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6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62화
롬멜의 무리수는 통하지 않았다.
아스날은 하프타임 사이에 감독이 마법을 부린 듯 놀라운 집중력으로 뉴캐슬의 무리한 공격을 발판 삼아 역습에 성공했고, 기세는 다시 아스날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전반전과 달리 아스날은 신중하게 움직였다.
무뎌진 뉴캐슬의 공격력이 날카롭게 벼려진 걸 염두에 두고 무리해서 템포를 높이지 않고 느긋하게 공을 돌리며 경기를 운영했다.
어차피 조급한 건 뉴캐슬이니까.
넓직하게 공간을 유지하고 천천히 볼을 돌리는 아스날을 상대로 뉴캐슬은 열심히 공을 쫓았지만 전반전과 달리 공을 뺏는 건 쉽지 않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롬멜 감독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선수를 교체했다.
미드필더인 알브레히트를 대신해서 이젤 에드워드를 투입했다.
[롬멜 감독이 변화를 줍니다. 미드필더를 빼고 윙어인 이젤 에드워드를 투입하는군요.] [이젤 에드워드가 왼쪽 윙어로 들어가고 윤태양이 마테오 실바와 함께 투톱으로 가면서 기본적인 포메이션은 424로 가는 것 같습니다.]이젤 에드워드의 투입은 공격라인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 보다 아스날의 후방 플레이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가 더 컸다.
풀타임을 뛰어도 지치지 않을 이젤은 이젤 하운드라는 별명답게 미친 듯이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자기 위치가 왼쪽이라는 것도 잊은 것처럼 공이 있으면 달려든다.
[지난 사우스햄튼과 경기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준 이젤 에드워드가 활발하게 움직여 줍니다.] [지금 체력이 많이 저하된 아스날로서는 저 이젤의 활발한 움직임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죠.] [여기서 지난 경기와도 같은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는데요.]-그냥 이젤 하운드 그 자체인데
-이젤 하운드답게 ㅈㄴ 열심히 뛰긴 하네
-소튼 때 각성한 거 아녔음?
-소튼 때는 개뽀록이고
-소튼 때는 태순ㅅ이 뒤에서 조종해서 가능했음
-태순ㅅ ㅋㅋㅋㅋㅋ
-태순ㅅ이 조종해 주겠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이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공을 쫓아 열심히 달리면서도 시선은 수시로 태양을 향했다.
태양도 그런 이젤을 의식하고 있었다만, 중요한 건 공을 뺏어야 뭘 해도 해볼 수 있다는 거다.
아스날은 절대 무리해서 공을 앞으로 전진시키지 않았다.
툰들이 원정석에서 그런 아스날을 향해 야유를 보냈지만, 그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이 경기를 이기고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확정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이렇게 되면 일부러 열어줘야 한다.
여기로 패스하라고 미끼를 던지고…….
[일카이 코작! 아카이딘에게 패스! 아카이딘……! 엇! 저 선수가 왜 저기 있죠!] [이젤 에드워드입니다!]평소처럼 열심히 공을 쫓던 이젤 에드워드는 상대 2선까지 내려와 아카이딘에게 달려들었다.
“태클해! 이젤!!!”
그 순간 들리는 태양의 목소리에 이젤은 반사적으로 공을 향해 발을 들이밀었다.
[이젤 에드워드! 아카이딘에게서 공을 뺏습니다!]얼결에 공을 뺏은 이젤은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는 기분이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야!”
아, 그래.
일단 윤태양에게 보내야지.
이젤은 태양의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공을 패스했다.
태양은 공이 자신에게 다가오기 전 주변을 훑었다.
공을 가로채기 위해서 달려오는 일카이 코작을 보고서 공을 마중 나가 한발 앞서 공을 잡은 태양은 몸을 빙글 돌리면서 오른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했다.
일카이 코작이 이에 반응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 잽싸게 왼쪽으로 치고 들어간다.
일카이 코작이 발을 쭉 내밀 때 옆으로 공을 굴려 피하고 그대로 전진한다.
일카이 코작이 몸을 돌려 태양을 따라붙었다.
일카이 코작의 짐승 같은 반응 속도도 무서웠지만, 태양의 발이 훨씬 더 빨랐다.
쉽게 거리가 좁혀지지 않자 일카이 코작은 심판의 눈을 피해 슬그머니 유니폼을 잡아당겼다.
“억!”
그 순간 태양이 단말마 비명을 터뜨리며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기다렸다는 듯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아, 일카이 코작 파울입니다!] [위험한 위치인데요?]“아니, 이게 왜 파울입니까?”
“유니폼을 잡아당겼지 않나?”
“아니, 그게 살짝 잡은 것……!”
“그래, 유니폼 잡았네. 그런데 무슨 불만인가?”
코작은 유니폼을 살짝 잡았을 뿐인지라 태양이 헐리우드 액션을 한 거라고 우겼지만, 부질없었다.
심판은 단호한 얼굴로 코작에게 주의를 주고 프리킥 위치에 스프레이를 뿌렸다.
태양은 그 자리에서 감독을 바라봤다.
자신이 프리킥을 차게 할 것인가, 아니면?
“태양! 네가 차!”
롬멜 감독의 외침에 태양은 고개를 끄덕이고 공을 내려놨다.
[아, 윤태양 선수가 프리킥을 준비하는군요.]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차는 프리킥인데요. 이 선수가 프리킥에도 일가견이 있나요?] [유스 기록이 준비되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만, 역할을 중요시하는 롬멜 감독이 프리킥을 차게 하는 걸 보면 괜찮은 모양입니다.]아스날의 야유 속에서 태양은 허리춤에 손을 올린 채로 골대를 바라봤다.
위치가 조금 애매하다.
“잘하면 넣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태양은 고민하다가 손을 들어 준비가 됐다 알리고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뒤로 물러나 도움닫기하며 공을 감아찼다.
공이 오른쪽 골대 구석 상단으로 향한다.
직접 득점인가?
아니다.
공이 더 휘었다.
공이 떨어지는 위치는 바로 마테오 실바가 있는 위치.
공을 바라보던 마테오 실바는 거침없이 진통제를 맞은 다리를 휘둘렀다.
아무런 감각이 없어 둔하지만, 이 자리의 그 누구보다도 많은 슈팅을 해왔던 마테오 실바였다.
늘 때리던 발 위치에 맞춰 때린 발리슛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골! 다시 동점입니다!] [마테오 실바! 미스터 툰이 해줍니다!]-오 ㅅㅅㅅ
-개지린다
-어시도 슛도 개지리네
-팀 최연장자랑 팀 내 제일 어린 애랑 캐미가 잘 맞누 ㅋㅋㅋ
-그러네 ㅋㅋㅋ 실바 태양이한테 거의 아빠뻘 아니냐?
-ㄹㅇㅋㅋㅋㅋ
-야 이젠 진짜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
-이대로 무승부로 끝나도 불만 없음 경기 개꿀잼 ㅋ
경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아스날 선수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
그걸 본 감독이 외쳤다.
“무승부만 해줘도 마지막에 웃는 건 우리다! 당황하지도 말고 섣불리 움직여 주지도 말아라! 침착해!”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표정은 바뀔 줄 몰랐다.
이 경기 무승부라고 하더라도 다음 경기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하필이면 상대가 라이벌인 토트넘이기 때문이다.
딜런 먼로는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고는 골대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이겨야지.”
다음 경기보다 이 경기에서 한 골 더 넣고 이겨 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마음을 먹은 딜런 먼로는 동료들을 바라봤다.
베트랑쿠르와 바로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서로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재개된 경기.
DEL 라인이 빠른 템포로 공을 주고받으면서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갑자기?
뉴캐슬 선수들이 당황하며 허둥지둥 DEL 라인을 맞이한다.
“거, 새끼들. 급하긴. 천천히들 해, 인마.”
에르완 베트랑쿠르가 공을 잡는 순간 한 선수가 그 앞을 가로막는다.
“마테오.”
마테오 실바, 그였다.
DEL의 공격에 라인을 올릴 틈도 없이 부랴부랴 쫓아온 그가 베트랑쿠르의 앞을 막아선 거다.
“그 공 주고 돌아가, 어서.”
마테오 실바의 말에 베트랑쿠르는 콧방귀를 뀌었다.
다 늙은 노인네가 입만 살아서는.
베트랑쿠르는 현란하게 발을 놀리다가 왼쪽으로 툭 치고 들어갔다.
“어허, 어딜.”
기다렸다는 듯 마테오 실바가 어깨를 들이밀며 베트랑쿠르를 밀어내고 공을 차지했다.
“윽……!”
분명 자기보다 왜소하고 늙은 사람인데 마치 벽을 미는 것처럼 밀리지 않는다.
뭐지?
“무겁지? 이게 경력의 힘이여.”
마테오 실바는 끌끌 웃으며 등진 상태로 몸을 빙글 돌리자 거짓말처럼 베트랑쿠르가 뒤로 밀려난다.
마테오 실바는 앞을 바라봤다.
사방에서 자신을 노리고 달려든다.
미드필더 위치에서 우리 팀 선수가 공을 잡았을 때 최전방에 있을 전성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 수비와 같은 선상에서 기회를 보고 있겠지.
그렇다면 태양은?
글쎄, 모르겠다.
예측할 수 없는 녀석이니까.
생각하면 안 된다.
그냥 공간이 넓은 쪽으로 공을 찔러주면 알아서 하겠지.
마테오 실바는 앞을 바라봤다.
수비 바로 앞 공간이 넓직하게 비어있었다.
빈 곳으로 그대로 공을 찔러넣었다.
레이저처럼 쭉 뻗어간 공을 향해 어디 숨어있었는지 모를 윤태양이 귀신같이 나타나 공을 잡았다.
[윤태양 공 잡습니다!] [거너스들이 엄청난 야유를 쏟아붓네요!] [그럴 만합니다. 2골 2도움! 오늘 네 골을 넣은 딜런 먼로를 제외하면 오늘 필드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입니다!]모두의 시선이 태양을 향했다.
야유 속에 부담을 가질 법도 한 상황인데 태양의 표정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나른한 평소의 표정과 달리 그 어느 때 보다 진지하다는 거다.
그 진지한 눈으로 툭하고 공을 가볍게 차며 전진하던 태양은 이내 피식 웃음을 흘렸다.
“하하.”
일카이 코작이 눈이 돌아서 달려오고 있었다.
자존심이 상하겠지.
16살짜리 한테 몇 번이나 뚫렸으니 화가 날 법도 하다.
그리고 몇 번 당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라는 확신도 가지고 있을 거다.
몇 번이고 봤으니 쉬워보이겠지.
일단 어린놈이잖아?
하지만 상대는 윤태양이었다.
이미 선수로 한 번 살다가 돌아와 또다시 축구판에 뛰어든 요괴였다.
달려드는 일카이 코작을 상대로 상체를 현란하게 움직이며 달려든 태양은 시선을 왼쪽으로 돌렸다.
‘노룩? 안 속아, 자식아.’
그래도 혹시 모르니 곁눈질을 해보고 다시 태양을 바라봤다.
역시나 태양이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고 있었다.
일카이 코작은 그에 반응해 어깨를 들이밀었다.
그 순간 멈춰서는 태양.
이것도 예상한 코작은 다리를 벌려 땅에 박으며 기울어지는 몸을 버텨냈다.
태양은 발바닥으로 공을 뒤로 빼며 백프리플랩으로 코작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밀어넣었다.
이건 예측하지 못한 코작이 다급하게 몸을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태양은 코작을 피해 앞으로 나갔다.
그사이 코작만 믿고 있던 또 다른 수비와 풀백이 태양의 앞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태양은 그 둘을 달고서 컷인해 골대를 향해 달려 나갔다.
사선으로 달리는 태양보다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수비수인지라 더 빠르게 나서서 태양의 진로를 막아선다.
태양은 멈춰서며 수비수의 뒤로 몸을 빙글 돌리며 들어갔다.
지단을 연상케 하는 간결한 턴 동작.
그리고 곧 바로 풀백을 맞이하면서 태양은 공을 찍어차 풀백의 머리 뒤로 공을 넘기며 한 번 더 대시해 가슴으로 공을 받아 단 숨에 풀백마저 제쳐 버렸다.
[아! 놀라운 퍼포먼스로 단숨에 세 명을 제쳐 버리는 윤태양!] [남은 건 골키퍼 한 명뿐입니다!]페널티 에어리어 안에 들어선 태양은 골키퍼를 바라보며 현란하게 스탭오버 하다가 오른쪽으로 공을 한 번 접고 들어가며 한 박자 빠르게 왼발 아웃 프론트로 공을 찼다.
상식적으로 오른발로 공을 찰 거라 생각한 골키퍼의 반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해, 해트트릭! 윤태양 선수 해트트릭입니다! 스코어는 5대4! 기어이 역전하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엄청납니다! 그야말로 원더보이! 새 시대의 원더보이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나타났습니다!] [감히 예언컨데, 앞으로 이 선수를 주목해 주십시오! 그의 이름은 윤태양, 영어로 SUN을 뜻하는 이름을 가진 선수입니다. 이름 그대로 프리미어 리그의 떠오르는 태양(SUN)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