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11)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11화
[프리미어 리그 29라운드! 어느덧 이번 시즌도 막바지에 접어든 지금, 리그 1위 팀인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리그 2위 팀인 첼시의 대결이 이곳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펼쳐집니다!] [1위와 2위라고 하지만, 양 팀의 승점 차이는 무려 19점이나 나고 있죠?]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첼시가 못하는 게 아니라 이번 시즌 뉴캐슬이 너무 잘하고 있어요. 지금 퍼포먼스를 보면 과거 무패우승의 아스날, 최전성기의 맨시티의 퍼포먼스를 보는 것 같거든요?] [그 중심은 저기 보이는 윤태양 선수가 있습니다. 이번 시즌 벌써 40골의 고지를 넘어 45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ㅋㅋㅋㅋ 리그 25경기 45골 ㅅㅂ 말이 되냐 ㅋㅋㅋ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도움도 24개임
-진짜 미친놈 아니냐 ;;;;
-메시 가고 메시 같은 애들은 다시는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메시보다 더한 ㅅㅋ가 나옴 ;
-어떻게 저런 애가 우리나라에……?
뉴캐슬의 경기를 볼 때마다 사람들은 어떻게 윤태양 같은 선수가 나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건 사실 경기를 뛰는 선수들, 지켜보는 코치,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상대팀은 더했다.
윤태양을 상대하면 무력감이 엄습해, 되던 것도 안 될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히스 조나단은 그렇게 되길 바랐다.
“무조건 이기라는 주문은 하지 않겠다. 그저 최선을 다해다오.”
히스 조나단은 선수들에게 그렇게 주문했고, 선수들 역시 꼭 그리 하리라 다짐했다.
* * *
“바나나 여기 있습니다.”
윤태양이 라커룸에서 짐을 풀기 시작하자 드미트리가 부리나케 움직여 윤태양에게 바나나를 건넸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니까.”
“내가 좋아서 하는 겁니다.”
충직한 드미트리의 말에 윤태양은 난처하게 웃었다.
아무리 왕으로 불리고 왕이 되고팠던 윤태양이라고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이런 대접을 받는 건 익숙하지 않았다.
“진짜 충신이 따로 없구만.”
그 모습을 실바가 이죽거린다.
드미트리가 무섭게 눈을 떠 실바를 노려본다.
“선수가 코치 잡겠네! 잡겠어!”
“잡는 게 아니라 접는 건 가능합니다, 코치.”
드미트리는 진짜 접을 기세였다.
그런 드미트리를 보고 태양이 말렸다.
“마티가 장난치는 거야. 장난은 장난으로 받아들여야지.”
“아, 장난이군요.”
드미트리는 장난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 같았다. 매사가 진지한 친구다.
“장난은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야해. 접어버리는 게 아니라.”
“명심하겠습니다.”
아니, 이것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라고 해도 이야기가 통하지 않겠지.
태양이 고개를 젓는 사이 아르텔리 감독이 들어와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주목시키고 말했다.
“자, 다들 모였으니 이야기하지. 히스 조나단 감독은 항상 새로운 전술로 우리를 괴롭혀 왔지. 그렇다고 절대 당황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게나.”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결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감독의 말대로 첼시는 집요할 정도로 뉴캐슬을 괴롭혀 왔으니 감독의 말이 와닿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선수들에게 결연함을 갖게 하는 건 아니었다.
선수들이 매 경기 결연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아르텔리 때문이었다.
아르텔리의 마지막을 트레블로 장식시켜 준다는 선수들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첼시는 남은 리그 10경기 중에 가장 어려운 두 팀 중 하나였다.
진다고 해도 타격이 큰 건 아니지만, 이기면 2위와 승점 차이가 벌어지면서 우승까지 가는 길이 편안해진다.
“다들 알지? 이거 이기면 크다. 승점 3점 그 이상이야. 그러니까 꼭 이기자.”
그래서 그런지 평소 선수들에게 말을 아끼는 리첼라도 모처럼 선수들에게 입을 열어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아줬다.
“자, 나가자.”
* * *
[잠시 후 경기가 시작됩니다. 경기 시작 전 라인업을 보겠습니다.]첼시
세레티/시비/바우프티니
코작/델로아/오렐레나
주니뉴/완더레이/케이퀘/크루즈
데스타노글루
뉴캐슬
샬렛/윤태양/일리뉴
카싸마/메넨데즈
다미아노
가브리엘/무리시/바이스티거/산체스
리첼라
[뉴캐슬은 부동의 주전이었던 린데만이 경미한 부상으로 빠지고 가브리엘이 투입됩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뉴캐슬로 온 가브리엘인데요, 린데만이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회를 쉽게 잡지 못했어요.] [아르텔리는 안정적인 상황에서 모험을 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이런 기회에서 확실하게 보여줘서 신뢰를 줘야 해요.]해설의 말대로 가브리엘은 오늘 다른 의미로 결연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었다.
자신 있게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하긴 했지만,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린데만은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모든 걸 완벽하게 보여주며 미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윤태양이 워낙 괴물이라 주목도가 떨어질 뿐 이 팀은 어린 괴물이 둘이나 더 있다.
린데만과 샬렛 말이다.
“잘하자.”
가브리엘이 자기 자신에게 다짐하듯 말하는 사이 주심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첼시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 첼시가 부지런히 빌드업을 쌓아간다.
아직까지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뉴캐슬은 중원에서 공을 잘라먹기 위해 산체스와 가브리엘이 중원까지 올라가 다섯 명이서 첼시의 중원을 압박해 들어갔다.
“섣불리 공을 찔러넣지 마라.”
히스 조나단은 선수들을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뉴캐슬이 중원에 힘을 싣는다고 공간이 생기는 즉시 둘밖에 없는 수비라인으로 스루패스를 찔러넣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발 빠른 파이터형 수비수인 무리시가 있고, 그 옆에는 상대의 패스를 커팅하는 확률이 무려 82%나 되는 바이스티거가 있었다.
만약 스루패스 후에 바이스티거가 공을 커팅하면 이어서 76% 확률로 득점에 성공하는 역습이 시작된다.
첼시 입장에서, 아니, 프리미어 리그 모든 팀에서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순간이 찾아오는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득점을 해야 할까?
히스 조나단은 스루패스 같은 불확실한 공격보다는 계속된 티키타카를 통해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전개하는 점유율 축구를 주문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었다.
[첼시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모험수를 둬서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군요.] [어쩌면 뉴캐슬을 상대로 계속된 티키타카를 통한 정석적인 점유율 축구를 우직하게 밀고 가는 게 정답일 수도 있습니다.]델로아는 오늘 조급함을 버렸다.
가뜩이나 불같은 성격인 그는 윤태양을 만나는 경기에서는 더 조급해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그는 평소 보여주던 대로 중심에서 패스를 주도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침착하게 조금씩 조금씩 뉴캐슬의 진영을 갉아먹어 가고 있었다.
뉴캐슬의 중원이 어떻게든 상대를 압박해 공을 뺏거나 뒤로 물리려고 했지만, 델로아는 카싸마와 함께 현역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리는 선수다.
델로아가 엉뚱하게 윤태양에게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고 있지만, 딜런 먼로와 펠리시아노처럼 카싸마와 델로아 역시 현역 최고의 미드필더 자리를 두고 라이벌로 취급되고 있었다.
거기에 뒤를 받치는 코작과 오렐레나도 프리미어 리그에서 손꼽히는 선수들이었다.
괜히 태양의 지난 삶에서 첼시가 우승을 몇 번이나 가져간 게 아니다.
[델로아, 오늘 폼이 아주 좋습니다. 지금까지 희한하게 뉴캐슬만 만나면 폼이 좋지 않았거든요?] [폼이 좋은 델로아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당해낼 선수가 없습니다.] [네, 말씀드리는 순간 드디어 첼시의 1선과 2선이 공을 주고받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방심하면 실점으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뉴캐슬 집중해야 해요!]마침내 뉴캐슬의 후방까지 도달한 첼시는 빠르게 공을 주고받으며 어떻게든 공간을 벌리려고 했다.
바우프티니와 세레티가 상대를 끌어내려고 컷아웃과 컷인의 무빙을 계속 시도하고 바소모 시비는 그런 그들이 만들어준 공간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했다.
뒤에서 오는 패스를 가지고 전진하려다 뒤로 공을 빼기를 여러 번, 다미아노가 한 건 해냈다.
[다미아노! 공 잘라냅니다! 뉴캐슬 역습 시작… 아, 첼시 빠르게 후방으로 돌아갑니다.]그리고 역습을 시도하려는 순간, 첼시의 2선이 빠르게 후방으로 돌아갔고, 수비라인은 오히려 빠르게 앞으로 전진했다.
수비라인과 동일 선상에 있던 뉴캐슬의 공격라인은 다급하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음.”
아르텔리 감독이 눈을 찡긋하고는 흘끔 히스 조나단을 바라봤다.
이거였나?
노골적으로 오프사이드를 만들며 1차적으로 롱패스를 통한 역습을 차단한다.
그러고는 라인을 유지한 채로 뒤로 물러나면서 점차 뉴캐슬의 1선과 2선의 간격을 벌렸다.
벌어진 사이에는 첼시의 2선은 물론이고 바소모 시비를 제외한 1선의 선수들까지 끼어들어 뉴캐슬의 1선을 완벽하게 차단해 버렸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섯 명이나 되는 선수가 단숨에 뉴캐슬의 중원을 압박하니 뉴캐슬 특유의 빠른 템포로 이어가는 전진패스를 차단해 버렸다.
-와 오늘 첼시 폼 뭐냐
-진짜 준비 제대로 했네 ;
-아니 님들 리그 6위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온 거 보면 모름? 첼시 이제 ㄹㅇ 완성됐다니까?
-히스 조나단이 원하는 축구를 이제야 보여주고 있음
-뉴캐슬이 공을 앞으로 보내질 못하네 ㅋㅋㅋㅋㅋ
-그래 지금까지 역습 ㅈㄴ 쉽게 하긴 했어
-나 알았다 역습이 통한 건 윤태양이 공을 잡아서였어
-윤태양 공 못 잡으니 첼시나 뉴캐슬이나 도긴개긴이네 ㅋㅋㅋㅋ
거센 압박이 계속되자 뉴캐슬의 풀백들이 가세해서 첼시의 공간을 벌리려고 들었다.
머릿수가 비슷해지는 순간 뉴캐슬의 패스가 원활해진다.
그리고 카싸마가 기어이 공간을 뚫고 1선으로 공을 찔러넣었다.
그 순간.
완더레이가 움직였다.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윤태양이 반응하기도 전에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 카싸마의 패스를 가로챘다.
[아! 공 잘라냅니다!] [그렇죠, 커팅은 바이스티거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완더레이도 높은 확률로 볼 커팅을 선보이는 선수입니다!] [카싸마가 조금 안일했어요! 거리가 먼데 윤태양에게 직접적으로 패스를 하려 했습니다! 완더레이에게 기회를 준 거예요!] [완더레이가 델로아에게 패스하고 전진합니다!]중원에 1선과 2선 선수가 제자리를 찾아가듯이 단숨에 치고 올라간다.
[델로아 중심이 되어 전진합니다! 델로아가 코작에게! 코작이 세레티에게! 세레티, 산체스를 제치고 바소모 시비에게! 바소모 시비 슈팅하나요! 아, 페이크였습니다! 백패스! 그대로 델로아 중거리 슈우우웃! 골!! 리첼라를 속이며 첼시가 선제골을 만들어냅니다!]홈 팬들이 선제골에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태양은 슬쩍 하프라인으로 다가가 감독에게 말했다.
“감독님, 저 미드필더 위치에서 뛰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