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mmer RAW novel - Chapter 107
107화. 루드비히 반 아스란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황제를 살려야 하는 것은 확실했다.
타이니는 스탬프를 들어 주변을 휘감은 그림자의 벽을 후려쳤다.
쾅!
그러자 그림자의 벽은 생각보다 훨씬 쉽게 길을 열어 주었다.
마치 그가 황제를 구하길 바라는 것처럼.
‘……찜찜한데.’
하지만 길이 열렸는데 망설이는 것도 우스운 일. 그는 그대로 열린 길을 내달리며 고함을 질렀다.
“영감, 조금만 더 버텨 주십시오!”
쾅!
콰아앙!
쾅!
“근데 네놈! 아까부터 자꾸 영감, 영감! 이 새……!”
분노 어린 음성과 함께 붉은 오러가 솟구치며, 다시금 비명 없는 복면인의 시체를 허공에 토해 냈다.
‘쉽게 당할 것 같지는 않네.’
그 모습에 조금 안심한 타이니는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며 아직도 멍하니 굳어 있는 황자들의 머리 위를 뛰어넘었다.
그림자들의 공세를 보며 입만 떡 벌리고 있던 익실란이 그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뒤쪽으로 돌리고는 비로소 안색을 굳히는데.
그가 발을 떼기도 전에 타이니가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망치를 휘둘렀다.
“전부 뒈져라!”
콰아앙.
“으악!”
꽈앙.
“컥!”
쾅!
“악!”
일격에 한 놈씩.
황자의 뒤쪽으로 접근하던 황실 기사들의 몸뚱이가 처참하게 터져 나갔다.
머리에 맞든 몸에 맞든, 하다못해 반사적으로 방패를 들어 막아 낸 기사까지도 그 타점을 중심으로 몸 전체가 박살이 나 사방으로 흩어졌다.
“헙!”
“괴물……!”
동료들의 핏물을 뒤집어쓴 황실 기사들이 일순간 얼어붙는데.
“으아아악!”
타이니의 망치는 그들 사이를 자비 없이 파고들며 피 보라를 일으켰다.
그렇게 순식간에 지옥도를 만들어 낸 타이니가 잠시 멈춰 선 순간.
“도, 도망쳐!”
“다들 피해!”
“괴물이다!”
살아남은 20여 명의 황궁 기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늦었다.”
타이니의 살벌한 미소와 함께 사방에 흩어져 있던 노을빛 마나가 공명하며,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회오리바람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파아아아아아앙!
그 안에서 다시 한번 스탬프가 거세게 휘둘러지는 순간.
타이니식 전투 살법 2식, 폭풍 휘두르기.
박살이 난 기사들의 시체와 핏물이 섞여 붉게 물든 회오리가 도망치는 기사들을 향해 쏘아졌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
“끄아아아악!”
콰아아아아앙!
대전을 휩쓴 핏빛 회오리의 인력을 이기지 못한 하급기사들은 그대로 바람에 휘말려 회오리의 붉은빛을 한층 선명하게 만드는 염료로 전락하고 말았다.
‘확실히 전생에 비할 바가 아니야, 흐!’
폭풍 휘두르기는 전생에도 블레이더급일 때 개발한 기술이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당시에는 쏟아지는 화살이나 약한 마법들을 처리하기 위한 광역 방어기에 가까웠다.
지금처럼 기사들을 한 번에 박살 내는 기술은 절대 아닌 것이다.
“좋아.”
나는 확실히 잘하고 있다.
경지에 비해서 압도적인 힘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하자, 복잡했던 머릿속이 다시금 차분하게 정리되며 자연스레 미소가 나왔다.
그러던 그때.
– 꽈아아아앙!
황궁 심처 쪽에서 또다시 폭음이 들려왔다.
‘황제라…….’
뒤에 남겨진 검제가 잠깐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피식.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하나.’
아직도 상황이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검제의 판단이 옳을 것이다.
그러니.
“가자!”
마음을 정한 순간, 타이니는 황궁 깊숙한 곳을 향해 미친 듯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 * *
폭발이 일어난 ‘직후’, 황실 중앙 궁.
“크레임 궁의 천장이 날아가!!? 이게 말이 돼?!”
“저도 믿기지 않습니다만…… 사실입니다, 폐하.”
황제의 고함에 곁에 서 있던 황금빛 로브 차림의 중년인이 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더니 조심스러운 태도로 주변에 있던 수정구 중 하나를 들어 난장판이 된 대전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떨어지는 돌 더미와 죽어 가는 방계 황족들의 모습은 똑똑히 보였다.
그리고 그 상황에 마족으로 보이는 괴물이 튀어나오는 것까지.
“저 정도 폭발을 일으킨 아티팩트를 결계가 감지 못 했다는 게 말이나 되냐고!!”
“……악마추종자들의 힘이 저희의 예상을 벗어난 것 같습니다.”
“허, 허허. 어처구니가 없구나, 어처구니가…….”
“저희가 안일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낮게 울려 퍼지는 마도사의 목소리에, 황제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감정이 격해지는 바람에 지나치게 큰 소리를 냈다는 것을 뒤늦게 자각한 것이다.
‘이건 예상을 벗어난 수준이 아니라…….’
만약 자신이 저 자리에 있었다면, 그리고 저 예상치도 못한 폭발이 천장이 아닌 바닥에서 시작되었다면.
‘아무리 나라도 무사하지 못했겠어.’
온갖 아티팩트를 두른 그도 저 폭발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황제의 수호 아티팩트는 마나나 마기에 반응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더욱 자존심이 상했지만, 굳이 티는 내지 않았다.
게다가.
“……황자들은 무사하군.”
“그야 위대한 아스란의 피가 짙은 분들이니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선조들께서 보우하셨겠지요.”
“그래, 그렇지.”
그가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중앙 집권을 위한 명분.
솔직히 자식 한둘 정도야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핏줄은 핏줄인지 막상 자식들이 무사한 것을 보니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나왔다.
‘방계의 황족들이 저리 죽어 나간 것만으로도 명분은 충분하니까.’
수정구 안에서 참람하게 칼을 휘두르는 황실 기사단의 모습은 앞으로 그가 기사들의 권한을 더욱 제한할 수 있는 구실이 되어 줄 터였다.
“흐, 차라리 잘됐어. 그림자를 1호까지 전부 보낸 것이 신의 한 수였군. 수습은 쉽겠어.”
“참으로 영명하신 판단이었습니다.”
여느 직계 황족들과 같은 백금발 아래로 형형한 황금안을 빛낸 마도사가 시기 좋게 아첨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황제가 피식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루드비히, 내 동생! 네가 여기 있는 덕에 1호까지 보낼 수 있었다. 너는 그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공을 세운 거야.”
“과찬이십니다, 폐하.”
20살이나 차이 나는 배다른 동생의 겸허한 태도가 황제의 기분을 더욱 흡족하게 만들었다.
불과 40대 후반에 마도사의 경지에 오른 그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참 잘 따랐더랬다.
황제 자신이 가진 개인 무력에 대한 갈증을 대신 풀어 준, 위대한 핏줄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않게 도와준 기특한 동생.
그가 황실 마탑의 수장이 됨으로써, 본디 황실을 견제해야 할 마탑이 황제에게 호의적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겠는가.
그랬기에 법도를 우회하여 진정한 ‘바른길’을 향해 나아갈 계책도 생각할 수 있었다.
‘반란을 진압하러 간 티네스가 죽으면 더 좋겠는데, 그건 너무 과한 바람이겠지.’
또 다른 황실 마탑 소속 마도사. 기껏 반란을 핑계로 내보낸 깐깐하기 그지없는 빙염의 마도사를 떠올리니, 이내 더 거슬리는 인물이 생각났다.
“……이참에 발렌티아 공작도 처리하면 참 좋겠는데 말이야.”
“상황이 안정되었다는 것이 확실해지면 그 건에도 손을 보태겠습니다. 다만……”
루드비히가 대전의 참극을 비추고 있는 수정구가 아닌 다른 수정구를 집어 들었다.
청혈의 마도사라는 이명답게, 그가 가져온 수정구들은 넓은 황궁의 모든 구역을 빠짐없이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 들린 수정구에 비친 건 황궁 바깥에서 날아온 괴물들과 치열하게 싸우는 병사들의 모습.
침입자를 차단하고 마기를 불태워야 할 결계가 마물들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도로 희생이 커지면 변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카르티아 황비를 정리하고 결계를 복구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습니다.”
“그래, 그래야지. 하지만 에스가르드, 그놈이 계속 걸린단 말이야. 왜 밖으로 나갔지? 하필…….”
지켜보고 있었다곤 해도 수정구를 통해서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현장의 세세한 정황까지 모두 파악하는 것은 무리였다.
황궁의 병사와 사용인들이 무참히 죽어 나가는 것보다 그것이 더 마음에 걸리는 황제였다.
“애초에 황비가 결계를 파괴할 것이라 짐작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변용은 예상에 없었습니다. 변수가 더 커지기 전에…….”
“그래. 그래서 더 아까운 거야. 에스가르드 놈이 크레임 궁 밖으로 나가지 않았으면 그림자들의 ‘악몽’도 쓸 수 있었잖아? 그럼 쓰레기들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그 말에 루드비히의 안색이 슬쩍 굳어졌다.
그는 황궁의 피해를 걱정해서 조언한 것인데, 황제는 검제를 처리할 생각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으니까.
심지어 당장 결계를 복구하지 않으면 자기 자식들도 다 죽을 판이지 않은가.
‘아니, 아까 그 괴물들이라면…….’
다 죽을 것이 확실했다.
“발렌티아 공작은 나중에 처리할 기회가…….”
그가 간신히 표정을 관리하며 다시 입을 열려던 때.
다른 수정구를 지켜보던 마법사 하나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폐, 폐하! 폐하의 침전에도 마물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습니다!”
“뭐!?”
황궁 전력의 손실을 얘기할 때는 별 반응도 없던 황제가 그 말에는 바로 고개를 돌려 침전을 비추는 수정구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내 화려하고 드넓은 침실에 들어선 마물 세 마리를 보고는 표정을 잔뜩 일그러트렸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꾸민 지배자다운 침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공간이 더러운 마물의 침입을 허용한 것이다.
“내궁의 경비를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그 분노 어린 일갈에 마법사가 바로 고개를 숙였다.
“폐, 폐하께서 여기에 계셔서 침전의 방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전용 아티팩트 하나만 주신다면 곧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황제가 몸에 걸치고 있는 수많은 아티팩트들.
그중 하나를 달라는 말에 황제의 눈썹이 언짢은 듯 꿈틀거렸다.
하지만 결국.
“이런 무능한……!”
짜증 섞인 목소리로 꾸짖으면서도,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수정구가 달린 지팡이를 마법사에게 던져 주었다.
‘어쩔 수 없지.’
황제가 거하는 공간은 철저한 방비를 위해 자동으로 마법이 발동되지만, 그 주인이 자리를 뜨면 그 힘이 약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상시대로 방어 태세를 유지하려면, 황제 본인이 침전으로 가거나 그의 신분을 대리할 만한 물건, 즉 황제 전용 아티팩트 중 하나가 있어야 했다.
그리고 황제는 여러 아티팩트 중에서 지팡이를 선택한 것이다.
황제의 홀.
아스란의 혈통이 가진 ‘맹약’의 증거.
황실 마탑의 마법사들이 황실을 적대하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아티팩트지만, 다른 실용적인 능력은 없어서 상징처럼 취급되는 물건이었다.
게다가 ‘황제’가 아닌 이에게는 반응조차 하지 않는 기물이었으니, 수많은 아티팩트 중 그것을 건넨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가, 감사합니다, 폐하!”
그렇게 마법사가 황제의 홀을 받아 들고 대전을 떠나는데,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루드비히가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내가 너무 어렵게 생각했었군. 허…….”
“뭐?”
“아, 아닙니다. 폐하께서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깊이 절 신뢰하고 계신 듯해서 말입니다. 조금 놀랐습니다.”
“하하, 당연히 그래야지. 그런데 갑자기 왜 그런 말을……?”
“그리고 놈들의 손길이 저희 마탑에도 닿아 있었다는 것이 좀 황당하기도 했고요. 하찮게 여길 만한 놈들이 아니었군요.”
“……무슨 뜻이지??”
영문 모를 말에 황제의 미간이 찌푸려지는데, 루드비히는 그저 피식 웃기만 했다.
“아, 녀석이 안전거리까지 멀어진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냥 부숴 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역시나 그놈들이 딴생각을 가진 거겠죠.”
계속해서 이어지는 뜻 모를 말.
동생이 자신 앞에서 이런 행동을 보이는 건 처음이었기에 황제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
그러자 루드비히가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갑자기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전에 목격자부터 처리해야겠군요.”
딱.
비릿한 웃음을 지은 그가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내는 순간.
갑자기 단상 아래에 놓여 있던 수정구들이 푸른 마나를 뿜어내며 일제히 터져 나갔다.
꽈아아아아아아앙!
느닷없이 일어난 폭발.
그에 루드비히를 도와 수정구를 살피던 마법사들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즉사했다.
“너……?”
전혀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황제가 눈을 부릅뜬 채로 얼어붙는데.
– 내궁이다!
– 폐하가 계신 곳이다!
– 서둘러!
대전 밖이 소란스러워지며 다급한 목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거, 길도 좀 차단해야겠군요.”
탁.
루드비히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기자 굳건하던 대전의 문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꽈아아아앙!
부서진 문의 잔해들은 이내 회색빛으로 변하더니, 그대로 거대한 바위처럼 뭉쳐져 입구를 가로막았다.
“황궁의 결계……. 황실 마탑의 주인이 간섭하기에는 너무나도 쉽지요. 제약이 없으면 제 힘이나 다름없으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형님?”
“……뭐?”
기사들을 배척했던 황제이기에 그를 호위하는 기사들 중에는 저 단단한 바위를 뚫어 낼 수 있는 고위기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황실 기사 중에서 가능한 놈을 찾자면 한 명이 있긴 했지만.
‘그리웰 놈이야 진작에 꽁무니를 뺐을 테고.’
설령 도망가지 않았더라도 애초에 황제를 도울 인물은 아니었다.
“이제야 정당한 계승의 때가 가까워졌네요, 형님.”
그리고 그때, 흡족한 듯 씩 웃는 루드비히의 얼굴을 일견한 황제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너, 너 지금…….”
“그동안 얼마나 역겨웠는지 아십니까? 무능하기 짝이 없는 주제에 욕심만 많은 돼지를 모시느라 말입니다. ‘고작’ 20년 늦게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기회조차 얻지 못한 제 입장에서는요.”
“네 이놈!! 네, 네가 감히 어찌…….”
부들부들 떨리는 황제의 손가락을 보면서도, 루드비히는 피식 웃을 뿐이었다.
“잠시만 더 기다려 주시지요. 아직 홀이 충분히 멀어지지 않았네요. 이 빌어먹을 제약만 없었다면 진작 이리되었을 일인데 말이죠.”
“네 이놈!!!!!”
새하얗게 질렸던 황제의 얼굴이 다시 분노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이내.
“할 줄 아는 거라곤 꽥꽥 소리나 지르는 게 전부인 돼지는 이제 좀 닥쳐.”
탁.
루드비히가 다시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옥좌의 바닥, 대리석 중 일부가 일어나 마치 뱀처럼 움직이더니, 황제의 몸을 칭칭 휘감고 올라와 입까지 막아 버렸다.
콰드드드득.
황제가 가진 아티팩트의 활용법과 맹점에 대해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속박이었다.
“역시 아직 숨통까지 단번에 틀어막을 수 있을 만큼 제약이 풀리진 않았군요. 그놈 발이 참 느리네요. 뭐, 생의 마지막 순간이니 조금만 더 세상의 공기를 즐기게 해 드리겠습니다.”
루드비히는 그리 말하며, 황제가 소유한 아티팩트를 하나하나 챙기기 시작했다.
황제가 아닌 이상 사용하지 못할 물건들이지만, 그가 황제가 된 후에는 그의 것이 될 테니까.
“형님의 죽음은 황궁의 붕괴로 인한 압사로 알려질 겁니다. 돼지에게 참 잘 어울리는 죽음이지요?”
그가 다시 살벌한 웃음을 짓던 그때.
꽈아아아앙!
쩌저저저저적.
굉음과 함께 그가 막아 놓은 벽이 그대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