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3
13
13화 오버플로우
****
1시간이 지났다.
이주성은 어떻게든지, 마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마왕이 가져온 음료가 새로운 대세가 된다면, 장성은 그것을 독점하고 싶었다.
많은 것을 양보했다.
반면 마왕은 알 듯 모를 듯 미소를 짓기만 했다. 마치 가지고 있는 것은 다 꺼내보라는 것처럼.
결국 대기업들이 후려치는 단가보다 저렴한 가격대가 형성되었다.
“어디를 가도 이 조건으로는 계약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지.”
그 자리에서 계약이 진행되었다.
“음료 이름은 생각해놓으신 것이 있습니까?”
“오버 플로우.”
이름이야 이미 생각해놓았다.
오버 플로우는 ‘넘치다’ 라는 뜻이다. 그 어떤 음료도 해내지 못한 만족감을 넘치게 만들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입에 착 감기는군요. 좋은 이름입니다.”
“당연하지.”
3일 밤낮으로 생각한 이름이니까.
“혹시 특허는 받으셨습니까?”
“받지 않았다.”
“그..그렇군요.”
어떤 음료를 개발했다고 꼭 특허를 낼 필요는 없었다. 다만 그런 경우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생긴다. 지금의 이주성처럼 다른 마음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큰 기회다. 성분을 분석해서, 카피제품을 만들 수 있어. 그리고 내가 먼저 특허를 낸다면…….’
이주성의 머리가 복잡하게 회전했다. 지탄은 받을 수 있는 짓이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양심에는 찔리지만, 장성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대기업 뒷바라지만 하던 과거에서 탈피할 수가 있어.’
물론 마왕도 이주성의 꼼수를 알아차렸다.
허나 걱정할 것은 없다.
그 누구도 오버 플로우를 따라할 수 없었다. 키메라에 정통한 마왕이 아니라면, 그 음료를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장 견학을 하고 싶군.”
“얼마든지요.”
사장이 직접 생산 공정을 안내했다.
공장은 매우 컸다.
배합공정을 하는 데만 많은 기계가 동원되었다. 페트나 캔에 음료를 담는 과정까지 눈 여겨 본다. 자동화 공정으로 기계 한 대가 1분에 수 백개의 음료를 생산해낸다.
마음에 들었다.
동시에 욕심까지 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생산 공장을 다 손에 넣고 싶었다.
‘못할 것도 없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 장성은 충분히 먹음직한 먹이였다.
****
견학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온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정씨가 꾸벅 허리를 접는다.
차는 이미 대기해놓은 상태다. 이주성의 인사를 뒤로하고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집으로 가지.”
“알겠습니다.”
부르르릉….
차가 움직인다.
정씨는 룸미러로 뒤를 살핀다. 마왕은 밖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저..저기 사장님?”
말을 꺼내는 그의 음색이 조심스럽다.
“뭔가?”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시 말을 주워 삼킨다.
그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혼자서 조폭들을 때려잡는 모습을. 물론 정씨도 포그렌에게 잡혀서 곤욕을 치렀다.
허나 정씨의 그런 행동이 오히려 마왕의 심기를 건드렸다.
“말해라.”
“아..알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생활이 힘들어서. 혹시나 가불이 될까 싶어서요.”
그 말을 하고 가슴을 졸인다. 금방이라도 호통을 내려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또 뭐라고. 그런 이야기라면 부담 없이 해라.”
문제가 있다면, 정씨의 통장이 압류된 상태라는 점이다. 물론 입금은 할 수 있지만, 10원도 출금할 수 없었다.
결국 현금으로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인데……
“마침 좋은 곳이 있군.”
마왕이 본 곳은 은행이 아니었다. 그곳은 바로 불법 대부업체의 사무실이었다.
****
“형님. 짜장면 배달 왔습니다.”
“그래. 밥 먹고 하자.”
지사장은 고픈 배를 움켜쥐고 자리를 이동했다. 부하들은 이미 세팅을 마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부하가 탕수육에 소스를 부우려고 했다.
따악!
지사장이 화난 표정으로 젓가락을 던졌다. 봉변을 당한 부하는 어벙벙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미친 새끼야. 누가 소스를 탕수육에 부으래?”
“그…그게 소스가 잘 베여야 맛이 한층 있지 않을까요?”
“이게 진짜 죽고 싶어서 그러나? 그럼 탕수육이 눅눅해지잖아.”
“….시정하겠습니다.”
“조심해라.”
지사장은 부하를 노려보다가 한숨을 쉬며 짜장면을 비볐다.
그리고 입에 넣을 찰나.
덜컥!
문이 세차게 열린다. 그리고 당당하게 들어온 인물은 바로 마왕이었다.
“허걱!”
너무 놀란 지사장은 그대로 젓가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설마하니 그가 다시 나타날 줄은 생각에도 못 했다.
“여어……”
마왕이 작게 인사를 건네었다. 지사장을 비롯한 업자들은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기 시작했다. 그 날의 공포가 다시 스멀거리며 올라오는 것이다.
“오..오셨습니까?”
먹다말고 자리에 일어나서 90도로 인사한다. 조직의 큰형님이 오더라도, 이정도는 아니리라.
“식사중이었군.”
“미…리 언약이라도 주셨다면….. 죄..죄송합니다.”
딱히 잘못한 것은 없지만, 그들은 반사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마왕은 손을 저은 다음, 이렇게 말했다.
“별 건 아니고, 추가 대출 좀 하려고. 500만원만 꿔줘.”
이른바 소액 대출이다. 지사장은 재빠르게 행동에 나섰다.
“물론이지요. 지금 당장 준비하겠습니다.”
5억이나 빌려간 마당에 500만원이 대수랴? 그보다 저 역신을 한시라도 빨리 내쫓을 수가 있다면, 그 정도는 싼값이다.
지사장은 사무실 한 켠에 있는 금고의 다이얼을 돌렸다.
띠디디디….. 달칵!
금고 문이 열리고, 현금 다발이 눈에 들어왔다. 때가 묻은 돈을 지폐 계수기에 넣는다.
파다다다다다….
카운트가 올라가더니 금세 500에 멈춘다. 능숙한 솜씨로 봉투에 담아서 마왕에게 건네주었다.
“여..여기 있습니다.”
“빠른 일처리가 좋군.”
마왕도 칭찬을 할 줄 아는 사내였다. 지사장은 더욱 허리를 숙이면서 낮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볼 일은 마쳤다. 이제 이대로 나가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마왕의 눈이 탕수육을 향한다.
“저런…….”
소스를 들고 바삭한 탕수육 위에 골고루 뿌려준다. 마왕은 그제서야 흡족한 얼굴로 웃어 주었다.
“맛있게 먹게나.”
지사장은 입술이 툭 튀어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고…고맙습니다. 큭……”
왠지 말끝이 흐린 것은 착각이리라.
****
정씨는 건물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마왕은 봉투에 담긴 돈을 꺼내주려고 했다. 그런데 지폐에 손이 닿는 순간, 기묘한 감각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이….이건?’
익숙한 음차원의 에너지였다.
놀란 마음에 마력을 사용해서 그것을 분석했다.
‘내 소중한 돈!’
‘제발. 이걸 가져가면, 우리 자식이 굶는다구요.’
‘돈이 없으면 몸이라도 팔던가? 내가 좋은 곳을 알려줄까?’
속삭이듯 들려오는 목소리.
무려 사채업자가 징수한 돈이다. 원한과 검은 욕망이 지폐 속에 서려있을 수밖에 없다.
마왕의 표정은 환희로 가득 찼다. 왜냐하면 그런 음에너지 정신은 마력의 새로운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스스스스…..
지폐 다발에서 생성된 검은 아지렁이가 그대로 마왕의 몸에 흡수가 되었다.
마력 회복에 더해, 전체 마력양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