전히 사라져, 그 말은 섬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린다는 소리야.’
‘그러니까 절대로 시간을 끌어서는 안 돼. 무위의 날을 중력석에 한번 내리찍은 뒤에는 무조건 밖으로 도망가, 안 그러면 무너지는 토사에 휩쓸릴 수도 있으니까.’
무위의 날을 꺼내들자마자 떠오르는 길잡이의 말을 머릿속에 담은 김주혁은 곧 더 이상 끌 것 없다는 듯 그대로 중력성을 향해 점프했고.
꽈아아앙!
그는 곧바로 무위의 날을 중력석에 꽂아버렸다.
콰직-콰지지지지직!
그에 순식간에 갈라지기 시작하는 중력석.
그것을 바라보며 김주혁은 미소를 지었고.
그는 곧바로 몸을 움직여 섬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와 함께 섬 전체에 울리는 거대한 진동.
그러나 김주혁은 그 상태에서 곧바로 땅바닥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라 순식간에 봉인막이 쳐져 있는 앞까지 도달했고.
“흡!”
빙신검을 꺼내 순식간에 봉인을 뚫은 그는 아주 깔끔하게 섬 밖으로 탈출해.
쿠그그그그그극-!!!!!
그야말로 엄청난 소리를 내며 박살나기 시작하는 섬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내가 말했잖아? 사람 잘못 건드렸다고.”
XXXX
그는 원래 수많은 산저 중 하나였다.
동시에 만약 원래라면 그는 수많은 산저, 그 이상으로는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위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위에는 모두를 통솔하는 두목이 있었고, 자신은 그저 거기에 따를 수하였을 뿐이었으니까.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계속해서 욕망이 타고있었다.
언젠가 모든 산저들을 부리는 두목의 자리에 앉고 싶다는 욕망이.
물론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위에 있는 그가 두목이 된 건 이미 너무나도 오래 된 이야기고, 이미 이 산은 그가 꽉 잡고 있었으니까.
허나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욕망을 끊임없이 태우고 있었고, 결국 기회가 온 것이었다.
근 수백 년간 산저를 호령했던 두목이 죽은 날이.
그렇기에 그는 두목의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 시점에서 망설임 없이 자신의 욕망을 터트렸다.
이 산저들의 두목이 되기 위한 욕망을.
물론 그런 욕망을 가지고 있는 이는 그만이 아니라는 듯 그 말고도 수많은 이들이 두목이 되기 위해 투쟁을 벌였으나 그는 결국 승리했다.
살아남고 살아남아, 결국 산저의 두목이 된 것이었다!
그 짜릿한 쾌감!
“흐흐……!”
이제 두목이 된 산저는 자신의 앞에 복종하듯 무릎을 꿇고 있는 수많은 산저들을 보며 미소를 흘렸다.
투쟁으로 인해 많은 수의 산저가 사라졌지만 그에게 있어서 그런 걱정보다는 당장 두목이 되었다는 쾌감이 더 위였고.
거기에 더해 현재 그에게는 아주 특별한 권한이 하나 있는 상태였다.
‘이름……!’
그것은 바로 이름.
모든 산저들은 이름을 가질 수 없다.
그것은 산저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화신의 명.
그렇기에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은 모든 산저들을 통제하는 두목뿐.
그렇기에 현재 두목이 된 그는 자신의 이름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만의 역사를, 자신만의 업을 쌓을 수 있는 이름을……!
그렇기에 산저는 계속해서 고민했고.
곧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는 마치 결정했다는 듯 자신들을 향해 무릎꿇고 있는 산저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래, 정했다!”
크게 외치는 그.
“내 이름은 괴력(怪力)이다!”
산저…… 아니, 이제는 두목이 된 괴력은 자신의 이름이 썩 만족스럽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물론 그는 그 뜻이 뭔지 모른다.
그저 예전의 두목이 말했던 ‘괴력’이라는 것은 가지고 있으면 매우 좋은 것이다. 라는 짧은 말에 기인해 만든 이름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한가?
그는 결국 이름을 가졌다!
이 투쟁에서 살아남아 산저의 두목이 되어 이름을 가졌다 이 말이다!
그렇기에 괴력은 양 입가가 찢어져라 미소를 지으며 스스로 만든 자신의 이름을 만들며 환희했고.
그렇게, 새로운 산저의 두목, ‘괴력’의 시대가 시작됐다.
────
────
────
────
────
그리고, 그렇게 괴력이 자신의 이름을 만든지 정확히 30초 뒤.
쿠그그그그그극─────!!!!!!
“……?”
‘괴력’의 시대가, 시작도 해보기 전에 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