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y I became a dragon RAW novel - Chapter 140
“잠깐! 어디서 오는 놈들이냐.”
방만한 자세로 서서 하품을 쩍쩍하고 있던 위병 중 하나가 우리가 다가서자 검집에서 검을 반쯤 뽑아 들며 소리쳤다.
“아, 아아. 기다려 내 손님분들이야.”
“손님분들? 이 꼬마 녀석들이?”
“꼬마 녀석들이라니 말조심해. 윗분들이랑 깊은 인연이 있으신 분들이라고.”
“위, 윗분들?”
검을 뽑았던 위병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머뭇거린다.
옆에선 위병은 그런 위병의 검을 눌러 다시 검집으로 집어넣어 버렸다.
“너, 너 설마 제국 놈들하고 내통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뭐야? 내가 미쳤냐? 제국 놈들하고 내통하게? 그러다 걸리면 외환죄로 사형이라고, 사형!”
“아, 아니면 됐지 왜 성질을 부리고 지랄이야? 아무튼, 저 꼬맹이들은 이 근방에서 못 보던 녀석들이 맞잖아!”
“꼬맹이들이라고 하지 말랬지! 윗분들하고 관계있는 손님분들이라니까. 너 요즘 내가 윗분들이랑 자주 어울려 다녔던 거 알아, 몰라?”
“조원들 사이에 그런 소문이 돌긴 했는데, 그거 진짜였어?”
“아, 진짜고 말고. 너도 성공하고 싶으면 나한테 잘해. 그래야 내가 윗분들한테 조금이라도 좋은 말을 해주지 않겠어?”
“지랄하고 자빠졌네. 애새끼들 얼굴 반반한 거 보니 윗대가리 성노예로 쓰려고 데려온 거 아니야? 그런 식으로 뒷돈 버는 위병 새끼들이 너 하나뿐인 줄 알아?”
“아, 이번엔 그런 게 아니라니까.”
위병들이 벌이는 촌극을 바라보고 있던 블랙의 얼굴이 휴짓조각처럼 구겨졌다.
그녀의 허리춤에는 아공간 주머니가 걸려 있었는데 언제라도 발톱을 뽑아 사용할 수 있도록 발톱의 손잡이가 입구 밖으로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주머니를 검집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 뼘도 되지 않는 손잡이를 검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드물었기 때문에 기습할 때도 무척 유용했다.
블랙의 손가락이 주머니 밖으로 비죽이 튀어나온 손잡이 위에서 꿈틀거리는 걸 보며 바하마타는 손을 내밀어 그녀를 제지하며 앞으로 나섰다.
바하마타 일행을 안으로 들이려던 위병은 앞으로 나선 바하마타를 보며 깜짝 놀랐다.
“아, 마, 마스터 죄, 죄송합니다. 이, 이 녀석이 당최 유, 융통성이 없어서.”
“융통성은 씨팔, 퉤! 윗대가리 새끼들이 좆같이 난민 차별하면서 지들 좆집만 안으로 불러들이는 꼴이 나는 마음에 안 든다 이거야. 최소한 내 근무 시간에는 안 돼. 지금 슬럼가에 불쌍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근데 이딴 계집들이나 안으로 굴러 들어가는 게 말이나 돼?”
바하마타는 위병의 눈에 서린 강한 적개심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꼴이라면 매혹 마법도 걸리지 않겠는데.’
애초부터 반감을 품은 사람한테는 호감을 높여주는 매혹 마법은 통하지 않는다.
강력한 세뇌 마법을 걸면 상관없겠지만, 그건 사람이 맛이 가 버린다.
바하마타는 한숨을 쉬며 허공에 손을 찔러 넣었다.
“어, 어? 뭐, 뭐야? 초즌이야? 제국의 첩자냐? 너 그 손 안 빼?”
화가 난 위병은 바하마타의 손이 허공으로 사라지자 깜짝 놀라 검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여차하면 그대로 베어버릴 기세였다.
하지만 함께 서 있던 위병이 달라붙는 바람에 제지되었다.
“야, 야! 그만둬! 너 미쳤어?”
운이 좋았다.
누가? 위병이.
만약 검을 뽑았다면 바하마타 뒤에 서 있는 블랙에게 그대로 손목이 날아갔을 일이었다.
바하마타는 인벤토리에서 금화 한 개를 꺼내 반항적인 위병에게 불쑥 내밀었다.
“어, 어? 뭐야? 지금 나 주는 거야?”
“받아.”
바하마타가 위병의 손 위에서 금화를 떨어트리듯 놓아버리자 위병은 반사적으로 금화를 낚아챘다.
간단한 관계의 형성이다.
바하마타는 그것만으로도 위병의 적개심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보았다.
겉으로 보이는 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진실의 눈]을 가진 바하마타에게는 그것이 보였다.
간단한 심리전이었다.
“그럼 이제 우리 들어가도 돼?”
일부러 위병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건다.
자기도 모르게 바하마타의 붉은 눈을 쳐다본 위병의 눈이 약에 취한 것처럼 몽롱하게 풀어진다.
[매혹]마법에 걸려든 것이다.
그나마 남아 있던 적개심도 씻은 듯이 사라지고 위병의 눈에는 호감이 담긴다.
그야말로 거짓말 같은 감정의 변화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는 것이 바로 마법의 위력이다.
“어, 어? 그, 그래 드, 들어가도 돼. 미, 미안했다.”
“미안하긴 뭘. 앞으로 잘해.”
“그, 그래야지.”
바하마타가 위병소를 지나 슬럼가로 들어서자 그에게 미리 매수되어있던 위병이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마, 마스터! 제 빚은 다 청산된 거 맞죠?”
바하마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휘휘 흔들어 줬다.
*
이 ‘연합령’ 내부에는 내가 심어둔 스파이들이 있다.
당연하지만 그들은 전부 던전 카지노에 밥 먹듯 출입하던 도박꾼들이다.
조금 전 ‘마스터’ 거리면서 달라붙던 위병 녀석도 그런 도박꾼들 중 하나였고, 거금을 잃고 카지노에 빚을 진 빚쟁이였다.
보통은 카지노에 빚을 지면 다 갚을 때까지 내보내 주지 않지만, 저 녀석은 특별히 이번 계획을 위해 외부로 방출된 거다.
슬럼가를 뛰놀던 애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로 우리 뒤로 따라붙는다.
자기 뒤에서 살금살금 움직이는 애들의 기척이 신경을 거스르는지 검둥이의 눈썹이 꿈틀 요동친다.
“야! 니들 따라오지 마!”
검둥이가 갑자기 훽! 뒤돌아서며 빽! 고함을 지르자 와-! 놀란 아이들이 우르르 도망친다.
근데 그 모습이 겁먹었다기보다는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듯 애들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표정이 가득하다.
검둥이의 고함에 우르르 몰려 물러갔던 아이들은 멀리 가지 않고 주변을 맴돌았다.
이미 검둥이를 장난의 대상으로 점찍은 듯한 움직임이다.
검둥이가 술래다.
놀이에 참여하지도 않는 검둥이가 어떻게 술래가 되냐 싶지만 원래 애들이란 게 그렇다.
한동안 검둥이를 가운데 두고 술래 없는 술래잡기를 벌이던 꼬맹이들이 이번에는 놀이 종목을 바꿨다.
마른침을 꿀꺽 삼킨 오크 꼬맹이 하나가 용감한 표정으로 천천히 검둥이의 곁으로 다가선다.
짜증 나는 표정으로 눈썹을 모은 검둥이가 힐끔 돌아보자 왁! 놀라며 후다닥 달아난다.
누가 누가 검둥이한테 더 가까이 다가서나 하는 놀이다.
“짜증 나는 꼬맹이들···.”
검둥이는 불쾌함에 씨근덕거리면서도 발톱 손잡이에 손을 올리지는 않는다.
다크 녀석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검둥이의 모습을 보고 웃음보가 터졌다.
눈치도 없이 낄낄거리는 다크가 미웠는지 검둥이는 딱밤을 날렸다.
빠악! 하는 소리와 함께 조막만 한 다크의 머리통이 목에서 떨어질 듯 휘청거린다.
“으아악! 아파! 내 머리!”
다크는 쪼그려 앉아서는 얻어맞은 머리를 미친 듯이 문질렀다.
“그러게 왜 까불어.”
“뭐! 왜! 내가 언제!”
“몰라서 물어? 한 대 더 맞을래?”
“히익! 싫어! 바하마타 얘 좀 말려봐.”
다크는 질린 소리를 내며 검둥이를 피해 내 등 뒤로 숨는다.
티격태격하는 검둥이와 다크 녀석은 나이 차이가 좀 나는 친자매처럼 보인다.
처음 만났을 때는 완전히 쌍둥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몇 달 안 되는 짧은 사이에 검둥이가 훌쩍 자라났기 때문이다.
본체의 크기로만 따져도 많이 자란 얼룩이보다 검둥이가 훨씬 더 컸다.
크기로만 보자면 이제 4m 가까이 된다.
내가 5m 정도에 영 어덜트급에 진입했던 걸 보면 검둥이 녀석도 이제 성룡이 되는 걸 눈앞에 두고 있다고 봐도 좋았다.
드래곤 중에서 가장 크기가 큰 것이 색채룡에서는 레드고, 금속룡에서는 골드이니 보다 더 덩치가 작은 블랙 같은 경우에는 정말 코앞에 닥친 것일지도 몰랐다.
드래곤은 시련을 통해 성장하고 이번 말지소더와의 싸움에서 누구보다 큰 시련을 겪은 것은 블랙이기 때문에 얼룩이와의 성장차가 벌어진 것이었다.
“누렁이 뒤에 숨으면 내가 못 때릴 줄 알고?”
“그만해! 뭘 그렇게까지 해!”
검둥이와 다크가 나를 중심에 두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근데 그 속도가 워낙 빨라 과장 조금 보태 회오리바람을 만들 지경이다.
장난치던 아이들도 이번에는 진짜로 놀라며 눈을 휘둥그렇게 뜬다.
“야, 너희 둘 다 그만해. 쓸데없이 소란 피우지 마.”
나는 손을 뻗어 검둥이와 다크의 옷깃을 붙잡았다.
나한테 붙잡히자 다크 녀석은 고목나무에 달라붙는 매미처럼 내 몸에 찰싹 달라붙는다.
그 꼴을 본 검둥이의 두 눈이 또 불꽃이 튄다.
“야! 너 누렁이한테서 안 떨어질래?”
“떨어지면 또 때릴 거잖아!”
“안 떨어지면 죽어!”
“흐잉, 바하마타 검둥이 녀석이 나 죽이려고 해~”
이 녀석들은 같은 말지소더의 클론이면서 성격이 무척이나 다르다.
직설적이고 단순한 검둥이와는 다르게 다크 녀석은 어딘가 음흉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성격이다.
그 때문인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녀석들은 사사건건 티격태격 싸우기 일쑤다.
성격 형성이 환경에 많이 좌우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극단적일 수가 있나.
“너도 내 몸에서 떨어지고, 검둥이도 그만해. 우리가 왜 여기 왔는지 잊지 말라고.”
“쳇!”
내 말을 들은 검둥이 녀석은 씩씩거리면서도 반발하지 않았다.
그저 다크 녀석을 때려주지 못한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홱! 고개를 돌릴 뿐이다.
몸에 달라붙은 다크 녀석도 떼어버린 나는 손짓으로 우리를 구경하고 있는 슬럼가 꼬맹이들을 불렀다.
겁 많은 시궁쥐처럼 경계하는 눈빛으로 다가오지 않으려고 하기에 인벤토리에서 육포를 꺼내 흔들었더니 군침을 삼키며 주춤주춤 가까이 다가온다.
“야, 너희들 여기에 술집이 어디 있는 줄 아냐?”
이름도 없는 술집이지만 슬럼가에 술집은 하나뿐이라고 했으니 찾기 어렵진 않을 거라고 했다.
과연, 정신없이 육포를 뜯어 먹던 꼬맹이들이 손가락을 들어 한 방향을 가리킨다.
고개를 끄덕이고 그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하는데, 꼬맹이들이 따라붙었다.
“내가 데려다줄게!”
“별로 필요 없는데.”
“괜찮아, 괜찮아! 할 일도 없으니까.”
대표로 나선 녀석은 아까 검둥이한테 가까이 다가서기 놀이에서 승리한 오크 꼬맹이다.
뭔가 기대하는 눈빛으로 여기를 쳐다보기에 인벤토리에서 동화를 꺼내 던져줬다.
기대감으로 반짝이던 녀석의 눈에 노골적인 실망감이 담긴다.
“쳇!”
야, 너 방금 혀 차는 소리 다 들렸어.
녀석의 태도를 보니 이런 식으로 외부인을 안내하는 일이 이미 능숙한 것처럼 보였다.
내가 뭐 심부름 값으로 은화라도 던져 줄줄 알았나 보지?
드래곤 손에서 삥 뜯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았나.
그나저나 연합은 마인을 배척하는 거로 알고 있었는데, 비록 슬럼가라고는 하지만 연합령 내부에서 마인의 모습을 보게 된 건 의외였다.
아마 그 정도로 연합도 여유가 없다는 뜻이겠지.
아인이고, 마인이고 가리지 않고 다 끌어모으고 있는 제국에 비해 연합이 수적 열세인 게 사실이었으니까.
그래도 제국처럼 식인귀들까지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는 모양이다.
이렇게 연합령 외부에 슬럼가(완충지대)를 형성해 놓고 문명화시킨 마인들을 선별해 연합에 받아들이고 있는 거다.
꼬맹이들의 뒤를 따라 걷자니 점점 음습하고 좁은 골목길을 향해 들어선다.
아직 태양은 중천에 떠 있지만 그늘지고 축축한 뒷골목은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저기서 우리를 관찰하는 시선이 느껴진다.
근데 이 녀석이 왜 자꾸 같은 자리를 빙빙 돌고 있는 거지?
“야, 꼬맹아···.”
갑자기 골목길에서 뭔가가 휙 튀어나온다.
이미 발톱의 손잡이 부근에 손을 얹고 있던 검둥이가 깔끔한 발도로 그 뭔가를 베어버렸다.
팍!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나가며 송진 가루처럼 노란 가루가 우수수 쏟아져 내린다.
도적들이 자주 사용하는 마비 가루다.
하, 나 요 어처구니없는 꼬맹이들이.
[진실의 눈]을 상시 발동하고 있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겠지만, 그 권능은 필요할 때가 아니라면 별로 발동해 두지 않는다.사람의 머릿속을 읽는다는 게 편리할 것 같아도 생각보다 성가신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기처럼 사람이 바글거리는 곳에서는 오만 잡생각들이 필터링 없이 빨려 들어와서 정신을 사납게 한다.
물론, 드래곤인 내가 그 정도로 정신이 혼란한 일은 없지만, 그런 잡생각들을 참아주고 있을 이유도 없다.
애초에 내 예민한 [위기감지]능력을 뚫고 기습을 하는 것도 여기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하고 말이지.
아무튼, 슬럼가에 사는 꼬맹이들인데 너무 안일했다.
육포도 주고, 돈도 쥐여주고 하니 호구로 보인 모양이다.
길 안내를 해준다며 따라붙던 꼬맹이들은 어느새 시궁쥐처럼 좁은 골목골목으로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붙잡을 수 있었지만, 굳이 붙잡지는 않았다.
과연, 마비가루가 바닥으로 가라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갖은 인종으로 구성된 도적의 무리들이 굵은 몽둥이를 들고 음습한 골목에서 스윽 모습을 드러낸다.
*
도적들의 정리는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렸다.
도적들을 향한 검둥이의 손속에는 일말의 자비도 없었다.
모두가 공평하게 사지의 한쪽이 잘려 바닥을 뒹굴었다.
개미가 아무리 세게 물어도 사람이 그걸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 것처럼 이 정도 녀석들에게는 [위기감지] 패시브도 발동하지 않는 모양.
“으, 히익! 자, 잘못했어요. 사, 살려주세요!”
검둥이가 전투(?)를 벌이는 짧은 사이에 쪼르르 달려간 다크 녀석이 당돌한 오크 꼬맹이를 붙들어 왔다.
오크 꼬맹이 녀석은 사지가 잘려 나뒹구는 도적들의 모습에 잔뜩 겁을 먹은 모습이다.
“야, 꼬맹아. 너 이번에도 이상한 곳으로 데려가려고 하면 너도 똑같이 저 모양으로 만들어 줄 거야, 알았어?”
“아, 알았어요.”
겁을 먹은 오크 꼬맹이의 뒤를 따라 금방 술집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술집 안으로 들어서니 대낮부터 공업용 알콜을 희석한 싸구려 독주를 마시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를 향해 돌아선다.
경계심이 잔뜩 서려 있는 표정을 보니 이미 골목에서 벌어졌던 일을 전해 받은 모양이다.
제깟 놈들이 경계하든 말든 신경 쓸 바도 아니어서 무시하고 구석에서 붉은 후드를 깊이 눌러쓴 녀석을 향해 다가갔다.
“···일을 벌이셨더군요.”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물건이나 내놔.”
뭔가 있어 보이는 말을 지껄이던 녀석은 내 타박에 어색하게 표정이 굳어서는 자기 인벤토리에서 위조된 ID카드 세 장을 꺼내 놓았다.
녀석이 이렇게 순순히 나오는 건 내가 카지노 던전의 마스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금화가 든 주머니를 꺼내 녀석에게 건넸다.
주머니가 작아 보여도 두당 1억씩 해서 3억 원어치가 저 주머니에 들어있다.
말도 안 되는 폭리다.
물론 내 보물창고에는 이제 금화가 쌓여서 썩어 넘칠 정도였지만, 아까운 건 아까운 거다.
술집을 나선 우리는 슬럼가를 가로질러 ‘진짜’ 위병소를 향해 다가갔다.
우리의 눈앞에는 내가 있던 부산 도시의 ‘대장벽’이 어린이집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한 장벽이 펼쳐져 있었다.
끝
ⓒ 미래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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