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88
◈ 288화 난장판 시작 (2)
“…….”
김주혁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칼키를 바라보자 그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어차피 그 녀석들은 네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잘 안 들을 거다. 아니, 엄연히 말하면 듣기는 하겠지.”
칼키는 거기까지 말한 뒤 더 말하지 않아도 알지 않냐는 듯한 눈빛으로 김주혁을 바라봤고.
“……알았어.”
김주혁은 그런 칼키의 눈빛을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제자들에 대한 화제를 끝냈다.
“그럼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이야기들을 해주도록 하지. 물론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건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칼키는 그렇게 말하더니 흠흠거리며 자신의 목을 가다듬었고, 이내 입을 열었다.
“우선 개화 능력에 관한 이야기는 길고 오래 걸릴 테니 제일 마지막으로 밀어두기로 하고, 우선 네 진짜 적부터 말해주도록 하지.”
“진짜 적이라면…… 화신들의 몸을 좀먹어치우고 있는 녀석을 말하는 거지?”
“맞아. 혹여나 해서 물어보는데 밖의 상황은 어떻지?”
그의 물음에 김주혁은 잠시 밖의 상황을 설명해주었고 잠시간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칼키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썩 바뀌지는 않았군, 하긴 녀석이 이름까지 잃어가면서 봉인해 놨으니 당연한 건가.”
칼키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듯하더니 김주혁을 돌아보며 이야기했다.
“지금부터 잘 들어. 네가 이번 싸움에서 처리해야 하는 그 녀석의 꼬임에 넘어가 배신을 때리고 지상을 작살내고 있는 화신들이기도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화신들을 꼬신 녀석을 처리하는 거다.”
“그 녀석이 누군데?”
“아수라.”
“……아수라?”
김주혁의 물음에 칼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수라는 그저 그 녀석들을 부르는 총칭일 뿐, 실제로 네가 상대하는 건 합쳐져 있는 악신들이다.”
“합쳐져 있는 악신들이라면…… 몇 명인데?”
“애초에 숫자로 나눌 수 있는 녀석들이 아니야. 애초에 그 녀석들은 한 명이자 두 명이고, 두 명이자 열 명이며, 열 명이자 백 명인 녀석들이니까.”
“그게 뭔 소리야?”
“쉽게 말해서 수가 별 의미 없는 녀석들이라 이거야. 그 녀석들은 악신들임과 동시에 화신들을 타락시키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고 융합한 녀석들이거든.”
“……그럼 더럽게 강하다는 소리 아니야?”
김주혁이 인상을 찌푸리며 이야기하자 칼키는 피식 웃더니 답했다.
“강한 건 당연하지. 애초에 그 수많은 악신이 다 같이 합쳐진 놈들인데 말이야. 다만, 그렇다고 해서 네가 처리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야.”
“그 소리는……?”
“이 세상에 완벽한 존재는 없어. 그 신마저도 화신들에게 소멸당했는데 그 악신들의 집합체라고 해서 완벽할 수는 없지.”
“그렇다는 건,”
“분명 강하기는 해도 네가 충분히 소멸시킬 수 있다 이거지.”
칼키의 말에 김주혁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까 전에는 수가 의미 없다며? 그건 곧 그런 녀석이 수천이 넘게 존재할 수 있다는 거 아니야?”
“그거야 당연히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
“……이론상이라면, 실제로는 불가능하다는 뜻?”
“실제로도 가능하긴 하지. 만약 그 녀석이 컨트롤할 수 있는 육체가 많아진다면 말이야.”
“……아.”
“이제 이해가 되지? 그 녀석은 분명 수십, 수백, 수천이 될 수 있지만 육체가 있어야만 해, 만약 육체가 없다면 그 녀석은 그것으로 끝이지.”
“그렇다는건…….”
“그 녀석이 육체를 빼앗은 녀석들을 모조리 처리해 버리면, 아수라는 자연스럽게 소멸할 거야, 그럼 네 과업도 끝나는 거지.”
“……내 과업?”
김주혁이 슬쩍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야기하자 칼키는 순간 뚱한 표정을 짓더니 이제야 깨달았다는 듯 아, 하는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그렇네. 생각해 보면 너는 지금 기억을 다 못 찾은 상태지?”
김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칼키는 대답했다.
“이건 내가 설명해 줄 필요도 없어. 어차피 네가 자연스럽게 걷게 될 길이니까. 그러니 과업은 네가 스스로 깨달아 봐.”
그는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김주혁이 뭐라고 말을 할 새도 없이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다음 이야기로는 이제 처리해야 할 화신들에 대해서지.”
“아, 안 그래도 그거 물어보려고 했는데.”
김주혁의 말에 칼키는 아까 전 김주혁이 말했던 밖의 상황을 떠올리는 듯 자신의 입술을 검지로 툭툭 치다 답했다.
“나라심하를 소멸시켜.”
“……역시 그 녀석이 상대하기 골치아픈가?”
“라마찬드라도 골치 아픈 건 마찬가지이긴 한데 그거야 어떻게든 제자들이 어떻게 해줄 테니까 됐고, 나라심하는 상대하기가 짜증 나.”
“그럼 생각해 볼 것도 없겠군.”
“잘 생각했어. 나라심하 그 새끼는 미친 개 같은 녀석이라서 자기가 죽을 걸 알아도 한 방 먹이고 가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어서 피곤하거든.”
김주혁의 말에 잘 생각했다는 듯 이야기하는 칼키는 또 이야기 해야 할 부분이 있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하다.
“자, 그럼 슬슬 사소한 이야기는 모두 정리한 것 같으니까 혹시 지금 이야기한 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개화 능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고.”
이내 그렇게 이야기하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개화능력에 대해선 제자나 길잡이한테 이야기를 들었나?”
칼키의 물음에 김주혁은 고개를 저었다.
“개화 능력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야기는 안 해주던데.”
실제로 김주혁은 처음 개화 능력을 얻고 나온 뒤 길잡이에게 자신의 개화 능력에 대해 물어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주혁은 개화 능력을 얻기는 했으나 자신의 개화 능력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으니까.
심지어 그 개화 능력을 얻었다는 것도 하얀 구체를 붙잡은 것과 개화 능력을 얻었다고 이야기한 길잡이 때문에 알아차린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길잡이에게 개화 능력에 대해 정체에 관해 물어봤었으나 그녀는 김주혁에게 그렇게 말했다.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는게 좋을 것이다.’라고.
도대체 왜 그러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지금까지 길잡이가 했던 말 중 틀린 말은 없었기에 김주혁은 우선 개화 능력에 대해서는 넘어가기로 했던 것이 기억이 있었기에 그렇게 말한 것이었고.
“확실히 설명해 대해서는 내가 해주는게 더 도움이 될 테지.”
칼키는 그렇게 중얼거린 뒤 김주혁을 똑바로 바라봤고.
“지금부터 제대로 이야기를 해주지.”
김주혁은.
“네 개화 능력은 ‘동화(同化)’다.”
자신의 개화능력에 대해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XXXX
“후…….”
김주혁이 미궁주로 있는 미궁 앞에서.
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한 소녀가 저도 모르게 크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부리가면.
그녀는 바로 몇 달 전 자신의 스승인 김주혁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특정한 이름을 얻기 위해 잠시 세상 밖으로 나갔었고.
‘드디어…… 도착했다……!’
그녀는 길잡이가 지정해 준 이름과 성공적으로 동화를 끝마치고 현재 미궁 앞에 도착한 상황이었다.
“후……!”
그에 저도 모르게 또한번 한숨을 내쉬는 부리가면.
‘내가 분명 제일 빠르겠지?’
그녀는 분명 저번에 길잡이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본적으로 이름과 동화하기 위해서라면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걸리는 시간이 어쩌면 연 단위를 넘을 수도 있다는 소리를.
그러나 부라가면은 그렇게 오래 걸릴 수도 있는 이름과의 동화를 나름대로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완벽하게 해냈다.
그 증거로 실제로 그녀의 힘은 예전 미궁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를 정도로 무척이나 강해졌고, 실제로 그녀는 자신이 그동안 다룰 수 없는 독에 대해서도 모조리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길잡이가 말했던 ‘사랑에 빠지는 독’까지.
“흠흠……!”
그녀는 괜스레 이름과 성공적으로 동화하자마자 곧바로 만들었던 독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목을 큼큼거렸다.
어디까지나 그녀가 독을 만들어본건 실험의 의미였고 절대로 그 독을 스승님에게 사용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일절하지 않았다.
애초에 부리가면은 제자고.
스승님은 스승님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부리가면은 그때의 기억을 머릿속으로 지워버린 뒤 미궁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제일 처음 왔다면, 분명 칭찬해 주시겠지?’
그와 함께 떠오르는 생각에 부리가면은 내심 기대하며 김주혁이 있을 집무실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열심히 걸음을 옮겨 도착한 뒤.
“?”
부리가면은 볼 수 있었다.
김주혁을.
다만, 문제는 그녀가 자신의 스승인 김주혁만을 본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
그래, 분명 부리가면은 김주혁을 보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서 그 옆에 앉아있는 길잡이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었다.
그래, 그것까진 이해가 된다.
애초에 이해가 안 될 리가 없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스승님은 미궁에 올라와서부터는, 길잡이와 함께 항상 무엇인가를 했었으니까.
그것까지는 이해가 된다.
그것까지는.
근데…….
“……이게 무슨?”
부리가면은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을 내뱉으며 눈을 감고 가벼운 잠에 빠진 것 같은 스승님의 옆에 붙어 있는 두 명의 여자를 쳐다보았다.
한 명은 스승님의 머리를 무릎에 놓고 있는 흑발의 썅ㄴ……여자.
다른 한 명은 그런 스승님을 아주 사랑스럽다는 듯 슬슬 만지작거리고 있는 개썅……ㄴ……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부리가면이 얼어붙은 그 순간.
“응?”
김주혁을 끼고돌던 그 두명의 여성.
옌랑과 최아린이 부리가면의 존재를 확인했다.
“응? 왔네?”
옌랑과 최아린이 부리가면의 존재를 눈치채자 그제야 인사를 건네는 길잡이.
그러나 이미 부리가면의 시선에 길잡이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녀의 시선이 향해 있는 것은 김주혁의 옆에 붙어있는 둘뿐.
흥분해서 모르고 있었지만 이제 보니 심지어 부리가면은 그 둘을 알고 있었다.
‘분명 저년들은 아카데미에서 스승님이 받아줬던……!’
분명 외관이나 분위기, 그리고 느껴지는 기도는 달라지긴 했으나 부리가면은 그녀들이 분명 김주혁이 아카데미에서 가르쳤던 녀석들이라는 것을 떠올리곤 입을 열었다.
“지금 둘 다, 뭐 하는 짓이야?”
엄청난 냉기가 느껴지는 목소리.
그러나 그런 냉기가 느껴지는 목소리에도 김주혁의 머리를 무릎베개 해주고 있는 최아린은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아니.
스윽.
오히려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스승님이 편하게 쉬실 수 있게 해주고 있는데 뭔가 문제라도?”
“문제 있어!!”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지?”
이번에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 옌랑의 물음.
그에 부리가면은 옌랑과 최아린한테 삿대질을 하며 이야기했다.
“왜 스승님의 허락도 없이 그렇게 몸을 함부로 만지는데!?”
물론 김주혁이 허락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지만 갑작스러운 뇌정지가 와버린 탓과 더불어 어떻게든 저 상황을 멈춰야겠다는 생각에 말을 내뱉은 부리가면,
그러나.
“이미 볼 거 다 본 사이인데 굳이 그런 부분에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에?”
쩌적-!
부리가면의 멘탈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