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08
108
108화 디멘션 도어
곽창호의 요구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어차피 마왕은 한국을 회원국으로 초청하려고 했다. 그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건 어렵지 않지. 원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해주마.”
“아닙니다. 그건 좋지 않습니다.”
곽창호는 고개를 저었다.
“내일 오후 5시. 저는 대선 후보로서 출사표를 던질 겁니다. 그리고 공약을 발표할 겁니다. 마일스톤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요.”
“그리고?”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닌 태도를 보여주십시오.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이대로 마일스톤 회원국이 된다면, 곽창호는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임팩트가 너무 적었다. 그 역시 욕심이 많은 정치인이었다.
“자고로 선거는 타이밍입니다. 그리고 마일스톤 회원국 취득은 저에게 있어서 좋은 무기나 다름없습니다. 지금 당장 휘두를 필요는 없지요.”
“알았다. 그렇게 하지.”
이왕 지원하기로 마음 먹었다. 상대가 해달라는대로 해주기로 결정했다.
“이번 만남은 매우 뜻 깊었습니다.”
둘은 악수를 나누었다.
일단의 동맹이 성립된 것이다.
*****
디멘션 도어의 생산이 완료되었다.
제일 처음으로 그 혜택을 얻을 국가는 미국이었다. 마왕이 거부했지만, 미국은 어거지로 많은 돈을 기부하려고 했다.
그뿐만 아니었다.
‘마일스톤은 세계적인 기구가 되어야 합니다. 저희가 발 벗고 나서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권리를 챙기기 위해서, 미국의 노력은 눈물 겨웠다.
물론 마왕은 그것을 모두 물리쳤다. 나중에 지분을 요구하면 귀찮았기 때문이다.
대신 디멘션 도어 1호기는 미국에 설치했다.
핵 폐기물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장치가 미국 본토에 도착한 것이다.
그 덕택일까?
미국 증시에서 핵 발전과 관련된 주식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관련 주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즐겁게 샴페인을 터뜨렸다.
유럽은 원전을 감소하자는 목소리가 크지만, 미국은 그 반대였다. 원자력이야말로 국가의 동력이라고 주장한 그들은 전체 전력의 19%를 원전에서 얻고 있었다.
미국의 한 주.
원자력 발전소에 디멘션 도어가 배달되었다. 여태까지 처치곤란했던 방사능 물질을 이곳에다 버리면 끝이었다.
그리고…..
그 원전에 새로 들어온 과학자가 있었다. 그는 디멘션 도어를 연구하기 위해서, MIT 공대에서 온 박사였다.
“어서 오게. 고든 박사.”
그의 이름은 고든.
갈색 머리에 각지고 큰 안경을 쓰고 있었다. 점잖은 이미지와 다르게, 그의 육체는 단단해보였다.
“오늘은 뜻 깊은 날이야. 고든. 디멘션 도어를 작동하는 첫 번째 날이거든.”
고든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간 과묵해보이는 인상이었다.
시간은 흘러서, 방사능 물질을 아스트랄계로 보내려는 준비를 마쳤다. 역사적인 현장에 앞서서 디멘션 도어에 방사능 물질을 넣는 작업은 고든이 맡게 되었다.
“걱정하지 말게. 고든. 위험하지 않는 저준위 폐기물이네. 자연에서 나오는 방사능이랑 거의 차이가 없어.”
이번 실험에 참관하기 위해서, 나라의 높으신 분들도 몸소 찾아왔다.
“아! 저기 G맨(Government Man, 속칭 공무원)도 오셨구만.”
창 너머로, 창백한 인상의 남자가 보였다. 깔끔한 세일즈 복장에 007 가방을 들고 있었다. 다만 그의 눈빛이 너무 차가웠다. 마치 파충류의 그것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자, 염려는 그만두고, 우리의 일을 하지. 고든.”
방호복을 입은 고든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이윽고 관계자가 방송을 시작했다.
“카운트 다운을 세겠습니다. 5. 4. 3. 2. 1!”
그의 말이 끝나자 디멘션 도어가 열렸다. 검은 색 무저갱이 너머로 어떤 것이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고든은 직접 수레를 밀기 시작했다. 기계를 이용해도 되지만, 시험을 위해서 그가 직접 동원된 것이었다.
슈아아아악!
저준위 방사능 물질이 모조리 디멘션 도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것으로 첫 실험은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마무리 단계만 남았다. 디멘션 도어를 정지시키는 것이었다.
“장비를 정지합니다. 장비를 정지합니다.”
연 이어서 방송을 하는 박사.
하지만……
슈우욱!
디멘션 도어가 뚝 하고 닫혔다. 장비는 완벽하게 정지한 것이다.
“실험이 성공적으로 성공했네. 고든.”
“훌륭해. 원자력 에너지는 이제 청전 에너지야!”
자축하는 박사들.
다만 고든은 왠지 모르게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
마왕의 디멘션 도어는 순차적으로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각국은 더 많은 원전을 짓기로 결심했다. 예전이라면,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을 것이다. 핵 발전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 확률이 미비한 것은 둘째치고, 우리 동네에 원전이 세워진다는 것은 너무 찝찝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허나 마왕의 컨소시움이 있은 후, 그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었다.
핵 발전소는 이제 제어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 하더라도, 원자로에 설치된 디멘션 도어가 원자로 자체를 집어삼키게 설계가 되어 있었다.
그것조차 실패더라도, 마왕 컴퍼니는 직접 인력을 파견해서 사고를 수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원전은 더 이상 기피해야 할 시설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국가가 있었다. 바로 옆나라 일본이었다.
“마왕 컴퍼니에서는 아직도 연락이 없는가?”
“그렇습니다.”
일본의 총리 오사무는 다리를 떨었다.
컨소시엄이 있은 후, 국민의 요구는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바로 후쿠시마에 일어난 사태를 수습하라는 이야기였다.
“나도 답답하단 말이야. 마왕 컴퍼니는 그저 기다리라고만 하지 않나?”
마왕 컴퍼니는 비협조적이었다.
자세하게 문의를 부탁해도, 속 시원한 해답을 알려주지 않았다.
“한국 정부에게 요청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곳은 한참 대선중이지. 무엇보다 대통령 권한 대행은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아. 그저 웅크리고만 있으니……”
총리는 답답한 표정으로 말했다.
“총리 각하. 외람된 말씀이지만…..”
“말하게.”
“마왕 컴퍼니의 CEO는 한국인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치욕스럽지만, 이번 기회에 한국에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어떨까요?”
오사무 총리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매년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사람이었다.
“그건 불가능하네.”
바로 고개를 젓는 오사무 총리.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를 지지하는 세력은 일본의 우익이었다. 아무리 세습을 하면서 정치를 하는 일본이라 할지라도, 지지율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
“총리 각하. 이것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입니다.”
후쿠시마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땅이었다.
정부는 어떻게든 그것을 좋게 포장하려고 노력했다.
-먹어서 응원하자.
-후쿠시마에서 나오는 농산물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애국 마케팅을 하지만, 오히려 일본인들에게 차가운 눈초리만 받고 있었다.
방법이 없으면 모르되, 지금은 마왕이 친절히 해답을 알려주지 않았는가?
“알았네. 자네의 말대로 하지. 기자 회견을 준비하게나.”
.
.
.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무려 오사무 총리가 한국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일본은 한국의 이웃나라이지만, 과거에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것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고, 그 상처는 봉합되지 않았습니다.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오사무 총리는 비장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강제 징용으로 많은 한국민에게 고통을 드렸습니다. 더불어서 위안부 사태는 도저히 용서받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한반도를 수탈하고, 이를 정당화했습니다.”
일본은 과거에 저지른 사태를 하나하나 읊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오사무 총리는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그는 절절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서 한국민에게 사과를 올리고자 합니다.”
그는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절절히 통감하고 있습니다. 부디 저와 일본의 사과를 받아주시길.”
오사무 총리의 사과는 전 세계로 방영되었다. 그것은 실로 커다란 충격이었다. 여태까지 고개를 뻗뻗이 세우고, 전범 국가로서 떳떳한 모습을 보였다.
180도 바뀐 일본은 더불어서, 거액의 돈을 준비했다. 그것은 위안부 할머니와 강제 징용으로 고통 받았던 자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그것은 한국에서도 대서특필 되었다.
-일본 진정어리 사과를 하다.
-오사무 총리. 그가 사과를 하게 된 배경은?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반응은……
기사가 줄지어 나왔다. 네티즌은 현 상황을 재미있게 받아들였다.
“하하….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만.”
“뻔하지. 일본 놈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지. 후쿠시마의 똥 같은 방사능을 치워달라는 것 아니겠어?”
“원숭이 놈들. 급하기는 급했나보군.”
“사과를 받긴 했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데? 이유가 뭘까?”
*****
일본 고위 관리는 직접 한국을 내방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은 바로 마왕 컴퍼니였다.
“사장님. 일본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원래대로라면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총리가 직접 사과를 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보았다.
“안으로 들여라.”
문이 열리고, 관리들이 일장했다.
마왕은 여전히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거만한 자세였지만, 일본 관리들은 그것을 문제 삼을 수 없었다.
“김민철 사장님.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이지 영광입니다.”
극존칭을 붙이며, 싹싹 비는 관리.
예전에는 이렇게 얼굴을 맞대는 것조차 힘들지 않았던가?
지금은 그나마 대화라도 할 수 있으니 천만다행이라고 볼 수 있었다.
“용건은 간단히.”
마왕은 짧게 말했다.
‘쉽지 않은 상대로구나.’
허나 국익을 위해서라면, 마왕의 구둣발이라도 핥을 각오를 했다.
“김민철 사장님. 후쿠시마는 여전히 병들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아량을 베풀어 주십시오.”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일은 순서가 있는 법이지. 차례를 기다리게.”
“차례라구요?”
“그래. 후쿠시마보다는 체르노빌이 먼저 터지지 않았나? 시간적으로 볼 때, 그곳부터 처리해야지.”
“하..하지만…..”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물론 순서를 바꿀 수는 있지만……”
마왕은 약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일본 관리는 그것을 냉큼 물었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알려주십시오. 부디……”
마왕은 미소를 지었다. 관리는 그것을 보고 왠지 불안한 마음을 느꼈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큰 죄를 지었는데, 그저 사과 한번으로 퉁치려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지 않을까?”
“네?”
“진정어린 사과를 보여다오. 그 때 가서 다시 생각해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