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2
12
12화 생산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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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부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구만리였다.
백신 산업기계.
광고 일을 하면서 카달로그를 만들어준 곳이다. 이미 안면이 있었기 때문일까? 사장이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만들어주신 카달로그 덕분에, 주문량이 많이 늘었습니다. 하하하하……”
라이벌 회사에 비해서, 영업력 우위를 차지했다.덕분에 공장을 24시간 돌려도 몰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근데 무슨 일로 오신건지?”
“전부터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마왕의 말이 끝나자, 사장은 곤혹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전문분야가 아닌지라, 도움을 드리긴 힘들겠군요. 대신 제 지인이 관계자라서 잘 알겁니다. 거기랑 연결 시켜드릴까요?”
“그럼 고맙겠군.”
사장은 곧바로 전화기를 돌렸다.
“응. 이사장. 나야. 요새 어때?”
잡담이 오가고, 이내 본론으로 이어졌다.
“손님 한분 보내려고 전화했다. 응. 내가 저번에 말씀하신 분 알지? 그래. 그 분이시니까, 특별히 잘 모시라고.”
몇 마디가 오가고, 전화가 마무리되었다.
“하하. 많이 기다리셨지요? 주소를 적어드리지요.”
건네주는 것을 받는 것은 운전수 정씨였다.
마왕은 곧바로 자리에 일어났다.
“벌써 일어나시려구요? 한 번 대접이라도 해드려야하는데……”
“필요 없다. 이걸로 충분하니까.”
할 일은 많다. 정씨가 먼저 나서서 문을 열었다. 마중 나오는 사장을 뒤로 하고 고급차에 몸을 실었다.
“…….”
마왕은 별 말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씨는 쪽지에 적힌 주소로 향했다.
부르릉……
차가 움직인다. 마왕은 천천히 풍경이 지나가는 것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언뜻 보면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 같다. 하지만 마왕에게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마력의 부재였다.
크리갈리드처럼 급이 낮은 키메라는 별 마력이 들지 않는다.
반면에 포그렌은 그렇지 않다. C등급 키메라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마력이 필요했고, 지금까지 회복이 되지 않고 있었다.
‘할 일은 많은데, 마력이 발목을 잡는구나.’
마력을 높이려면, 몇 가지 방법이 있었다. 그 중 제일 좋은 방법이 마력을 가진 생명체를 죽인 다음, 흡수하는 것이다.
본래 마왕이 살던 세계에서는, 마력을 가진 존재가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았다. 전쟁 혹은 사냥을 통해서, 적을 죽인 뒤 마력 흡수가 가능했던 것이다.
반면에 지금 현세에서 마력을 가진 존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환경이 받쳐주질 않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사장님. 도착했습니다.”
운전수 정씨가 말했다. 창 밖을 보니, 곧바로 눈에 띄는 간판이 있었다.
㈜ 장성.
음료수 공장이다.
주로 건강 음료를 만드는데, OEM이나 위탁생산도 같이 하는 곳이었다.
끼이익…….
넓찍한 주차공간에 차를 세운다. 정씨에게 법인 카드를 주고 말했다.
“식사하고 대기해라. 일을 마치면 전화하지.”
“알겠습니다. 사장님.”
푸른 색으로 칠한 본관 건물이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서자, 안내 데스크의 아가씨가 인사를 건넨다.
“김민철 사장님 되십니까?”
“그렇다.”
“이리 오시죠.”
백신 사장이 미리 귀띔한 모양이다. 안내에 따라 응접실에 도착한다.
“커피, 아니면 차를 내어드릴까요?”
목소리가 곱다. 근래에 직접 만난 아가씨 중에서 제일 미모가 뛰어나지 않은가?
“물.”
“알겠습니다.”
목을 축이는 동안, 중년에 사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입이 크고, 머리가 벗겨졌다. 하지만 눈매가 부리부리하며, 허리가 꼿꼿하다. 정력적인 사업가 그 자체라고 할까?
“안녕하십니까. 이주성입니다.”
두꺼운 손을 내민다. 가벼운 악수를 끝낸 뒤, 자리에 앉았다.
“친구에게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광고 기획을 하신다고요?”
“그렇다. 그럭저럭 회사 하나를 굴리고 있지.”
“허허. 제가 듣기로는 광고 발주하고 싶어서 안달난 곳이 넘친다고 들었습니다. 보기와 다르게 겸손하시군요.”
겸손?
지금 마왕은 다리를 꼬고 있으며, 반말을 툭툭 던진다. 겸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세였건만, 이주성은 개의치 않았다.
‘어떻게든 그와 친해져야 한다. 그로 인해서 얻는 이익은 엄청나니까.’
마왕의 광고전략은 100%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 달콤한 과실을 조금만 맛볼 수 있다면, 새빨간 거짓말은 수백 번 할 수 있다.
“그나저나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습니까?”
“OEM.”
개발 완료된 제품을 타사에 의뢰하여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그 브랜드는 마왕이 가지겠지만 말이다.
“판촉용으로 만드시는 겁니까?”
“No. 내 계획은 시장 전체를 집어 삼키는 것이다.”
“오호. 전혀 의외군요. 광고 기획으로 큰돈을 벌고 있지 않나요?”
“그렇다. 하지만 더 벌고 싶거든.”
하긴 돈은 아무리 많아도 좋은 법이다.
“알다시피 음료수 개발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만. 저희만 하더라도 연구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아직 그럴만한 성과가 없거든요.”
국내의 굴지의 회사들이 이미 음료 시장을 점령했다.
롯떼, 서동 식품, 침성 사이다 등등.
그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는 것은 애초에 무리수에 가깝다.
장성 역시 오래된 역사를 가졌지만, 대기업의 하청 업체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주성 사장은 이어서 말했다.
“실례지만,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있을까요? 시제품이라도 있으시다면……..”
마왕은 품에서 샘플을 꺼내었다.
“마셔보도록.”
페트병에 담긴 음료를 관찰해본다. 겉만 봐서는 특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이주성은 빈 컵에 음료를 따른다. 그리고 향을 맡아보았다.
‘향은 없다. 감미료를 넣지 않은 것인가?’
과일 음료라면 특유의 달찍한 향이 나기 마련이다. 이번에는 한 모금 마셔본다.
“음?”
이건?
이번에는 아예 꿀꺽꿀꺽 다 삼켜버렸다.
“이럴수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시판되는 음료는 물론, 실험작까지 마셔본 이주성이다. 허나 여태까지 마셔본 어떤 음료보다 더 상쾌한 맛이 나지 않는가?
“소감은?”
“놀랍군요. 분명 특이한 맛이지만, 또 맛보고 싶어졌습니다. 혹시 마약이라도 탄 것입니까?”
마왕은 작게 웃었다.
그만큼 시제품은 임팩트를 강렬하게 주었던 것이다.
‘이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에 음료수 생산 공장은 자신을 제외하고라도 많다. 성공할 것이 확실한 물건이 눈앞에 떡하니 있는데, 이걸 놓쳐버리면 절대 안 될 일이었다.
‘거의 다 넘어왔군.’
마왕은 안달난 이주성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제 쇄기를 박을 시간이다.
“그 쪽 조건을 알고 싶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