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67
◈ 67화 자퇴합니다 (2)
발할라 아카데미의 이사장이자 한때는 업계에서 잘나가던 실력자로 인정받던 남자 심덕운은 지난 1학기간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무엇이 좋았냐고 물어보면 정말 사소한 몇 개 빼고 거의 대부분이 좋았다.
당장 발할라 아카데미 내부에 5대 가문을 이길 만한, 굉장히 쟁쟁한 천재가 입학했다는 게 좋았고.
결국, 정식 기록에는 남지 못했으나 그 천재가 학교 대항전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거둔 것도 좋았다.
허나 그보다 더 좋은 것은 그 발할라에 들어온 천재가 무려 악인을 잡았다는 것!
그것도 두 번이나!
발할라 학생의 신분으로!
그 덕분에 발할라 아카데미의 명성은 지금 하늘을 찌를 것처럼 높이 솟아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김주혁이 악인을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발할라 아카데미의 교육 때문은 아니다.
김주혁은 1학년생이고, 이제야 1학기를 넘기고 있는 학생이니까.
허나 언론이나 명성에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결국 누가 악인을 처리했는지였고, 중요한 것은 결국 악인을 처리한 누군가가 어디에 속해 있느냐는 것.
그렇기에 심덕운은 이번 1학기를 굉장히 행복하게 보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따로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아카데미에는 기부금이 넘칠 듯이 쌓이고 있었고.
‘무엇보다’
김주혁의 활약으로 인해 현재 발할라 아카데미가 은근슬쩍 백련회와 히어로 아카데미를 넘어섰다고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심덕운은 지난 1학기가 매우 기분이 좋았고, 김주혁이 있는 나머지 3년 동안 그를 이용한 아카데미의 홍보 계획을 짜볼 정도로 신이 나 있었다.
그래, 김주혁이 자퇴하겠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후…….”
심덕운은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것이 김주혁이 간을 보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건 바로 이번에 벤트릭 가문에서 발할라로 기부한 금액 때문이었다.
‘김주혁이 진짜 자퇴하려 했다면 벤트릭 가문에서 굳이 수혜자를 김주혁으로 찍어서 50억을 기부할 리가 없다.’
물론 이전에 가문의 일원들이 발할라 내부로 침입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긴 했으나 그것은 이미 이사장과 벤트릭 가문의 뒷거래로 일이 끝난 상태였기에 그는 김주혁이 간을 보는 거라 확신했다.
확신했는데.
“김주혁. 그렇게 속내를 숨길 필요는 없다. 이미 이곳까지 왔으면 더 이상 위로 올라갈 곳은 없다는 소리지.”
“그게 무슨 소리예요?”
“속 시원하게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 이거다.”
“원하는 거요? 말했잖아요?”
“……뭐?”
“자퇴하겠다니까요? 듣기로는 이사장님 사인이 필요하다고 해서 온 건데요?”
“아니, 원하는 걸 말해보래도?”
“자퇴를 원한다니까요?”
“……??”
“???”
지금 내 말 이해 못 해?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김주혁을 보며 심덕운은 잠시 자신이 무엇인가를 잘못 알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분명 벤트릭 가문에서 김주혁 수혜로 50억을 기부한 것을 똑똑히 봤으니까.
그렇기에 이사장은 김주혁을 바라보며 크게 한숨을 내쉬곤 벤트릭 가문에 기부건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뭐라고요? 50억을 기부해요?”
“그래,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원하는 것을-”
“아니, 저는 기부하라고 한 적 없는데요?”
“……뭐?”
“기부하라고 한 적 없다고요.”
“…….”
김주혁은 이사장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것이 아델리아 벤트릭의 독단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나 별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아델리아 벤트릭이 50억을 기부한 것은 자신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열심히 뒤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와 같았으니까.
‘뭐, 그래도 50억이 아깝기는 하네.’
그러나 50억을 벤트릭이 기부했다고 해서 김주혁이 이곳에 남을 이유는 없었기에 어깨를 으쓱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무튼, 사인해 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아까 전 김이군에게 받았던 종이를 슥 하고 넘겨주는 김주혁.
그에 심덕운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김주혁이 하는 말이 거짓말이나 간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자퇴를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자……잠깐!”
“예?”
“어째서, 자퇴를 하려는 거지?”
“음, 그냥요?”
김주혁의 대답.
그러나 심덕운은 정말 당연하게도 김주혁이 자신이 원하는 답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고 곧 머릿속으로 그가 자퇴하려는 이유를 떠올렸다.
그리하여 나온 이유는 하나.
‘다른 아카데미……!!’
다른 아카데미에서, 김주혁을 빼가려고 한다.
현재 뉴스에서도 열심히 떠들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심덕운은 그 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김주혁이 나가려는 이유는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심덕운은 생각했다.
‘잡아야 한다!’
물론 김주혁은 어찌보면 그냥 1학년생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아카데미에게, 그리고 이사장에게 보여준 업적은 고작 1학년생이 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대단한 것이었다.
고작 1학기밖에 입학해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그런 김주혁을 다른 아카데미에 빼앗긴다?
김주혁이 다른 아카데미에 가서 발할라에서 쌓았던 업적보다 더한 업적을 쌓는다?
그것도 꾸준하게?
‘절대 안 된다……. 절대 안 돼!’
심덕운에게 있어서 그것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물론 김주혁은 별다른 불만을 말하고 나가지 않았으나, 다른 아카데미에서 잘나가고 난 뒤 그것을 어떻게 조리할지는 언론이 만들어나가는 것이니까.
그리고 언론이 조회수를 위해서라면 얼마나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뽑는지 아는 심덕운은 그 상황을 절대 맞닥뜨리고 싶지 않았다.
“……불만을 말해보도록.”
그렇기에 심덕운은 굉장히 진중한 표정으로 김주혁을 보며 말했고.
‘아 이 아재는 도대체 왜 이리 끈덕져?’
김주혁은 귀찮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입을 열었다.
“그냥 이 학교에 있는 게 불만인데요.”
“구체적으로는?”
“그냥 다 싫어요. 수업 듣는 것도 싫고요.”
“그럼 수업을 듣지 않는다면?”
“네??”
“수업을 듣지 않는다면, 불만이 사라지겠나?”
심덕운의 물음에 김주혁은 이게 뭔 개소리냐는 표정으로 바라봤으나 이내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도 그 정도면 어느 정도 불만이 사라지겠죠?”
“그럼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말이군. 그럼 다른 불만은 뭐가 있지?”
“……원할 때 못 나가는 거?”
“원할 때 나가게 해주지.”
“???”
“또, 불만 사항이 있나?”
심덕운의 진지한 눈빛에 김주혁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그다음 날.
[발할라 “김주혁 자퇴는 유명무실한 이야기.”] [발할라 “김주혁은 끝까지 발할라에서 생활하고 발할라를 졸업할 것.”] [김주혁, 알고 보니 발할라와 트러블이 있던 것이 아니었다?] [발할라가 김주혁에게 협박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의문’] [백련회 “이번 일에 대해서는 아쉽다,” 백련회주 발언 中]“뭐야, 자퇴 안 하는 거야?”
이제 막 단련을 끝내고 점심을 먹고 있던 옌랑이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묻자.
“어,”
“갑자기? 어제는 한다고 했잖아.”
“그랬는데 안 해도 될 것 같아서.”
“왜?”
옌랑의 물음에 김주혁은 묘한 표정으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수업 들을 필요가 없어서?”
“……뭐?”
“말 그대로인데? 수업 안 들어도 된대. 거기에 나가는 것도 그냥 나가도 되고, 그냥 아예 단련실도 하나 지어주겠다던데.”
“왜?”
“나도 몰라, 그냥 자퇴하겠다니까 그렇게 해주겠다던데?”
“그건…….”
그건 학생이 아닌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옌랑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으나 그녀는 딱히 김주혁에게 그 질문을 이어나가지 않았다.
‘……뭐, 그런 거겠지.’
김주혁과 지내본 결과, 이해 안 되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그냥 빠르게 수긍하고 넘어 가는 게 정신건강에 훨씬 이롭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옌랑은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 발할라의 개학식이 다가옴과 동시에.
[특별반 창설.]발할라에, 새로운 반이 창설되었다.
XXXX
악인들과 길드, 그리고 협회는 현재 마켓에 온 집중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마켓 중앙에 세워지고 있는 빌딩 때문이었는데, 그들의 신경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돈으로 만든 빌딩의 완공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빌딩이 완공되면 마켓이 움직임을 취할 것이다.’
물론 마켓의 오너인 블랙 캣이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마켓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모두는 그 말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금방이라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선 마켓이 한번 움직이면 그것은 분명 어느 쪽에는 이득을 가져올 것이고 어느 쪽에는 손해를 가져올 것이니까.
그리고 그렇게 여러 가지 추측과 낭설이 오가고 있는 소문의 근원지에서는.
[이면의 지배자가 생각보다 빨리 만들어졌다며 굉장히 좋아합니다!]“우선 안전하게 공사를 하며 최대한 효율을 올렸더니 어떻게든 됐습니다.”
[이면의 지배자가 매우 수고했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끄덕거립니다.]“크…… 감사합니다.”
이면의 지배자의 알림창에 마치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을 보상받기라도 한 듯 감격스럽게 눈가를 찡그리는 블랙 캣.
‘더럽게 힘들었다 진짜……!’
물론 저 건물을 블랙 캣이 지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건물을 블랙 캣이 짓는 것이 아니라도 건물에 대한 감독은 그가 해야 했고, 더한 문제는 그것 말고도 블랙 캣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었다.
거기다 자신의 성좌님이 최대한 빠르게 건물이 완성되는 것을 원했기에 그는 솔직히 최근 몇 달간은 거의 쉬는 시간도 없이 일을 반복했다.
허나 이젠 그것도 끝.
블랙 캣은 성좌님의 요구대로 돈으로 만들어진 빌딩을 굉장히 성공적으로 만들었고, 이제 조금 쉴 수 있는 것에 굉장한 감동을 느꼈다.
그렇기에 그는 한동안 감격에 겨워하다 이내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이야기했다.
“성좌님, 생각보다 빠르게 완성이 됐는데. 어떻게 할까요?”
블랙 캣의 물음.
[이면의 지배자가 이왕 이렇게 됐으니 며칠 뒤 완벽하게 완공한 뒤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합니다.]“알겠습니다. 그럼 저번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선별된 다섯 명에게 사람을 보낼까요?”
[이면의 지배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지금부터 알려주는 ‘문자’를 그 다섯 명에게 전하라고 합니다.]“지금부터 받아 적도록 하겠습니다.”
블랙 캣이 펜과 종이를 꺼내며 입을 열자 곧 이면의 지배자는 그의 앞에 알림창을 띄우기 시작했고.
곧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면의 지배자가 했던 이야기를 모두 받아적은 블랙 캣은 물었다.
“이렇게 보내면 되겠습니까?”
블랙 캣의 물음.
그에 이면의 지배자는.
[하늘.]블랙 캣에게 그런 알림창을 띄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