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118
118 만에
* * *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카네기홀.
음악인들이라면 생에 한 번쯤은 공연하고 싶어 한다는 꿈의 무대.
매튜 로저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자신 있는 카드부터 보여줬다.
‘이러면 설득이 조금은 쉬워지겠지.’
수많은 공연기획자들이 이 아이의 공연을 직접 봤다.
그렇다면 지금쯤 모두 비슷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무조건 잡아 두어야 하는 아이.
콘체르트하우스와의 협연은 꽤나 인상적이었고, 아이의 피아노는 아름다움과 화려함 그 이상을 보여줬다.
아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관객들을 울고 웃게 했고, 행복과 슬픔을 연주에 담았다.
‘그것도 콘체르트하우스를 정면으로 상대하면서 말이지.’
하물며 실수도 없었다.
⌜황제⌟는 베토벤이 만든 대곡이다.
그 긴 연주를 하며 미스 터치 한번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유럽에서 이런 연주를 보여 줄 수 있는 연주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흔히 말하는 ‘거장 급’ 피아니스트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13살의 소년은 벌써부터 거장의 길을 걸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거장처럼 행동했고, 거장처럼 생각했고, 거장처럼 연주했다.
아이는 ⌜황제⌟를 통해 그걸 직접 증명해냈다.
지금 저 아이를 놓치게 되면 평생 후회할지도 모른다.
로저스는 그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의 제안을 말해봤다.
현재, 아무리 잘나가는 공연기획자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 제안을 할 수 있는 회사는 얼마 없을 것이다.
그들이 능력이 없다는 소리가 아니었다.
명망 있는 큰 공연장의 경우, 최소 1년 정도의 스케줄을 미리 잡아둔다.
연초에 해당 티켓을 대중들에게 공개하고 먼저 예약을 받기도 한다.
아무리 잘나가는 회사라고 해도 없는 무대를 뚝딱 만들 수는 없다.
로저스가 쥐고 있는 카네기홀이라는 카드는, 공연기획자로 오랜 시간 일하면서 생긴 노하우 같은 거였다.
미리 공연장을 잡아놓고, 천천히 음악가를 구한다.
이를 통해 ⌜Schmid⌟에 ‘데려오고 싶은 음악가’에게 최고의 무대를 제공하고 인연을 얻어낸다.
공연 시기에 가까워질 때까지 적당한 음악가를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Schmid⌟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대형 에이전시다.
이미 ⌜Schmid⌟에 소속돼있는 아티스트들에게 해당 무대에 서달라고 부탁한다면 그들은 흔쾌히 수락해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얕은 전략.
하지만 로저스는 이 방법을 통해 꽤 괜찮은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클로에 로랑과 계약도 이런 식으로 진행했었으니까.’
로저스는 카네기홀을 강조하며 나머지 제안에 대한 내용도 함께 설명했다.
아이의 입장, 그리고 두 거장이 보기에도 합당한 내용.
그런데도 그들은 쉽게 대답하지 않았다.
두 거장은 차분했고, 아이 역시 대단히 차분해 보였다.
아이는 로저스가 건넨 서류를 천천히 훑어보며 시간을 보냈다.
아무런 말도 없이 눈만 반짝거린다.
‘그러고 보니 독일어로 되어 있는 자료인데, 제대로 읽을 수 있나?’
두 거장이 아이 옆에서 함께 서류를 읽기는 했지만,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 같지는 않았다.
초조하게 느껴지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마침내 아이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로저스는 그걸 눈치채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거절하기는 꽤 어려운 제안이지. 그러면 바로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그런데.
아이는 예상치 못한 말을 해왔다.
“고민해보고 다음에 연락드릴게요. 일부러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로저스 디렉터님.”
* * *
“허허허. 이제 봤더니 서진이 너는 음악만 잘하는 게 아닌 것 같구나.”
“신중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오늘 다른 분들도 만나기로 했잖아요.”
“그렇긴 하지. 그런데 내 생각에는 ⌜Schmid⌟가 내민 조건이 제일 좋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말이냐?”
“일회성 계약이 아니었으니까요. 1년에 12회 공연. 그중에 카네기홀이 들어있는 것뿐이었고요. 돈을 떠나서 제 음악에 도움이 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강유한 교수님께서 살짝 미소를 지으셨다.
“그래. 어차피 네가 당장 계약하겠다고 했어도, 천천히 생각해보자고 내가 말리긴 했겠지만. 네가 그렇게까지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장하구나.”
옆에 있던 호프만 지휘자님께서도 고개를 끄덕이셨다.
“잘했다. 말이 1년에 12회지, 네 나이를 생각하면 살인적인 스케줄일 거다. 연습해야 하는 시간도 고려해야 하고, 현지에 가서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할 테니 말이다. 충분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사실, 스케줄적인 측면을 포함해서 보더라도 ⌜Schmid⌟는 내게 최상의 제안을 해준 것이다.
1년간 12회의 공연 보장.
훌륭한 연주 개런티.
연주 여행에 필요한 비행기 티켓값과 체류비 전액 지원.
이제 막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한 13살짜리 연주자가 받을만한 제안은 아니었다.
프로 피아니스트에 준하는 대우.
다만.
이렇게 하다 보면, 제한된 레파토리만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기보다는 ‘상업적인 요소’를 더 고려하게 될 것이다.
콘체르트하우스와 ⌜황제⌟를 멋지게 협연했다는 소문이 돌면, 다른 지역의 관객들 역시 당연히 ⌜황제⌟를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관객들은 본인의 돈을 지불하고, 개인 시간을 내서 공연을 보러 온다.
소문이 자자한 레파토리의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다양한 작품을 접해보고 싶었다.
내 음악 인생에 있어 지금은 그럴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연주뿐만이 아니라 작곡도 하고 싶었다.
클래식이 아닌 대중음악도 더 해보고 싶었다.
그런 내게 12회의 연주 여행을 소화해 낸다는 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유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도 하나 있었다.
나는 강유한 교수님과 호프만 지휘자님께 조심스럽게 내 의견을 이야기해봤다.
“저는 에틀링겐이 제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다음 걸음도 미리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
“······.”
순간, 두 분이 서로를 쳐다보신다.
강유한 교수님께서 먼저 내 의중을 물어오셨다.
“네 말뜻은······.”
“피아노 3대 콩쿠르 중에서 최소 연령제한이 없는 콩쿠르가 있잖아요. 내년에 벨기에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요. 지금 저는 대중의 관심이나 돈 보다도(이미 많아요.) 음악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이번 에틀링겐에서 많은 걸 배웠듯, 퀸 엘리자베스를 준비하다 보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허허! 그거참 반가운 소리구나!”
호프만 지휘자님께서도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래. 서진이 네가 내년이면 14살이 될 텐데. 그 나이에 퀸 엘리자베스에서 수상만 한다고 해도······.”
이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퀸 엘리자베스 최연소 수상이 되겠죠.”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순으로 매년 분야를 달리하며 개최되는 퀸 엘리자베스는 내년이면 피아노 콩쿠르 차례가 된다.
내년 참가 기회를 놓치면 4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셈.
거기에다가, 나는 이번에 에틀링겐에서 우승한 덕분에 예심을 치르지도 않고 본선에 나갈 수 있다.
경험 삼아 참가해본다고 해도 좋을 만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연주 여행으로 기회를 놓치기엔 많이 아쉬울 것 같았다.
하물며 퀸 엘리자베스는 ‘대중적’으로도 워낙 명성이 높은 콩쿠르인 덕분에, 파이널 리스트에만 올라가더라도 상당한 이력이 된다.
내게는 12회의 공연으로 얻는 돈 보다도(이미 많다.) 이런 콩쿠르에 더 욕심이 생겼다.
호프만 지휘자님께서 강유한 교수님께 질문을 하신다.
“피아노 부분, 퀸 엘리자베스의 역대 최연소 우승자 나이가 몇 살이었지?”
“최소 연령 제한이 풀린 지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까지도 18세일 걸세.”
“이탈리아 출신 연주자였지?”
“맞네. 대학교수로 지내고 있다고 들었네.”
“허허. 그렇다면······ 기대가 되는구만.”
“나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보고 있네.”
두 분의 시선이 잠깐 내게로 쏠렸다.
호프만 지휘자님께서 내 팔을 툭툭 쳐주셨다.
“네 나이 때는 연주 여행으로 얻는 돈이나 경험보다 ‘음악 자체’에 집중함으로서 얻게 되는 것들이 더 많을 거다. 너는 벌써부터 멋진 음악가가 된 것 같구나.”
“네. 돈은 어느 정도만(이미 많다.) 있으면 되는 거니까요. 저도 잘 알고 있어요.”
“허허허. 그래.”
흐뭇해하시는 두 분.
호텔 로비에서 ⌜Schmid⌟ 외의 다른 회사 분들과도 미팅을 했다.
대부분 비슷비슷한 제안.
강유한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Schmid⌟의 제안이 제일 좋아 보이긴 했다.
하지만 마음을 확실히 정했기에 아쉬움은 없었다.
미팅이 모두 끝난 뒤.
호텔 로비까지 나를 마중 나온 수연이를 보고 있자니, 이런 선택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 일정이 확정 나게 되면, 얘랑 같이 있을 시간도 점점 줄어들게 될 테니까.’
수연이가 6년 정도 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살가운 오빠를 본지는 이제 겨우 1년이 됐을 거다.
예전의 나는 굉장히 무뚝뚝했으니까.
조금 더 옆에 있으면서 동생한테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 오빠 지금 무슨 생각해?”
“응? 왜?”
“멍하니 내 얼굴만 쳐다보길래. 혹시 무슨 일 있어? 고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봐! 내가 다 해결해줄게!”
쪼꼬만 게 오빠 걱정만 많다.
“그냥. 수연이가 너무 착하고 귀여운 것 같아서 잠깐 보고 있었어.”
“······ 진짜?”
“그럼~”
“으음. 내가 매력이 있는 동생이긴 하지?”
“물론이지.”
“히히. 그런데 오빠도 매력 만점이야. 나한테 늘 친절하고, 대화도 잘해주고, 잘 놀아주고,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자상하고, 또······.”
“수연이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또··· 눈치도 빨라! 그래서 좋아!”
해맑게 웃는 수연이.
테이블 맞은편에 있던 어머니께서 살짝 눈치를 주셨지만, 손을 휘휘 저으시는 걸로 봐서는 허가가 떨어진 것 같았다.
우리 남매는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에어컨 바람을 쐬며 창밖으로 보이는 분수를 구경했다.
의자에 앉은 수연이가 다리를 앞뒤로 까딱거린다.
내 고민 상담을 해주시겠다는 우리 동생님께서는 볼에 아이스크림을 묻히셨다.
나는 그걸 물티슈로 닦아줬다.
“크흠. 오빠. 사람은 실수를 할 때도 있는 거야. 가끔씩 볼에 아이스크림을 묻힐 수도 있는 거지.”
“그런가?”
“거기에 난 오빠가 있잖아. 걱정할 일도 없어~”
수연이가 나를 보며 배시시 웃는다.
간만에 생긴 여유.
에틀링겐에서 성과를 낸 만큼, 한동안은 이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 * *
그날 늦은 저녁.
‘전화가······ 안 오네?’
⌜Schmid⌟의 디렉터 매튜 로저스는 책상 위의 핸드폰을 유심히 바라봤다.
혹시 전화가 고장 났나 싶어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다.
잘 걸리는 전화.
핸드폰 문제는 아니었다.
‘설마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조건을 말했나?’
쉽게 상상이 가지는 않았지만,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론가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그 아이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천재라고 했다.
실제로 조금 전에 해당 칼럼이 언론에 소개가 됐다.
평론가 친구는 거의 밤을 새워가며 그 아이에 대한 내용을 칼럼으로 만들었다.
콘체르트하우스와 협연을 한 지 하루가 지난 지금.
어린 천재에 대한 소문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전화를 해봐야 하나?’
계약을 함에 있어 전화를 먼저 한다는 건 굉장히 불리한 일이다.
전화란 보통 아쉬운 쪽에서 먼저 하게 되어있으니까.
매튜 로저스가 저녁 시간까지 전화를 참은 것만 해도 대단한 인내심을 발휘한 거였다.
‘아니면··· 딱 내일까지만 참아볼까?’
초조함에 연신 볼펜을 딸깍거리던 로저스.
그는 시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9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
아이의 나이를 생각하면 자고 있을 수도 있는 시간이다.
9시 15분.
로저스는 결국 핸드폰을 잡았다.
이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지금 이 아이를 놓치면 오히려 내가 멍청해지는 거야. 훗날, 그런 디렉터로 남을 수는 없지.’
로저스는 염치 불고하고 아이에게 받았던 번호에 전화를 걸어봤다.
뚜르르.
뚜르르.
뚜르르.
뚜르르.
뚜르르.
야속한 통화 연결음만이 반복된다.
그렇게 전화가 음성메시지 함에 연결되기 직전.
– 아, 로저스 디렉터님?
다행히 아이가 전화를 받았다.
로저스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헛기침을 한번 한 뒤에 솔직하게 설명을 이어 나갔다.
로저스가 본론을 꺼내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혹시 제가 설명 드렸던 내용 중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을까요? 그런 게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 네?
“만약 연주 개런티가 문제라면······.”
– ······ 네???
길어지는 통화.
매튜 로저스는 최대한 솔직하게 심정을 털어놓았고.
아이는 꽤 오랜 시간, 그의 말을 묵묵하게 들어줬다.
* * *
다음 날 아침.
호텔 로비.
“카네기홀???”
안나가 비명 비슷한 소리를 낸다.
“그렇게 됐어. 원래는 안 하려고 했는데 너무 적극적이시더라고. 설득당하고 말았네.”
“그런데··· 그걸 안 하려고 했다고???”
“다른 거에 더 집중하고 싶었으니까. 결국은 합의점을 찾았지만.”
“······?”
안나는 눈을 몇 번인가 껌벅거렸다.
어제 로저스 디렉터님과 통화에서 나는 나름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드렸다.
12회의 연주 일정이 부담스럽다고.
다음 콩쿠르를 조금 더 일찍 준비하고 싶다고 말이다.
로저스 디렉터님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내게 절충안을 내주셨다.
카네기홀을 포함한 3회 공연.
연주 개런티는 처음 제안했던 금액의 2배.
그 외에 각종 편의까지 봐주시기로 했다.
강유한 교수님과 호프만 지휘자님도 그 정도 공연이라면 오히려 내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대신······. 피아니스트님께서 저희 ⌜Schmid⌟를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연주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회사의 이익보다는 음악을 더 추구하고 있는 회사라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콩쿠르 준비가 문제라면 당연히 저희가 배려를 해드려야 하는 게 맞죠. 스케줄에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 말씀만 해주시면 됩니다.’
단지 내게 호감을 얻고 싶었다는 로저스 디렉터님의 말에 오히려 설득당하고 말았다.
3달 뒤에 있을 카네기홀 공연.
내년에 열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그리고.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작곡. 그동안 바빠서 못 하고 있었거든. 독일에 있는 동안 떠올리기만 했었던 영감을 조금 풀어내 볼까 해서.”
“······.”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어 했던 꿈같은 일들이.
어느새 할 수 있는 일로,
해야 하는 일로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그것도.
‘무인도에서 나온 지 1년 만에.’