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11)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11화
-빌어먹을 뮌헨 새끼들이 우리 동네에 납셨던데
-우리 왕자님을 다치게 만든 개새끼도 같이 왔겠네
-다들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모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밖에서라도 응원해야겠어
-툰들이 왜 툰아미라 불리는지 보여줄 시간이 왔다 전우들아!
바이에른 뮌헨과 2차전을 맞이하면서 뉴캐슬 사람들은 이를 갈고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집결했다.
6만 관중석이 꽉 찼고, 경기장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집결했다.
관중석을 포함해 뉴 세인트 제임스 파크를 찾아온 사람이 못해도 8만 명은 되는 것 같았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뉴캐슬어폰타인은 인구 30만 정도 되는 작은 도시였다. 그 주변 광역권까지 포함한다 해도 100만이 채 안 되는 이 작은 동네에서 10만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건 엄청난 일이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제히 커밍홈 뉴캐슬을 불렀다.
그 가운데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자 관중석은 물론이고, 경기장 바깥에서도 일제히 윤태양의 응원가를 열창했다.
평소 태양을 위해 불렀던 노래에 이어서 요즘 부쩍 불리기 시작한 응원가도 흘러나온다.
프린스 태양.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알라딘의 프린스 알리를 개사한 응원가였다.
굉장하신 프린스 태양!
뉴캐슬 넘버 7!
한쪽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해라
이제 숨죽이고 지켜봐
상대 선수를 제치고 득점하는 그와 팀을 지켜봐!
온통 하얗고 검은 유니폼을 입고 군인처럼 우렁차게 응원가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은 압도적이었다.
분데스리가 특유의 응원 문화를 가지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보기에도 말이다.
필드에 입장하는 가운데, 박민규도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굳어있었다.
왕자라고?
말 그대로였다.
망할 놈의 후배는 이곳에서 군림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그놈을 건드리면?’
어쩌면 뮌헨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쇠뽕 안 신고 오셨네요.”
그때 이곳의 왕자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다.
박민규는 굳은 얼굴로 태양을 바라봤다.
태양은 그런 박민규를 상대로 씨익 웃어보였다.
여전히 기분 나쁜 웃음이었다.
왕자답게 사람을 깔고 보는 것 같은 웃음이랄까?
“고생하십니다, 선배님. 아니, 고생하십쇼.”
형식적인 인사와 그 웃음을 남기고 태양은 자기 자리로 향했다.
박민규는 소리 나도록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그래, 여기서 널 어찌 해보는 건 무리겠지.
아, 그래그래, 타고난 재능이나 실력도 밀리는 거 알아.
그리고 점차 한국 사회가 나보다 널 주목하고 있다는 것도.
그렇다고 해서 나의 영향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내 팀이 너의 팀보다 더 강하다.
이 팀을 가지고 너는 넘을 수 없는 커리어를 가져가야겠다.
박민규는 그리 생각하고 오늘 경기에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했다.
그 가운데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뮌헨이 공격에 나섰다.
뮌헨은 지난 경기와 같은 포메이션과 선수들을 내보냈다.
쉽게 말해 핵심선수를 모두 내보낸 거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1차전에서 승리를 가져갔지만, 뉴캐슬에게 세 골이나 내주며 득실차가 고작 한 골밖에 나지 않았으니까.
뮌헨은 원정 경기인데도 불구하고 뉴캐슬의 진영으로 총공세에 나섰다.
[칼레가 공 잡고 에데르에게, 에데르, 박민규와 공을 주고받으면서 탈압박합니다.] [아, 박민규가 크로스로 건너편 히메르송에게! 히메르송 달려갑니다! 아, 산체스가 공 뺏습니다!]히메르송 앞에서 대기하던 산체스가 히메르송의 공을 단숨에 빼앗고 아놀드에게 건넸다.
평소라면 곧 바로 최전방에 롱패스를 뿌렸겠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보통 높은 확률로 일리뉴가 공을 차지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바이스티거와 셰인 파워 둘 다 피지컬이 일리뉴 못지않았다.
아니, 지난번 경기에서 공중볼 다툼에 있어서 바이스티거는 일리뉴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지 않은가.
오늘 뉴캐슬은 패스를 통한 빠른 빌드업 역습을 준비했다.
아놀드의 공이 중앙으로 들어서는 린데만에게 향했고, 린데만은 전진하는 박스올에게 패스했다.
박스올은 중원에 뮌헨 선수들이 밀집해 있자 오늘 왼쪽 포워드 역할로 들어온 샬렛에게 공을 밀어줬다.
샬렛은 빠르게 공을 치고 달렸다.
올리베라가 전면에서 길을 막고 뒤에서 셰인 파워가 대기하고 있는 걸 본 그는 조금 더 나가는 듯하다가 윤태양에게 공을 패스했다.
그 순간을 기다린 것처럼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이 기민하게 윤태양의 주변을 에워싼다.
절대 공간을 주지 않으려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발재간이 좋은 태양에게 공간을 준다는 것은 치명적일 테니까.
하지만 태양은 좁은 공간에서도 충분히 놀라운 발재간을 선보이는 사람이었다.
공을 가지고 다가가며 스탭을 현란하게 가져간다.
상대방의 눈이 어지러워진 틈에 잽싸게 오른쪽으로 빠지려다 상대가 따라오면 엇박자를 타며 반대쪽으로 파고 들어가 상대를 제치고 그 앞의 상대는 라 크로케타로 가뿐하게 제쳐 버리면서 단숨에 달라붙은 두 명의 선수를 지나쳤다.
근거리에서 먼저 붙은 선수들을 보좌하기 위해 대기하던 선수들은 당황한 나머지 거리를 좁혀 들었다.
그렇게 공간이 만들어지자 태양은 미련 없이 공을 보냈다.
어디로?
수비 뒷공간, 일리뉴가 침투하기 좋은 위치로 말이다.
일리뉴는 공을 받기 무섭게 슈팅했다.
뻥!
얼마나 세게 찼는지 가죽공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날 정도였다.
엄청난 위력이 실린 공은 골키퍼가 반응할 틈도 없이 골망을 가르다 못해 마구 뒤흔들었다.
[골입니다!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어 버리는 뉴캐슬!! 종합 스코어는 4대4! 이대로라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뉴캐슬이 8강에 진출합니다!] [그렇죠! 홈에서 뉴캐슬은 다릅니다! 저 엄청난 응원을 보세요! 툰아미들이 관중석도 모자라 경기장 전체를 에워싸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습니다!]꽉 찬 관중석도 모자라 바깥에서 까지 들려오는 환호성은 압도적이었다.
“으음…….”
이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바이스티거였다.
원정 경기, 그것도 다른 리그의 원정 경기에서 이 정도 압박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안색을 흐리는 그를 보고 태양은 눈을 빛냈다.
[경기 다시 시작합니다. 앞서가는 가운데 뮌헨을 상대로 뉴캐슬이 거세게 압박합니다. 이 기세에 빠르게 공을 탈취해 추가 득점을 하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뮌헨이 뉴캐슬을 피해 공을 돌립니다. 아, 전 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뉴캐슬!]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아놀드와 무리시의 호흡도 더 발전했고, 뉴캐슬 중원의 압박 실력도 일취월장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린데만은 반디아를 밀어내고 자리를 잡아갈 정도로 실력이 늘어 뉴캐슬은 양쪽 풀백 모두 수준급 선수를 보유한 상황이 되다보니 뮌헨을 상대로도 놀라운 수준의 압박을 보여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포메이션이었다.
지난번 다소 실험적인 포메이션으로 뮌헨을 상대한 것과 달리 능숙하게 사용하던 포메이션으로 그것도 홈에서 뮌헨을 상대하다 보니 뮌헨 입장에서는 지난 경기와 완전히 다른 팀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 메넨데즈 공 뺏습니다! 고메즈에게 패스! 고메즈, 그대로 윤태양에게! 윤태양 공 받자마자 일리뉴에게 크로스! 헤딩!] [아, 간발의 차이로 골대를 벗어납니다!]뮌헨으로서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상황이었다.
“다들 정신 차리라고!”
뮌헨의 골키퍼 피에르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그의 외침과 별개로 뮌헨의 선수들은 불퉁한 표정을 지었다.
서로가 서로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다.
그 가운데 몇몇 선수들은 연신 관중석을 바라봤다.
뉴캐슬의 압박도 정신없는데, 그 와중에 공을 잡고 패스를 하기만 해도 사방에서 들려오는 야유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또 공을 뺏긴다.
공을 빼앗은 린데만이 샬렛에게 공을 패스했다.
공을 받은 샬렛이 다시 박스올에게, 박스올은 메넨데즈에게, 메넨데즈는 그대로 태양에게 공을 건넸다.
태양은 공을 가지고 지체 없이 바이스티거에게 달려들었다.
태양을 본 바이스티거는 눈에 불을 켰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태양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그것도 신성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해트트릭을 허락했다.
바이스티거로서는 치욕이었다.
“그 치욕을 갚…….”
응?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태양이 멈추지 않고 자신에게 달려들다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한다.
이에 무심코 발을 내미는 순간.
태양이 그 다리에 걸려 넘어진다.
아니, 왜?
넘어질 그게 아니었는데?
바이스티거는 본능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아, 당했다.’
이 여우같은 놈에게 당한 거다.
고의적인 파울 유도였다. 그것도 모두가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는 완벽한.
우우우우우우!
“이 망할 게르만 새끼야!”
“나가 뒤져라!”
“이 개 같은 새끼! 또 반칙이냐!”
“태양이 다치면 넌 뒤진 줄 알아라!”
“쓰레기 같은 녀석!”
사방에서 야유와 욕설이 바이스티거에게 쏟아졌다.
수많은 관중이 일제히 자신을 욕하는 상황은 바이스티거에게 있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의 안색이 사색이 되어가는 가운데 주심이 바이스티거에게 경고를 주고 뉴캐슬에게 프리킥이 주어졌다.
윤태양은 프리킥 위치에 섰다.
“감독이 네 맘대로 하라던데?”
일리뉴가 달려와 감독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어.”
태양은 골대와 거리를 쟀다.
득점하기 딱 좋은 위치다.
설마하니 이 위치에서 바이스티거가 저런 실수를 할 줄이야.
사람 심리라는 게 이렇게 무섭다.
저런 바이스티거지만, 빠르게 단단해지고 크겠지.
분데스리가에서 절대적인 존재인 카이저, 베켄바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전설적인 수비수가 될 놈이니까.
그 전에 자신의 대한 공포감을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
자신만 보면 질색을 하고 PTSD가 일어나게 만들 정도로 말이다.
삐익!
“일단 한 골부터.”
태양은 뒤로 물러났다가 빠르게 달려가 공을 찼다.
“오.”
공을 차는 순간 느꼈다.
이건 무회전 각이다.
태양의 예상대로였다.
쭉 뻗어나가 수비벽을 넘어선 공은 이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골키퍼 앞에서는 어디로 튈지 모를 듯이 마구 흔들렸다.
갈피를 잡지 못한 골키퍼가 주춤주춤하다 공이 뚝 떨어지는 방향을 향해 손을 뻗었다.
“뭐 이런……!”
공은 골키퍼가 예상한 것보다 더 밑으로 떨어졌다.
떨어지다 못해 골라인 앞바닥에 떨어진 공은 그대로 바운드 되어 골라인을 넘어갔다.
[골! 골입니다!] [무회전 프리킥! 대단하네요! 현대 축구에서 발전된 공으로 무회전 프리킥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은데 말이죠, 윤태양 선수를 지켜보면서 벌써 몇 번이나 보는지 모르겠습니다.]골을 넣은 태양은 유유히 걸어가다가 바이스티거를 발견했다.
그는 바이스티거에게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덕분에 잘 넣었다?”
그 한마디에 잔뜩 균열이 가 있던 바이스티거의 멘탈은 완전히 박살이 나 버렸다.
바이스티거 축구 인생 처음으로 맞이하는 최악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