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1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12화
바이스티거의 부서진 멘탈은 팀의 구멍이 됐다.
계속해서 일리뉴나 샬렛, 태양에게 공간을 제공해 주자 뮌헨의 풀백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수비라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중원이나 공격라인 싸움에서 머릿수가 부족해 밀려났다.
그렇게 휘둘리니 뉴캐슬에게 계속해서 기회가 창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추가골이 나오지 않는 건 이를 악물고 버텨내는 셰인 파워와 독일 국대의 수문장인 피에르의 미친 선방 덕분이었다.
그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찬스가 찾아왔다.
공을 받은 피에르가 무심코 걷어낸 공이 박민규에게 연결된 거다.
1선에서 공을 받은 박민규는 이를 악물고 사이드라인을 질주했다.
1.5선까지 올라간 린데만이 돌아올 틈도 없이 벌어진 상황, 어절 수 없이 무리시가 박민규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박민규를 맞이한 무리시는 태양의 말을 떠올렸다.
-잘 들어, 무리.
-내, 내 이름은 무리시인데.
-알았어, 무리. 잘 들으라고. 박민규는 말이지…….
태양의 말을 떠올리며 무리시는 박민규를 앞에서 막을 생각을 하지 않고 일찍이 달려가 그와 나란히 달리며 어깨를 들이밀었다.
-들러붙어. 박민규는 몸싸움을 싫어해. 못하는 게 아니라 싫어해.
몸싸움을 극도로 싫어하는 선수는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시키는 건가?
무리시는 거침없이 어깨를 들이밀고 팔을 뻗어 박민규의 진로를 방해했다.
순간, 무리시는 박민규의 몸이 경직되는 걸 느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수비수로서 눈치가 빠른 무리시는 느낄 수 있었다.
이놈은 자기 몸에 누군가 접촉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놈이구나.
이유는 모르겠다만, 무리시는 다음을 생각했다.
-더럽게 해. 브라질 애들 그거 잘하잖아?
무리시는 그 말을 떠올리며 슬그머니 박민규의 가슴을 꼬집었다.
워낙 교묘해 주심의 눈으로는 도저히 잡을 수 없는 반칙이었다.
박민규의 몸이 단단히 경직된다. 흘끔 옆모습을 보니 박민규의 얼굴은 이게 사람의 표정인가 싶을 정도로 경직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때다.
무리시는 잽싸게 박민규의 공을 가로채 아놀드에게 보냈다.
[아놀드 공 받고 메넨데즈에게! 메넨데즈 롱패스… 아! 주심 휘슬 울립니다! 전반전이 종료됩니다!]전반전이 마무리되고 뉴캐슬은 보무도 당당하게 걸음을 옮겼고, 뮌헨의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때였다.
“이봐, 그런 더러운 반칙을 하면 좋냐?”
박민규가 무리시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박민규는 영어로 무리시에게 말을 걸었지만, 아쉽게도 무리시는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않았다.
“뭐라는 거야?”
“그딴 반칙하면 좋냐고.”
“반칙?”
“그래, 반칙.”
“뭐래, 내가 언제 반칙을 했다는 거야.”
무리시는 그의 말을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다.
그런 무리시의 어깨를 박민규가 잡았다.
“그런 더러운 반칙을 왜 하냐고 물었다.”
그 차갑고 감정 없는 얼굴에 무리시는 왠지 등골이 오싹했다.
“몰라.”
무리시는 그를 외면하고 서둘러 라커룸으로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하프타임을 보내고 후반전이 시작된다.
아마 지금쯤 두 명의 멘탈이 정상이 아닐 거다.
바로 박민규와 바이스티거.
바이스티거는 나 때문에 멘탈이 나갔을 거고, 박민규는 무리시의 더러운 반칙에 짜증이 나 있을 거다.
예전부터 그는 이상할 정도로 더럽고 교묘한 반칙을 극도로 싫어했거든.
그런 반칙을 당하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예민하고 거칠게 대응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그런 박민규를 보면서 공명정대해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포장했었지.
나도 어린 시절 선수로 뛰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렇게 믿었었다.
하지만, 그를 보면 볼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감히 자신에게 그런 짓을 저지르는 게 싫을 뿐이다.
그것도 병적으로 말이다.
그걸 이용한 거다.
아니, 이용하고 있다.
무리시는 후반에도 충실하게 내 지시를 따라 박민규가 공을 잡고 달릴 때마다 그를 건드렸다.
무리시와 대치하고 그와 부딪칠 때마다 박민규의 표정이 사라져 갔다.
그리고 그의 존재도 사라졌다.
박민규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라면 폭력을 선택할지 모르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자신을 보는 사람들이 많거든.
그래도 뭔가 더 폭발할 줄 알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네.
나 때문인가?
그사이 박민규에게서 공을 빼앗은 무리시는 이번에는 메넨데즈에게 공을 패스했다.
메넨데즈가 나를 찾는다.
그와 시선이 마주친 나는 그대로 공간을 향해 찾아 들어갔다.
메넨데즈라면 내가 향하는 공간을 향해 대지를 가르는 스루패스를 보냈다.
퍼스트터치가 좋지 않은 선수라면 공을 그냥 날려 버릴 수도 있는 힘이 잔뜩 실린 패스였다.
나는 어느새 달려온 바이스티거를 등진 채 부드럽게 받아 함께 몸을 빙글 돌렸다.
단숨에 공과 함께 바이스티커를 제친다.
이대로 달려가려는 순간.
바이스티거가 내 등을 잡았다.
오, 이런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니.
이대로 넘어질까?
고민하던 내가 바이스티거를 따돌리자, 만들어진 공간을 탐욕스럽게 바라보는 일리뉴가 보였다.
나는 일리뉴가 바라보는 그 공간에 공을 찔러넣었다.
내 발을 떠나간 공을 일리뉴가 잡아냈다.
일리뉴는 자신을 쫓아오는 셰인 파워마저 따돌리고 골대를 향해 왼발을 휘둘렀다.
* * *
[골! 골입니다! 뉴캐슬의 세 번째 골이 터집니다! 일리뉴의 멋진 골!] [스코어는 3대0! 종합 스코어는 6대4가 됩니다! 원정 경기에서 뉴캐슬이 세 골이나 넣었기 때문에 뮌헨은 이 경기에서 3대3 무승부를 이루거나 4골을 넣어 이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홈에서 뉴캐슬은 정말 무섭군요!] [오늘 바이스티거와 박민규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커보입니다!]그 가운데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갔다.
뮌헨은 다급하게 박민규와 바이스티거를 동시에 교체했다.
“제길…….”
박민규는 이를 악물고 무리시를 노려보다가 시선을 돌려 윤태양을 바라봤다.
먼 위치에서 교체되어 나가는 박민규를 바라보던 윤태양은 그와 시선이 마주치자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예의 그 기분 나쁜 웃음이었다.
* * *
뉴캐슬 UTD 3:1 바이에른 뮌헨
[종합 스코어 6:5! 뉴캐슬 8강 진출!] [10여 년 만에 8강 진출 실패한 바이에른 뮌헨, 문제점은 뭐였나?] [뉴캐슬의 완벽한 승리! 그 비결은 경기장에 몰려든 10만 관중!] [입장하지 못해도 밖에서 팀을 응원한 뉴캐슬, 툰의 열정.] [뉴캐슬 4년 만에 8강 진출! 다음 상대는?]-와 뉴캐슬 지린다 뮌헨을 발라 버리네
-윤태양은 무슨 진짜 챔스를 위해 태어난 거냐 아주 그냥 미친놈이네
-윤태양 챔스 득점 12골 ㄷㄷ
-ㅋㅋㅋㅋ시벌 30경기 50골 실화냐
-이 정도면 뭐 미래 볼 거 없이 현역 최강 아니냐?
-ㅋㅋㅋ그니까
-진짜 소름 돋는다 어떻게 이렇게 잘하지?
-박민규 완전 망가졌던데
-그 새끼 원래 몸싸움 심하게 하면 바로 버로우탐
-박민규가 EPL 못 가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님
-이래도 ㅅㅂ놈들아 뮌헨>>>뉴캐슬이고 박민규>윤태양이냐?
-ㄴ
-뮌헨뉴캐슬
-박민규윤태양ㅇㅇ
레파뮌 중에서 뮌헨을 이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16강전에서 말이다.
뮌헨은 무슨 일이 있어도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진출하는 그런 팀이었기 때문이다.
그 공식이 무너지자 뮌헨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조리돌림이 커뮤니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박민규와 바이스티거를 향한 조롱도 마찬가지였다.
[(일반)박민규 그는 신임]-병신 ㅋㅋㅋㅋㅋ
[(일반)분데스리가의 하얀 호랑이]-…는 니미 그냥 길냥이더만
[(일반)아무리 그래도 박민규는 까지 말자]-는 새끼들은 박민규 인성 모음집 영상이나 보고 오시구요 ㅗ
박민규를 향한 조롱이 커져가는 것에 비례해서 태양의 대한 찬양글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선수가 박민규에서 윤태양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말도 안 되는 활약을 하는 어리고 잘생긴 선수에게 온 국민의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것에 비례해 윤태양을 향한 악플도 늘어나고 있긴 했지만, 윤태양은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그가 신경 쓰기 전에 궁녀단이 나서서 키보드 배틀을 뜨거나 고소한다며 캡쳐를 하는 통에 안티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뉴스 기사가 하나 나왔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매치데이 일정 발표.] [상대는 덴마크와 네덜란드.] [역대급 원정경기, 이번 축협은 다르다.] [이비카 마르코비치 감독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축구협회.]조만간 매치데이가 열리는데 상대가 무려 덴마크와 네덜란드란다.
그것도 원정경기로.
적은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닌데, 누가 봐도 축협이 큰마음을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고작 네덜란드, 덴마크 가지고 그러냐 할 수도 있지만, 2034년 월드컵에서 출정식으로 붙은 상대팀이 리투아니아랑 우즈베키스탄이다.
전혀 연관도 없는 약소국가를 데려다가 경기를 한 거다.
이걸 생각하면 이번에 붙는 팀들이 선녀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비카 마르코비치 감독은 상대가 정해진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한민국의 이번 A매치 상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분명 네덜란드, 덴마크는 무시할 수 없는 팀이지만, 대한민국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윤태양 선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에서는 그의 국가대표 합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윤태양은 나이가 어리지만, 어린 선수로 분류할 수 없는 선수다. 고작 한 시즌뿐이지만, 그의 기록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는 월드클래스다. 나는 그를 중심으로 2038년 월드컵을 준비할 거다.
-너무 파격적이지 않은가? 그는 월드컵 경험도 없는 선수다.
-펠레는 월드컵 경험이 있어서 그 어린 나이에 우승했나?
-윤태양은 펠레가 아니다.
-한국은 이상하다. 왜 그의 실력은 단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경험 타령을 하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지금 대한민국에 경험을 갖췄다고 할 만한 선수가 있는가? 차라리 월드컵 때까지 윤태양에게 그 경험이라는 걸 쌓아주는 게 낫다.
-그렇다면 다음 월드컵을 위해 경험과 나이를 초월해 실력을 기본으로 보겠다는 건가?
-유럽이라면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기에는 과감하게 경험이 있는 선수들보다 실력 있는 선수를 꾸려 경험과 팀워크를 쌓아 월드컵을 준비할 거다.
이비카 마르코비치의 발언은 축구팬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시원시원하게 가려운 곳을 긁어준 느낌이랄까?
지영수 라인이 그렇게 물고 늘어지던 한국의 고리타분한 축구 철학을 전면으로 반박하고 새롭게 꾸려간다는 것에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르코비치 감독, 윤태양 중심의 새로운 태극전사 꾸린다.]-키야 이거지
-이게 맞다
-인터뷰에서 그거 ㅈㄴ 와닿더라 경험이 있는 선수보다 차라리 윤태양 키우는 게 낫다고 했던가?
-솔직히 걔들이 무슨 경험이 있냐 벌써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떨어진 게 전부인 애들인데
-탈락하고 욕 안 먹는 방법 정도는 알듯 ㅇㅇ
-윤태양 어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미 월드클래스란 말도 개공감 뭔 얼어죽을 경험이야
-그지 경험 없는 애가 챔스에서 해트트릭을 세 번이나 때려박는데 뭔 경험 ㅇㅈㄹ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