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04)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04화
태양의 득점 이후 재개된 경기.
도르트문트는 뉴캐슬의 진영으로 빌드업을 해나간다.
그들은 한 골 정도로 위축되지 않았다.
태양의 기준으로 지난 삶에서 이번 시즌의 도르트문트는 전설의 라인업으로 불린다.
지금 뛰는 선수들이 하나같이 월드 클래스급 선수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설의 라인업이라 불리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한때 일본의 축구팬들이 자국 국가대표를 일컬어 1군이 모두 모였다면 이겼을 거라는 말이 밈이 되어 전설의 1군이란 말이 나왔듯이, 이들 역시 지금 시즌 이후로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라인업이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이 라인업 그대로 유지했음 레파뮌이 아니라 레파돌이었지 ㅋㅋㅋ
-레알 돌문 ㄷㄷ
-이 라인업으로 두 시즌만 더 유지했어도 빅이어도 가능했을 텐데…….
-ㅋㅋㅋ 어쩌겠어 가난하니 팔아야지
-그런데 도대체 왜 팔아도 하필 같은 리그 팀인 뮌헨에다가 파는 걸까? 사정 아는 사람 있음?
-원래 돌문이 뮌헨 2군 아니었음? ㅋㅋㅋㅋ
-뮌헨의 선수 저장소 -> 돌문
그렇다.
전설의 라인업으로 불리는 이들은 이번 시즌 이후 대부분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은 늘 그렇듯이 뮌헨에게 뺏기고 일부는 레알 마드리드나 PSG, 혹은 프리미어 리그로 이적하게 된다.
그들이 본격적으로 월클급 선수로 평가되기 시작한 시점도 돌문에서 떠난 이후였다.
아무튼, 전설의 라인업이라 불리는 만큼 지금의 그들도 무시할 수 없었다.
아니, 유명세만 떨어질 뿐 이미 포텐이 터질 대로 터져서 전성기를 시작한 선수도 있었다.
그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로빈 호프만이다.
로빈 호프만을 쭉 경계하던 바이스티거는 태양이 골을 넣고 텀이 생기자 무리시에게 강조했다.
“로빈 호프만을 계속 관찰해.”
“응?”
“위험한 놈이야.”
“잘해?”
“글쎄, 잘한다고 하긴 힘들걸?”
“그런데 왜?”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 그냥 조심해.”
지난 시즌, 26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한 호프만을 마주했던 전력이 있는 바이스티거는 호프만을 경계했다.
무리시는 그저 이번 시즌 맹활약하는 그이기에 바이스티거가 조심하라고 하는 줄 알고 바이스티거의 말대로 틈틈이 호프만을 살폈다.
“뭐지?”
한참 그를 살핀 무리시는 의아함을 느꼈다.
184cm로 작지는 않은 키.
하지만 그것 외에는 특별한 걸 느낄 수 없었다.
피지컬이 엄청 좋아 보이지도 않았으며,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서 그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최전방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 축구에서 골을 넣을 때 빼고 모든 상황을 구경만 하는 스트라이커는 기용받지 못한다.
감독들이 싫어하는 스트라이커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저놈은 왜 주전이 되고 분데스리가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을까?
단순하게 골을 잘 넣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아무리 봐도 선수로서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그 많은 골을 넣은 거지?
그런 의문이 드는 순간, 호프만이 엉뚱한 위치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무리시는 자신과 거리가 멀어지는 호프만을 보고 이내 신경을 끄고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때였다.
다니엘 톰슨이 같은 팀 선수가 아무도 없는 위치에 공을 찔러넣었다.
도대체 왜? 라고 생각하는 순간, 엉뚱한 위치로 빠져나갔던 로빈 호프만이 난데없이 나타나 그 공을 차지하며 슈팅한다.
윤태양의 완벽하기 그지없는 슈팅 자세를 생각하면 어설픈 슈팅이었다.
누가 보면 발이라도 헛디딘 줄 알 것 같았다.
그런데 희한하게 그게…….
“들어갔다……?”
[골입니다! 골! 호프만의 득점입니다!]뉴캐슬의 수비라인 모두가 벙찐 얼굴로 호프만을 바라봤다.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호프만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린데만에게 무리시가 목소리를 높였다.
“야! 쟤를 그냥 내버려 두면 어떻게 하냐?!”
“무슨 소리야, 네가 맡아야 하는 자리였잖아?”
“아니, 거기가 왜?”
무리시와 린데만이 서로를 힐난하기 시작하자 바이스티거가 다가와 중재했다.
“다시 킥오프야. 그만 다투고 제자리로 가자.”
“아니, 들어봐. 저 자식이 자기가 커버 쳐야 할 위치에 있는 호프만을 내 탓으로 돌린다니까?”
“남 탓은 네가 하고 있잖아.”
“들었냐? 린데만 저 새끼가 하는 말?”
흥분한 두 사람을 보고 바이스티거는 말했다.
“그러게 내가 주의 깊게 보라고 했잖아.”
“그게 지금 대화랑 무슨 관계인데?”
“저 자식…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뭐라고 해야 하지… 그래, 아, 눈이 좋아.”
“눈이 좋다고?”
바이스티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설명할 방법은 그것밖에 없었다.
아니, 또 있었다.
“요즘 그를 사람들이 ‘게르만 인자기’라 부르더군.”
“인자기? 그게 누구야?”
“처음 듣는데?”
“아니, 그 어디더라… 세리에 A에 있는 팀 감독 아니야?”
“그건 시모네 인자기고, 그의 형과 플레이가 비슷하다고 붙은 별명이야.”
한국에서는 주워먹기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신의 경지에 다다른 위치선정과 골 결정력, 즉, 위치선정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라인 브레이킹이 기가 막혔던 선수였다.
하프만은 그런 그와 닮았다.
그런 그가 더 무서운 건 상대 수비수들이 지역방어를 할 경우 수비 범위를 기가 막히게 파악한다는 거다.
그는 그 어중간한 하프 스페이스에 위치하고 유령같이 움직여 침투해 골을 넣곤 한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호프만, 대단합니다. 귀신같이 나타나서 어김없이 골을 넣는군요. 현재 챔피언스 리그에서 5골을 넣으며 득점 3위에 있습니다. 아, 지금 이 골로 챔피언스 리그 6골이군요.] [말씀드리는 사이, 경기 다시 시작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뉴캐슬이 빠르게 빌드업하고 있습니다.]도르트문트는 뉴캐슬의 빠른 빌드업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압박하며 뉴캐슬의 전진 패스를 저지했다.
[천하의 뉴캐슬도 도르트문트의 압박에는 쉽게 공을 앞으로 보내지 못하는군요.]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하는 팀은 항상 빌드업 과정에서부터 힘들어하고는 합니다. 굉장히 까다로운 팀이에요.]챔피언스 리그에서 다른 팀들이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늘 고전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었다.
바로 그들 전술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게겐프레싱에 있었다.
도르트문트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게겐프레싱에 집착하는 면모를 보였다.
물론, 현대 축구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전술 중 하나이지만, 도르트문트는 아예 유스부터 게겐프레싱을 위한 전술과 체력 훈련을 병행하며 선수들에게 입력시킨다.
그 탓에 도르트문트는 상황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압박을 하는 데 능하다.
그들은 90분 내내 쉬지 않고 압박해 공을 따내고 공격한다.
분데스리가의 팀들이야 독일 코치들이 발전시키고 분데스리가 약팀부터 강팀까지 기본적으로 게겐프레싱 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힘들어도 대처가 가능하지만, 이런 강도 높은 게겐프레싱을 자주 접하지 않는 팀 입장에서는 빌드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 뉴캐슬이 그러했다.
공을 앞으로 보내지 못하고 결국 뒤로 돌리게 된다.
도르트문트는 쉬지 않고 사냥개처럼 뉴캐슬이 가지고 있는 공을 쫓았다.
공을 가진 무리시는 벌떼처럼 달려드는 도르트문트의 선수들을 보고 고메즈에게 공을 보냈다.
문제는 고메즈였다.
무리시를 쫓던 선수들이 뒤돌아 고메즈에게 달려들었고, 고메즈 앞에 있던 선수들도 고메즈에게 달려들었다.
사방에서 압박해 들어오는 도르트문트 선수들을 상대로 고메즈는 어떻게든 공을 다른 사람에게 연결하려고 했지만, 투박한 스타일의 고메즈로서는 이를 뚫어낼 재간이 없었다.
[고메즈 공 뺏깁니다! 도르트문트, 뉴캐슬의 골대를 향해 달려 나갑니다!]상황을 파악한 바이스티거가 버럭 소리쳤다.
“집중해! 선수들 놓치지 마!”
무리시는 호프만을 주시했다.
이번에 호프만은 무리시의 앞에서 알 수 없는 곳으로 빠져나갔다.
무리시는 그 모습에 낚이지 않겠다는 듯 호프만을 쫓았다.
오판이었다.
그렇게 무리시가 낚여서 벌려준 공간으로 톰슨이 공을 찔러줬고 코바시치가 파고 들어가며 슈팅했다.
[골입니다! 도르트문트가 역전골을 넣습니다!] [이거죠! 이겁니다!]무리시는 허무한 얼굴로 호프만과 골대를 번갈아 바라봤다.
“예의 주시하라 그랬지, 쫓아가 공간을 벌려주라는 소리는 안 했는데?”
“알아… 그냥 뭐랄까… 뭔가 홀린 것 같아.”
무리시의 말에 바이스티거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저번 시즌에 그랬어. 하도 어이없이 골을 넣으니까 쟤만 보게 되더군.”
“어떻게 했어,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저놈이 골을 못 넣게 하는 거니까 내 위치랑 역할을 고수하면서 골대 앞을 지켰지.”
“음, 알았어.”
“아니, 차라리 내가 저 녀석을 맡지.”
“아니, 저 녀석은… 아니, 아니다. 그래, 알았어. 너에게 맡길게.”
수비수로서 상대 선수를 막아보겠다는 아집을 버리고 무리시는 순순히 바이스티거에게 호프만을 맡겼다.
바이스티거는 호프만을 바라봤다.
지난 시즌 호프만을 상대로 바이스티거 역시 고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바이스티거가 서서히 호프만에게 적응하면서 호프만은 더 이상 바이스티거 앞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한편, 호프만은 자신을 먹잇감처럼 바라보는 바이스티거의 시선을 보고 인상을 굳혔다.
느낌만 봐도 저 어린 괴물 수비수가 무리시를 대신해 자신을 견제할 거라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떠올리며 잠시 정색했지만, 호프만은 이내 주먹을 굳게 쥐고 전의를 불태웠다.
“지난 시즌과는 다를 거다.”
지난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 자신은 다르니까.
그사이 다시 킥오프, 뉴캐슬이 공을 가지고 움직인다.
[윤태양 선수가 공을 몰고 전진하기 시작합니다.] [첫 골도 이런 식으로 넣었죠? 하지만 이제 쉽지 않습니다. 윤태양을 향해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벌떼처럼 달려듭니다.]사방에서 겹겹이 자신을 압박해 들어오는 선수들을 보며 윤태양은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윤태양이라 하더라도 하프라인에서부터 작정하고 위치를 잡고 압박해 들어오는 선수 모두를 뚫고 골을 넣을 수 없을 테니까.
윤태양은 공을 일리뉴에게 패스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공을 쫓아 달려든다.
“일리뉴!!”
그 순간 윤태양이 다시 목소리를 높인다.
일리뉴는 발 앞에 공이 오자마자 곧 바로 윤태양에게 다시 공을 전달한다.
윤태양은 공을 쫓느라 벌어진 공간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그렇게 일보전진하긴 했지만, 도르트문트는 순식간에 다시 윤태양을 감쌌다.
네가 아무리 축구를 잘한다 하더라도 이 많은 선수를 뚫을 수 있겠냐고 도발하듯이 말이다.
윤태양은 그 도발에 응답했다.
빠르게 전진해 단숨에 코바시치를 라 크로케타로 제치고 사선에서 달려오는 다니엘 톰슨을 마르세유 턴으로 제쳤다.
단숨에 두 명의 선수를 제친 윤태양은 한 발 더 전진했다.
뉴캐슬이 수준 높은 게겐프레싱에 당황했듯, 도르트문트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윤태양이란 존재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 상황을 지켜보며 뉴캐슬의 동료들도 윤태양의 보조를 맞춰 전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