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70)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70화
올해 축구판에서 유럽은 물론이고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팀은 어디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였다.
트레블을 했으며, 점수, 명성, 규모, 돈 모든 걸 따져봐도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에서 무패 우승을 해냈다.
무패 우승과 트레블을 별개로 해낸 팀도 위대한 팀으로 꼽히는데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낸 건 축구 역사상 뉴캐슬 유나이티드밖에 없다.
얼마나 위대한 업적인가?
당연히 발롱도르 후보 30인에 뉴캐슬 선수가 무려 9명(밀란 이적 리첼라 포함)이나 선정되어도 반박하는 사람 하나 없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후보일 뿐, 이들을 포함한 30명 중에 발롱도르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한 사람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한 사람, 발롱도르 위너에 근접한 최종 후보 세 명은 카싸마, 디네이, 윤태양이 선정됐다.
-윤태양이지
-윤태양 아니면 누굴 줘
-이건 솔직히 카싸마랑 디네이도 알고 있을 듯
-나라면 기대도 안 함 ㅋㅋ
-윤태양 안 받으면 인종차별이니 뭐니 하면서 온갖 곳에서 들고 일어날 듯
-피파 발롱도르 권위가 개똥이 될걸?
-그냥 윤태양 상으로 하자
-ㅋㅋㅋ ㄹㅇ
사람들은 최종후보가 나왔어도 어차피 발롱도르는 윤태양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 세계 모두가 말이다.
이에 반박하는 사람은 그저 윤태양이 싫어서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밖에 없을 정도였다.
그 가운데 시작된 발롱도르 시상식, 첫 번째 순서는 올해의 월드 베스트 11이었다.
FW 디오스/윤태양/일리뉴
MF 샬렛/카싸마/메넨데즈
DF 올메도/무리시/바이스티거/산체스
GK 리첼라
월드 베스트조차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까지 진출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디오스와 올메도가 뽑힌 것을 제외하면 모두 다 뉴캐슬 선수가 선정됐다.
역시 이견은 없었다.
아니, 이견이 있긴 했다.
지난 시즌 어린 나이임에도 뉴캐슬의 왼쪽을 훌륭하게 지켜낸 린데만이 아니라 올메도가 뽑힌 것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기는 했다.
다만, 월드 베스트를 모두 뉴캐슬에게 몰아주는 건 무리가 있어서 올메도를 꽂아준 거란 말도 나오고 있었다.
이어서 여자 월드 베스트 11을 선정하고 이어서 트로페 코파/골든보이 시상이 있었다.
트로페 코파, 올해의 골든보이에는 디오스가 뽑혔다.
작년에 윤태양이 독식해서 받지 못했던 디오스가 기어이 이 상을 받게 된 것이다.
디오스는 씁쓸한 표정으로 트로피를 바라보다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는 발롱도르에 도전하겠습니다.”
당찬 그의 발언에 사람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어서 야신 상은 리첼라가, 신설된 바켄바우어 상(올해의 수비수)에는 바이스티거가 뽑혔으며, 마찬가지로 신설된 마라도나 상(올해의 미드필더)에는 메넨데즈가 선정됐다.
그리고 뮐러상에서 유럽 편향적이라는 의견 때문에 뮐러 상에서 펠레 상으로 바뀐 올해의 공격수에는 이 선수, 펠리시아노가 받게 됐다.
작년에 윤태양이 상을 독식하면서 중복 수상 자체가 없어진 탓에 카싸마와 윤태양, 디네이는 그 어떤 상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괜찮다.
발롱도르 수상자는 한 명이지만, 2위와 3위 역시 영예롭지 않은 건 아니니까.
백날 천날 올해의 포지션 상을 받아봤자 발롱도르 최종 후보가 더 영예로운 일이었다.
잠시 뒤 여자 발롱도르 수상자가 나오고 모두가 기다리던 남자 발롱도르 수상자 시상이 있었다.
이번 시상에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살아있는 전설로 취급받는 사람, 리오넬 메시가 직접 와서 시상하게 됐다.
어쩌면 현역 발롱도르 위너에게 가장 영예로운 순간일 수도 있었다.
발롱도르를 가장 많이 받은, 역사상 최고의 선수에게 직접 받는 발롱도르이니 말이다.
메시가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 상을 처음 받았을 때와 마지막으로 받았을 때가 생각나네요. 생각해 보면 늘 짜릿하고 좋았던 거 같습니다. 그만큼 발롱도르는 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영광스러운 상입니다.”
메시는 그리 말하고 발롱도르 수상자가 적힌 티켓을 꺼내 확인한다.
그 순간 카메라들이 일제히 발롱도르 최종 후보인 두 사람을 비춘다.
카싸마는 부상으로 자리에 없으니 제외됐고, 처음으로 최종 후보에 오른 디네이는 긴장된 듯 연신 입술을 핥았다.
그리고 윤태양은…….
-ㅋㅋㅋㅋㅋㅋ 우리 태양이 벌써부터 나갈 준비하시네요
-ㅋㅋㅋㅋ 긴장감 하나도 없는 발롱도르 시상식 ㅋㅋㅋㅋㅋ
-아니 디네이는 왜 긴장하냐고 ㅋㅋㅋ
-로또 사면 혹시 내가 1등? 하고 기대하게 되잖아 ㅋㅋㅋ 그런 심리인 듯
-ㅋㅋㅋㅋ 디네이는 속으로 아직 모른다 이러고 있을듯
-슬프다 디네이 ㅠㅠㅠㅠ
-아니, 태양아 ㅋㅋㅋㅋㅋ 그래도 좀 위엄 있게 앉아있음 안 되나?
윤태양은 카메라가 비추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옆에 앉은 메넨데즈가 손을 내밀자 핸드쉐이크를 하고 있었다.
때마침 메시도 그 모습을 본 듯 피식 웃음을 흘리며 2036년 발롱도르 위너를 발표했다.
“발롱도르는… 윤태양!”
윤태양은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의 박수가 윤태양을 향해 쏟아진다.
윤태양은 그런 사람들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여유롭게 시상대 위로 올라갔다.
윤태양이 메시를 마주한다.
-역대 최고의 선수가 현역 최고의 선수에게… ㄷ
-보기만 해도 지린다
-꼭 왕위 계승하는 것 같네
-태양이 표정 봐라 메시 봐도 웃네 ㅋㅋㅋ
-꼭 내가 언젠가 너 제낀다 이런 느낌 같지 않냐?
-예전에는 모르겠는데, 태양이 하는 거 보면 백 퍼 메시 뛰어넘을 듯
-아직 경력이 안 될 뿐, 지금 퍼포먼스만 봐도 메시보다 위임
-ㅋㅋㅋㅋ 예전에는 말 ㅈㄴ 많았는데 메시보다 위라는 소리해도 이제 반대 의견 거의 없네 ㅋㅋㅋ
-어쨌든 그림 죽이네
-세상에 살다살다 우리나라 선수가 2연속 발롱도르 위너라니
-ㅅㅅㅅ 발롱도르 ㄴㅇㅅ
윤태양은 메시를 바라봤다.
겉으로는 여유롭게 웃고 있었지만, 사실 속으로는 많이 떨렸다.
물론, 2018년에 태어난 태양의 기억으론 메시의 현역 플레이를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이번 삶에는 보기는 했지만, 메시의 황혼기 플레이뿐.
비록 전성기의 모습을 실황으로 본 적은 없지만, 영상을 통해 수백, 수천 번이 넘도록 봐오지 않았던가.
그런 위대한 선수를 눈앞에서 봤으니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네 플레이는 잘 보고 있어.”
“진짜요?”
“당연하지. 은퇴하고 축구를 다시 하고 싶단 생각을 하게 하던걸. 붙어보고 싶더라.”
“감사합니다. 저도 그랬으면 소원이 없겠네요. 당신은 제 우상이거든요.”
그 말에 메시는 웃었다.
“내가 우상이 아닌 선수가 있나?”
광오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말이었다.
“너도 그렇게 될 거야.”
메시는 그리 말하고 태양에게 발롱도르를 건넸다.
영롱하게 금빛으로 빛나는 발롱도르는 두 번째 받아도 짜릿했다.
태양은 그것을 손에 쥐고 한 번 들어올리고 말했다.
“Well… 아, 지난 시즌에는 영어로 말을 했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모국어인 한국어로 말하겠습니다.”
-오오
-또 또 주모 골든벨 울린다 우리 전하 ^^
-키야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역사상 최로로 한국어가 나오는 순간이네 ㅋ
-ㅋㅋㅋㅋ 진짜 이제 국뽕 치사량까지 주입 받아서 축구 웹소설은 보지도 못하겠다ㅋㅋㅋ
-저어언하아아아아ㅠㅠㅠ 감축드리옵니다 ㅠㅠ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방송사에서는 다급하게 자동번역기에서 한국어를 찾는 가운데, 태양은 말했다.
“지난번에 발롱도르를 탔을 때 제가 은퇴할 때까지 이 상을 독차지 한다고 했습니다. 못 지킬까 봐 노심초사했는데, 일단 이번 해에는 제 공약을 지키긴 했네요.”
태양은 그리 말하고 발롱도르를 한 번 보고 다시 말했다.
“이 상은 사실 우리 부모님이 받아야 합니다. 저 같은 선수를 낳았으니까요. 쉽지 않은 일인데 그걸 해내셨네요, 우리 부모님.”
-ㅋㅋㅋㅋㅋㅋ
-그러게 ㅋㅋㅋ
-아시아 유전자에서 어떻게 저런 애를 ㅋㅋㅋ
-그러네 ㅋㅋㅋ 부모님 위대하네
-진짜… 태양이 부모님 정자랑 난자 은행에 보관해야 하는 거 아니냐?
-ㅋㅋㅋㅋ 위에 미친놈인가ㅋㅋㅋㅋㅋ
-아니, 내가 보기엔 제2의 윤태양도 가능할 거 같은데
-그건 모르는 일이지 ㅋㅋㅋ 태양이 동생 중에 운동 재능 있다는 애 봄?
-그것도 그런데… 혹시 모르잖아? ㅋㅋㅋㅋ
-ㄹㅇ 부모님은 진짜 로또를 낳아서 키우셨네
태양은 멀리서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하며 웃음 지었다.
평소 사람을 소름 돋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하던 웃음과는 달랐다.
그야말로 100만[국내 한정] 궁녀단을 설레게 할 웃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대한 여정을 함께했던 감독님, 아르텔리에게 이 상의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 *
-크으 우리 아들 수상소감 들었냐?
태양이 발롱도르를 받고 돌아온 시점, 지성은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자식 자랑을 하기 바빴다.
-부럽다,,,,
-부러워…….
-우리 아덜은 이제 초등학생인데
-느그아덜,,,,수상소감,,웃기더라ㅋ
-정자드립은 하지 마라 부끄러우니까
지성은 친구들의 반응에 씨익 웃으며 사진을 올렸다.
-[태양의 집에 전시된 발롱도르 두 개(사진)]
-와
-키야 ㅋㅋㅋㅋ
-저게 내 친구 아들 거라니
-부러우이,,,,,^^^^
-[진열장 전체(사진)]
-상이 도대체 몇 개냐;;;;;
-진짜 이야…….
-윤지성 이 자식 학창시절 야동 보면서 낭비한 정자가 아까울 지경이네
-미친놈ㅋㅋㅋㅋ
-애아빠가 할 소리냐ㅋㅋㅋㅋㅋ
역시 나이를 먹어도 남자들은 어쩔 수 없는 철부지인가 보다.
친구들의 미친 드립에 웃음을 터뜨리던 지성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진열장을 바라봤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받은 크고 작은 상부터 발롱도르, 푸스카스 상까지 벌써부터 박물관을 만들어도 될 법한 수준으로 상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지성은 이 진열장에 놓인 상들을 닦거나 상들을 감상하며 한잔하는 게 취미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믿겨지지 않았다.
“자기야, 아직도 그거 보고 있어?”
뺨이라도 꼬집어볼까 생각하는 가운데 지민이 보미를 안고 방으로 들어온다.
“어어, 봐도봐도 좋잖아.”
“어이구, 누가 보면 당신이 상 받은 줄 알겠네.”
“나는 아니지만, 우리 아들이 받은 거잖아. 당신은 안 좋아?”
“나도 좋긴 하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시합을 뛰면서 다치지 않을까, 그게 제일 걱정되고 오천만 국민, 아니,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것도 걱정됐다.
그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어깨 위에 짊어지고 혼자 묵묵히 걸어가는 아들은 이제 겨우 18살.
몇 주 뒤면 성인이 되긴 해도 애는 애였다.
그런 애가 이런 일을 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관심과 기대를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신기했다.
이 이야기를 지성에게 했더니 지성은 심각한 얼굴로 생각하다가 말했다.
“어쩌면 우리 아들 말이야.”
“뭐……?”
“신의 사명 같은 걸 받고 태어난 거 아닐까?”
“뭔 소리야 그게?”
“하늘이 점지해 준 위인 같은 거 아닌가 싶은 거지. 생각해 보면 애가 여섯 살 때부터인가부터 범상치 않았잖아?”
그 말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랬다.
여섯 살 무렵, 그 또래 아이같이 굴었던 아이가 어느 순간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른같이 굴기 시작했던 거다.
그래서 걱정 없이 키우긴 했다만, 안타깝기도 했다.
동생들이 늘어나 관심이 나눠지는데도 질투 한 번 안 하고 그저 묵묵히 동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생각해 보면 축구는커녕 운동에 전혀 관심이 없던 아이가 대뜸 중학교 들어가면서 축구를 하겠다고 한 것도 동생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부모 형편에 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다 시켜줄 수 없을 것 같으니 자신이 두 팔 걷고 나선 느낌이랄까?
“에이, 설마… 13살짜리가 자기가 지금처럼 성공할 거라고 장담하고 축구를 하겠다고 했겠어?”
“그렇지……?”
둘은 마주 보며 웃었다.
뭣 모르는 보미도 엄마 아빠가 웃으니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모른다.
장남은 축구가 간절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