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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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사채업자(3)
과연 어떤 제안을 할 것인가? 지사장은 마른침을 삼켰다.
“너희들에게 돈을 빌리고 싶군.”
“네?”
엉뚱하다. 설마하니 그런 제안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무..물론 가능합니다만……”
이곳에서 마왕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다. 모조리 죽인 다음, 금고에 들어가 있는 돈을 갈취해도 된다. 허나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마왕에게 있어서 질서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혼란했던 마족을 다스리기 위해서 엄정한 기준이 필요했던 것처럼.
인간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는 인간의 룰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종국에 이르러서는 그 룰을 마음대로 주무를 생각이었다.
“말이 통해서 좋군.”
딱!
손가락을 튕긴다.
동시에 포그렌은 지사장의 포박을 풀었다.
“큭…..”
떨어지는 폼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금세 일어나서 무릎을 꿇는다.
‘무조건 굽혀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어.’
지사장은 눈치가 빠르다. 태풍에 꼿꼿한 나무는 결국 쓰러지지만, 갈대는 휘어질 뿐이다.
마왕은 물었다.
“한도가 얼마지?”
“3억까지는 준비할 수 있습니다.”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자 지사장은 곧바로 수정했다.
“아니, 5억까지 가능합니다.”
“뭐, 좋다. 이자는?”
지사장은 마음속으로 ‘Yes’를 외쳤다. 이자 없이 뜯어가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마왕이 통 크게 이자를 준다고 하지 않는가?
“연 이자 3%입니다.”
은행 금리보다 저렴하다. 그 점은 마왕도 잘 알고 있었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점은 칭찬하지.”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 같은 쓰레기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신 점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차피 조직의 돈을 굴리는 것이다. 돈을 빌려주고 아예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그 역시 곤란한 처지에 빠지고 만다.
“계약서를 준비해라.”
한 장의 종이가 준비되었다. 마왕은 거기에다가 가볍게 사인했다. 지사장은 거기에 적힌 이름을 보고 말했다.
“김..김민철님. 금액은 어떻게 준비해드릴까요?”
“계좌 이체.”
“알겠습니다. 다만 돈을 모으는데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만.”
마왕은 가볍게 손을 저었다.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하십시오.”
“김영일. 그 놈을 잡으면, 나에게 데려와라.”
한 때, 고등학교 친구였지만 지금은 빚만 안기고 달아난 원수다. 그 대가는 어떻게든 치러야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습니다.”
사채업자 하는 일이 돈 떼먹고 도망가는 자를 붙잡는 것이다. 오래지 않아서 결과가 나오리라.
패는 많을수록 좋다. 그리고 지사장은 그럭저럭 괜찮은 패다. 물론 배신할 경우도 있겠지만, 그건 그에게 있어서 불운한 선택이 되리라.
촤라라락!
촉수가 줄어들자, 마왕은 분재를 집어 들었다. 볼 일은 모두 마쳤다.
“살펴 가십시오.”
지사장은 깍듯하게 인사한다. 마왕이 떠나자, 나머지 조폭들은 한숨을 쉰다. 죽을 위기는 넘긴 것이다.
“형..형님. 이제 어쩌죠?”
“경찰에 알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조폭이 경찰을 찾는다. 우습게 느껴질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멍청아!”
지사장은 부하의 엉덩이를 걷어찬다.
“생각이라는 것을 해봐라. 경찰이 우리말을 믿어줄 것 같아?”
“……..”
“그는 자비를 베풀었다. 그게 뭘 뜻하는지 알겠냐?”
“글쎄요.”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서 우리를 죽일 수 있다는 뜻이다. 너나 나나 운이 좋았던 거라고.”
그 말을 내뱉은 순간!
덜컥!
문이 열렸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이는 마왕이었다.
“히이익!”
“살려줍쇼.”
“잘못했습니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한번만 봐주세요!”
부하들은 자신을 죽이려왔다고 착각했다. 머리를 땅에 박으면서 목숨만은 부지해달라고 외쳤다. 물론 마왕은 그들을 깨끗이 무시했다.
“거기 너!”
마왕은 정확히 정씨를 가리켰다.
“저.. 저요?”
왜소한 체격의 정씨는 몸을 떨면서 답했다. 사채업자보다 무서운 이가 바로 마왕이였기에.
“따라와라.”
그 말만 남기고, 다시 나가버린다. 사채업자들은 불똥이 튕길까봐, 정씨를 얼른 밖으로 쫓아내버린다.
“빚은 안 갚아도 되니까. 제발 가버려.”
“다시는 여기로 오지마라. 알았지?”
빚을 탕감해준다니, 그리 나쁜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마왕에게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냐는 점이 문제지만.
“부..부르셨습니까?”
“그래.”
마왕은 훑어본다. 그러다가 말한다.
“운전은 할 줄 아나?”
“네. 할 수 있습니다.”
“내 운전수나 해라.”
마왕은 명함을 꺼내어 건네준다. 거기에는 사무실 주소가 적혀져 있었다.
“내일 10시까지 출근하고, 퇴근 시간은 오후 6시다. 매달 기본급은 250만원이니 그리 알도록.”
“…….”
정씨는 입을 떠억 벌렸다. 키메라의 밥이 될 줄 알았는데, 난데없는 스카웃 제의가 아닌가?
“이견이 있으면 지금 말해라.”
“아..아닙니다.”
너무나도 좋은 조건이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다.
“그럼 내일 보겠다.”
마왕은 그 말만 남기고, 쿨하게 떠나갔다. 정씨는 갑작스런 행운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
며칠 후.
통장에 5억이라는 돈이 들어왔다. 매달 150만원 상당의 이자가 빠져나가야 하지만,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니었다.
그 돈으로 제일 먼저 한 것은 고급 중형차 한 대를 리스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마왕 덕분에 장기를 보존했던 정씨가 말했다. 마왕을 만난 이후, 그의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화성으로 가자.”
새로 신축된 공장 부지가 많은 지역이었다.
“알겠습니다.”
차가 부드럽게 이동한다. 고속도로를 타고 IC에 내리자, 금방 화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혹시 김민철씨 됩니까?”
부동산 업자랑 미리 선약을 했다.
“그렇다.”
“하하. 잘 오셨습니다. 길 찾는데 그리 어렵진 않으셨죠?”
친밀하게 말을 붙이는 업자다.
“안 그래도 좋은 매물이 많습니다. 아무거나 골라잡으셔도 최대한 가격을 맞춰드리겠습니다. 하하…..”
차로 안내한다. 얼마 있지 않아서 빈 공터가 드러났다.
“모두 합해서 160평입니다. 물류 창고 혹은 제조 공장으로 충분히 사용하구요. 평당 70만원입니다.”
업자는 주절주절 이야기를 꺼낸다. 마왕은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계약하지.”
“네?”
“계약한다고.”
마왕은 인상을 쓰면서 말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그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무..물론 고객님이 좋다면 상관없지만……. 다른 매물은 안 보시게요?”
“그렇다. 이걸로 정했다.”
단호한 태도로 말한다.
“알겠습니다. 굳이 뜻이 그러시다면……”
계약이 빨리 이루어지면 업자는 좋다.
그는 경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입금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금액 확인했습니다.”
화끈한 일처리에 업자는 감동했다. 마왕은 가격 에누리 없이 정가를 다 지불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