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1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12화
“자네가 하고 싶은 대로 뛰어보게나.”
아르텔리의 말에 윤태양은 고개를 끄덕이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아르텔리는 흥미로운 얼굴로 윤태양을 바라봤다.
애초에 윤태양에게는 특별히 지시하는 게 없었다. 사실상 프리롤로 뛰는 선수가 윤태양이었다.
하지만 그는 스트라이커로서 본분을 잊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서 1.5선이나 2선으로 내려와 플레이하는 경우는 있어도 대놓고 미드필더 위치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특별히 허락을 구하는 거겠지.
감독의 포메이션을 무시하는 행위니까.
하지만 아르텔리는 개의치 않았다. 그가 태양에게 바라는 건 오직 하나니까.
“그 위치에서 날 설레게 해다오.”
말년에 만난 역사상 최고의 축구천재를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
저 이름 그대로 태양과도 같은 아이의 플레이를 감독으로서 지켜볼 수 있는 것.
아르텔리에게 있어서 이만한 기쁨도 없었다.
[경기 재개됩니다.] [어, 윤태양 선수 위치가… 2선에 있는데요?]윤태양은 메넨데즈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에 섰다.
2선에서 윤태양은 능숙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움직인다.
그런 그를 보고 당황한 건 역시 첼시였다.
“윤태양이… 왜?”
히스 조나단 감독이 의아한 얼굴을 하고서 필드를 바라본다.
왜 팀의 주포를 미드필더 위치에 놓는단 말인가?
“윤태양이 미드필더에서 뛴 적이 있던가?”
그러고 보니 있었다.
자신이 부임하기 바로 전 시즌, 유스에서 콜업된 윤태양이 미드필더로 뛴 전적이 있었다.
그때 기록이 어땠더라?
아무리 통계에 미친 히스 조나단이라 하더라도 이런 부분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때 이후로 미드필더로 뛴 적이 없는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히스 조나단은 태양을 예의주시했다.
한편, 태양을 본 델로아는 인상을 굳혔다.
16살짜리 꼬맹이에게 농락당하며 패배한 기억이 떠올랐다.
델로아는 감독을 바라봤다.
태양의 포지션 변화를 지켜보긴 하지만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듯 보였다.
감독의 성향을 봤을 때 미드필더 위치로 내려오면서 태양의 득점 확률이 떨어지는 게 이득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아니야, 아니라고…….”
델로아는 안다.
윤태양은 미드필더에서도 칠 줄 안다.
그것도 굉장히 잘 친다.
시간이 지나서 포지션을 소화 못할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상대는 상식 밖의 존재니까.
[뉴캐슬이 첼시가 그랬던 것처럼 신중하게 빌드업을 쌓아갑니다.] [당장 첼시가 1선과 2선이 같은 선상에서 스트라이커를 고립시키고 압박하니 뚫는 게 쉽지 않아요.] [풀백들이 가세해서 머릿수를 늘려줘야… 아! 말씀드리는 순간, 윤태양이 측면으로 빠져나갑니다!]공을 가진 윤태양이 기습적으로 측면으로 빠져 돌파해 들어간다.
윤태양의 판단은 매우 적절했다.
지금까지 뉴캐슬이 중앙에 밀집해서 빌드업을 쌓아가, 첼시 선수들도 온전히 중앙에 밀집해 뉴캐슬을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이드가 비어있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윤태양이 빠르게 측면으로 빠져나가면 첼시 입장에서는 반 박자 느리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첼시는 다급하게 라인을 뒤로 물리면서도 코작과 세레티가 윤태양을 포위하며 막으려 들었다.
“붙지 마!!”
그 상황을 본 델로아가 다급하게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미 늦었다.
태양은 가까이 붙은 세레티를 라 크로케타로 단숨에 제쳐 버리고 사이드라인을 바람처럼 질주했다.
그사이 뉴캐슬의 선수들은 태양으로 인해 일그러진 첼시의 라인 곳곳을 파고들어 태양과 라인을 나란히 하며 전진해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사이 태양은 빠르게 주변을 훑고는 중앙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세레티를 제외한 세 명의 수비수가 이를 의식하고 골대 정면을 가로막는 사이, 태양은 그들을 바라보며 노룩으로 공을 오른쪽에 찔러넣었다.
골대 측면으로 컷 아웃한 일리뉴가 태양이 적절한 강도로 넣어준 패스를 다이렉트로 때렸다.
[골! 골입니다! 일리뉴의 강력한 왼발 슛이 동점골을 만듭니다!]히스 조나단은 인상을 찌푸렸다.
“하프 윙인가.”
최근 윤태양의 역할은 중앙 공격수였지만, 지난 시즌에만 해도 측면에서 윙포워드나 인사이드 포워드 역할을 수행하고는 했다.
윤태양 입장에서 하프 윙은 어려운 역할이 아닐 수도 있었다.
히스 조나단은 풀백의 라인을 살짝 올려 윤태양이 빠져나갈 공간을 없애도록 지시했다.
그렇게 재개된 경기.
“음…….”
윤태양이 메넨데즈와 위치를 바꿔 정중앙에서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하프윙이 아닌가?”
히스 조나단이 긴가민가 하는 사이, 뉴캐슬은 빌드업해서 올라오려는 첼시를 향해 적극적으로 달라붙었다.
그리고 윤태양은 델로아를 마크했다.
“Fuck… fuck……!!”
델로아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자신에게 끈적하게 들러붙은 윤태양을 바라보며 연신 욕을 내뱉었다.
그래, 이 미친놈이 지지난 시즌에 그랬다.
16살밖에 안 된 놈이, 그것도 공격수라는 놈이 교묘하고 절묘하게 상대방을 괴롭히며 수비한다.
이놈은 단순하게 골 넣고 어시스트만 잘하는 게 아니다.
그냥 축구 그 자체를 잘한다.
필드 위에서 못하는 게 없는 만능, 그야말로 진정한 ‘축구 천재’다.
봐라, 지금도 공을 받으려니 절묘하게 델로아 자신의 주발을 건드리며 약발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간신히 벗겨내거나 약발로 패스하려고 하면 몸을 들이밀어 균형을 무너뜨리거나 공을 건드리려고 한다.
아니, 어떻게 된 놈이 수비도 이렇게 잘한단 말인가?
거리를 벌려 도망가고 싶어도 발이 빨라 순식간에 쫓아 붙는다.
힘으로 밀어낸다?
어린놈이 피지컬도 압도적이다.
뭘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델로아가 힘을 내지 못하자 첼시의 빌드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의미 없는 티키타카만 계속됐다.
[이게 이렇게 되네요? 윤태양, 중원에서 델로아를 지독할 정도로 괴롭힙니다!]-윤태양은 ㅅㅂ 못하는 게 뭐냐?
-수비도 ㅈㄴ 잘하네
-델로아가 저렇게 꼼짝 못하는 거 첨 봤다
-미쳤네
-그래도 공 안 뺏기고 있다ㅋㅋ
-필사적으로 버티는 거지
-곧 뺏길 거 같은디?
-ㅋㅋㅋㅋ 뺏겼다
[윤태양, 델로아에게 오는 공을 가로챕니다! 뉴캐슬이 공격으로 전환합니다!]윤태양은 중원에서 공을 가지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델로아가 공을 잡았을 때와 반대 상황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윤태양은 델로아의 패턴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 그를 교묘하게 피하며 패스를 주도해 전진했다.
[윤태양이 뉴캐슬의 패스를 주도합니다. 메넨데즈와 카싸마가 이에 호응하면서 뉴캐슬이 빠르게 첼시의 진영을 파고 들어갑니다!] [메넨데즈! 윤태양에게! 윤태양이 카싸마에게 곧 바로 패스! 이대로 1선까지 연결되나요?] [첼시 선수들이 카싸마를 에워쌉니다! 포위되는 카싸마! 한 명을 벗겨내며 다시 윤태양에게!]카싸마가 공을 보낼 곳에 델로아가 한발 빠르게 공을 향해 달려간다.
윤태양이 그 뒤를 쫓아 순식간에 따라붙었다.
델로아는 필사적으로 윤태양을 등으로 막으며 공을 바라보고 발을 들려는 순간, 델로아의 뒤에서 발이 쓱 하고 들어왔다.
윤태양이 델로아의 뒤에서 발을 내밀어 한발 더 빠르게 공을 건드려 띄워 올렸다.
델로아의 머리 위를 넘어 태양의 등 뒤로 떨어지는 공, 태양은 백힐로 공을 패스했다.
마치 프란체스코 토티의 패스를 연상케 하는 패스가 일리뉴의 발에 닿았다.
일리뉴는 공을 한 번 접고 골대를 향해 툭 하고 공을 슈팅했다.
낮고 빠르게 뻗어나간 공이 데스타노글루가 미처 반응하기 전에 골망을 갈랐다.
[골입니다! 동점에 이어서 역전골을 성공시키는 일리뉴!] [환상적인 왼발 슈팅입니다! 알아도 못 막아요!]-ㅅㅂ ㅋㅋㅋㅋㅋㅋㅋ 중원에서 빌드업 주도하고 힐로 어시스트까지 ㅋㅋㅋㅋ
-델로아가 못하는 걸 윤태양이 하네 ㅋㅋㅋㅋ
-델로아 이 ㅅㄲ 세계 최고 미드필더 딱지 떼라 ㅋㅋㅋ
-윤태양 미드도 ㅈㄴ 잘하네 진짜
-골키퍼 빼고 다 잘할 거 같은데?
-골키퍼도 잘할지도 몰라
-아니 첼시 준비 잘 했는데… 포지션 하나 변경됐다고 이게 이렇게 되네
히스 조나단 감독은 두 번째 골이 들어가는 순간 마른세수를 했다.
아니, 상식 밖의 행동을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저건 너무하지 않나?
“경기 중 포지션 변경은 반칙으로 하자고 건의라도 해야하나.”
말이 안 되지 않은가.
수비 상황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공격할 때는 하프윙으로 사이드 운영을 하거나 중앙에서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하지 않나…….
그야말로 전천후 미드필더 아닌가.
“하하하하.”
아르텔리 감독은 히스 조나단과 대비되게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축구는 결국 골로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격수에 있는 거지, 윤태양은 어딜 갔다 놔도 제 몫, 아니, 팀 전체를 이끌 수 있는 선수였다.
그렇게 상황이 반전되자 많은 걸 준비한 것이 무색해지게 첼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휘둘리기 시작했다.
히스 조나단 감독은 어떻게든 상황을 타파해 보려고 했지만, 공격을 하면 막히고 수비를 하려면 윤태양이 너무나도 쉽게 첼시의 수비진영까지 공을 운반해 나아갔다.
[윤태양! 일리뉴를 보며 패스.. 아! 노룩 패스입니다! 일리뉴를 향하는 시선과 달리 공은 샬렛에게! 슈티이잉! 안타깝게 빗나갑니다!] [샬렛이 너무 성급했어요. 하지만 첼시 입장에서는 간담이 서늘했을 겁니다.]거의 골이나 다름없는 걸 뱉어내는 샬렛을 보고 윤태양이 허리춤에 한 손을 얹고 한 손으로는 샬렛에게 삿대질을 했다.
샬렛은 머쓱한 듯 애써 윤태양의 시선을 피했다.
-ㅋㅋㅋㅋ 샬렛 눈치 보는 거 봐라 ㅋㅋㅋㅋㅋㅋ
-윤태양이 필드 위에서 삿대질하는 거 첨 봄 ㅋㅋㅋ
-저걸 왜 못 넣냐 이거지
-근데 솔직히 저건 패스로만 0.8골은 만들어준 건데 ㄲㅂ
-샬렛 마무리 슈팅이 항상 아쉽네
-아직 어리니까 개선되겠지
-더 어린 윤태양은 뭐냐… ㄷ
-샬렛 나이 정도 되면 미쳐 날뛰는 거 아니냐?
-진짜 윤태양은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안 되는 존재 아니냐?
-ㅅㅂ… goat는 메시가 확실한데… 조만간 내려올듯
-이미 반쯤 내려옴
팬들이 윤태양의 재능에 감탄하는 사이, 경기는 어느새 전반이 끝나고 후반이 시작되고 있었다.
첼시는, 히스 조나단 감독은 결국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34분.
윤태양이 공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윤태양, 기습적으로 달려 나갑니다! 그의 앞에는 첼시 선수들이 단단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윤태양이 지공 상황에서 템포를 갑자기 올렸어요, 뉴캐슬 선수들 그래도 따라갑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윤태양이 드래그백으로 델로아를 제치고 달려갑니다!]델로아를 제치는 것을 시작으로 윤태양은 옆에서 오는 오렐레나를 다시 한번 드래그백으로 피해내고 치고 달려가 완더레이를 마주한다.
완더레이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면서 거리만 유지하고 간을 보자 윤태양이 기습적이게 왼쪽으로 치고 들어간다.
완더레이가 윤태양이 들어가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여 막는 순간, 윤태양이 공을 가지고 그대로 몸을 빙글 돌리며 오른쪽으로 턴해서 달려 나갔다.
깔끔한 마르세이유 턴으로 완더레이마저 제친 윤태양의 앞에는 데스타노글루가, 양옆에는 허겁지겁 달려오는 케이퀘와 주니뉴가 있었다.
윤태양은 그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간을 허락해 주지 않았다.
간절하게 어떻게든 막아보겠다고 달려오는 그들을 확인하고 화사하지만 왠지 사람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그 특유의 웃음을 지어 보이며 툭 하고 공을 찍어 로빙슛을 찼다.
달려오던 데스타노글루는 입으로는 욕을 내뱉으며 점프해 공을 막아보려 했지만, 공은 속절없이 그를 피해 골라인을 넘어가 떨어져 내렸다.
달려오던 선수들이 허무한 얼굴로 골라인 너머 바운드 되는 공을 바라보는 사이.
윤태양은 말없이 그 자리에 서서 엠블럼을 두드리고 자신의 등번호를 가리켰다.
YOON
7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로 윤태양의 등번호가 생중계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