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Estate Developer RAW novel - Chapter 406
406화. 외전 : 8년 후 (1)
‘로이드 님은 참 불쌍하기도 하시지.’
은발의 기사, 하비엘은 가만히 생각했다.
생각하자니 절로 고소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러다가 가족 중의 최약체가 되실 것 같은데.’
아닌 게 아니라 사실이었다.
자신이 모셨던 망나니.
다른 차원에서 데려온 김수호.
국서, 로이드 프론테라 공작으로 불리는 남자.
그는 한때 소드마스터였다.
나름 지옥 정벌전을 지휘하기까지 했던 자였다.
하지만 당시 지옥왕과의 결전 끝에 육체를 잃었다.
대한민국 서울에 있던 김수호의 육체로 다시 돌아왔다.
덕분에 마나하트와 써클, 둘 모두를 상실했다.
‘금방 경지를 회복하실 줄 알았는데.’
당시 자신은 그렇게 예상했더랬다.
한데 결과는?
영 아니올시다였다.
‘설마 그렇게 성장이 더디실 줄은 몰랐어.’
보통 높은 경지에 올랐다가 떨어진 사람은 실력을 되찾는 일이 수월한 편인데.
남들보다 훨씬 우월한 성장 속도를 보이기 마련인데.
어쩐지 김수호의 육체로 돌아온 로이드는 달랐다.
‘둔재도 그런 둔재가 없을 지경이었지.’
아무리 열심히 훈련을 시켜도.
국왕 알리시아가 매일 굴려도.
눈에 띄는 발전이 없었다.
덕분에 8년이 지난 지금.
로이드는 아직도 하급 소드 익스퍼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나중에 겪을 소드마스터 증후군 때 RP를 한 방에 쓰려고 모아뒀다고 했던가…….’
그런데 RP라는 건 대체 뭘까.
여전히 참 아리송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데 그때였다.
“하비엘 땀똔!”
이쪽을 부르는 해맑은 목소리.
병아리 같은 부름이 하비엘의 상념을 깨뜨렸다.
그는 눈길을 들었다.
별로 많이 들 필요는 없었다.
쬐끄만 한 여자애가 어느새 바로 앞까지 도도도 달려와 있었으니까.
“하비엘 땀똔! 나 방금 얍얍훅훅 성공해떠! 봤떠?”
“네. 봤습니다, 왕녀님.”
“그럼 칭찬!”
“정말 잘하셨습니다, 왕녀님.”
하비엘의 강인한 손이 조심스럽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의 얼굴 가득 만족스러운 웃음이 피어났다.
“히힛! 칭찬. 칭찬!”
뭐가 그렇게도 기쁜 걸까.
아이는 첫눈에 신난 강아지처럼 다시 도도도.
훈련장으로 뛰어가더니 상기된 얼굴로 목검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
한데 그 몸짓이 예사롭지 않았다.
아니, 장난이 아니었다.
이제 불과 여섯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며칠 후에야 일곱 번째 생일을 맞이할 텐데.
이미 그 수준이 하급 소드 익스퍼트의 경지를 살짝 넘보고 있었다.
‘저 재능은…… 놀라워.’
왕녀 샤를로트 프론테라 마젠타노.
국왕 알리시아와 국서 로이드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아마도 저 아이가 어머니를 닮은 탓일 터다.
국왕 알리시아의 재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덕분일 것이다.
아이의 검술 스승인 자신이 추측건대, 이대로 간다면 3년 이내에 아이가 아빠인 로이드의 실력을 추월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
‘로이드 님을 닮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지.’
아니, 어떤 면에서 저 아이는 가끔, 로이드를 닮은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 같은 순간이 그러했다.
“근데 땀또온?”
“예?”
“땀똔은 왜 약속 안 지켜?”
어느새 검술 놀이를 마치고 돌아온 샤를로트가 물어왔다.
하비엘은 내심 고개를 갸웃거렸다.
“약속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얍얍훅훅 성공하면 땀똔이 선물 준다고 그랬잖아.”
“……설마.”
“진짠데.”
“아뇨, 약속을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만.”
“그럼?”
“설마 그 약속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셨던 겁니까?”
“웅!”
샤를로트가 작은 머리를 힘차게 끄덕.
“나 세 살 첫 수업 때 처음 목검 주면서 하비엘 땀똔이 시범 보여줬져. 이게 얍얍훅훅이랬져. 그거 성공하면 선물 준댔져.”
“…….”
“그래서 방금 성공했져.”
“…….”
“근데 하비엘 땀똔, 칭찬만 해주고 넘어가려고 그랬져.”
“…….”
설마.
아까 칭찬해 달라고 했던 거.
그게 이쪽을 떠보려고 했던 거였나?
이쪽이 옛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
하비엘은 잠깐 오소소 돋는 소름을 느꼈다.
이럴 때 보면 이 아이, 정말로 로이드와 너무나 닮은꼴이다.
평소 자기랑 별로 상관없는 부분엔 무관심한데.
자기 이득에 관련된 부분엔 너무나 철저해진다.
절대로 손해 보려 하지 않는다.
동전 한 닢, 사소한 보상 하나에도 놀랍도록 집착한다.
한창 자기가 모시던 시절 로이드의 축소판을 보는 기분이었다.
‘후우.’
검술 재능은 극강의 소드마스터인 엄마에게서.
잔머리는 극악의 짠돌이 사기꾼인 아빠에게서.
이 아이는 나중에 커서 얼마나 어마어마해(?)지려고 벌써 이러는 걸까.
하비엘은 아득해지려는 기분을 삼키며 빙긋 웃었다.
무릎을 굽혀 샤를로트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 누구에게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 인자하고도 흐뭇한 웃음과 함께 말했다.
“죄송합니다, 왕녀님. 설마 그걸 아직 기억하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아니야, 하비엘 땀똔. 그거 잘못 아니야.”
“잘못이 아니라뇨?”
“아빠가 그랬져. 계약서 없는데 토해낼 거 있는 약속은 누구나 다 까먹고 지낸댔져.”
“…….”
“그러니까 받을 사람 쪽이 죽을 때까지 까먹지 말고 있어야 된댔져.”
“…….”
“나중에 받기로 했던 거는 매일 코오 낸내하기 전에 다 떠올려보고 자랬져.”
“그, 그렇습니까.”
“웅!”
“……알겠습니다. 약속대로 선물, 드리지요.”
“진짜?”
“예. 왕녀님께서는 어떤 선물을 받고 싶으신지.”
하비엘은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리고 내심 돌아올 대답을 기대했다.
이 어리고 똑부러지는 자신의 검술 제자는 어떤 선물을 요구할까.
사탕? 드레스? 구두?
아니면, 새 목검?
‘그 어떤 것이라도…….’
자신의 능력이 닿는 한 반드시 구해서 주리라.
하비엘이 그렇게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환상종.”
“예?”
“나 환상종 받고 싶어.”
샤를로트가 똑부러지는 소리로 말했다.
“뽀동이 땀똔은 통통하고 말랑말랑하고 폭신폭신해. 방울이 이모는 부드럽고 친절해. 하망이 땀똔은 완전 재밌어. 비벙이 땀똔 뱃살은 놀이터야. 꼬밍이 땀똔 타고 날면 완전 신나. 근데 전부 아빠 말만 들어.”
“그래서, 환상종을 갖고 싶으신 겁니까?”
“웅! 나도 환상종 데리고 다닐래.”
“하지만 샤를로트 왕녀님.”
“웅?”
“송구하지만 환상종을 선물해 드리는 건 제 능력 밖의 일입니다.”
“왜애?”
“저는 환상종을 어디서 구하는지 모르니까요.”
하비엘은 정말로 미안함을 느끼며 미소 지었다.
아이가 실망하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뽀동 경도, 방울 경이나 하망 경, 꼬밍 경도 모두, 공작님께서 소환한 환상종입니다. 그나마 비벙 경이 예외이긴 한데, 그 또한 아주 예전에 누군가가 소환했던 것 같고 말입니다. 한데 송구하지만, 제겐 그런 소환 능력이 없습니다.”
“……우웅.”
“죄송합니다. 대신, 으음,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요?”
“어떻게?”
실망감에 젖으려던 아이의 눈동자가 다시금 반짝.
이쪽을 향하는 그 눈빛에 하비엘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사흘 뒤는 왕녀님의 일곱 번째 생일이지요.”
“그런데?”
“그날 받을 선물로 공작님께 부탁해 보시면 어떨까요.”
“아빠한테? 생일선물로 환상종 달라고?”
“예. 분명 허락해 주실 겁니다. 물론 가능하시기도 할 테고 말입니다.”
아마 그럴 것이다.
로이드라면 딸의 생일 선물로 환상종 하나쯤이야 얼마든지 소환해 주지 않을까. 대신 여섯 살짜리 딸에게 계약서, 혹은 각서를 한 장쯤 쓰자고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로이드 님이라면 충분히 그럴 분이지. 아무리 생일선물이라도 공짜로 환상종을 안겨줄 위인은 아니니까.’
아마도 대가로 용돈 20퍼센트 삭감, 혹은 매일 볼에 뽀뽀 받기 등등을 요구하지 않을까.
‘충분히 그럴 사람이지, 로이드 님은.’
하지만 눈앞의 아이도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누구도 아닌 그 짠돌이 로이드의 딸이니까.
아마 나이를 초월하는 협상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그런 하비엘의 기대감(?)은 정확히 적중했다.
“아빠아!”
한 시간 후, 검술 수업이 끝날 무렵.
로이드가 훈련장에 찾아왔다.
그 방문에 왕녀 샤를로트가 꺄르르 웃으며 도도도 뛰어갔다.
그대로 아빠의 품에 폭 안겼다.
“나 오늘 얍얍훅훅 성공했져!”
“하하, 그랬어?”
“웅! 그런데 하비엘 땀똔이 선물 안 줬져!”
“하하하, 그랬어어?”
“웅! 그래서 하비엘 땀똔이 그러는데, 아빠가 선물 대신 줄 거래!”
“허허허, 그랬구나아?”
째릿!
이쪽을 향해 가자미 눈빛을 보내는 로이드.
하비엘은 태연한 얼굴로 어깨만 으쓱였다.
그리고 모처럼 펼쳐지는 부녀간의 진검승부를 감상했다.
“그러니까 아빠아, 나 좀 있으면 생일이자나?”
“응, 그런데에?”
“생일선물.”
“어떤 선물?”
“환상종.”
“그거 비싼데?”
“얼마?”
“쟤보다 더 비싼데?”
로이드가 ‘쟤’라고 말하며 하비엘을 슬쩍 가리켰다.
하비엘의 미간에 주름이 빠직 생겨났다.
그래도 로이드는 시치미를 뚝.
“농담이고. 아무튼 환상종 많이 비싸. 그래도 괜찮아?”
“괜차나. 얼마나 비싼데?”
“으음, 볼에 뽀뽀 육백 번?”
“할부 돼?”
“안 돼. 일시불이야.”
“그럼 큰일 나. 입술 뻥 터져.”
“어, 그럼 안 되는데. 할부해 줄까?”
“웅!”
“최대한 길게?”
“웅웅!”
“그럼 600일 할부로 해서 매일 볼에 뽀뽀 한 번. 어때?”
“웅, 조아!”
“대신 알지? 할부엔 이자 붙는 거.”
“얼마나?”
“으음, 크게 깎아 줄게. 10퍼센트. 그러니까 60번 추가.”
“……너무 마나.”
“싫어? 흠, 싫음 말고.”
“아니, 싫은 건 아닌데에.”
“그럼?”
“아빠 면도 안 하면 입술 앗따거.”
“매일 면도하라고? 하루도 빼먹지 말고?”
“웅!”
“허, 좋다, 좋아. 그럼 결정.”
“결정!”
“자아, 결정했으면 뭘 해야 할까요?”
“계약서!”
“옳지. 이래야 우리 딸이지.”
즉석에서 계약서를 쓰고 지장까지 야물딱지게 찍는 로이드와 샤를로트 부녀.
그 모습에 하비엘은 내심 웃고 말았다.
로이드에게 슬며시 다가가 물었다.
“로이드 님, 괜찮겠습니까?”
“뭐, 환상종이 마음에 들면 다행이겠지?”
“그렇겠지요. 그럼 저흰 이만. 수업을 마저 마무리하겠습니다.”
“어, 그래. 수고하고.”
“예. 살펴 가시죠.”
로이드는 딸과 하비엘의 배웅을 받으며 훈련장을 떠났다.
그리고 내심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이스.’
받아냈다, 볼에 뽀뽀 660번.
그러니까 앞으로 최소 2년 가까이는 걱정이 없겠다.
‘요즘 들어서 볼에 뽀뽀 받기 은근 어려워졌었는데, 다행이야.’
근심 하나가 덜어지는 느낌이었다.
가벼운 기분으로 걸음을 서둘렀다.
기왕 약속을 한 김에.
미리 환상종을 뽑아 놓자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떤 환상종이 나올지는 나도 모르니까. 그냥 프리미엄 랜덤 뽑기로 해야 하나? 최대한 애 취향에 맞는 귀여운 걸로 조건 붙여서? 그게 낫겠네. 마침 RP도 넉넉하고.’
8년 전.
지옥왕과의 결전을 마친 후.
서울에서 돌아왔을 때도 그대로 남아 있던 RP였다.
한데 지금은?
시간이 흐르며 그때보다 더 쌓였다.
덕분에 지금 지닌 RP는 무려 27,595였다.
‘행여나 나중에 소드 익스퍼트 상급이 되면, 한 방에 소드마스터로 건너뛰려고 모아 둔 건데…… 으음, 뭐, 이젠 내가 그 경지까지 도달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혹시나 해서 꽁꽁 쟁여 둔 RP였다.
한데 이젠 삽과 검을 들고 싸울 일이 좀처럼 없어졌다.
목숨 걸고 극복할 위기도 겪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경지의 회복이 더뎌졌다.
그래도 상관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와이프가 지켜 주는데 뭘.’
심지어 자신의 아내는 하비엘만 빼면 세상에서 제일 강한 소드마스터가 아닌가.
그러니까 이참에 RP 아끼지 말고 써 보자.
오랜만에 새 환상종, 제대로 뽑아 보자.
결심한 로이드는 왕성 안쪽으로 들어갔다.
자신과 국왕만을 위해 마련된 아늑한 휴게실로 갔다.
그곳에서 심호흡을 하고는 시스템창을 열었다.
[프리미엄 랜덤 뽑기] [약간 더 많은 RP를 투자하여 소환자가 원하는 능력의 환상종을 뽑을 확률을 대폭 증가시킵니다.] [조건부 뽑기 비용(2회차) = 1,200 RP] [현재 보유 중인 RP : 27,595] [조건부 랜덤 뽑기를 실행하시겠습니까?] [YES / NO]‘물론 예스지.’
로이드는 호기롭게 ‘YES’ 버튼을 선택했다.
한데 그 순간이었다.
딩동!
[랜덤 뽑기 실행에 실패하였습니다.]‘어?’
뜻밖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환상종은 오직 당신만을 위하여 세상의 부름을 받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자신의 단짝으로 곁에 둘 목적이 아닌, 타인에게 양도할 의도를 품고서 랜덤 뽑기를 실행하였습니다. 하여, 랜덤 뽑기의 기본 목적에 위배되는 당신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음을 알립니다.]‘헐.’
뜻밖이었다.
로이드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물었다.
‘저기, 딸 곁을 지키게 해 줄 건데? 남이 아니라 내 딸인데도 안 돼?’
[불가능합니다.]즉시 똑부러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쩝.’
로이드는 쓴 입맛을 다셨다.
시스템 메시지가 안 된다는 거면 진짜로 안 되는 거다.
이건 잔머리도, 꼼수도, 아무것도 안 통한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로이드는 재빠르게 판단했다.
‘쓰읍. 그냥 순순히 인정해야겠네.’
모처럼 딸의 볼뽀뽀를 대량으로 얻어냈다고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이번 계약은 파기 통보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쯧. 애 마음 안 상하게 하려면 어떻게 얘기해야 하지. 계약 파기 위약금으로 뭘 요구하려나.’
다시 바쁘게 걸었다.
이런 건 최대한 일찍 알려줘야 한다고.
그래야 애도 덜 실망할 거라고.
생각하며 다시 훈련장으로 갔다.
다행히 수업을 마무리 중인 딸과 하비엘이 있었다.
그는 솔직하게 미안한 기색을 드러내며 딸에게 말했다.
“저기, 우리 딸?”
“웅, 아빠!”
“미안한데, 으음, 아까 그 계약 말이야.”
“웅?”
“지키기 어려울 것 같아.”
“우웅?”
“환상종이 나중에 온대.”
“우우웅?”
“지금 말고, 나아아중에.”
“…….”
아이의 아랫입술이 금방 삐죽.
로이드는 한결 난감한 심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올해 생일선물은 다른 걸로 해야 할 거 같아. 환상종 말고 더 예쁘고 귀여운 걸로. 응?”
“…….”
아이의 커다란 눈이 금방 울먹울먹.
로이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비상사태다.
“어, 으음, 우리 딸? 저기, 그러니까…….”
그때부터였다.
식은땀 가득 밴 목소리로.
최대한 아이의 실망감을 덜어내려 노력하며.
로이드는 어린 딸을 달래느라 온종일 매달려야 했다.
그러고도 끝끝내 딸의 삐침을 풀지 못했다.
‘후아. 뭐, 내일도 노력해야지.’
그날 밤.
아내와 나란히 잠들기 전.
로이드는 앞으로의 화이팅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내일은 반드시 아이의 마음을 달래고 말리라.
왕도 외곽으로 마차 타고 소풍이라도 데려가 주리라.
그렇기에 그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내일의 화이팅을 다짐하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여섯 살짜리 어린 딸이.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지니고 있던 능력을 처음으로 우연히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그것은 바로…….
딩동!
[환상종 랜덤 뽑기] [RP를 투자하여 환상종을 뽑을 수 있습니다.] [강력하고 개성 넘치는 환상종은 자신을 소환한 주인에게 절대적 충성을 바치며 다양한 능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1회 뽑기 = 50 RP]자다가 쉬야 마려워서 깨어난 꼬마 왕녀.
샤를로트 프론테라 마젠타노의 눈앞에.
우연처럼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