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tra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971)
엑스트라가 너무 강함 971화
충격이 내부를 뒤흔들었다.
“음……!”
모르드가 신음했다.
로텐다르의 돌격이 백경의 방어막을 뚫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어막의 출력이 압도적이군요.”
파르웰이 혀를 찼다.
하지만 그들은 금세 당황을 수습하고 다음 공세에 나섰다.
튕겨 나온 직후 균형을 바로잡고는 다시금 가속해서 선회함으로써 로텐다르의 배 밑으로 들어간 것이다.
-백룡노호!
그리고 다시 한번 극초음속의 냉기 파동이 폭발한다.
위아래에서 대규모 냉기 파동을 얻어맞은 백경은, 내부에 수납하고 있는 병력을 내보내기 위한 개문이 봉쇄된 셈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백경이 무력화된 것은 아니었다.
“바다군주들이 급속 접근 중! 12개체입니다!”
니스카가 보고했다.
백경과 교전을 벌이는 사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던 바다군주들이 고속으로 접근해 왔던 것이다.
불길한 예감을 느낀 리케인이 곧바로 처한 조치 때문이었다.
“우리 쪽도 배가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사치스러운 고민이군.”
모르드는 혀를 찼다.
그때 얼음 속에서 백경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설마?”
칠감이 경고를 발했다.
하지만 이 해저에서는, 로텐다르라고 해도 낼 수 있는 속도에 한계가 있었고…….
파아아아아아!
백경의 거대한 눈동자가, 마왕조차 능가하는 위력의 마안(魔眼) 공격을 발했다.
공격의 성질은 매우 심플했다.
콰과광……!
폭발 섬광이었다.
“큭……!”
로텐다르의 선체가 뒤흔들렸다.
“…젠장, 어지간한 궁극주문의 두세 배는 되는 위력이군요.”
파르웰이 이를 악물었다. 마안 공격으로 이런 파괴력을 발할 수 있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피해 상황은?”
“방어막 9.3% 저하됐습니다. 회복까지 20초.”
세데아가 보고했다.
로텐다르의 방어능력도 만만치 않았다. 저만한 공격에 직격당했음에도 방어막 일부가 날아갔을 뿐, 선체에는 흠집조차 나지 않은 것이다.
“또 오는 것 같은데?”
케엘이 기겁해서 말했다. 공격을 가한 뒤 빛이 꺼졌던 백경의 눈동자가, 다시금 빛을 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콰아아아앙!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섬광이 직격하며 폭발했다.
“두 번은 안 당하죠.”
그럼에도 이번에는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했다. 파르웰이 마법으로 방어했기 때문이었다.
승무원으로 탑승하고 있는 동안 그의 마법은 완전히 로텐다르의 기능으로 발휘되며, 개인이 쓸 때보다 훨씬 강력한 출력으로 증폭된다. 신성로의 출력이 올라갈수록 마법의 위력도 상승하는 것이다.
“이런.”
모르드가 혀를 찼다.
마안 공격을 방어하긴 했지만 뒤로 튕겨 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쿠르르르……!
그리고 그사이 백경이 대량의 거품폭뢰를 발생시켜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퍼퍼퍼퍼퍼펑!
거품폭뢰가 연쇄폭발을 일으키며 백룡노호로 인해 발생한 두꺼운 얼음들이 터져 나갔다.
어떤 의미에서는 자해나 다름없는 짓이었지만, 백경의 막강한 방어력 앞에서 그 정도는 몸에 묻은 서리를 털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백경의 선체 곳곳에서 문이 열리며 병력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꾸역꾸역 잘도 나오는데?”
케엘이 눈살을 찌푸렸다.
빠르게 접근해오는 바다군주 12개체가 당도하기도 전에 5개체의 바다군주가 백경의 안에서 튀어나왔다.
뿐만 아니다.
바다군주보다는 좀 작은 백경을 축소해 놓은 것 같은 80여 미터의 전투함 12척이 출격하여 진형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렇게 둘 수는 없지.”
케엘이 씩 웃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정령들이 소환되어 적들을 덮쳤다.
쿠과광… 콰과과과광……!
거품폭뢰와 정령들이 격돌하며 일어나는 폭발이 해역을 뒤흔든다.
그러나 케엘의 정령들은 능숙하게 그 폭발 사이를 빠져나가 적 전투함들을 덮쳤다.
“와…….”
니스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천 단위의 정령을 다루면서도 저런 정묘한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한 건가요, 케엘?”
세데아도 놀라서 물었다.
주문과 융합시켰다면 모를까, 특화정령도 아닌 정령들만으로 저런 공격을 성공시키는 기술은 그녀에게도 놀라웠다.
“바다 엘프 정령술사들이 싸우는 걸 보고 배웠죠.”
케엘이 어깨를 으쓱했다.
생소한 해저전투의 경험 속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며 강해진 것은 파르웰만이 아니었다. 케엘 또한 아군 정령술사와 적 정령술사가 싸우는 것을 보면서 해저에서 싸우기 위한 방법을 학습했다.
‘엄청 잘되는걸.’
페세이타의 넥타르로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한 데다 심해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걷혀서 그런가, 아까 전까지 밖에서 싸울 때보다 훨씬 더 결과가 잘 나오는 느낌이었다.
“간다.”
그렇게 발생한 혼란 속으로 로텐다르가 돌진했다.
적들은 빨랐다. 현대의 잠수함조차 저 아래로 내려다볼 만큼 뛰어난 해저 기동 능력을 가졌다.
그러나 로텐다르는 더욱 빨랐다.
콰아아앙!
혼란 속에서 바다군주 하나가 로텐다르에게 관통당했다.
“음……!”
백경의 안쪽에서 신음이 울려 퍼졌다.
선장 리케인의 신음이었다.
모르드가 로텐다르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바깥 상황을 훤히 내다볼 수 있듯, 리케인도 백경과 연결되어 똑같이 할 수 있었다. 그에게 있어 백경은 자신의 몸이나 다름없었다.
“…정말 놀라운 배로군. 하지만 우리 함대를 그렇게 쉽게 잡아먹게 두진 않을 거다.”
그사이 백경은 입을 크게 벌린 후였다.
그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입에서 터져 나온 충격파가 로텐다르를 덮쳤다.
아무리 로텐다르라도 공기 중보다 몇 배는 빠르게 퍼져 나가는 그 광범위한 충격파를 피할 길은 없었다. 충격파에 휩쓸린 로텐다르가 그대로 밀려났지만…….
-하늘의 손아귀!
그 순간 모르드가 공간왜곡장을 펼친다.
충격파에 밀려나던 로텐다르가 한순간에 1킬로미터를 뛰어넘어 반대편에 나타났다.
“아니?!”
리케인은 경악했다. 아무리 그라고 해도 예상치 못한 사태였다.
“이런 식으로, 전투 중에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고?”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 해도 이동 시에만 활용하는 것에 국한된, 제한적인 기능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격전 중에 공격에 휘말린 상태에서 탈출하는 용도로 쓰다니.
그 한 수로 리케인을 동요시킨 모르드가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네놈들만 무기가 있는 게 아니지.”
그리고 로텐다르에 내장된 무기가 쏘아져 나갔다.
바닷물을 빨아들여 만든, 로텐다르에 의해 축복받은 물방울 포탄들이 고속으로 쏘아져 나간다.
발사 순간 시속 200킬로미터에 도달한 그것은 단죄자들의 해저 기동 능력으로는 도저히 회피할 수 없었으며…….
‘저만한 고속 포격에 유도기능까지?’
리케인은 경악했다. 거품폭뢰도 유도 기능을 부여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속도가 느리다. 그러나 저 물방울 포탄들은 육지에서 쏘아내는 화살보다도 더 빠르면서도 유도탄 기능이 달려 있었다.
콰과과과광!
게다가 그 파괴력도 범상치 않았다.
바다군주들의 몸통이 찢어져 상처가 났으며, 대형 가오리나 고래 형태의 괴물들은 직격당하지 않고 근처에 있다 휘말린 것만으로도 버텨내지 못했다.
“산개! 포위망은 포기해! 서로 떨어져서 어디에든 화력을 집중할 수 있게 해라!”
리케인은 즉시 지시를 내렸다. 그가 내리는 지시는 정신적 연결에 의해서 바깥에 있는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었다.
격렬한 전투 중에도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공들여 포위망을 구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적에게 농락당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뻘짓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적의 공격에 피해가 적도록 넓게 산개한 채로, 언제든지 한 지점에 공격을 집중할 수 있도록 유연한 태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이라고는 없는 전술이다.
그러나 단죄자들에게는 이것을 실속 있게 만들 재주가 있었다.
전투함과 괴물들 위에는 다수의 언데드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퍼퍼펑… 퍼퍼퍼퍼펑!
마법과 정령술이 어지럽게 부딪치며 심해를 뒤흔들었다.
“흥. 잘난 건 인정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만한 수적 격차를 어쩔 수는…….”
코웃음을 치던 리케인은 움찔했다.
꽈과과과광!
그의 지시를 따르던 전투함 하나가 강렬한 충격에 두들겨 맞고 튕겨 나갔기 때문이다.
“…여섯 마수의 축제?”
그는 아연해하며 중얼거렸다.
마법사가 근접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강의 공격 주문.
하지만 그것은 육지에서의 이야기다. 해저전투에서 저 주문을 쓰는 이는 거의 없다.
마력으로 발생시킨 강력한 여섯 종류의 타격을 일점집중하여 퍼붓는 저 주문은 철저하게 공기 중에서 사용되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해저에서 그 위력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개조하기는 굉장히 까다로웠다.
그런데 그 주문에 8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전투함이 튕겨 나가고 있었다.
방어막이 깨지진 않았지만 명백히 타격을 입은 모습이었다.
‘저건?’
그리고 그 주문이 작렬한 지점에는 외알안경을 쓴 은발의 청년 마법사, 파르웰의 모습이 있었다.
‘음?’
문득 리케인과 파르웰의 눈이 마주쳤다.
‘그럴 리가.’
리케인은 어디까지나 백경의 감각으로 그를 보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시선이 마주칠 리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 순간 오싹한 감각이 찾아왔다.
지직…….
감각에 잡음이 끼어드는 감각.
그리고…….
파직!
리케인은 자신의 감각을 거슬러 이곳에 도달하고자 하는 시도를 막아냈다.
파르웰은 자신을 보는 리케인의 시선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앞에 환영을 투영하고자 시도했고, 직전에 그 시도를 간파한 리케인이 세레스의 권능을 발휘해서 막아낸 것이다.
“…터무니없군. 과연 대마법사.”
세레스 신족이었던 리케인은, 본디 무신술사였으면서도 9서클까지의 모든 레퍼런스 주문을 사역한다. 단죄자가 되기 전부터 그러했다.
기나긴 생에서 마법을 익힌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마법에도 제법 재능이 있어서 단순한 마법 사용자가 아니라 충분히 고위 마법사 이상으로 불릴 수준에 올라 있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기에 방금 전, 파르웰이 한 시도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전율이 일었다.
“오베이언이 패배할 만도 했는가.”
리케인은 괜히 손닿지 않는 곳으로 대마법사 오베이언을 보냈다가 잃었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세레스 신족이었던 리케인의 권능은, 적어도 배를 조종하여 그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에 있어서는 세상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아무리 모르드가 페세이타의 성자이자 세레스의 성자가 되었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리케인, 짜증 날 정도로 유능한 놈이군.’
모르드는 눈살을 찌푸렸다.
가속능력과 해저 기동 능력 모두 로텐다르가 압도한다.
너무 거대해서 그만큼 자잘한 움직임이 느릴 수밖에 없는 백경은 물론, 그 주변에 전개한 전투함과 괴물들 중 로텐다르를 따라올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함대였으며, 군체였다.
백경의 선장 리케인의 통제에 따라 놀라울 정도로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그것은 아무리 유능한 뱃사람이라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배 한 척을 통제할 때만 해도 선장으로서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난들 선원들의 역량이 따라주지 않으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런데 12척의 전투함, 그리고 수만에 달하는 괴물과 언데드 대군으로 이루어진 함대가 한 몸인 것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고?
‘과연 세레스 신족. 자신의 배만이 아니라 자신의 함대에 속한 모든 것을 수족처럼 통제하는가.’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실력이 아니다. 권능이다.
세레스의 자손 중에 현세 최초로 신성을 완성한 리케인은, 백경이라는 초대형 배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만의 대군으로 이루어진 함대마저 뜻대로 통제한다.
‘다른 건 그렇다 치고 전투함들은, 전부 세레스의 자손들이 통제하고 있으니 가능한 거겠지.’
그중에서도 12척의 전투함은 놀라울 정도로 유려한 연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두가 세레스의 신혈이었던 단죄자들이 선장으로 앉아 있기 때문에, 그들이 리케인의 권속으로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재주였다.
쿠구궁……!
로텐다르가 뒤흔들렸다.
고속으로 적들의 화망을 이탈해서 백경의 뒤를 잡으려는 순간, 아래쪽에서 솟구쳐 올라온 가오리 괴물들과 상어 괴물 50마리가 일제히 자폭 공격으로 들이받았다.
콰과과과광!
잠시 주춤한 사이 사방팔방에서 마법과 정령이 쏟아져 폭발한다.
그 대부분은 파르웰과 케엘, 세데아, 니스카, 라그나스의 연계로 막아내지만…….
“…오베이언을 처리해 두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았겠는데요.”
파르웰이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수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리케인의 통제에 따라서 퍼붓는 일제포화를 다 막아낼 수가 없었다.
자폭돌격으로 움직임을 막고, 그사이에 빠르게 포진한 전투함들이 백경과 함께 공격을 퍼붓고, 그 사이사이로 무지막지한 숫자의 마법과 정령들이 쏟아붓는 연계.
“바다군주 12체가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또 옵니다.”
니스카의 표정이 굳었다.
고속으로 접근해 오던 바다군주 12체가 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또 먼 곳에서 그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바다군주와, 그들에게 딸린 대군이 밀려오고 있었다.
“한 명만 더 있었다면…….”
파르웰이 입술을 깨물며 중얼거렸다.
대마법사가 두 명, 일단 습득한 주문만으로 따지면 대마법사라고 할 수 있는 케엘까지 합치면 세 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정말 양심 없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명만 더 있었다면, 그 한 명이 로텐다르의 기능으로 능력이 증폭된다면 이 압도적인 수적 격차를 충분히 뒤집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