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rporate state tycoon of the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31
제31화
#31. 일론 머스크
일주일 전.
미합중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
테슬라 모터스 본사.
“이건…… 이건! 광명이야!”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커다란 손에 쥐어진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보면서 흥분했다.
“세라, 세라 배터리! 이걸로 배터리팩을 만든다면? 전기차 시장이 내연기관 시장을 압도할 거야!”
현재 전기차 사업을 가장 방해하는 것은 배터리다.
그 배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용량도, 주행 거리도, 충전 속도도, 안전성도 아니다. 바로 가격.
하지만 눈앞의 나트륨 이온 배터리만 있다면 이 가격 문제가 해결된다.
“우리 연구팀에서는 아직 좋은 소식이 없군. 이 세라 2차 전지로 배터리팩 만드는 게 그렇게 힘든가?”
물론 차량용 배터리팩과 가전용 2차 전지는 차이가 크다.
차량용은 가전용보다 더 깐깐한 조건이 필요하니까.
심지어 기존의 리튬 이온이 아닌 나트륨 이온으로 차량용 배터리팩을 만들어야 한다. 까다롭지 않으면 그게 이상하다.
그렇다고 전혀 궤가 다른 것은 아니다.
충분히 연관성이 깊고 응용도 가능하다.
“내년에 네바다에서 기가 팩토리가 완공돼. 거기서 차량용 세라 배터리가 생산되면……!”
머스크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SR INDUSTRIES.”
이어서 이 괴물 같은 배터리를 만든 회사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표가 엄청 젊군?! 세류 성이라. 어디서 이런 괴물 같은 천재가 나타난 거지?”
그 회사를 세운 사장이 이제 20대 초중반의 터무니없이 젊은 청년이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최고로 쳐 주는 명문 대학을 자퇴하다니. 위대한 천재 사업가들의 루트를 그대로 밟고 있어. 심지어 군대에서 훈장까지 받았어?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일론은 그에 대해 알아볼수록 소년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미국에서 사업하면서 무수한 천재들을 보았지만 이런 유형은 또 처음이다.
“첫 사업으로 게임을 만들어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정부와 시민 단체의 견제도 로비로 잘 해결했어.”
그는 본능적으로 성세류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미스터 성은 나와 비슷한 과야. 아니, 나보다 더 뛰어난 사업가이자 천재야!’
일론 또한 처음으로 했던 사업이 바로 비디오 게임 사업이었다.
12살에 블래스터라는 게임을 만들었고 판매까지 했다.
비록 수익은 보잘것없던 게임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그때 만들었던 게임이 자신의 사업가 인생을 결정했다고 봐도 될 정도다.
“메리! 당장, 당장 SR의 이메일과 연락처를 알아 오세요! 미스터 성에게 편지를 써야겠어!”
망설일 시간이 없다.
그날부터 그는 SR 본사를 향해 온갖 구애의 연락을 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SR에서는 응답이 없었다.
“뭐지? 왜 연락이 없는 거야?!”
응답이 없을수록 머스크는 초조해졌다.
“메리, 당장 한국행 비행기를 잡아요! 내가 직접 미스터 성을 만나야겠어!”
결국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 * *
일론 머스크.
그 18새끼와의 악연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제일 첫 번째 악연은 회귀 전, 내 나이 30대 초반이었을 적.
2021년 5월 5일 어린이날.
“가즈아!!”
비상금은 물론, 적금까지 깨서 도지코인 풀 매수!
“코인은…… 허상이었어.”
그리고 폭망.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21년, 당시는 투자 광풍이 돌던 시기였고 만회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두 번째 악연이 시작되었으니.
“테슬라, 테슬라를 사자! 테슬라는 단순한 전기차 회사가 아니야. AI 회사지. 미래는 AI의 시대야!”
나는 대출까지 받아서 테슬라 주식을 샀다.
그것도 2021년 9월에!
“푸틴, 파월, 개×끼들아!!”
그리고 결과는 또다시 폭망.
“그래……. 세계 정세가 이런 걸 어떻게 해? 오히려 테슬라만큼 주가 방어된 종목도 드물어.”
그래도 그때까지는 일론 머스크가 밉지 않았다.
우러 전쟁과 금리 인상은 그의 탓이 아니었으니까.
“테슬라봇! 좀 엉성하긴 하지만 테슬라의 AI 기술을 생각하면 떡상 가능해!”
오히려 없는 형편임에도 어떻게든 돈을 끌어와서 물타기를 했었다.
하지만 이랬던 나의 희망 회로는 얼마 후 –9,999 데미지를 입었다.
“진짜, 트위터 좀 하지 마라!”
바로 테슬라의 오너 리스크로 인한 급하락이었다.
동시에 일론 머스크에 대한 나의 감정도 급하락하기 시작했다.
“트위터를 인수한다고? 진짜로?!”
트위터, 그 빌어먹을 파란색 짹짹이.
모택동이 참새 보고 해로운 새라고 했던가?
만약 그가 환생했다면 트위터를 보고서 진짜 해로운 새가 저깄다고 했을 것이다.
어쨌든 도지와 테슬라 주식으로 나는 파산했다.
지금까지 모은 돈은 물론 거한 빚까지 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우리 이혼해.”
“……알았어.”
아내의 이혼 서류와 함께 헬피 엔드를 맞게 되었다.
결혼한 지 3년째 되던 해였다.
내 생의 첫 번째 이혼은 그렇게 발생했다.
하지만 나와 머스크의 악연이 단순히 딱 이 정도의 악연이었다면 그러려니 넘겼을 것이다.
오너 리스크가 있긴 했지만 투자 실패는 엄연히 투자자 본인의 책임이니까, 애초에 악연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이 말인즉, 아직 더 남았다는 뜻이다.
* * *
“안녕하셰요? 일론 머쓰크입니돠?”
회귀를 하니 참으로 여러 진풍경을 본다.
천하의 일론 머스크가 어설프게 한국어로 인사하는 꼬라지를 보게 되다니.
옆에 있던 세라도 감탄한 표정.
“……SR인더스트리의 성세류입니다.”
그런 머스크의 커다란 손을 잡고 악수하면서 나 또한 인사를 전했다.
테슬라에서 온 연락을 씹긴 했다.
만약 사람을 보내면 김 부장이나 마 실장 선에서 부드럽게 거절할 생각이었지.
‘이런 식으로 다시 보게 되다니…….’
일론 머스크 그가 이렇게 직접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 영어를 되게 잘하시는군요!”
머스크는 내가 유창한 영어로 답하자 반색한다. 통역 없이 완벽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여긴 모양.
“사업으로 매우 바쁘실 텐데, 이 작은 나라에 무슨 이유로 오셨습니까? 그것도 직접?”
나는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다짜고짜 용건부터 물었고 그는 이런 나의 태도가 시원시원하다고 느꼈는지 더욱 해맑은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세라 배터리를 만든 젊은 천재 사업가를 직접 보고 싶어서요.”
“아무리 그래도 미국에서 잡스 다음으로 유명하신 분이 직접 움직이다니. 기자들이 안 달라붙던가요?”
“최대한 몰래 온 거라서요. 현재 제가 한국에 있다는 것은 테슬라에서도 소수만 압니다. 대부분은 내가 아직도 그 망할 공장에 있는 거로 알지요.”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마치 첩보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몰래 오려고 지금까지 SNS도 안 했다니까요?”
“그것참, 대단하군요.”
“아! 괜찮으시다면 같이 사진 좀 찍을 수 있을까요?”
“……이따 대화 다 끝내고 하지요.”
그렇게 머스크와 나는 대화를 시작했다.
머스크가 왔음에도 그의 테이블에는 500ml짜리 생수 하나가 전부였다.
매우 후진 대접이지만 머스크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 모양.
빌어먹을 정도로 유쾌한 아메리카 마인드 되시겠다.
“진짜로 여기에 오신 이유가 뭡니까?”
“SR에 사업 협조를 요청하고 싶어서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응답이 없어서 이렇게 ‘직접’ 오게 됐습니다.”
“아? 그 테슬라에서 온 메일 말이군요?”
“받으셨습니까?”
내가 아는 척을 하자, 머스크가 미간을 꿈틀거린다.
“그거 진짜로 테슬라에서 보낸 거였습니까? 요즘 한국에 보이스피싱이랑 투자 사기가 유행이라서 사칭인 줄 알았습니다.”
“아하하하하! 그런 오해가 있었군요! 이럴 줄 알았다면 진즉에 직접 찾아뵐 걸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이어지는 내 말에 해맑게 수긍한다.
솔직히 좀 당황했다.
조금이라도 정치적인 사람이라면 내가 한 말의 저의를 눈치챘을 텐데 말이다.
‘사람이 순진한 거야? 아니면 넉살이 좋은 거야?’
[둘 다 아닐까요?]
나는 속으로 혀를 찼고, 반면 세라는 눈을 초롱초롱 뜨면서 눈앞의 백인 남성을 보았다.
하긴 쟤한테는 지금 이 상황이 신기할 수도 있겠다.
“그럼 저희가 메일이랑 전화로 했던 제안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현재 SR의 세라 배터리를 차량용으로도 개발 부탁드립니다.”
“아아, 그런 내용의 연락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연하지만 세라 배터리로 차량용 배터리팩을 만들 수 있다.
비율과 배합 순서 그리고 패키징을 조금만 손 본다면 말이다.
‘일부러 안 풀고 있을 뿐이지.’
하지만 일부러 차량용은 선보이지 않았다.
왜냐면 지금 세계 전기차 1위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기 때문이다.
저 새끼한테 좋은 감정이 없는 나는 결코 저놈이 성장하는 것을 봐줄 생각이 없다.
“물론 저희도 꾸준히 세라 배터리의 개량과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오오! 역시! 얼마나 진행되었습니까? 혹시 투자나 협업이 필요 없으신가요? 원한다면 테스트 차량을 무제한으로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호의는 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
나는 머스크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애초에 니들도 세라 배터리로 차량용 연구하다가 안 돼서 나한테 찾아온 거잖아?’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의 모든 배터리 회사에서 비슷한 꿍꿍이일 것이다.
우리가 준 노하우 라이선스를 이용해 차량용 배터리팩을 뒤에서 연구 개발 중일 것이다.
하지만 장담컨대 유의미한 결괏값이 나오는 데 최소 3년은 걸릴 것이다.
“유의미한 결과는 아직 이른 상태입니다. 아시다시피 차량용 배터리팩은 매우 까다롭지 않습니까? 일반적인 가전용 2차 전지와는 요구 기준이 달라서 애를 먹고 있습니다.”
왜냐면 ‘연구 개발’은 똑똑한 천재들의 노가다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거든.
대형 연구소에서 수천수만 번의 실험과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물리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반면 미래의 강인공지능인 세라는 반나절 만에 수만 번의 테스트를 시뮬레이팅으로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투자를……!”
“참고로 돈이나 연구 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시간과 운의 문제니까요.”
나는 투자를 하겠다는 머스크의 말을 끊었다.
“이거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 아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내년에 네바다주에 기가 팩토리 1이 완공됩니다. 그 기가 팩토리에서는 일부지만 배터리도 자체 생산할 예정이고요.”
“그러시군요?”
“예, 물론 기가 팩토리가 완공돼도 여전히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상당량의 배터리를 수입할 겁니다. 다만 구매의 다양화와 자급 능력은 필요하다고 봐서요.”
“나중에 세라 배터리팩이 개발되면, 테슬라에 노하우 라이선스를 달라는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만약 우리 기가 팩토리에 선독점으로 제공해 주신다면 로열티는 달라는 대로 드리겠습니다.”
머스크는 당장이라도 달려들 성난 황소처럼 흥분한 기색이다.
실제로도 거대한 체격이다 보니 더더욱 부담스럽다.
“아직 완성도 못 했습니다. 그건 나중에 생각해 봅시다.”
당장이라도 계약서를 들이밀 것 같았기에 서둘러 진정시켜야만 했다.
“미국에 투자 회사 말고 다른 SR 지사를 세울 생각은 없으신가요?”
내가 대답을 유보하자, 그는 산만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대화의 주제를 바로 돌렸다. 마치 만취 상태의 대화 같았다.
“비행기 안에서 이 사우스코리아에 대해 공부해 보았습니다. 보니까 미스터 성도 사업하면서 여러 잡음이 있더군요? 게임 때도 그렇고 이번 세라 라이선스 때도 그렇고. 저였으면 진즉에 철수했을 일들이 즐비했습니다.”
이 양반은 이어서 갑자기 한국을 디스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각종 규제에 유연하지 못한 법과 정부까지, 이 사우스코리아는 사업하기가 좋지 않아요. 딱 제조업에 특화된, 창의적이지 못한 사회입니다.”
[고럼, 고럼! 맞는 말인 것이에요. 한파딱! 한국은 파운드리가 딱이지요!]
어느새 끼어든 세라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한다.
여기서 세라가 말한 파운드리는 반도체뿐만이 아닌 모든 생산과 제조를 뜻한다.
정확히는 개발도상국은 감히 하지 못하는 최첨단 제품의 생산 및 제조를 말이다.
솔직히 세라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
살짝 미간이 찌푸려졌다.
* * *
작가의 말: 이 소설에서 머스크의 운명은 본 작가의 1년 치 인세가 물려 있는 테슬라 주가에 의해 변동될 수 있습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