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tra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057)
엑스트라가 너무 강함 1057화
“하…….”
무쇠주먹은 깊은 빡침을 느꼈다. 감히 누가 그를 이렇게 도발할 수 있겠는가?
“천하제일권 앞에서 잘난 척을 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
“자신을 그렇게 칭하다니… 단순히 광오해서 그런 건 아니겠고, 무신의 화신인가?”
“그렇게 불렸던 적도 있었지.”
“재미있군. 어디 한번 해보시지.”
모르드가 가드를 내리며 목을 드러내 보였다. 천박하기까지 한 도발이었다.
그리고 무쇠주먹은 그 도발을 피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허점을 드러내고 도발한다면, 그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면 그만이다.
딩…….
그가 허공을 노크하는 시늉을 하자 현악기를 튕기는 것 같은 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허공에 마치 무언가 떨어진 수면처럼 파문이 일었다.
딩… 디딩…….
그렇게 몇 번의 파문을 일으킨 그가 양손으로 원을 그리자 무수한 파문들이 중첩되며 풍경이 초현실적으로 일그러진다.
동시에 그가 달시에게 보여준, 원근감을 무너뜨리는 기술로 접근해서 주먹을 내질렀다.
투앙!
이번에는 모르드가 급히 방어를 올리고 튕겨 나갔다.
결과는 같지만 과정은 다른, 이질적인 접근 기술에 허를 찔렸다.
하지만 달시에게 했던 것처럼 옆으로 돌아가 어깨치기를 날리려던 무쇠주먹의 시도는 좌절되었다.
“컥?”
어깨치기를 가하는 순간, 모르드가 기다렸다는 듯 몸을 낮추며 어깨치기로 받아쳤던 것이다.
‘아무리 덩치가 커도 그렇지 내가 어깨치기로 밀렸다고?’
동대륙의 권법에서 어깨치기는 완벽하게 하나의 기술로 정립되어 있다. 그리고 무쇠주먹의 기술은 수많은 달인들이 쓰는 것을 훔쳐 배워서 그 정수를 융합시킨 것.
그럼에도 모르드에게 맥없이 튕겨졌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당장은 뒤로 돌아온 모르드의 주먹이 문제였다.
투학!
무쇠주먹은 등 근육을 튕겨서 오러를 발산하는 것으로 모르드의 주먹을 비껴냈다.
‘등을 이런 식으로?’
전신을 흉기화하는 것은 모르드 역시 꾸준히 목표로 해온 일이다. 하지만 무쇠주먹이 지금 보여준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그리고 무쇠주먹이 그 반동을 이용해서 돌려차기를 날린다.
모르드가 팔을 들어 그것을 막는 순간, 무쇠주먹의 손이 그의 옆구리를 쓸고 지나갔다.
-귀살(鬼殺)!
그것만으로 옆구리 피부가 찢어지며 피가 튀었다.
‘내 몸을 이렇게 쉽게 찢다니?’
두꺼운 오러 아머를 허상처럼 통과해서 육체까지 타격을 입힌 것이다.
놀라는 모르드 앞에서 무쇠주먹이 빛으로 화했다.
-무상권(無上拳) 승룡세(乘龍勢)!
무쇠주먹이 발을 죽 뻗은 자세 그대로 하늘로 날아오르고, 모르드는 튕겨 나가서 폭포에 처박혔다.
콰아아아아!
폭포가 부서지며 물이 일어 오르는 가운데, 하늘로 솟구쳤던 무쇠주먹이 그대로 빙글 돌아서 지상으로 향한다. 그의 등 뒤에서 폭음이 울려 퍼지며 그를 지상으로 발사한다.
-맹룡각(猛龍角)!
뿔처럼 날카롭게 응집된 오러를 휘감은 발차기가 초음속으로 내리꽂혔다.
폭음이 울리며 장대한 물보라가 일었다.
하지만 그 일격은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모르드가 아슬아슬하게 그것을 피해내고는 반격을 가한다.
쾅!
무쇠주먹은 양팔을 교차해서 그 공격을 방어, 충격을 흘려내며 뒤로 몸을 날렸다.
-천공 부수기!
모르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반댓손으로 극초음속의 섬광을 날린다.
무쇠주먹은 급히 몸을 틀며 양손으로 그것을 비껴냈다. 놀라운 방어기술이었지만 문제는 모르드가 천공 부수기를 쏘아냄과 동시에 옆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이었다.
허공에서 빙글 돌던 무쇠주먹에게 모르드의 주먹이 꽂혔다.
폭음이 울리며 무쇠주먹이 암벽에 처박혔다가 튕겨 나온다.
그는 양손으로 땅을 쳐서 그 반동으로 뛰어올랐지만, 그 틈에 모르드가 앞까지 달려와 있었다.
피할 길이 없다.
‘음?’
순간 모르드의 눈앞이 핑 돌았다.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한 모르드가 자세를 바로잡을 때, 한발 먼저 자세를 바로잡은 무쇠주먹이 오른주먹을 날린다.
모르드가 급히 내지른 왼주먹이 그의 주먹과 충돌하며 굉음이 울렸다.
꽈광!
주먹과 주먹이 충돌한 여파로 지면이 터져 나가며 둘이 서로 반대편으로 미끄러진다.
“흐, 내 주먹과 부딪치고도 주먹이 깨지지 않은 놈은 네가 처음이다.”
무쇠주먹이 입가의 피를 슥 닦으며 웃었다.
무신의 화신으로서 권능을 부여받은 무쇠주먹의 주먹은 비정상적으로 단단하며, 그만큼 힘을 완벽하게 집약시킬 수 있었다.
“…….”
모르드는 그를 노려보며 왼쪽 어깨에 한번 힘을 주었다.
뚜둑!
급히 받아치는 바람에 충격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서 어깨가 살짝 탈구됐다. 하지만 근육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바로 맞출 수 있었다.
딩… 디디딩…….
여전히 무쇠주먹의 주변 공간에서는 현악기를 퉁기는 것 같은 소리가 울리면서 파문이 일어 풍경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소리?’
모르드는 그 소리와 파문에 자신이 간파하지 못한 비밀이 숨어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모르드가 완전히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듯 무쇠주먹이 먼저 뛰어든다.
주먹을 팔뚝으로 막고, 팔뚝을 굴림대처럼 써서 주먹을 흘려내고, 지근거리에서의 하단 돌려차기를 허벅지로 받아내면서 완벽하게 달라붙어서…….
투아아아앙!
무쇠주먹이 거세게 튕겨 나갔다.
‘썅!’
순간적으로 욕이 나왔다.
‘가슴근육으로 내 어깨치기를 받아쳐? 뭐 이딴 놈이 다 있나!’
서로 뭘 해볼 수 없을 정도로 바짝 붙어서, 완벽하게 모르드의 품을 점한 상태로 어깨치기를 갈겼다.
그런데 모르드는 양팔을 펼치며 강철 조각상 같은 가슴을 내밀어서 그 어깨치기를 받아친 게 아닌가?
놀랍게도 대흉근에 오러를 실어서 받아치는 그 행동이 완벽한 하나의 기술로 정립되어 있어서 무쇠주먹이 카운터를 먹고 말았다.
-천공 부수기!
그리고 허공에서 자세를 바로잡는 무쇠주먹에게 극초음속의 섬광이 날아든다.
‘그 기술은 이미 한번 봤다!’
그의 몸이 빛으로 화한다.
-무상권(無上拳) 반뢰경(反雷鏡)!
허공에 커다란 빛의 파문이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 파문의 정중앙에서 천공 부수기의 섬광이 고스란히 모르드에게 되돌아오는 게 아닌가?
극초음속으로 쏘아진 섬광이, 쏜 직후에 되돌아오니 모르드도 피할 길이 없었다.
콰아아아아아!
자신의 기술에 직격당한 모르드가 암벽에 처박히며 섬광이 폭발했다.
* * *
“후우.”
무쇠주먹이 머리를 쓸어 넘기며 폭발이 일어 오르는 암벽을 바라본다.
섬광이 흩어지고 일어 오르는 흙먼지 속에서 모르드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역시 생긴 대로 튼튼한 놈이군.”
계속 공격을 퍼붓는 대신 몸을 한번 다스리는 것을 택한 무쇠주먹이 피식 웃는다.
모르드도 멀쩡하진 않았다. 하지만 역시 무쇠주먹의 부상이 훨씬 심하다.
뚜둑!
무쇠주먹의 어깨에서 탈구된 어깨가 맞춰지는 소리가 났다. 모르드의 대흉근 카운터로 탈구되었던 것이다.
‘강하군. 세 번이나 연전을 치르자니 힘들지만… 그만큼 내 감각은 최상으로 연마되어 있다.’
우문섭, 달시, 그리고 모르드까지 세 명의 달인과 연전을 치른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이다.
아무리 그가 강하다 해도 여기서는 물러나는 게 옳다. 무신경의 달인인 그가 작정하고 도망친다면 그 누구라도 뒤쫓기 어려우리라.
하지만…….
‘그래서야 천하제일권이라 할 수 있겠는가?’
평생 한 명만 만나도 경탄할 달인을 하루에 세 명이나, 그것도 연전으로 상대하게 되었다.
실로 오랜만에 자신의 몸도, 마음도, 영혼까지도 한계에 내몰리는 치열한 감각이 그를 그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살아 있는 실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하늘이 내게 오늘, 이 순간을 운명으로 내려주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무쇠주먹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런 그를 보던 모르드가 눈을 가늘게 떴다.
‘공간이 장악되고 있다. 비밀은… 저 파문과 소리로군. 미르켈과 비슷한 재주를 부리고 있어.’
무쇠주먹의 주변 공간은 끊이지 않고 더해지는 파문으로 인해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발생한 소리가 모르드의 오러와 일종의 공명을 일으키며 미세한 침식 현상을 일으킨다.
아까 전, 오러 아머를 허상처럼 통과해 버린 기술도 이 현상과 연동한 결과일 터.
그 현묘함에 경탄을 느끼며 모르드가 물었다.
“이름이 뭐지?”
“무쇠주먹.”
“별명인가?”
“아니,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없어 스스로 선택한 이름이다.”
“그런가. 그 주먹과 어울리는 이름이군.”
“너는?”
“모르드.”
“기억해 두지. 같은 단죄자로서 평생을 연마할 수 있는 숙적으로서.”
“유감이지만 그럴 기회는 없을 거다.”
둘은 서로가 목숨을 걸어야만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강적임을 인정했다.
긴장감의 실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둘의 감각이 확장된다.
그리고…….
-천공권(天空拳)!
-무상권(無上拳) 찰나(刹那)!
오러화의 달인과 무신경의 달인이 시공간을 초월해 교차했다.
* * *
에리우는 푸른 전광을 흩뿌리며 전장을 내달리고 있었다.
-신통 봉쇄!
그런 그녀를 향해 단죄자들이 악을 쓰듯 신통 봉쇄를 퍼붓는다.
맞을 때마다 가슴에 무거운 것이 앉힌 듯 답답해진다. 한두 방 맞았을 때는 상관없었는데 전투가 계속되면서 차곡차곡 누적되다 보니 슬슬 용신통을 쓰기 힘들었다.
그러나 에리우는 상관하지 않았다.
꽈광!
별방망이를 투척해서 적 마법사를 으깨 버린다.
쾅! 콰광!
양손과 양발에 오러를 전개해서 다가오는 적들을 두들겨 패서 쓰러뜨린다.
그 모습을 보며 성벽을 지키던 병사들은 감격했다.
“에리우 란팔로제 님… 정말로 서남도에 계셨는가!”
남누리에는 한 가지 소문이 들불처럼 퍼져 나가고 있었다.
‘북누리의 황실을 따르는 줄 알았던 에리우 란팔로제가 이 땅으로 와서 한울왕자 세력을 돕고 있다.’
한울왕자 측에서는 그 소문이 헛소문에 불과하며, 자신들을 돕고 있는 것은 그녀와 이름이 같은 용족 에리우일 뿐이라고 공표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전장에서 에리우가 싸우는 모습을 본 이들은 다들 그녀가 에리우 란팔로제라고, 도탄에 빠진 온누리를 구원하기 위해 죽음으로부터 되살아난 게 틀림없노라고 믿었다.
무엇보다 그렇게 믿을 근거가 너무 강력했다.
꼬리는 없지만 그 외의 외모가 같은 데다 란팔로제 혈통의 용신통을, 그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사용한다는 것.
북누리의 진룡장군 란팔로제와 달리 에리우 란팔로제의 신병 별방망이로밖에 보이지 않는 무기를 사용한다는 것.
자신을 향해 흉흉한 살기를 쏟아내는 용족 언데드에게 에리우는 별방망이를 휘두른다.
폭음이 울리며 용족 언데드가 분쇄되자, 그녀는 영혼인도자의 권능에 이끌리는 그 영혼의 궤적을 보며 중얼거린다.
“난 에리우야.”
내가 구해주는 당신들이 나를 다른 누군가로 본다 해도, 그 진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빙설의 장막!
그때 성벽 쪽에서 강렬한 냉기 파동이 터졌다.
에리우가 그쪽을 바라보니 한울왕자가 용혼강림의 푸른빛을 흩뿌리고 있었다.
그 역시 신통봉쇄자들 때문에 신통은 봉쇄당했지만 그럼에도 막강한 화력을 보여준다. 모르드 일행이 준 용성주와 넥타르를 마시고 대폭 강해진 데다가 서남도를 통일하면서 술법사를 위한 물자가 점점 더 풍족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울왕자는 그 어떤 전장에서도 눈에 띌 수밖에 없는 막강한 술법사였다.
“모두 힘을 내라!”
술법으로 증폭된 한울왕자의 목소리가 전장을 쩌렁쩌렁 울린다.
“우리가 왔으니 도망칠 필요 없다! 놈들을 전멸시키고 이 성을 지켜낼 것이다!”
성벽 위에 서서 계속 이목을 끄는 그에게 단죄자들이 공격을 집중한다.
그러나 성벽의 결계를 영리하게 이용하는 그와 수하들의 연계가 그 모든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낸 뒤 반격으로 피해를 누적시키고 있었다.
아군도, 그리고 운평도 사람들도 그의 존재를 두 눈에 똑똑히 새긴다.
“에리우!”
그때 리온의 외침이 들려왔다.
“이것들 몇 명만 떼어내 줘!”
비명에 가까운 외침에 시선을 돌려보니 리온을 상대로 열 명의 전사가 달라붙어서 무차별 공세를 퍼붓고 있었다.
하나하나의 수준이 높은 데다 연계가 워낙 완벽하게 리온이 반격할 틈을 잡지 못한 채로 방어를 강요당하고 있다.
“젠장! 떼거지로 덤벼서는… 푸업!”
심지어 그들 중 한 명은 초진동 오러를 다루기까지 하는 막강한 전사라 종종 방어가 뚫려서 얻어맞고 있었다.
그들은 무쇠주먹이 직접 훈련시킨 제자이자 부하들이었다.
“이놈은 진짜 괴물인가?”
물론 공격하는 입장에서도 죽을 맛이다.
몸통을, 등까지 포함해서 아무리 두들겨봐야 소용이 없길래 방어를 뚫고 몇 방이나 머리에도 공격을 꽂아 넣었다.
근데 리온은 그때마다 짜증을 낼 뿐, 제대로 타격을 받은 느낌이 없었다.
“응, 갈게.”
에리우는 잡념을 떨쳐 버리고 리온이 있는 곳을 향해 뛰어들었다.
“젠장!”
그러자 리온을 상대하던 자들 중 두 명이 이탈해서 에리우를 막아선다.
“용신통만 없으면 마구잡이로 무기를 휘둘러댈 줄만 아는 너 따위를 무서워할 것 같으냐?”
무신경의 달인인 무쇠주먹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혹독하게 훈련받은 그들은 자신들의 무예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에리우는 힘이 센 야수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물론 육체 능력이 워낙 뛰어난 데다 전투감각도 뛰어나긴 하지만, 신묘한 무예의 정수는 그런 것조차 이용하고 농락할 수 있는 법.
“와라, 에리우 란팔로제!”
에리우는 그들을 보며 눈을 껌뻑였다.
그리고 품에서 뭔가를 꺼냈고…….
“어?”
적들이 놀라 눈을 크게 뜨는 가운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이 그들을 덮쳤다.
-빙룡출동(氷龍出動)!
그것은 김운산이 그녀에게 전수한 표준술법이었다.
아직 몇 가지밖에 쓸 수 없긴 하지만 그녀는 이제 술법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적이 타오르며 몸길이가 30미터도 넘는 얼음의 용 다섯 마리가 나타나서 적들을 들이받았다.
“자, 잠깐! 이런 이야긴 없었… 크업!”
그들 입장에서 보면 아무도 없었던 골목에서 갑자기 대형 트럭 다섯 대가 나타나서 전속력으로 들이받은 거나 다름없었다.
얼음용들에게 치이고, 삼켜져 버린 그들에게 뛰어든 에리우가 별방망이를 내려쳤다.
꽈아아아앙!
얼음용의 머리통이 터져 나가며 그 안에 삼켜졌던 단죄자도 박살 나버렸다.
“웃기지 마……! 이따위로 당할 것 같으냐아아아아!”
하지만 또 다른 단죄자는 오러 블레이드로 얼음용의 머리통을 깨부수며 탈출했다.
그리고 얼음용의 몸통을 밟고 날아올라서 에리우를 검으로 노린다.
에리우가 별방망이를 휘둘렀지만 그것을 절묘하게 피해서 그녀를 찔렀다.
팍!
그런데 에리우는 급속도로 몸을 던져 그것을 비껴내면서 몸을 크게 한 바퀴 돌려서 별방망이로 단죄자를 후려갈겼다.
“……!”
그 일격으로 단죄자의 몸통이 박살 나버렸다.
하지만 단죄자도 그냥 당해주지 않았다. 몸이 박살 나면서도 별방망이를 붙잡고 오러를 폭발시킨다.
콰광!
에리우가 별방망이를 놔버리자 그 순간 또 다른 단죄자가 달려들었다.
동료들이 당하는 걸 보고는 동료가 희생해서 만들어준 틈을 정확히 노린 것이다.
‘맨손으로도 제법 싸우는 것 같지만 우리만큼 권법가 상대하는 게 익숙한 놈들은 없다! 하물며 감각대로 휘둘러대기만 하는 막주먹 따위야!’
무쇠주먹에게 훈련받았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그의 자신감이 산산조각 나기까지는 불과 5초도 걸리지 않았다.
내지른 창을 에리우가 가뿐하게 잡고 끌어당긴다. 에리우의 손에도 오러가 휘감겨 있는 데다 힘이 워낙 강해서 버티지 못하고 끌려갔고…….
으적!
뭘 해볼 새도 없이 에리우의 주먹이 그의 턱을 올려쳐서 머리통을 날려 버렸다.
‘이런 바보 같은……! 우리가 잘못 알았다! 이 녀석은 무예가를 상대하는데 이골이 났…….’
단죄자는 죽음의 순간까지 자신이 당한 일을 믿지 못했다.
모르드와 리온을 상대로 연마한 에리우의 맨손 격투술은 형식이 제멋대로일 뿐, 대단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백룡의 숨결!
그리고 에리우가 양손을 모으자 그곳에서 강렬한 빙결 파동이 발생하여 적들을 덮쳤다.
용신통보다는 훨씬 약하고, 적과 아군을 구분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 위력은 매우 강력했다.
‘용신통은 봉했는데… 술법에 이능까지 쓴다고?’
리온을 공격하던 적들은 자신들이 절망적인 판단 착오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좋았어, 에리우!”
적들의 숫자가 줄어들자 리온이 신이 나서 공세로 전환했다.
공격 밀도가 줄어들면 ‘너희들은 때려봐라. 난 밀고 들어가서 너희 머리통을 날려주겠다!’ 하는 리온의 강점이 살아난다.
“응!”
에리우도 만족스럽게 웃으며 적들을 분쇄해간다.
설령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이들이 자신을 다른 누구로 여기더라도 괜찮다. 자신의 곁에는 자신의 이름을 똑바로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몇 번이고 질척한 기분에 사로잡혀도, 그들의 부름이 자신을 몇 번이고 다시 빛으로 건져 올려주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