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70
◈ 270화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는 깊은 숲속 (4)
9명, 아니. 8명의 화신은 예전 다른 한 명의 화신에게 봉인당했다.
그로 인해 8명의 화신은 벌써 몇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봉인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이었고, 그것은 화신을 따르는 각 집단도 마찬가지.
화신을 따르는 각 집단은 전부 자신의 화신들이 봉인되어 있는 곳에 같이 봉인되어 세계에 이렇다 할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개인이 봉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해도 그렇게 빠져나온 이들은 힘이 약해지니까.
거기에 더해 여덟 개의 집단은 절대로 서로를 돕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서로를 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여덟 명의 화신은 동맹이 아니었다.
그들은 추구하는 사상이 다르고, 추구하는 욕망이 다르다.
거기에 무엇보다도, 그들은 추구하는 세계가 다르다.
그렇기에 그들은 절대로 아군이 될 수 없는 것이었다.
물론 세계를 제멋대로 주무를 거라는 공통된 의견 하나를 통해 서로를 공격하고 있지 않긴 하지만, 반대로 딱히 도와줘야 할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 이거였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에 지금까지 그들은 서로를 돕지 않았다.
애초에 도울 이유가 없었다고 해도 좋다.
지금까지는.
“자, 그럼 생각 좀 다 해보셨나?”
그로부터 며칠 뒤.
사대천왕은 며칠 전 자신들에게 김주혁을 죽이는 데에 도움을 달라고 이야기한 뒤 며칠 후에 이야기를 들으러 오겠다며 떠났다가 돌아온 난쟁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김주혁을 죽이려 한다고?”
다문천왕의 물음.
그에 난쟁이는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그래. 처리할 거야.”
“……그런데 그걸 왜 우리한테 와서 도움을 청하는 거지?”
다문천왕의 말.
그에 난쟁이는 여전히 방실거리는 입가를 유지하곤 이야기했다.
“그 이유는 너도 잘 알면서 왜 그래? 설마 내가 너희의 무력이 필요해서 온 것 같아?”
“…….”
“나도 알고 있다고~! 만다라는 너희 넷과 네 화신을 제외하면 무력이라곤 단 하나도 없는 집단이라는 걸. 아, 이건 좀 기분 나빴나?”
사천왕의 얼굴이 구겨짐에도 넉살 좋게 이야기를 이어나간 난쟁이는 이어서 이야기했다.
“그래도 이건 사실이잖아? 서로 동맹을 하기 위해서는 냉정하게 서로가 어떤 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꺼낸 말이니까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마치 장난처럼 이야기하는 그 모습에 다른 천왕들은 굳힌 인상을 피지 않았으나 그중에서 유일하게 무엇인가를 곰곰이 고민하고 있던 다문천왕은 곧 입을 열었다.
“……한마디로 네가 원하는 건 우리가 봉인을 일시적으로 열어줬으면 한다는 거군.”
“정답! 너희는 무력이 없는 대신 이 약해진 봉인막을 어느 정도 여닫을 수 있잖아? 나같이 강한 개체가 아니더라도 봉인 안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말이야.”
“……봉인지 밖으로 빠져나오면 힘이 약해진다. 그건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당연히 알고 있지. 아, 설마 산저의 두목이 미궁에 가서 모조리 죽었다는 이야기를 할 셈인가? 그럼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돼. 그건 나도 알고 있거든. 전 ‘정보통’에게 들어서 말이야.”
“……전 정보통?”
“응, 재수 없게 걸려서 죽어버렸지만.”
키득.
난쟁이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다문천왕을 바라봤다.
“아, 거기에 더해 지금 그쪽에는 흑몽도 붙어 있으니까 더 상대하기 피곤하다는 것도 알고 있어.”
“흑몽? 흑몽이라면…….”
“알고 있지? 우리가 봉인당한 뒤에 만들어졌다는 것 같은데, 꽤 무력이 강하다고 하더라고~”
“그럼 어떻게 김주혁을 죽일 생각이지?”
난쟁이들은 강하다.
그러나 그들의 강함은 기본적으로 숫자에서 나오는 것이며, 개개인의 강함이 분명 존재하기는 하더라도 그것은 산저에 비해서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한마디로, 산저들이 몰려가서 해내지 못한 일은 소인들도 해내지 못한다는 소리.
“아마 너희 전부가 몰려가도 그 녀석을 상대하기는 힘들 거다.”
결국 다문천왕은 도출된 결론을 이야기했으나 난쟁이는 답했다.
“어왕종.”
“어왕종……?”
“어왕종들도 돕기로 했어.”
난쟁이의 말에 다문천왕은 눈을 부릅떴다.
“……어왕종이 돕기로 했다고?”
“그래.”
“도대체 어떻게?”
다문천왕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묻자 난쟁이는 맨 처음부터 짓고 있던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이야기했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그만. 내가 너희에게 줄 수 있는 정보는 딱 여기까지야. 우리가 김주혁을 죽이려 한다는 것, 거기에 어왕종이 참여한다는 것.”
“…….”
“어떻게 할래?”
난쟁이의 물음에 다문천왕은 주변을 돌아봤다.
보이는 것은 하나같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천왕들의 얼굴.
그에 한동안 침묵을 지키며 생각하던 다문천왕은 난쟁이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하나 물어보지.”
“얼마든지.”
“……난쟁이는 왜 김주혁을 죽이려고 하는 거지?”
다문천왕의 물음에 난쟁이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질문의 의도를 알았다는 듯 씨익 웃고는 이야기했다.
“네 말은 즉 어차피 너희는 피해를 보지 않았는데 왜 그 녀석을 죽이려 하냐 이거지? 어차피 화신분들께서 나올 때 처리해도 되는데?”
“맞다.”
다문천왕의 말.
그에 난쟁이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어차피 숨겨봤자 별 소용없을 것 같으니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곧 난쟁이는 입가가 찢어져라 미소를 지으며.
“우리는 그 녀석의 몸이 필요하거든. 화신님이 나오기 전에 말이야.”
그렇게 이야기하곤 다문천왕을 똑바로 바라봤다.
“자 그럼 이제 다시 물어보면 되나?”
난쟁이의 말.
그에 다문천왕은.
“……물을 필요는 없을 것 같군.”
그렇게 답했다.
XXXX
김주혁이 떠난 뒤로, 길잡이는 줄곧 종리권에게 현 세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듣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도움이 됐으니까.
그러다 보니 그녀는 김주혁이 떠난 뒤로도 줄곤 종리권의 이야기를 들으며 현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었고.
그러던 중 그녀는 휴게실쪽에서 느껴지는 마력에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결심했나 보네.”
“아마 이제 곧 있으면 그 녀석이 저 둘을 데리러 올 거요.”
우우웅-!
종리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집무실에서 느껴지는 마력과 동시에 아랑이 튀어나왔다.
“드디어! 대장들이 목함을 열었군요!”
굉장히 신이 난다는 표정으로 입을 여는 아랑.
그는 종리권과 길잡이를 한 번씩 바라보곤 곧바로 본론을 이야기했다.
“그럼 제가 두 분을 데리고 가도 되겠습니까?”
“네가 가겠다고 하는 곳은 괴산인가?”
종리권의 물음.
그에 아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대장들의 이름은 모두 그곳에 잠들어 있으니까요.”
아랑의 말에 종리권은 어깨를 으쓱하며 길잡이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이야기했다.
“뭐 우선은 동의를 받고 같이 가.”
“알겠습니다. 다만 대장들이 거절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애초에 제가 알기로 그 목함 속에 담긴 건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대장들이 따로 안배한 것들이니까요.”
아랑의 말에 길잡이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은 채 고개를 슥 돌려 휴게실쪽을 가리켰고, 그대로 고개를 한번 숙인 그는 더 이상 지체할 것 없다는 듯 그쪽을 향해 뛰어갔다.
그렇게 잠시 뒤.
우우웅-!
저쪽에서 또 한번의 마력이 느껴지는 것을 확인한 길잡이는 이야기했다.
“저쪽도 간 것 같으니 곧 있으면 이름을 찾겠네.”
“아마 그럴 거요. 애초에 저쪽은 이름을 보전하고 갔던 거니 말이오.”
“그럼 이제 원래의 인원에서 무력을 보충하는 일은 어느 정도 끝난 것 같고 이제 남은 건…… 동맹인가.”
동맹.
길잡이는 그 단어를 내뱉고는 오묘한 표정을 지었으나 곧 표정을 바꿔 침묵을 이어나갔고.
곧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면 우리가 동맹을 제안할 만한 녀석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거의 없는 거네?”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소. 천군 같은 경우는 어찌 됐든 자신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지.”
“걔들은 예나 지금이나 멍청하구나. 예전에 그렇게 당할 뻔한 꼴을 기억하고도 쫄아서 웅크리는 걸 보면.”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는 길잡이.
그에 종리권은 고개를 절레거리며 이야기했다.
“듣기로는 봉인이 풀려 밖으로 나온 화신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을 들은 것 같았소.”
“……그럼 적이 될 수도 있다는 소리인가?”
“내 생각엔 아마 적이 되진 않을 것 같소. 다만 중립을 지키겠지.”
“파수꾼이나 신선 녀석들도?”
“……신선들도 아마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확률이 높소. 다만 신수들과 파수꾼들은…… 분명 이야기의 여지가 있긴 하오.”
“신수들은 그렇다 치고, 파수꾼들은 화신의 졸개들이 따로 안 꼬셨나 보지?”
길잡이의 말에 종리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개인이니 말이오. 아마 강한 개체들한테는 이야기했을 확률이 높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이야기하진 않았을 거요.”
“요괴들은?”
“그 녀석들과도 따로 이야기를 해봐야 할거요.”
종리권의 말.
그에 길잡이는 또 한번 생각을 정리하듯 생각하다.
“……그럼, 이렇게 하자.”
이내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이야기했다.
XXXX
크에에엑!
시체들이 달려든다.
그중에는 팔이 없는 이들도 존재했고, 반대로 다리나 눈이 존재하지 않는 시체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이미 신체가 썩어 악취를 풍기는 시체들도 있었으나 시체들은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김주혁에게 달려들었다.
“쯧.”
혀를 차며 시체들을 베어 넘기는 김주혁.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을 향해 파도처럼 밀려오는 시체들을 바라보았다.
‘만약 일반적인 시체라면 상관없을 텐데.’
만약 몰려드는 이 시체들이 평범한 시체였다면 김주혁도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애초에 베지 않더라도 시체들을 뚫어낼 힘이 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다가오는 시체들이 절대로 평범하지 않다는 것.
콰직!
촤아악!
자신의 오른발을 물어재낀 시체의 몸을 그대로 베어버린 김주혁은 곧 기다렸다는 듯 시체들의 사이에서 도끼를 빼 들고 나오는 파라슈라마를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곤-
콰지직!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자신에게로 몰려든 시체들을 바라본 김주혁은.
얼마 뒤,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
츳-!
그에 말없이 바닥에 또 한번 상흔을 새긴 김주혁은 몇십 번째 전부터 시체를 일으켜 싸우기 시작하는 파라슈라마를 생각하며 고민에 빠졌다.
‘이 시체들을 어떻게 하지?’
파라슈라마가 다루는 시체들은 단단하고 민첩하다.
거기에 더해 이미 목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시체들의 육체를 도외시한 공격은 김주혁의 검을 무조건 한 번 정도 휘두르게 한다.
한 번.
그러나 강자에서의 싸움에서 단 한 번의 휘두름은 매우 큰 약점이 되었고, 그 덕분에 김주혁은 파라슈라마가 시체들을 살린 이후로 이렇다 할 공격을 박아넣지 못하고 있었다.
“흠…….”
거기다 무엇보다 불쾌한 것은 바로 죽음.
시체들을 살리기 전까지 김주혁은 거의 단번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시체들을 살리기 시작한 지금, 파라슈라마는 일부러 김주혁의 목숨을 끊지 않고 전투 불능 상태로만 만들어 놨다.
그 이유는 바로 김주혁이 시체들에게 뜯어먹혀 조금 더 고통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그러다 보니 김주혁은 자신의 몸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끼며 이번에는 도끼를 바로 만지지 않고 어떻게 이 난관을 돌파할까 한동안 생각했고.
[도와줄까?]“?”
곧 한동안 생각하던 김주혁은,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멍한 표정을 짓다 자신이 허리에 차고 있는 빙신검을 바라보았고.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나는 알고 있거든.]이어지는 그녀의 목소리에 김주혁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