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tra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056)
엑스트라가 너무 강함 1056화
“뭐?”
무쇠주먹이 깜짝 놀라 옆을 바라보는 순간, 그 앞에 그를 내려다볼 정도로 키가 큰 데다 바위 같은 근육질의 몸을 가진 은발의 남자가 나타났다.
꽈광!
남자가 휘두른 도끼가 무쇠주먹의 방어 위를 쳐서 날려 버렸다.
“네놈은 설마…….”
20미터쯤 튕겨 나가다가 땅을 찍어서 멈춘 무쇠주먹이 놀라서 남자를 바라보았다.
“영혼 강탈자?”
“그래.”
남자, 모르드가 씩 웃으며 말했다.
“또다시 무신경의 달인과 싸우게 되다니… 요즘 어째 싸울 복이 터진 것 같군.”
“이거 별을 베는 검을 잡으러 왔더니 생각지도 못한 거물이 내 앞에 나타나셨군.”
무쇠주먹은 주눅 들기는커녕 희열에 찬 미소를 지었다.
그가 성큼성큼 모르드에게 다가갈 때였다.
“잠깐!”
또 다른 목소리가 그를 제지했다.
“음?”
무쇠주먹은 그제야 모르드의 뒤쪽에 또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쓰러진 우문섭에게 각종 물약을 먹여서 응급처치를 한 그 사람은…….
“늑대인간? 목소리를 들으니 여자군. 요괴는 아니고… 라이칸스로프인가?”
은색 털의 늑대인간, 달시였다.
달시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그게 중요해?”
“모습이랑 목소리가 따로 노는 느낌이라 신기하구나.”
“뭐, 그건 그럴 수 있지.”
고개를 끄덕인 달시가 모르드의 가슴을 주먹으로 툭툭 치며 말했다.
“이번에는 나한테 양보해.”
“괜찮겠나?”
“아마도?”
“…….”
“설령 패한다 해도 부딪쳐보고 싶어. 그리고 저 사람 좀 옮겨서 치료받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 말에 모르드가 우문섭을 흘끔 바라보았다.
확실히 온누리 사람이면서 오러의 7단계를 수행하는 무신술사는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인재였다.
“그건 안 되지.”
순간 무쇠주먹이 빛으로 화해서 우문섭을 노렸다.
투아아앙!
하지만 모르드가 자연스럽게 그 앞으로 이동해서 그의 공격을 막아낸다.
“역시 따라오는군. 하지만 다 죽어가는 병자를 어디까지 보호할 수 있…….”
날카롭게 웃던 무쇠주먹은 기겁해서 뒤로 물러났다.
그가 있던 자리를 아슬아슬하게 찌르고 돌아가는 창 때문이었다.
달시가 자연스럽게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어이, 단죄자, 이름은 뭐야?”
“무쇠주먹.”
무쇠주먹은 순순히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며 달시를 노려보았다.
이 한 수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창술이 범상치 않은 영역에 도달했다는 것을.
‘야만을 형상화한 것 같은 모습을 했으면서 이토록 절제된 찌르기라니.’
전신의 솜털이 곤두서는 기분이 들었다.
“역시 여기 사람들 이름은 다들 이국적이네.”
“이럴 줄 알았으면 구경꾼 역할이라도 몇 명 데려올 걸 그랬군.”
무쇠주먹은 여기서 우문섭을 끝장내긴 틀렸다고 인정했다.
눈앞에서 모르드가 공간왜곡장을 열고 우문섭과 함께 사라지는데도 저지할 수가 없다.
부하들을 구경꾼 역할로 데려왔더라면 어떻게든 막을 수 있었을 것을…….
후우웅!
잠시 그런 아쉬움에 젖는 순간, 마치 그 마음의 흔들림을 읽은 것처럼 달시의 창이 그의 간격을 꿰뚫었다.
하지만 무쇠주먹은 팔을 굴리듯이 그것을 비껴내고는 주먹을 날린다.
안으로 파고들 필요도 없다. 오러 전이로 공간을 뛰어넘는 일권이 달시를 친다.
파지지직!
달시의 앞쪽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튀었다.
‘오러 전이 겹쳐치기? 역시 오러화… 아니, 무신경이면 이 정도는 다들 하나?’
모르드가 쓰는, 오러 전이를 여러 번 겹쳐서 큰 파괴력을 내는 기술이었다.
무쇠주먹은 달시가 그 기술을 똑같은 기술로 받아쳤다는 사실에 놀랐다.
‘똑같은 기술로 받아쳤다? 나도 예전에는 못 했고 우문섭도 못 했는데?’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설마 이 늑대인간도 무신경인가?’
만약 그렇다면 자신은 자칫하면 무신경의 달인 두 명과 혼자서 싸울 뻔했다는 뜻 아닌가?
‘외통수군. 이 늑대인간을 빨리 끝장내야 한다.’
승부를 오래 끌면 돌아온 모르드가 가세해서 합공할 것이다.
“걱정하지 마.”
그런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달시가 말했다.
“일대일이야. 모르드가 너와 싸우는 건 무조건 내가 패배한 다음이야. 그렇게 약속했거든.”
“그 말을 믿으라고?”
“믿어주면 좋겠네. 그래야 진짜 실력을 맛볼 수 있을 테니까.”
“건방진 녀석이군.”
“그런 말 많이 들어.”
“진짜 실력이라…….”
피식 웃은 무쇠주먹이 양손을 앞쪽으로 내밀며 부드러운 원을 그렸다.
그러자 주변 공간에서 파문이 일며, 마치 수면에 비친 풍경처럼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동시에 무쇠주먹이 한 발 내디뎠다.
투학!
달시가 튕겨 나간다.
‘내가 거리감을 잃었어?’
그녀는 놀랐다.
상대의 시선과 완벽하게 정면으로 향한 채,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달려듦으로써 원근감을 무너뜨리는 접근법은 모르드의 장기다.
그리고 달시 자신의 장기이기도 하다. 창술의 찌르기는 상대방에게 거리감을 재지 못하게 하면 그 위력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쇠주먹은 달시나 모르드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거리감을 무너뜨리며 파고들었다.
“…어?”
그리고 왠지 눈앞이 일렁이며 몸이 휘청거린다.
‘나한테 오러를 침투시켰다고?’
자신이 모르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놀라는 달시 앞으로 무쇠주먹이 뛰어들었다.
쉬익!
달시는 비틀거리면서도 놀랍도록 날카로운 찌르기를 날린다.
그러나 그것은 허공을 찌를 뿐이었다.
투아앙!
환영과 기척만 남기고 옆으로 돌아 들어온 무쇠주먹이 어깨치기로 그녀를 날려 버렸다.
“소원대로 해주지.”
그리고 오만하게 웃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온다.
치직…….
거리가 가까워지자 두 사람 사이에서 스파크가 튄다.
치지지지직!
한 걸음 가까워질 때마다 스파크가 강해진다.
“공명권역은 제법 쓸 줄 아는군.”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이 봤거든.”
달시가 자세를 바로잡는다.
머릿속을 헤집는 진동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오감을 차단한 채로도 원하는 동작을 해낼 수 있도록 훈련해왔다.
“호오, 두 장에도 대응하나?”
무쇠주먹이 감탄한다. 다중 공명권역을 펼쳤는데도 달시가 대응해 내고 있다.
“그래.”
그리고 아직 무쇠주먹이 간격에 들어오지 않았음에도, 달시가 창을 찌른다.
무쇠주먹은 그것이 닿지 않음을 확신한다. 기껏해야 오러가 뻗어 나오는 정도겠지만 그 순간 카운터를 먹여줄 것이다.
오싹.
그런데 찌르기가 완성되는 순간, 무쇠주먹의 본능이 경종을 울렸다.
파학!
그의 가슴팍에 구멍이 나며 피가 튀었다.
“…하루에 두 번이나 피를 보다니.”
무쇠주먹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린다.
한 치만 깊었어도 심장에 닿았을 공격이었다.
“세 장까지도 쓸 줄 알았나. 그것도 변칙까지…….”
오러의 7단계
오러의 공명권역(共鳴圈域)
이 일격은 공명권역에 의한 것.
-달그림자 찌르기.
하지만 공명권역을 넓은 영역에 전개한 게 아니라 오직 무기에만 전개, 상리를 초월한 움직임을 실현시켰다.
감각적인 예측은 물론이고 물리적으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결과를 비틀어버리는 공격.
달시가 수많은 경험과 훈련을 통해 완성해 낸 오러의 공명권역이었다.
“…이걸 피하네.”
실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비기, 달그림자 찌르기를 피해버리다니, 달시는 어이가 없었다.
무쇠주먹 역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받아친다.
“난 맞아서 피를 봤다만?”
“네 심장은 피했잖아.”
“하하하, 하루에 두 번이나 이런 뻔뻔한 것들을 만나게 되다니.”
쿡쿡 웃은 무쇠주먹이 주먹을 내질렀다.
투학!
주먹과 창이 부딪치고…….
파파파파파파!
부딪치고, 부딪치고, 부딪치며 그려내는 궤적과 불꽃이 주변 지형을 뒤집어놓기 시작했다.
* * *
모르드는 우문섭을 성벽 안으로 데려갔다.
성벽 바깥에서는 모르드 부대, 그리고 한울왕자의 지휘하에 백룡군까지 참가해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사람들은 뒷문으로 피난을 가는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모르드가 염동력으로 들어서 데려오는 우문섭을 알아본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아이고, 어르신!”
“말도 안 돼! 우 선생님께서 당하시다니…….”
놀라는 그들에게 모르드가 물었다.
“혹시 의원이 있나?”
“여, 여기 있습니다.”
한 용족 남자가 손을 들더니 달려왔다.
모르드는 각종 물약을 잔뜩 꺼내서 그에게 안겨주고는 각 종류의 효과를 설명해 주었다.
“치료를 부탁한다. 응급처치는 해놨으니 치료 중에 숨이 넘어갈 걱정은 없을 거다.”
“알겠습니다.”
모르드가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의원을 뒤로하고 일어날 때였다.
우문섭이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벌써 의식이 들었나?”
“어떻게든… 붙잡고 있었지…….”
우문섭이 힘겹게 말했다.
“누구신지 모르겠으나… 무쇠주먹을 쓰러뜨리는 것에 집착하지 마시오.”
“왜지?”
“중요한 것은 그를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무사히 피난시키는 것이니까……. 부디…….”
있는 힘을 다해 모르드에게 부탁한 그는 곧바로 까무러치고 말았다.
“…….”
모르드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팔을 잡은 손을 떼어놓았다.
“모두 무사할 것이다.”
혼절한 그에게 말한 모르드는 곧바로 공간왜곡장을 펼쳐 왔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 * *
우문섭을 데려가서 치료를 맡기고 돌아오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소모되지 않았다.
“…….”
돌아간 모르드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벌써 왔나…….”
무쇠주먹이 혀를 차고 있었다.
그리고 달시는 은빛 털이 피로 물든 채 주저앉아 있었는데, 숨을 헐떡이지도 않고 마치 석상처럼 그렇게 있었다.
“달시?”
불길한 예감을 느낀 모르드가 그녀를 부르는 순간, 주저앉아 있던 그녀가 그대로 옆으로 쓰러졌다.
놀란 모르드가 그녀가 쓰러지기 전에 붙잡고 보니 숨은 붙어 있었다.
“…의식을 봉인한 건가?”
모르드는 이것이 무쇠주먹의 기술이 자아낸 현상임을 알아차렸다.
‘정신에 작용하는 오러화 기술인가.’
달시는 죽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서서히 죽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열쇠는 무쇠주먹이 쥐고 있을 것이다.
‘특정한 저주처럼 본인을 쓰러뜨려야 해제되는 정신 봉인이라니… 신기한 재주를 부리는군.’
달시가 무엇에 당했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역시. 승부를 서두르길 잘했어.”
무쇠주먹이 날카롭게 웃었다.
하지만 그의 몸도 상처투성이였고 여기저기가 찢겨져 나간 옷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단죄자의 재생력으로도 좀처럼 아물지 않는 상처는 달시와 그의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주었다.
“무신경에 오르지 못한 하수에게 이만큼이나 고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거늘. 멋진 경험이었다.”
“하수라…….”
모르드는 달시를 심상 세계로 들였다.
‘음? 사라졌어?’
그것을 본 무쇠주먹은 깜짝 놀랐다.
‘아까 전에도 공간을 뛰어넘더니… 그 능력의 응용인가?’
경계하는 그의 눈앞에서 모르드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네 권법은, 달시의 창술을 이겼나?”
“글쎄. 어땠을까? 날 이기고 나서 확인해 보는 게 어떻겠나? 절대로 불가능하겠지만.”
“그렇군. 죽은 놈에게 대답을 듣기는 불가능할 테니 달시에게 듣도록 하지.”
모르드가 목을 한번 꺾어서 뚜둑 소리를 내고는 오른손에 들고 있던 라흐팅을 아공간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물었다.
“혹시나 해서 확인하겠는데, 단죄자, 완전한 맨손인가?”
“하하, 쓸데없는 질문을. 이 천박한 세상에서 내 두 주먹 외에 뭘 믿을 수 있단 말이지?”
“역시 그렇군. 그럼 나도 조건을 맞춰주지.”
모르드는 보이지 않게 손을 덮고 있던 그라두마를 벗었다.
무쇠주먹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재미있는 물건을 갖고 있군. 그런데 설마… 지금 나한테 맨손으로 덤벼보겠다는 뜻인가?”
“잘 알면서 왜 묻지?”
“이런 시건방진 놈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반갑군. 아무리 무신경의 달인이라도 그렇지, 도끼나 휘두르는 주제에 나와 권법으로 맞붙어보겠다고?”
“그것도 정정하도록 하지.”
모르드가 다시금 검지를 폈다가 접었다.
“무신경이 아니라 오러화다.”
그리고 그의 모습이 빛으로 화했다.
툭! 퍼엉!
그가 다시 물질화하는 지점을 파악하고 공격한 무쇠주먹이 튕겨 나갔다.
“컥……!”
무신술로 지혈하고 있던 전신의 상처에서 일제히 피가 뿜어져 나왔다.
무쇠주먹의 방어를 걷어내고 몸통에 한 번 먹여준 모르드가 손가락을 까딱였다.
“베르나스의 후예 앞에서 맨손 격투로 건방을 떠는 게 얼마나 주제를 모르는 짓인지 가르쳐 주마, 단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